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 유어 페이스-100화 (100/250)

갈등 (1)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나는 선수들과 합류하지 않고 단장이 기다리고 있는 다른 호텔로 향했다.

그곳에 단장과 프런트의 핵심 직원 둘, 그리고 스티븐스 감독이 있었다.

밤이 늦었음에도 다들 격론을 나누고 있었다.

“아, 성현! 어서 와. 이리로 앉아.”

스티븐스 감독이 내 자리를 가리켰다.

쿱착 단장이 안경을 치켜올리며 말한다.

“시간이 늦었지만 걱정 말게. 이틀 뒤…. 이젠 내일이군, 어쨌든 그 경기에선 출전 시간을 조절해 줄 테니까.”

필라델피아의 경우 동부 꼴찌에다, 이미 탱킹 노선을 타고 있는 팀이라 부담이 없었다. 주전들에게 휴식을 줄 생각인 모양이다.

“오늘 자네를 부른 건 선수단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어서야. 표정을 보니 어느 정도 예상을 했나 보군.”

“예, 레딕이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을 해 줬습니다.”

“그렇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누가 좋을 것 같나?”

프런트코트 영입에 관한 것이었다.

“후보는 누구죠?”

“여러 선수가 물망에 올랐지. 비현실적인 선수가 셋. 중간이 둘. 현실적인 선수가 넷이야. 어떤 걸 먼저 듣고 싶나?”

“비현실적인 영입부터 듣고 싶습니다.”

“음.”

비현실적인 영입이라고 하긴 했지만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진짜 비현실 같은 건 르브론 제임스나 케빈 듀란트, 팀 던컨 같은 느낌.

지금 말하는 건 그래도 영입 가능성이 조금은 있는 선수들이다.

“앤서니 데이비스, 드마커스 커즌스, 라마커스 알드리지. 이들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려면 구단의 미래를 팔아야 하겠지. 그럼에도 데려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렇담 현실적인 선수는요?”

“파우 가솔, 앤드류 바이넘, 타이슨 챈들러, 알 제퍼슨. 베테랑 빅맨들이지.”

“가솔을 제외하면 가넷과 역할이 겹칠 것 같은 느낌인데요.”

“그 경우엔 가넷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주면 되니까.”

나쁘진 않았다. 특히 챈들러와 가넷의 조합이면 수비 하나만큼은 확실해 보였다.

이곳 사람들도 챈들러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진 모양새였다.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은 역시 케빈 러브인가요?”

“그리고 블레이크 그리핀. 두 명이네.”

러브와 그리핀. 공격적인 재능이 특히 뛰어난 빅맨들이다.

다재다능함은 러브 쪽이 우위이지만, 운동 능력이 좋고 파워풀한 건 그리핀 쪽이다.

“둘은 계약 종료가 머지않은 상황에다 팀 성적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거든. 출혈이 상당하겠지만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노려 볼 만해.”

선택지는 셋이었다.

비현실적인 카드 영입에 올인을 해 한 명을 영입하거나, 중간 카드 하나와 현실적인 카드 하나를 섞느냐, 혹은 출혈을 최소화해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다음 시즌을 노리느냐.

이에 대한 내 의견을 확실히 해 놓기로 했다.

“올인을 할 거면 앤서니 데이비스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선 우리도 이견이 없네. 다만 그쪽 구단에서 팔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기대는 하지 말게.”

“다음, 러브와 그리핀이라면 러브가 낫다고 봅니다.”

“그건 어째서지?”

“똑똑한 선수니까요. 우리 팀 색깔에는 러브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븐스 감독도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다만 노장 선수들에 대해선 저도 예상하기가 어렵네요.”

가넷도 올 시즌에 들어와서 공격적인 기량이 확 줄어든 것처럼, 노장들의 활약은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흐음.”

쿱착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의견 고맙네. 충분히 참고를 해서 결정을 하겠네. 그럼 이다음 문제인데.”

이번엔 우리 팀에서 나가게 될 선수들에 관한 얘기였다.

쿱착 단장은 내 의견을 묻기보단 그 선수를 왜 내보내기로 했는지를 일방적으로 설명했다.

대부분 납득이 가는 얘기들이었기에 나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회의는 이걸로 끝. 나는 스티븐스 감독보다 먼저 호텔로 복귀를 했다.

***

클리블랜드와의 경기로 시작한 이번 동부 원정은 필라델피아-보스턴-브루클린-워싱턴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워싱턴을 제외하면 죄다 중하위권 팀이었기에 꼭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그렇게 필라델피아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시점에 가볍게 팀 연습을 진행했다.

보스턴과 브루클린 경기는 백투백으로 진행이 되기에 이게 이번 동부 원정 마지막 훈련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 훈련이 시작되고 곧장 거한이 다가왔다.

“…성현.”

가넷이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말해 왔다.

“어제 프런트랑 만났었지? 감독도 같이 있었을 거고.”

“예, 선수단 개편에 대한 방향을 말해 줬어요. 주장인 당신에게도 말해 줬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얘기는 했어. 결정이 빠른 것 아니냐고 말을 하니 지금밖에 타이밍이 없다면서 일축을 하더군. 내 얘기는 딱히 참고하지 않겠다는 거지.”

가넷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구단 결정에 뭔가 불만이라도 있나요?”

“….”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안타까울 뿐이야. 팀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아, 후우!”

그는 결심을 마친 듯, 비주전 선수들을 모으더니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트레이드되거나 방출이 될 선수들에게 덤덤하게 그 사실을 알려 주었다.

본래 이건 감독이나 코치가 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가넷 본인이 자처를 했다.

그의 얘기를 들은 선수들은 대부분 초연하게 받아들였다. 이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니까. 그들은 NBA에서 살아남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안다.

슬퍼하거나 반발하는 선수들은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뿐이었다.

그런 그중 하나가 내게 다가왔다.

“리! 부탁해. 단장에게 나에 대해 말을 해 줘. 난 이 팀에 꼭 남고 싶어…!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고!”

크리스 미들턴이라는 선수였다.

12년도 드래프트에서 우리 팀이 2라운드 38픽으로 뽑은 선수.

2라운드 선수이긴 하지만 대학 시절의 좋은 모습으로 말미암아 팀에서 조금은 기대를 하는 자원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가비지 멤버로 나오다가 이번 시즌에서야 벤치 멤버로 출전을 하며 나름대로 괜찮은 활약을 보였다.

미들턴의 경우는 쓸모가 없어서 내보낸다기보단 트레이드 카드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본인은 다른 팀을 가고 싶지 않아 했다.

탱킹 팀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 건가 싶었으나 그런 건 아니었다.

“난 보여 줄 수 있어. 팀의 골칫거리인 프런트코트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걸 위해 계속 훈련을 했는데…! 그런데 이런 식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다른 팀에 가긴 싫어!”

“….”

그는 프런트코트의 일원으로서 올 시즌 팀 상황에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8연패 이후 1빅맨 4가드 체제의 스몰 라인업으로 돌아가며 프런트코트 선수들 전체의 자존심이 상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 뼈 빠지게 훈련을 했는데, 그냥 트레이드되긴 싫단 거다.

‘…확실히.’

미들턴은 정규 훈련 시간이 끝나고도 계속 체육관에 남아 있는 선수였다.

존재감이 희미해서 다들 모르는 것 같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라는 걸.

그런 그의 성실함은 높이 사지만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미안해, 크리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쿱착 단장이 내게 의논을 한 건 실상 모양 갖추기에 불과했다.

장차 날 팀의 리더로 삼을 것이니 형식상으로 논의를 한 것일 뿐, 실제로 내 의견을 중요하게 반영할 생각은 없었다.

실제로 나는 케빈 러브를 추천했지만, 프런트는 블레이크 그리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했다.

그 그리핀 트레이드에 미들턴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에둘러 거부를 했음에도 미들턴은 포기하지 않았다. 시골 청년 같은 얼굴을 하고서, 은근히 집념이 강했다.

“그냥 네가 단장에게 말만 해 줘도 돼. 그거면 충분하다고, 그래서 안 된다면 나도 포기할게.”

“감독님이나 가넷에게 말해 봐.”

“이미 했어. 그렇지만 안 된다고 하더라고. 감독님은 엄밀히 말해 프런트 사람이고, 가넷은 그 정도의 힘이 없으니까.”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 팀에 남고 싶어?”

“그래!”

“이적을 하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 텐데도?”

“상관없어. 출전 시간이야 내 스스로 따내면 되는 거니까.”

그 눈빛에서 진심과 확신이 잘 어우러진 향상심이 느껴졌다.

이 정도의 동기부여라면 재고를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당분간 널 집중적으로 지켜볼게. 경기 전에 몸을 푸는 과정도, 경기에서도, 훈련도 전부. 거기서 내 마음을 돌려 봐. 그러면 단장에게 강하게 얘기를 해 볼게.”

“…! 고마워!”

미들턴은 주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12월에 접어들어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들어간 NBA.

나도 이젠 시즌 일정에 적응이 되어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던 12월 16일.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 우리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동부 원정을 끝내고 막 LA에 돌아와 있던 나는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아빠-!”

우다다 달려와 내게 안기는 지은이. 주은이도 오랜만에 만난 게 감격스러웠는지 훌쩍거리며 나를 껴안았다.

“왜 울고 그래.”

“그치만 눈물이 나오는 걸 어떡해.”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진 것 같았다. 전화를 할 때도 울적함이 많이 느껴졌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돼 마음이 싱숭생숭한 건가 싶었으나 그런 건 아니었다.

“일단 집으로 가자.”

고3 겨울방학을 맞이한 주은이는 크리스마스 때까지 내 집에 머물 예정이었다.

마침 동부 원정 5연전을 끝내고 온 덕에 17일부터 23일까지의 경기 일정이 전부 홈경기였기에 타이밍이 괜찮았다.

우리 팀은 크리스마스 매치도 잡혀 있지 않았기에 크리스마스에도 휴일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당일 오후에는 외부 일정이 있긴 했으나 그 전까지는 함께 지낼 수 있었다.

“집 좋다! 사진보다 훨씬 좋네!”

“그렇지? 아, 지은아 뛰지 마.”

LA 집을 처음 구경하는 주은이는 활짝 웃으며 여기저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은이는 내 말도 듣지 않고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놀았다.

그러다 지쳤는지, 그도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게 피곤했는지는 몰라도 금방 자기 시작했다.

주은이도 생각이 깊은 듯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그게 무슨 심경인지 알 것 같았다. 최근에 왜 울적해하는지도.

내년부터 있을 LA 생활에 대한 불안이다.

나야 여기에 직장이 있고 일이 바빠서 향수병을 느낄 새도 없지만, 주은이는 아닐 거다. 내 내조를 하는 것도 잠깐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외로움과 향수를 느낄 거다.

‘그런 거라면 미리 준비하길 잘했네.’

나는 그녀의 뒤로 다가가 슬쩍 껴안았다.

“주은아.”

“응?”

“잠깐 이쪽으로 와 볼래?”

나는 그 눈을 손바닥으로 가린 뒤, 미리 준비한 방음 부스 쪽으로 가서 보여 줬다. 다용도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우와! 진짜 크다!”

“너희 집에 있던 것보다 크지? 설비도 최신으로 준비해 놨어.”

“나 때문에 그런 거야? 고마워, 자기야.”

이걸 보고 당장의 심란함은 가셨는지 미소를 되찾았으나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주은이가 이쪽에서 살기로 결정한 시점부터 차곡차곡 준비를 해 온 것이 있었다.

“아직 끝이 아니거든.”

나는 작업실의 컴퓨터를 조작해 파일 하나를 실행시켰다.

그러자 작업실 한편에 있는 TV에서 영상이 재생된다.

영상에선 20여 명의 남녀가 연극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이 나왔다.

주은이는 눈을 끔뻑인다.

“이게 뭐야?”

“LA에서 활동하는 극단이야.”

“그렇구나. 다들 잘하네.”

“곧 직접 인사를 해야 될 테니까, 지금부터라도 얼굴을 외워 두는 게 좋을걸.”

“인사를 해야 한다니? 왜?”

“주은이 네가 극단 감독이 될 테니까.”

“…?”

어리둥절해하는 그녀에게 차근차근 사정을 설명했다.

극단을 인수하고 극장을 임대했다는 말에 주은이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극단을 인수했다니? 서, 설마 나 때문에?”

“주은이 너도 꿈을 이어 갔으면 해서. 막연히 LA에서 극작가 공부를 한다고 해도, 그런 거면 국내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

“응….”

“그러니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것을 했으면 했거든.”

그래서 극단을 인수했다. 그녀가 이곳에서 본인의 일을 하며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게끔.

이건 국내에서도 가능하긴 했으나 무명인 주은이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돈으로 찍어 누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

반면 이곳 미국에선 돈으로 찍어 누르는 게 가능하다.

“자, 자기야. 이거 돈 엄청 많이 든 거 아니야? 우리 아빠도 이렇겐 못 하는데….”

“아버님이 왜 못 해.”

“우리 아빠 그렇게 돈 많은 거 아니라니까.”

하기야, 이젠 수입 면에선 내가 역전을 한 상태일 거다. 장기적인 수입을 따지면 비교조차 안 된다.

“주은이 넌 돈은 신경 쓰지 마.”

예전에 선영이의 옷을 사 주거나 학원을 보내 줬던 것처럼,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는다.

그 금액이 얼마가 됐든 말이다.

“그치만 나만 일방적으로 받는 건 싫단 말이야….”

“그러면 나중에 성공해서 갚으면 되는 거지. 유명한 극작가가 되면 나보다 훨씬 많이 벌 테니까, 그땐 내 쪽에서 잘 부탁할게.”

“흑! 흑…!”

주은이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까지는 내가 다 서포트를 해 줄 테니까, LA 생활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

통역과 일정 관리를 맡아 줄 여성 매니저, 지은이를 돌봐 줄 가정부와 지은이가 다닐 한인 타운의 고급 유치원 등등. 전부 준비를 해 놓은 상태였다.

“자긴 이걸 다 언제 준비했어? 바쁘지 않았어?”

“아버님을 설득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러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마.”

“응…!”

속에 응어리져 있는 게 많았는지 주은이는 얼굴을 묻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한참이나 위로를 해 주었다.

그러다 뜨거운 분위기가 됐지만….

우웅! 울리기 시작한 휴대폰.

주은이는 예상을 했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마침 지은이도 일어나 배가 고프다고 졸라 댔기에 주은이는 지은이를 안고 주방으로 향했다.

“…여보세요? 감독님?”

스티븐스 감독님의 전화였다.

감독님은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전달해 왔다.

미들턴과 드래프트 픽을 대가로 한 블레이크 그리핀의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직전이니 혹시나 이견이 있다면 지금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때까지 머뭇거리고 있었다는 걸 감독님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결심을 하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미들턴은 안고 간다.

이런 내 선택이 팀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 버릴 거라곤 이때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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