73화. 나를 증명하는 사람들 (1)
역시 이기적으로 살 걸 그랬다. 이러니까 돈만 밝히며 살아야 했다.
고개를 드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구나. 데미안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오랜만에 보는 광경인가.’
낡은 하수도. 썩어가는 나무판자. 그 사이를 부산하게 움직이는 생쥐. 그런 생쥐를 내쫓으려 휘두르던 손길. 그 손을 휘두르고 있던 나.
휘적휘적.
앙상한 손을 흔들며. 화를 내고, 인상을 쓰며. 저놈들만 쫓아내면 될 거라고. 그러면 편히 잘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향해 내뱉는 거짓말의 향연.
그 시절과 똑같았다.
‘어린 시절, 매일 이랬지.’
하수구가 자신의 집이었다. 자신과 어머니, 둘만의 보금자리였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정확히는 본 적이 없었다. 어머니의 말로는 존귀한 분이라 하였다. 더없이 드높고 고귀한 혈통을 지닌 분이라 했다.
언젠가 어른이 되면, 그분을 꼭 찾아가라 하셨다. 하지만 그 당부가 가슴에 와 닿은 적은 없었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저 지독한 현실만이 가득했다.
어머니가 구걸해서 가져오는 빵조각?
운 좋게 길에서 주운 동전?
그걸로만 살 수는 없었다. 먹을 것이 언제나 모자랐다. 어머니의 약값도 필요했다. 온통 썩어가는 하수구 막이 판자 같은 인생. 그런 구차함만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삶이었다.
돈이 필요했다. 도둑질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어머니를 따라 구걸을 다녀야 했더랬다.
‘덕분에 매일 지겹게 손을 흔들어대야 했지. 지금처럼.’
구걸을 하다 보면 매를 맞기도 일쑤였다. 구둣발을 막으려 머리를 감싸다 보면? 언제나 다치는 건 손이었다.
붕대?
연고?
당연히 없었다. 손등이며 손가락엔 항상 피딱지가 가득했다. 누군가에게 치료받는 건 꿈도 꿀 수 없었다. 아니, 깨끗한 천 조각으로 손을 감싸는 것조차도 사치인 형편이었다.
그래서 매일 울었다. 울며 상처를 감싼 채 하수도에 몸을 뉘었다. 익숙하고 그리워서 지긋지긋한 하수구 냄새. 매일 밤 피딱지에 몰려들던 징그러운 생쥐 떼. 그걸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꿈속이지만 웃음이 나왔다.
한데 그때였다.
짜악!
날카로운 소리가 눅눅한 하수도를 흔들었다. 썩어가는 하수구 막이 판자가 춤을 추었다. 지긋지긋하게 모여들던 쥐 떼가 저만치 달아났다. 파리 떼가 추락하고, 오물 섞인 물에 보글보글 거품이 일었다.
거품 속에서 시린 초승달이 떠올랐다. 초승달 속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왔다. 익숙한 실루엣. 너무나 그리웠던 실루엣.
‘……어머니?’
그 시절의 어머니가 다가왔다. 매일 저녁 누더기로나마 따스하게 온몸을 감싸주시던 그 시절의 어머니가 지친 표정으로 웃으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이 상황에서도 잠을 자는 꼬락서니라니. 뻔뻔한 건지, 대범한 건지 모르겠군.”
“…….”
데미안은 서늘한 눈동자를 빛내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립고도 서글펐던 꿈에 대한 아쉬움? 당연히 없었다. 대신 그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 빼빼 마른 인상의 사내가 있었다.
심문관. 사흘 전, 황도에서 이곳 크레모로 파견된 감찰 심문관이었다. 심문관의 무감정한, 아니, 도마 위 생선을 보는 듯한 눈길과 마주하며 데미안은 생각했다.
역시 이기적으로 살 걸 그랬다. 이러니까 돈만 밝히며 살아야 했다.
“내 심문관 생활 20년이 넘도록 이런 친구는 처음 보는구만. 잠깐 목을 축이러 나갔다 오는 사이에 꾸벅꾸벅 졸아? 의자에 몸이 묶인 채로? 하.”
감찰 심문관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물어왔다.
“데미안 카이엔이랬나. 자네는 아직 이 상황이 실감이 안 되나?”
“됩니다.”
“돼?”
“…….”
“황태자 전하께서 미노타우로스에게 납치되어 생사가 불분명하고, 그 책임과 혐의를 추궁받는 이 상황이 실감이 된다는 자가, 태평하게 꾸벅꾸벅 졸 수도 있나 보구만? 음?”
“…….”
그야 댁들이 사흘이 넘도록 재우지 않았으니까. 이 눅눅한 지하감옥에 가둬두고서 심문이랍시고 똑같은 질문만 던져대고 있으니까. 데미안은 속으로 묵묵히 되뇌었다.
심문관이 눈썹을 찡그렸다.
“황태자 전하께서 괴물의 손에 끌려가신 것이 벌써 엿새 전이네. 그 소식이 황도에 전해지기까지 하루, 그리고 내가 이곳에 오는 데에 이틀. 그렇게 총 3일 동안, 이곳 시장과 자네를 비롯한 공모자들은 나름 수색을 벌인답시며 귀한 시간을 허비했지. 전하를 찾지도 못했어. 아니, 그 흔한 단서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하였다.”
“…….”
“미노타우로스가 어디로 헤엄쳐서 도망쳤는지. 무슨 목적을 지니고 그런 난리를 벌인 건지. 그날, 경매장에서 미노타우로스를 사들였던 앙부아즈의 귀네스 데샹이 난리 후에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 어떤 단서조차 발견하지 못하였단 말이야, 자네들은.”
“…….”
“한데도 변명할 거리가 있나? 혹은, 나름 최선을 다하였노라고,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노라고 항변하고 싶은 건가? 아니. 내가 보기엔 달라. 단서를 못 찾은 것이 아니라, 방치한 것이겠지. 혹은 은폐한 것이겠지. 황태자 전하를 해하기 위해서.”
“…….”
“그렇지 않나?”
심문관이 상체를 내밀어 왔다. 얼굴을 바싹 들이밀며 차가운 시선을 던져왔다. 또다. 지난 사흘 동안 받았던 질문. 이제는 아예 외워 버리게 된 저 질문. 데미안은 되물었다.
“저와 이곳 크레모 시장, 그리고 황태자 전하를 수행했던 인원 전부가…… 한낱 괴물인 미노타우로스와 공모하여 황태자 전하를 납치하고 해코지하였다, 라는 결론을 내고 싶은 겁니까?”
“그런 결론을 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밝혀내고 싶은 것이지. 명백한 자백과 함께.”
“…….”
“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나?”
“그야 당연히…….”
“물론 나도 말이 안 된다는 건 안다네. 하지만 말이야. 세상은 때론 말이 안 되는 결론일지언정 명쾌하게 딱 떨어지는 답을 원하곤 한다네. 이를테면 책임과 분노를 덮어쓸 존재가 필요하다든가 하는 상황일 때 말일세.”
“…….”
“지금이 바로 그래. 황태자 전하께서 괴물에게 납치당하셨네. 생사가 불분명하시지. 그럼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 도시의 안전을 관리하지 못한 크레모 시장, 그리고 전하를 곁에서 수행하였으나 안전하게 지켜내지 못한 자네를 비롯한 수행원들. 자네들이야. 바로 자네들이, 이번 일의 책임과 죄를 덮어써 주어야 뒤처리가 깔끔해질 거란 말일세.”
“…….”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겠지. 하지만 말일세, 굳이 자네가 자백하지 않아도 자백을 받을 곳은 많아. 크레모 시장, 혹은 그 가족, 아니면 황태자 전하를 수행하던 그 많은 인원들. 그중 누구 하나에게라도 자백을 받으면 되니까. 그러니 잘 생각하게. 죄를 순순히 자백하는 자에게는 최소한의 자비나마 주어질 테니까.”
“자비?”
“편안하고 신속한 죽음이 주어질 거란 말이네.”
“…….”
“끝까지 입을 다물고 버틴 이들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을 가장 참혹하고 끔찍한 죽음의 과정이 주어지겠지. 지옥의 변두리 구석에서조차 그 시체를 온전히 찾을 수 없게 될 것이야. 정녕, 자네는 그런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
“당연히 그런 죽음은 싫습니다만.”
“허허. 하면, 죄를 자백할 준비가 되었나?”
“…….”
데미안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개소리다.
‘미노타우로스와 공모? 그렇게 해서 고의로 황태자를 납치? 그런 죄를 덮어써 줘야 일처리가 깔끔해진다고? 무슨 말 같지 않은 소리를.’
반박하고 싶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이미 사흘 내내 반박을 했으니까. 하지만 저 심문관은 그 반박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으니까.
‘저 인간은 그저, 이 사건을 복잡하지 않게 마무리하려는 것이겠지. 그 과정에서 죄인을 밝혀냈다는 자신의 공적을 세우고 싶은 거겠지.’
후회가 되었다. 역시 이기적으로 살 걸 그랬다. 이러니까 돈만 밝히며 살아야 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황태자가 납치되자마자 그냥 도망칠 것을 그랬다. 황도에서 급파됐다는 감찰대가 왔을 때, 협조를 바란다는 말에 따르지 말았어야 했다. 그 ‘협조’라는 것이, 이토록 답 없는 몰아가기 식의 취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순진했어.’
절로 한숨이 나왔다.
“후우. 자백은 모르겠고, 사실을 말해줄 준비는 된 것 같습니다.”
“오. 사실이라. 말해보게.”
심문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모습에 이쪽의 입꼬리도 올라갔다.
“제가 말해줄 사실은 이렇습니다. 지금 그쪽은 취조를 한다는 명목하에 실종된 황태자 전하에 대한 수색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습니다.”
“……뭐?”
“그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황태자 전하를 모시던 근위대와 특근대도, 모두 황태자 전하를 찾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큽니다. 그분의 무사함을 누구보다도 열렬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장 저를 풀어주십시오. 황태자 전하를 수색하는 인원에 포함시켜주십시오.”
“하, 그러니까 죄를 씻어낼 기회를 달라?”
“어떻게 해석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장담이라. 무엇을?”
“저를 풀어주신다면, 누구보다 더 빠르게 황태자 전하를 찾아낼 수 있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심문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심문관이 빙긋 웃었다.
“이 친구, 보자 하니 잔머리를 굴리는구만?”
“…….”
“수색대에 포함시켜주면, 그대로 도망치려는 속셈이겠지?”
“…….”
들켰다. 정곡을 찔린 데미안은 입을 다물었다. 심문관이 코웃음을 쳤다.
“뭐, 좋구만. 이런 식으로는 죄를 자백하지 않겠다는 뜻인 듯하니. 지금부터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문답을 나눠봐야겠군. 여봐라, 죄인을 끌어내도록!”
심문관이 손짓했다.
감찰대가 다가왔다.
철그럭!
사슬에 묶인 이쪽을, 의자째로 들어 올렸다. 지하실 밖으로 끌어냈다. 그렇게 어두운 복도를 지나 반쯤 무너진 시장 관저 앞으로 끌려나왔다.
“…….”
사흘 만에 보는 햇살이 눈부셨다. 그 햇볕 아래 짐수레가 있었다. 짐수레에 실린 커다란 정육면체 철창이 보였다. 동물 우리 같은 모양새. 그 철창 안에 의자째로 던져졌다.
콰당탕!
“……크읏!”
이제부터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데미안은 이를 갈며 심문관을 노려보았다. 심문관이 빙그레 웃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나. 자네의 동료들도 함께일 테니.”
그렇게 심문관이 가리키는 방향. 그곳에 똑같은 모양의 철창과 수레들이 보였다.
‘아니스, 세르지오 씨, 그리고…….’
특근대원들과 근위기사들이 모조리 각각의 철창에 짐승처럼 갇혀 있었다. 비장한 표정의 크레모 시장도 갇혀 있었다. 모두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심문관이 더욱 흡족하게 웃었다.
“모두와 함께 구워지면 조금은 마음이 편하려나?”
“무슨…….”
“옮기도록!”
반문할 틈 따위는 주어지지 않았다. 짐수레가 움직였다. 언덕을 내려가고, 시가지를 지나, 부두에 다다랐다.
그곳에 장작더미가 쌓여 있었다. 장작더미 옆으로는 낚싯대를 닮은 거대한 기둥과, 낚싯줄 같은 쇠사슬이 늘어뜨려져 있었다. 부두의 선박에 커다란 짐을 실을 때 쓰는 특수 기중기였다.
“시작은 저 친구부터.”
심문관이 이쪽을 가리켰다. 감찰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쪽을 가둔 철창을 기중기 옆으로 옮겼다. 기중기 쇠사슬 고리에 철창을 걸었다. 그리고 도르레를 움직였다.
끼릭! 끼리릭!
쇠 긁히는 소리와 함께 쇠사슬이 감겼다. 이쪽을 걸어둔 철창이 통째로 허공에 대롱대롱 들렸다. 마치 낚싯줄에 걸린 미끼처럼.
“…….”
데미안은 상황을 깨달았다.
허공에 들어 올린 철창. 그 속에 갇힌 나. 한데 아래쪽엔? 장작이 쌓여 있다. 장작더미에선 기름 냄새가 났다.
‘산 채로 태우려는 거구나.’
까득!
깨달음과 함께 이가 갈렸다. 심문관의 흐뭇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상황을 알아챘나? 좋아. 멍청하지는 않은 친구야. 그러니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도 잘 알겠지? 나는 자네를 구울 걸세. 철창 안에 갇힌 자네가 비명을 지르며 구슬프게 울부짖는 꼴을 볼 걸세. 그 비명과 울부짖음이 자비를 바라며 죄를 시인하는 외침으로 변할 때까지, 불을 꺼뜨리지 않을 것이네.”
“…….”
“그러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네. 말하게. 미노타우로스와 공모하여 전하를 해칠 계획을 꾸몄던 것이었노라고. 죄를 자백하여 자비를 구하게.”
‘미친.’
데미안은 치를 떨었다.
역시 이기적으로 살 걸 그랬다. 이러니까 돈만 밝히며 살아야 했다. 잡혀가 버린 황태자를 걱정하지 말아야 했다. 그의 무사함을 기원하며 노심초사하지도 말았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까.’
그냥 도망칠까.
뒷감당이 어떻게 되든. 제국 전체에서 수배자가 되든. 남겨진 다른 이들이 어떻게 되든. 이 사슬을 끊고, 철창을 부수고, 도망쳐서 다시는 돌아오지도 말고, 황태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지도 말고, 황태자의 안위를 걱정하지도 말고서.
그렇게 달아나야 할까.
데미안은 번민했다. 사실 결론은 뻔했다. 이런 곳에서 의미 없이 타죽고 싶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황태자 전하.’
결심했다.
사슬, 끊자.
손목에 힘을 주려는 순간. 심문관의 눈짓을 받은 감찰대원이 횃불을 장작더미에 던지려는 순간이었다.
“누우우우우-!”
너무나 난데없이, 혹은 더없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익숙한(?) 괴성이 불쑥 들려왔다. 앞바다를 헤치며 급속도로 다가왔다. 거대한 덩어리가 파도를 헤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푸확-!
“……!”
부서지는 파도와 바닷물 알갱이. 파도를 헤치고 솟구쳐 도약하며 부둣가에 올라서는 거대한 괴수.
쿠콰아앙-!
‘……미노, 타우로스?’
데미안은 멈칫했다.
감찰대원이 기겁했다. 심문관은 더욱 경악했다. 부둣가에 모여 있던 모두가 굳어 버렸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혹은 지나치게 놀라 버려서. 모두가 괴괴한 당혹과 적막에 휩싸여 버렸다.
그 사이로 미노타우로스가 걸음을 옮겼다. 쿵, 쿠웅, 심장 철렁하는 소리로 다시금, 쿠웅.
“누우!”
누가 말릴 틈도 없었다. 손을 뻗었다. 데미안이 갇힌 철창을 두 손으로 잡았다. 콰직, 기중기에 연결된 사슬을 떼어내 버렸다. 이윽고 미노타우로스의 목덜미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뭐냐? 이거 뭔데. 날 지켜주려고 제일 아등바등 애쓴 네가 왜 이따위 취급을 받고 있는 건데?”
“…….”
그 순간, 데미안은 보고야 말았다. 동시에 가슴 한편으로 깨달았다. 역시 이기적으로 살지 않길 잘했다고. 적어도 이번만큼은, 돈만 밝히지 않고 남길 잘했노라고.
미노타우로스의 목덜미 위쪽. 그곳에서 워낭소리 충만한 자세와 눈빛으로 자신을 굽어보는 남자가 있었다.
황태자 라키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