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인 유어 페이스-233화 (233/250)

레너드 24pt 3as 11reb(4oreb)

성현 25pt 12as 6reb

러브 14pt 3as 12r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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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줄어든 러브의 효율.

이는 러브를 완전히 외곽으로 쫓아낸 덕이었다.

그 외곽에서 3점 3개를 꽂으며 스코어러로서의 역할을 해 주긴 했지만, 러브가 페인트 존 부근에서 비벼 주지 못한 탓에 다른 선수들도 페인트 존에 들어가기 어려워지면서 워리어스의 전체적인 페인트 존 득점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면서도 외곽 수비까지 좋으니 워리어스 선수들은 당황할 수밖에.

우리의 수비력이 워리어스의 공격력을 짓눌러 버린 것이다.

* * *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클리퍼스는 그 격언이 딱 어울리는 팀이었다.

공격에 특화된 러브와 멜로를 방출하고 레너드와 마크 가솔을 데려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규시즌 중 성현, 가솔, 레너드가 함께 뛰는 구간에서 코트 마진 평균 +18.2점. 셋이 함께 뛰면 경기를 가비지로 보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시즌 중에는 성현이 경기를 많이 쉬었고, 레너드와 가솔도 부상으로 골골댄 탓에 많은 표본이 있던 건 아니지만, 셋이 함께 뛸 경우 수비 시너지가 난다는 건 확실했다.

그것이 골든 스테이트와의 시리즈 2차전, 그리고 3, 4차전에서 나타났다.

클리퍼스는 2차전 승리 이후 3차전에서도 상대를 102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를 거뒀고, 4차전에선 워리어스 선수들의 야투 난조까지 겹치며 91-122의 대승을 수확했다.

다시 워리어스의 홈으로 돌아가서 펼쳐진 5차전에선 4쿼터 중반까지 1점 차 승부를 이어 갔으나 마지막 4분을 남기고 워리어스가 세 번의 공격 포제션을 실패한 상황에서 성현과 레너드가 나란히 3점을 꽂아 넣으며 승기를 가져온다.

[완벽합니다, 클리퍼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도 좋아요!]

[골든 스테이트는 클리퍼스가 무서울 겁니다.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그게 보이지 않습니까? 상대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게 말이에요.]

[어떤 의미일까요?]

[일대일 능력에서 차이가 있어요. 이건 지난 시즌 시리즈에서도 나온 거지만….]

지난 시리즈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은 험난한 경기를 펼쳐야 했다.

공격에선 스크린을 걸어 주거나 핸드오프를 해 주거나, 여차할 땐 3점까지 던지며 3옵션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고, 수비에서도 카멜로 앤서니를 막아야 했다.

[문제는 그린이 그 정도로 스킬셋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수비는 훌륭하죠, 공격에서도 리딩을 해 주거나 가끔씩 컷인을 해 주면서 득점을 해 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근본적인 공격 스킬셋이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에 비해 멜로나 레너드는 개인의 공격 스킬셋이 그린에 비해 월등하다.

그러니 그린과 일대일 매치를 하게 되면 그린 입장에선 굉장히 피곤해진다.

심지어 레너드는 수비까지 리그 최고 수준이니, 그린은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클리퍼스는 그런 유형의 선수가 한 명 더 있습니다.]

[이성현이군요.]

[예, 이성현이 클레이 탐슨과 지속적으로 매치를 하면서 영향력을 상쇄시켜 버리니, 워리어스의 공격 흐름이 계속 커리에게 집중되는 겁니다. 그걸 풀어 줘야 하는 러브도 마크 가솔의 골 밑 영향력으로 인해 쫓겨나 버렸고 말입니다.]

[결국 지난 시즌의 재탕이 됐군요.]

[워리어스도 많이 준비를 한 것 같긴 합니다만…. 클리퍼스의 전력이 상상 이상이네요.]

그렇게 3인방이 공수 양면에서 괴력을 뽐내는 가운데, 요키치와 브래들리 빌도 마음껏 날뛰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 들어와 외곽 핸드오프의 비중을 높인 요키치는 여러 선수와 연계를 하며 스스로 득점을 하거나 패스를 뿌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도 가솔이 센터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 주니 부담이 부쩍 줄어든 상태였다.

[클리퍼스가 완벽해 보이긴 하지만 약점은 있습니다. 워리어스는 기동력을 살려야 해요. 그 부분을 공략했으면 좋겠는데요.]

스티브 커 감독은 점수 차가 벌어지자 템포 푸시를 하며 빠르게 만회해 보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자고로 템포 푸시를 하려면 골대를 향해 달려 줘서 마무리를 지어 주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 법.

그러나 그린과 이궈달라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주지 못하면서 워리어스는 속공을 살리지 못했다.

그나마 커리가 3점을 빠르게 던져 성공시키며 말도 안 되는 템포 푸시를 성공시켜 주긴 했지만, 두 번째 3점이 빗나가게 되면서 남은 시간 32초에 103-107의 점수 차이가 유지되고 만다.

공격권을 가진 클리퍼스는 급할 게 없었다.

이미 투 포제션 차이인 상황에서 작전타임도 하나가 있다.

24초를 전부 사용해서 공격을 전개하면 승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상황.

반면 워리어스도 그렇게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니었다. 작전타임이 두 개가 있었으니까.

작전타임을 불러 공격을 성공시킨 후에 파울 작전을 하면 된다.

물론 지금 이 공격을 막아야 한다는 선결 과제가 있긴 했다.

-디펜스! 디펜스!

목 놓아 부르짖는 오라클 아레나의 홈 팬들.

성현의 매치업 상대인 탐슨은 등 뒤로 바쁘게 손짓을 하며 수비를 조정하고 있었다.

성현에 대해선 어차피 24초를 전부 사용할 게 분명하니 당장은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로고를 막 넘어온 성현은 3점 라인과 하프라인의 중간 지점에서 멈춰 서서 공을 양손으로 잡았다.

“…!”

이에 화들짝 놀란 탐슨이 빠르게 클로즈 아웃을 하며 손을 뻗었지만, 성현은 아랑곳 않고 슛을 던졌다.

[딥 쓰리-!]

빠르게 날아간 공은 쿵! 안쪽을 두들기며 둔탁하게 림을 통과해 버렸다.

[우와아아아! 들어갔습니다!]

[차갑습니다, 이성현! 이 한 방으로 오라클 아레나를 빙하기로 보내 버립니다!]

4점의 여유가 있었기에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던 거지만, 이걸 넣는다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그 레너드도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103-110. 경기를 완전히 보내 버린 결정적인 한 방.

뭣보다 치명적이었던 건 흐름을 완전히 깨 버렸다는 점이었다.

워리어스는 23.2초가 남은 상황에서 최대한 빠르게 3점을 넣는 식으로 추격을 해 보려 했지만, 그린을 새깅함과 동시에 공을 잡은 커리에게 순간적으로 더블 팀이 가해져 버리면서 3점 찬스가 그린에게 가 버리고 만다.

여기서 3점에 자신이 없었던 그린이 비어 있는 페인트 존을 주파하여 덩크를 꽂으며 105-110.

이렇게 되면 클리퍼스는 더더욱 급할 게 없었다.

자유투 두 개만 넣어도 쓰리 포제션을 유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인바운드 패스를 맡은 요키치는 집중 견제를 받는 성현이 아닌 레너드에게 공을 연결.

파울 작전으로 인해 자유투 라인에 서게 된 레너드는 두 개 모두 성공시키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렸다.

다음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게 되면서 워리어스는 추격을 포기.

경기는 그대로 105-110으로 끝이 나게 된다.

그렇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정규시즌 전체 1위 팀이었던 골든 스테이트가 무너지고.

전문가들은 클리퍼스의 우승이 확실하다며 설레발을 떨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게 남은 상대로 유력한 오클라호마시티와 보스턴은 페인트 존 득점 비중이 높은 팀이었으니까.

극강의 페인트 존 수비를 보여 주고 있는 클리퍼스와는 최악의 상성에 있었다.

인 유어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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