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6. 친구끼리 이러면 신고당하잖아 (66/121)


#66. 친구끼리 이러면 신고당하잖아
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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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주는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회사를 나섰다.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힘든 날이었다. 욱 팀장과 한바탕하고 다희와 대거리까지 하고 나니 진이 쭉 빠졌다.

그 와중에 할 일은 어찌나 많은지 오늘 당장 처리해줘야 할 일을 정신없이 마무리하고 나니 어느새 밤이었다.

퇴근 시간이 지나 사무실은 썰렁했다. 주원 역시 퇴근했는지 대표실 불이 꺼져 있었다. 휴대폰을 보니 해외 투자자들과 미팅이 있어 먼저 간다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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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풉.”

메시지와 함께 도착한 사진 한 장에 혜주의 입가에 미소가 덧그려졌다.

근처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찬 중인 주원이 셀카를 찍어 보냈는데 급하게 찍었는지 눈을 감은 모습이었다. 그 와중에도 잘생긴 게 더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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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빠도 행선지는 꼬박꼬박 남기네. 기특하게.’

혜주는 잔잔한 웃음과 함께 컴퓨터를 끄고 일어났다.

사무실을 나서는데 문득 다희의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언제 퇴근했는지도 모르게 비어 있는 자리를 보니 예전 생각이 났다. 승원과 다희, 그리고 혜주 셋이서 매일같이 퇴근 시간을 맞추던 때, 누구 하나 야근 당첨이면 의리 지킨다고 기다렸다가 함께 야식을 먹던 날들.

셋이 있던 그룹 채팅창은 폭파되었고 최근 연락 목록에 서로의 연락처는 없다. 가족 같던 친구를 잃은 상실감은 뒤늦게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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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읏.”

홀로 엘리베이터에 오른 혜주는 극심한 두통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지금껏 참은 줄도 모르고 눈물을 참았나 보다.

홀로 남아 눈시울이 시큰해진 혜주가 습관적으로 고개를 치켜올렸다. 관자놀이를 관통하는 통증에 혜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 순간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은 역시나 주원이었다. 혜주는 평소 이용하는 버스 대신 택시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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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습니다,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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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택시에서 내린 혜주가 오피스텔을 올려다보았다. 주원이 거주 중인 주상복합 오피스텔은 총 70층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이라 한껏 목을 꺾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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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2층, 3층…….”

혜주는 아래에서부터 층수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주원이 집에 들어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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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아까부터 울음을 참았더니 목이 너무 아팠다. 집에 가서 한바탕 울고 나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주원과 같이 살고 있으니 그럴 수가 없었다.

어디 사람 없는 곳에서 펑펑 울고 갈까 하다가 그냥 오피스텔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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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왔겠지, 뭐. 투자자 접대가 그렇게 빨리 끝날 일은 아니니까.”

혜주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문을 열었다.

다행히 불은 꺼져 있었다. 혜주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응접실에 들어섰다. 주원이 내어준 방으로 한 발자국 떼던 걸음이 멈춘 건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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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응접실 한가운데 소파에 주원이 앉아 있었다. 느슨하게 다리를 꼰 채로, 피치빛 하젤 장미 삼십 송이를 품에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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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왔어요? 집에 왔으면 불이라도 켜고 있지. 그 꽃다발은 또 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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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지 한 달 됐더라.”

주원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성큼성큼 그가 걸어오는 모습이 어둠 속에서도 또렷이 보였다.

이윽고 혜주를 마주하고 선 그가 씩 웃으며 꽃다발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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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만나줘서 고마워.”

묵직한 장미를 품에 안고서 혜주는 하염없이 주원을 바라보았다. 선이 뚜렷한 얼굴이 일렁이더니 어느새 뿌옇게 흐려졌다.

그렇게 참아온 눈물이 그 앞에서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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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윽…….”

모두가 힘들게 할 때 나를 위로하는 유일한 사람이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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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왜 해요. 나 오늘 안 울고 싶었는데…… 흑…….”

지금껏 눈물을 참은 이유는 기꺼이 품어줄 가슴을 찾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혜주는 꽃다발을 손에 든 채 주원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주원은 그녀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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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마음껏 울어라. 감동해서 그런 걸로 생각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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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울 수 있는 핑곗거리 만들어주려고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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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할 만한 날이기도 하고.”

주원이 혜주를 끌어안은 채 어깨를 토닥였다. 그 투박한 손길에 혜주는 하루의 고단함이 싹 씻겨나가는 듯했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준다는 건 이런 걸까.

매사 무심하고 남 일에 무관심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주원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세한 감정까지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저 꽃다발 하나.

마음 없이 건네면 그저 장식품에 불과한 그것은 혜주에게는 의미가 된다. 그가 나를 이만큼이나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 그가 나를 위로하고 있다는 의미, 그가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

모난 돌처럼 여기저기 치이다가 처음으로 머물 곳을 찾은 기분이었다.

한참을 울던 혜주가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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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기분 안 좋은 거 어떻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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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 보고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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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이요? 아.”

혜주의 자리는 주원이 대표실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보이는 위치였다.

저녁 약속 때문에 이르게 회사를 나선 주원의 눈에 자신의 등이 어떻게 비쳤을지 생각하니 혜주는 조금 창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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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처져 있었겠지. 세상 무게는 홀로 짊어진 사람처럼.’

주원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혜주의 눈자위를 쓸며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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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낸 시간이 길었다고 해서 친구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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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 들었나 보네요. 하긴, 다른 소문엔 어두워도 회의실에서 일어난 소란은 들었겠죠. 명색이 대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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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얘기라 유심히 들은 거야.”

욱 팀장이 그레잇 어워드 일로 혜주를 구박했고, 그 일에 다희가 개입됐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회사로 퍼져나갔다. 한두 명 있던 곳에서 벌어진 일도 아니고 사업팀 인원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니 소문이 나지 않는 게 이상했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주원이 궁금했던 건 단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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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너는 괜찮은지.

남들은 그저 인사고과를 두고 벌어진 해프닝으로 치부할 그 문제가 혜주에겐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다희와 혜주의 오랜 우정을 알기 때문이었다.

혜주에게 해가 될 사실을 고의로 욱 팀장에게 찌른 다희로 인해 혜주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지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잘라버리고 싶었다. 마음먹으면 할 수도 있는 그 일을 참아내느라 주원은 다른 의미로 고군분투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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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괜찮아요. 나 이제 친구 한 명도 없어.”

혜주가 주원의 가슴을 팔꿈치로 쿡 찌르며 웃었다. 애써 밝은 척하는 그녀의 양 볼을 꽉 꼬집으며 주원이 맞장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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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몸이 된 걸 환영한다. 이제 오혜주 시간은 내가 다 차지할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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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이, 보통 이럴 땐 뻔한 위로라도 하지 않나? 내가 너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줄게, 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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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안 할 건데.”

주원은 장난스럽게 웃고는 그대로 입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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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읍……!”

붉은 입술 사이로 아랫입술이 빨려 들어갔다. 장미 꽃다발을 든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주원은 그녀의 손에서 꽃다발을 받아 소파에 놓고는 한 걸음 성큼 다가섰다. 혜주의 몸이 비틀대다가 소파로 주저앉았다.

주원은 한 손으로 혜주의 턱을 들어 올린 채 진득이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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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 이러면 신고당하잖아.”

가느다란 은실이 반짝이는 입술로 그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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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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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걸로 끝내지도 않을 거고.”

매끄럽게 침범한 그의 숨결이 혜주의 입안을 가득 채웠다. 부드러우면서도 끈적하고, 신음을 참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했다.

가지런한 치열 곳곳을 훑고 지나간 살덩이가 위로하듯 얽혀들었다. 세게 휘감았다가 느슨하게 풀어주는 몸짓에서 그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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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혜주야. 내가 옆에 있잖아.’

언제 슬펐냐는 듯 혜주의 심장이 부풀어 올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온 세상에 먹구름이 낀 것 같았는데 어느새 사방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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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몽이 일단락됐다.

완전히 사라진 건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혜주와 함께 있을 땐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충 봉합 정도라고 보면 될까?

몇 주 내내 수면장애에 시달리던 주원은 이제야 좀 살 것 같았다. 푹 자고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개운함을 얼마 만에 느껴보는지.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가를 찡그리며 일어날 때의 기분은 말도 못 하게 상쾌했다.

잠이 들면 또다시 악몽에 시달릴까 두렵기는 해도 품 안에 잠든 혜주를 꽉 끌어안으면 이내 평안해졌다.

이 모든 게 혜주 덕분이라는 사실에 그는 깊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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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보내기 싫어서 큰일이네.’

약속한 일주일이 거의 지나가고 있었다.

악몽 핑계로 곁에 붙여두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겠지만 혜주의 입장도 고려해야 했다. 혜주는 이틀에 한 번씩 자취방에 들러 옷이며 속옷을 들고 오고 있었다.

그냥 왕창 갖다 놓고 여기서 세탁하라고 했더니 오빠 눈에 보이는 곳에 속옷을 널어두기 싫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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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보는 속옷을 보이는 게 왜 불편하지?’

주원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어디 보기만 해? 물고 뜯고 찢고 별거 다 하는데 굳이 못 보일 이유가 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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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이해할 수 없을 땐 그냥 여자라 그런가 보다 해! 하여간 시커먼 남자 셋이랑 사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니까.

 
예전에 선우연 여사가 그런 가르침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혜주에게 ‘속옷을 보이기 싫은 이유’에 대해 육하원칙에 따라 캐물을 뻔했다. 물론 그렇다고 대답을 얻을 수는 없었을 테지만.

아무튼 그런 사정으로 혜주를 오래 붙잡아두기는 힘들었다. 그렇다고 곱게 놓아줄 강주원이 아니었다.

그녀가 나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그의 머릿속이 영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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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더 있어 달라고 부탁하는 건 어차피 임시방편에 불과해. 이럴 바에야 합법적으로 옆에 데려다 놓는 게 어떨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합법은 국가가 인정한 서류에 도장까지 콱 찍는 걸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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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괜찮은 방법인데?’

물론 사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덥석 결혼하자고 하면 좋아할 여자가 많지 않다는 건 안다. 아무래도 알아갈 시간이 부족한 데서 오는 불안함이 클 테지. 사계절도 지나지 않아 섣불리 결혼 얘기부터 꺼내면 사람이 가벼워 보이기도 할 거다.

그러나 주원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혜주는 부적이자 구원이었고, 대체 불가능한 동앗줄이었다.

무엇보다 사랑했다.

결벽증에 가까운 깔끔함으로 집에 누구도 들이기 싫어하는 성격인 그가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처음이었다. 그녀의 입에 붙은 밥풀이 맛있어 보이고, 잘 때 공처럼 몸을 말고 자는 모습이 귀엽고, 아침에 퉁퉁 부은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빼앗길까 두렵고 끝이 날까 무서웠다.

원귀에 잡아먹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때, 오늘 보내는 하루가 마지막이라면 가장 아쉬운 것도 그녀였다.

오혜주.

강주원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일한 사람인 건 분명했다. 강주원이란 물통에 꼭 맞는 뚜껑이라고나 할까. 뚜껑이 없다고 물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없어지는 순간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감정은 이유가 되고 상황은 계기가 되었다.

그녀가 필요했다. 그녀를 원했다.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혜주를 옆에 데려다 놓을 수 있을까 궁리하던 주원은 문득 오늘 사귄 지 31일째라는 걸 깨닫고 픽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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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미쳤네, 강주원. 잘하면 혜주한테 싸대기 맞을 수도 있겠어.”

때리면 맞아야지. 성급하게 군다고 혼내도 어쩔 수 없다.

이미 강주원의 세계는 오혜주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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