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화. 체외충격파 치료법 (1)
며칠 전 저녁. 라키엘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왕녀 아델린에 대한 고민이었다.
“후우…….”
슥삭삭!
나름 떠오르는 방법들을 종이에 슥삭삭.
쓰고, 또 쓰고. 정리하고, 궁리하다가. 종이를 확 뭉쳐서 버리고. 또 끄적거리며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밤이 깊었다. 그의 고민도 함께 깊어졌다. 자정이 지나며 몸이 피로해졌다. 오장육부의 투덜거림이 귓가를 콕콕 찔러왔다.
딩동!
[오장육부가 당신의 불규칙한 수면 패턴에 불만을 표시합니다.]
[심장 : 야? 안 자냐?]
[허파 : 후우…… 프흐흐…….]
[대장 : 요즘 수면 복지 개판이지 말입니다. 피곤해 죽겠네.]
[간장 : 아 퇴근하고 싶다!]
[위장 : 이럴 거면 인생도 퇴근하라고 아ㅋㅋㅋ]
“…….”
아주 그냥 아우성이었다.
처음엔 무시하려 했다. 그러면 알아서 조용해지겠거니 싶었다. 한데 녀석들의 소란은 잠잠해지긴커녕 더 심해지기만 했다.
딩동!
[오장육부가 파업을 모의합니다]
[심장 : 비상사태! 심박수 강약중강약! 메이데이! 메이데이! 출력이 떨어집니다! 심호흡 전개!]
[허파 : 허! 파! 허! 파!]
[대장 : 괄약근 전면 개방!]
[간장 : 간 기능 사출!]
[위장 : 융털돌기 발사!]
“……니들 뭐하냐.”
결국, 못 참고 물었다. 대답이 곧바로 띠링 돌아왔다.
[오장육부가 당신의 행동을 노골적으로 규탄합니다.]
[심장 : 뭐하긴. 이렇게라도 해야 네가 쉴 거 아니냐.]
[허파 : 허허허…… 파하…….]
[대장 : 우리 전부 졸리지 말입니다.]
[간장 : 잠도 안 재우고 굴릴 거면 야근 수당이라도 주든가.]
[위장 : 야식! 결단코 야식!]
“…….”
녀석들의 불만이 상당히 쌓인 듯했다. 하긴 무리도 아니었다.
‘쯧. 그럴 법도 하네. 최근엔 황제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으니까.’
뇌졸중으로 쓰러진 황제를 돌보느라 솔직히 힘들었다. 언제 어떤 사태가 생길지 몰라 거의 온종일 곁에 붙어 있어야 했다. 잠도 쪼개서 잘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피로에 전 채로 보낸 최근이었다.
한데 오늘은 고민에 휩싸인 채로 자정이 넘도록 날밤을 새우고 있으니, 오장육부가 노골적으로 항의할 만했다. 라키엘은 쓴웃음을 머금고 말았다.
“그래서 다들 불만이었던 거야? 그런데 어떡하냐. 나도 어쩔 수가 없는데.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풀려야 편하게 잘 수 있을 거 같은데.”
딩동!
[오장육부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심장 : 고민?]
“어.”
아마도 오장육부를 대표하여 총대를 메고 나선 듯한 심장. 녀석의 물음에 대답했다.
“사실은 오늘 앙부아즈 왕국에서 파발이 왔거든. 내가 저쪽 국왕한테 보냈던 서신에 대한 대답이었어.”
[심장 : 대답이 뭐였길래?]
“내가 요청한 대로 왕녀를 보내겠다더라. 아마 사흘쯤 후에 여기 도착할 거래. 그래서 고민이야.”
딩동!
[오장육부가 반색합니다.]
[심장 : 고백하려고?]
[허파 : 허! 파학!]
[대장 : 올ㅋ 융털돌기가 웅장해지지 말입니다.]
[간장 : 상남자 공개 프러포즈 가즈아!]
[위장 : 첫 만남부터 옥상에서 왕녀야 사랑흐애 샤우팅 가즈아!]
[오장육부가 당신의 모쏠 탈출 프로젝트를 적극 격려하며 1,000 HP를 후원하였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HP : 2,500]
“……아니, 아니. 고백 같은 거 아니고.”
라키엘은 재빨리 오해를 정정해주었다.
“사실은 왕녀가 아프거든. 그 여자가 죽으면 대전쟁이 일어날 거고. 전쟁을 막기 위해서 치료를 해주고 싶은데. 자기가 아픈 걸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게 할까 고민 중인 거야. 그래야 치료에 협력할 거니까.”
[오장육부가 실망합니다.]
[오장육부가 방금 후원한 HP 환불을 요구합니다.]
“환불은 개뿔.”
라키엘은 콧김을 풍 뿜어냈다. 오히려 얼굴 가득 철판을 깔며 오장육부에게 요구했다.
“어쨌건 그게 고민인데. 일찍 자고 싶으면 너희도 날 좀 돕자. 어디 좋은 방법 없을까?”
[오장육부가 당신을 가자미눈으로 째려봅니다.]
“아, 좀. 고민이 풀려야 나도 잘 거고, 너희도 쉴 거 아니냐.”
녀석들을 향해 말했다. 같이 고민하자고. 상담 좀 하자고. 대답은 한참 후에야 돌아왔다.
딩동!
[오장육부가 회의를 마쳤습니다.]
[심장이 당신에게 회의의 결론을 알려줍니다.]
[심장 : 그냥 꽁꽁 묶어 놓고 강제로 치료하면 안 돼?]
“…….”
[심장 : 치료해야 한다며. 그냥 강제로 건강하게 만들어 버리면 되는 거 아닌가?]
“……아니거든.”
[심장 : 왜?]
“그런 식으로 치료했다간 오히려 그 여자가 개빡쳐서 대전쟁 일으키겠다. 내 생각엔 그게 더 감당 안 될 거 같은데.”
[심장 : …….]
심장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라키엘이 물었다.
“그러니까 묶어두고 치료하니 마니 하는 이상한 의견 말고. 좀 참신하고 괜찮은 방법 떠오르는 거 없냐?”
[심장 : 어쨌건 왕녀가 치료에 협조해야 한다는 거지?]
“그렇지.”
[심장 : 그럼 좋은 방법이 있는데.]
“뭔데.”
이번엔 제대로 된 방법일까. 라키엘은 기대감을 품었다. 심장의 대답이 돌아왔다.
[심장 : 물을 쓰자.]
“뭐?”
[심장 : 물은 만능 특효약이잖아. 살을 빼고 싶으면 물을 마시면 되고, 피부가 안 좋으면 물을 마시면 되고, 옷에 피가 묻어도 찬물에 담가두면 되고.]
“그게 왕녀랑 무슨 상관이야?”
[심장 : 왕녀를 물에 담가두면 치료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까.]
[허파 : 허…… 푸흡! 첨벙첨벙! 허풉! 허푸풉!]
[대장 : 이거 레알이지 말입니다. 분노조절장애도 코에 물 몇 번 부어주면 분노조절 장인 된다던데 말입니다.]
[간장 : 서울대생의 99.9%도 매일 물을 마신다더라.]
[위장 : 키야. 물은 정답을 알고 있구나.]
[대장 : 근데 형님들? 조용한 사람을 물에 넣으면 오히려 시끄러워지던데 말입니다?]
[위장 : 오래 안 담가서 그래!]
“……이런 x발.”
라키엘은 깊은 산 속 옹달샘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진한 빡침을 느꼈다. 오장육부를 향해 째릿한 눈빛을 던지며 으르렁거렸다.
“부탁인데, 나 지금 진지하거든?”
[심장 : 우리도 진지한데.]
“그래서 꺼낸 대답이 물고문이냐.”
[심장 : 싫으면 진맥 스킬이라도 성장시켜 보든가.]
“뭐?”
라키엘은 멈칫했다. 뜬금없는 소리였다. 진맥 스킬을 성장시켜 보라니. 심장의 조언이 이어졌다.
[심장 : 왕녀한테 자기 증상을 믿게 해주고 싶다며. 그럼 귀찮은 설명은 건너뛰고 직접 보여주는 게 최선 아닌가?]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라키엘은 되물었다.
“그럼 설마, 진맥 스킬을 성장시키면 그걸 보여줄 수 있다는 거야?”
[심장 : 해보면 알겠지ㅋ]
“…….”
그는 입을 다물었다. 심장이 남긴 말을 곱씹었다. 대번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뭔가 있다는 것을.
‘아무래도 그냥 꺼낸 소리가 아닌 것 같은데.’
문득, 두 번째 환상종인 뽀복이를 뽑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에도 진료와 관련된 고민에 빠졌던 자신이었다. 그때도 오장육부가 비슷한 조언을 했더랬다. 환상종을 뽑아보라고. 이쪽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환상종을 대기실에서 본 적이 있노라고.
하여 자신은 그 조언에 따라 환상종 뽑기를 시도했고, 뽀복이를 뽑았고, 당시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지 않았던가.
“…….”
어쩐지, 이번에도 비슷할 것 같다.
‘한번 해볼까.’
진맥 스킬을 성장시키면 뭔가 새로운 기능이 생기지 않을까.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을 듯했다. 어차피 주구장창 써먹을 진맥 스킬이니까. 일단 성장시켜두면 계속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거니까.
‘그래. 밑져야 본전이지. 해보자.’
라키엘은 결심했다. 진맥 스킬 정보창을 열었다.
딩동!
[스킬명 : 진맥 Lv. 6]
[대상의 맥을 짚어 건강 상태를 진단합니다. 진맥 결과는 <종합검진표>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신이 일깨운 오장육부가 환자의 같은 부위 오장육부와의 상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병증을 더욱 자세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스킬 전용 옵션 ① : 경혈 스캐닝]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HP : 300]
[현재 보유 중인 HP : 2,500]
“…….”
그동안 별궁 한의원에서 열심히 진료에 매진한 덕분에 진맥 스킬 레벨이 제법 올라 있었다.
마침 HP도 충분했다. 그는 아래로 시선을 던졌다.
<스킬 레벨업> 버튼이 그곳에 있었다.
딩동!
[진맥 스킬 레벨업에 300 HP를 투자합니까?]
[YES / NO]
‘당연히 예스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딩동!
[스킬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스킬명 : 진맥 Lv.7]
레벨이 올랐다.
하지만 별다른 추가 메시지는 없었다. 새로운 옵션이 생성되었다거나 하는 언급도 없었다. 그저 레벨이 올라서 변한 것이라고는…….
[다음 레벨업에 필요한 HP : 350]
……이라는 딱 한 줄이 다였다.
“쓰읍.”
역시 레벨업 한 번으로는 안 되는구나. 라키엘은 심호흡을 했다.
‘갈 데까지 가보자.’
탁! 타다닷!
스킬 레벨업 버튼을 연달아 선택했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HP가 쭉쭉 소모되었다. 그만큼 진맥 스킬 레벨이 상승했다.
7레벨에서 8레벨로.
8레벨에서 9레벨로.
10레벨을 넘어서.
총 2,000 HP를 소모하는 순간, 진맥 스킬이 11레벨이 되었다. 그러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
……딩동!
상념을 일깨우는 소리.
고막을 숑숑 찔러오는 알림음에 라키엘의 의식이 현재로 돌아왔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덕분에 볼 수 있었다.
“이게…… 무슨…….”
당황한 왕녀 아델린의 모습이 보였다. 몹시 흔들리는 눈빛이었다.
그녀의 눈길이 향하는 곳. 그곳에 뽀복이가 동실동실 떠올라 있었다. 가슴지느러미 대신 돋아난 커다란 불꽃 날개를 16:9의 아름다운(?) 비율로 펼치고서. 화면 가득 검사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조금 전 이쪽이 경혈 스캐닝과 잠깐의 손목 터치로 검사한 왕녀의 담낭. 그렇게 촬영한 CT 검사의 결과물이었다.
파츠즈즈즈즈!
일렁이며 타오르는 불꽃 지느러미.
그 화면에 괴상한 주머니가 있었다. 주머니 속에 가득한 갈색 구슬도 보였다. 그걸 보자 며칠 전, 진맥 스킬을 중급으로 올린 직후에 확인했던 메시지가 생각났다.
[진맥 스킬 레벨이 11에 도달하였습니다.]
[진맥 스킬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초급 Lv.10 -> 중급 Lv.1]
[당신은 수많은 경험과 포인트 투자를 통하여 진맥 스킬에 한층 능숙해졌습니다. 이제 당신은 진맥 스킬을 통해 환자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그 결과를 환자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스킬 등급 상승에 따라 새로운 스킬 옵션이 개방되었습니다.]
[스킬 전용 옵션 ② : CT 출력 - 경혈 스캐닝 옵션으로 진단한 결과를 외부의 화면으로 송출하여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단, 외부의 화면은 일정하게 밝혀진 광원을 필요로 합니다.]
……라고 하였던가.
그런 덕분이었다.
지금, 왕녀에게 본인의 담낭 상태를 어떠한 조작도 없이, 1그램의 포샵조차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은.
“저게…… 제 담낭의 모습이라고요?”
“예.”
왕녀가 물어왔다.
라키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의심이 되시면 본인의 명치 오른쪽을 꾹 눌러보시지요.”
“…….”
여전히 이쪽이 농간을 부린다고 여기는 걸까. 왕녀가 잠깐 고민하는 얼굴이 되었다. 그러더니 이내 손을 들었다.
꾸욱!
그녀의 손길이 명치 오른쪽을 누르는 순간이었다. 뽀복이가 지느러미 화면에 띄워둔 담낭 영상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꿀렁!
담낭 한쪽이 찌그러(?)졌다. 왕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란 그녀가 손을 떼었다. 그러자 영상 속의 찌그러진 담낭도 다시 제모습을 찾았다.
꿀러덩!
“…….”
그녀의 얼굴에서 의심이 빛이 아주 조금, 흐려졌다. 그녀가 다시 손을 움직였다. 꿀렁, 명치를 눌렀다가. 꿀러덩, 떼었다가. 그때마다 영상 속 담낭이 어김없이 찌그러졌다가 제 모양으로 돌아왔다.
“…….”
왕녀가 침묵했다. 그 모습을 보며 라키엘은 직감했다.
‘된다. 넘어오고 있어.’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백 마디의 설명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다. 지금이 바로 그러하다. 왕녀가 신기한 듯, 경악한 듯, 자신의 명치를 계속해서 눌러보고 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지금이 기회다. 그는 혓바닥을 촵촵 적셨다. 준비된 멘트를 차곡차곡 발사했다.
“놀라셨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자신의 장기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충격적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건 진실입니다.”
“…….”
“환상종이 지닌 힘입니다. 덕분에 이렇게 왕녀님의 담낭과 내부를 관찰할 수 있고, 그 안에 가득 담긴 담석도 확인할 수 있는 거지요.”
“설마 이게…….”
“예. 아까 말했던 담석입니다. 저 덩어리들이 언젠가는 왕녀님의 담관을 틀어막을 거고 말입니다.”
“그래서 죽을 거라는 건가요? 제가?”
“예.”
“…….”
“이제는 어째서 제가 당신을 치료해주려는지 궁금해지셨을 겁니다. 맞죠?”
“네. 솔직히.”
아델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정말로 그랬다.
“이해가 안 되는군요. 설령 제가 아픈 곳이 있다 한들, 황태자께서 굳이 왜 저를 치료해 주겠다는 거지요?”
과연 어떤 이득이 있기에 황태자가 이러는 걸까. 라키엘의 대답은 그녀의 짐작을 뛰어넘어 있었다.
“평화를 위해서입니다.”
“……평화요?”
“예.”
라키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왕녀 당신이 건강한 몸으로 앙부아즈의 왕이 되길 원합니다. 그래야 우리 황가와 귀측 왕실의 미래가 평화로워질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불렀습니다. 당신을 설득하고 싶습니다.”
나름 진심을 담았다. 포심 패스트볼의 시원한 궤적으로 직구 승부를 꽂았다.
“한 번만, 저를 믿고 치료에 협조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
아델린은 황태자를 마주 보았다.
이쪽을 쳐다보는 황태자의 눈빛. 진지하고 진솔했다. 정말로 필요한 일이라고. 모두에게 유익한 길이라고. 호소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어쩌면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럼, 만약 제가 치료에 협조하겠다고 대답을 한다면, 황태자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저를 치료할 생각이죠?”
그녀는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 진중한 눈길로 황태자를 마주 보았다. 황태자 또한 진지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그건 간단합니다.”
“네.”
“왕녀께서는 수준급의 격투가이시지요?”
“네?”
“그럼 주먹, 정권으로 마나를 쏘아낼 수 있으시겠지요?”
“아, 네. 조금은.”
“역시. 참으로 잘됐습니다.”
“네?”
아델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참으로 잘됐다니?
대체 뭐가?
그녀가 아리송한 의문을 떠올리는 순간. 라키엘이 온 세상의 근심걱정을 다 내려놓고 해답을 찾은 듯한 얼굴로 방긋 웃었다.
“왕녀님의 그 정권으로 명치에 셀프샷을 치면 되는 거라서 말입니다.”
“……네에?”
아델린의 동공이 진도 10.0의 팝핀을 추었다. 하지만 라키엘은 개의치 않고 더욱 생긋 웃었다. 동시에 그는 떠올렸다.
‘왕녀가 쏘는 기파와 내 아스라한 심법. 두 가지가 있으면 할 수 있어.’
구현할 수 있다.
자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 체내의 결석을 깨는 데는 이게 최선이니까.’
라키엘의 미소에 자신감이 배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