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용사입니다. 둘이 뭐하는 거죠?
츕.
아인은 여성의 허리를 끌어안고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며 입술을 갖다댔다.
"으읍..."
그대로 침투할 생각이었으나 여성은 입을 꽉 다문 채로 쉽게 허용치 않았다.
그러나 이 행동은 아인을 더욱 열성적이게 만들었다.
"반항해보세요... 지금 딱 느낌 좋으니까."
너무 당하기만 하는 것도 재미가 없었다. 어느정도 뱐항이 있어야 재밌는 것이지.
찌걱-
아인은 몸이 경직된 채로 두 눈을 질꾸 감은 여성의 음부를 손가락으로 훔쳤다.
싫다고 말하는 주제에 녹진한 애액을 내뿜는 음부를 보니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잔뜩 젖었는데... 사실은 하고 싶으신거 아니에요?"
찰싹-
"하읏...?!"
아인은 여성의 둔부를 왼손으로 내리치며 사실은 즐기는게 아닌가 하고 슬쩍 떠 봤다.
허나 여성은 신음을 내면서도 격렬하게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그래, 뭐...
어차피 상관 없었다.
여성이 박히고 싶으면 역으로 살살 어루만지며 애달프게 만들 터였고. 끝까지 반항한다면 자비 없이 여성을 탐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아인의 목적은 여성을 괴롭히는 것이었으니까.
"슬슬 본격적으로 해도 될까요..?"
여성의 귓가에 가까이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 목소리에 여성은 최소한의 방어적인 대응으로 다리를 꼬며 음부를 가리고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래, 이거다.
아인은 다른 것도 아닌 여성의 두려움에 빠진 표정에서 쾌락을 느꼈다.
괴상한 성벽...
아니, 애초에 성욕 따위는 존재치 않으니 성벽이라고 볼 수 없었다.
취미.
이것은 괴상한 취미라고 볼 수 있다.
이윽고 아인은 잠자고 있던 자신의 아랫도리를 서서히 깨웠다.
엘프는 성욕이 없기에 아무리 성적인 자극을 줘도 성적 흥분으로인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기를 하거나 애액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엘프는 스스로의 의지로 자지를 발기 시키고 음부에서 애액이 세어나오도록 만들 수 있었다.
스으윽-
아인은 입고 있던 바지를 내리고 자신의 뻗뻗하게 선 자지를 여성의 가녀린 허벅지 사이에 비볐다.
작지도 크지도 않으며 적당한 굵기의 하얀 육봉.
하얀 육봉은 아인의 외모 처럼 깔끔했다.
그러나 아인의 행동은 그러지 못 했다.
꾸욱-
결박한 손을 거칠게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고. 여성은 아인에게 안기다 싶이 한 자세가 되었다.
스윽- 스으윽-
"제발..."
아인의 성기가 허벅지를 비비자 경직된 채로 애원했다. 허나 아인은 여성이 그럴 수록 만족감이 들 뿐이었고. 더 큰 쾌락과 즐거움을 원했다.
"이름이 뭐죠?"
느닷없는 질문. 그러나 여성이 아인의 질문에 답할 리가 없었다.
자신에게 못쓸 짓을 하고 있는 이의 질문에 그 누가 친절히 답해줄까.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아인은 예상했다는 듯이 눈웃음을 짓고선 손가락으로 여성의 음부를 애무하듯이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흐읏...!"
쾌감.
여성의 몸은 빌어먹게도 아인의 손길에 쾌락을 느꼈다. 여성은 그런 자신에게 짙은 혐오와 자괴감이 들었고. 쉽게 함락 당하지 않겠다며 더욱 의지를 굳혔다.
"후후, 야한 몸이네요. 강간을 당했다더니.. 사실은 당신이 꼬리를 친게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네요."
웃으면서 하는 말 치고는 내용은 퍽이나 좋지 못 했다.
만약 현성이 들었다면 역겨움에 경멸의 눈빛으로 적의를 들어냈을 터였다.
또한 당연하게도 여성의 반응은 곱지 못 했다.
꾸드득-
주변으로 퍼지는 살점이 뜯기는 소리.
여성은 하이에나가 죽은 시체를 파먹 듯이 아인의 목덜미를 물어 뜯었다.
아인이 여성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터였다.
후드득-
살점을 뜯긴 곳에서 피가 비 처럼 쏟아내리며 바닥을 적셨고.
"퉤-"
여성이 이빨로 물어뜯은 살점을 거칠게 뱉어냈다.
툭-
아인의 살점은 여지없이 바닥을 굴렀고. 아인은 붙잡고 있던 손을 풀고선, 살점이 떨어져 피가 흐르는 목덜미를 부여잡았다.
하지만 아인은 자칫하며 죽을 수도 있는 깊은 상처에도 오히려 광거어린 미소를 보였다.
"흐하하, 재밌네요... 이게 인생이죠. 맞죠?"
순수하게 즐겁다는 반응.
목덜미의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아인은 지금 이 상황에 커다란 쾌락을 느꼈다.
그래, 반항없는 상대를 괴롭히는건 재미가 없다. 이렇게 상대방이 죽기살기 식으로 반항을 해야 즐길 맛이 났다.
그러나 역시 아프긴 했다.
한 대 맞았으니, 자신도 한대 돌려줘야겠지.
퍽-
아인이 다리를 들어올리고는 그대로 앞으로 뻗었고.
쿵-
"하윽...!"
여성은 바닥을 구르며 괴로운 듯한 신음을 뱉었다.
화아악-
그리고 갑자기 아인으로부터 일구어지는 환한 빛무리에 고개를 들었다.
[위습]
고조된 어투로 나지막이 뱉은 말.
그러자 빛무리에서 작은 빛무리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빛의 정령 위습, 위습은 아인의 주변을 맴돌다가 상처에 스며들었고.
아인의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아으.. 으으.."
여성의 그 기이한 광경에 뒷걸음질을 쳤다.
욱한 마음에 벌인 행위이긴 했으나. 아인은 분명히 치명상을 입었었다.
그런데 왠 빛에의해 그 상처가 아물다니.
이것은 여성이 본래 살던 세계의 최고라 불리우는 의사가 와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말 그대로 여성이 가진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고. 여성은 이곳이 자신이 가진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계임을 깨달았다.
의식을 잃고 있던 시간을 제외하면 여성은 이 세계에서 고작 몇 시간을 보냈을 뿐이였다.
그렇기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고. 지금이 그 순간이였다.
"하하... 왜 내가 이런 짓을 당해야 되는데..?"
여성은 망연자실했다.
학생 때 부터 각 종 봉사를 하거나 적은 돈이라도 기부를 하며 살았다.
그러다 대학원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고. 신이라는 자를 만나 위험에 빠진 세계를 도와주라는 말에 혹해서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런 취급이라니.
여성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쓰디쓴 눈물을 흘렸다.
스윽.
"왜 울어요?"
아인이 어느샌가 다가와 울음을 터트린 여성의 뺨을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어투로 물어왔다.
허나 여성은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으음... 그렇게 있으면 재미가 없는데 말이죠."
울기만 해서는 재미가 없었다. 아까처럼 반항을 해줬으면 좋을텐데...
아인은 그런 생각을 품으며 여성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강제로 일으켰고. 여성은 머릿가죽이 뜯어질 듯한 고통에 울음을 잠시 멈추고 아인을 바라봤다.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기긴 했다.
그러나 오로지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자신을 모욕하고 겁탈을 한 남자를.
다른이에게 이런 감정을 품는 것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그 순간, 여성은 흐릿한 시야로 바닥에 누워 있는 누군가가 보였다.
잠에 듬듯한 남성, 여성은 그가 누구인지는 몰랐으나. 다른이가 있다는 사실 보다는 남성의 옆에 놓여진 검이 더욱 눈에 들어았다.
"이거 놔, 씨발 새끼야."
여성은 홀린 듯 검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로 아인에게 외쳤고. 아인은 여성의 말을 곧이 곧대로 따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성이 반항하기를 바랬기 때문.
오히려 여성의 그토록 노골적인 시선을 눈치채지 못 하는게 더욱 이상했다.
타닥-
자유를 되찾은 여성은 힘이 풀려 비틀거리는 와중에도 있는 힘껏 달렸다.
탁-
검의 자루를 손에 쥐고선 아인을 향해 겨눈다.
동시에 아인의 얼굴에 생기가 들었다.
터벅
터벅
서서히 다가오는 아인.
한 발자국 움직일 때 마다 성난 하얀 육봉이 흔들렸고. 여성의 그것을 혐오가 담긴 눈빛으로 바라봤다.
"다가오지마, 줫 같은 새끼야!!!"
경고의 의미.
살의를 품었으면서 흉기를 들고도 달려드지 않는 것이 이상할 법도 했다. 하지만 여성은 본능적으로 달려들면 당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후우... 다시 흥이 돋았으니까. 제대로 가죠."
고조된 억양.
여성은 검을 든 손을 미친듯이 떨었다.
아인이 코앞까지 다가오는 순간 까지도.
"이런 위험한건 내려놓죠."
탁-
철커덩-
아인이 검을 빼앗아 들고선 멀리 던져버렸고. 여성은 그것을 허망한 눈으로 바라봤다.
왜 휘두르지 못 한거지? 머릿속에 의문이 찾아왔으나 아인은 그건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텁-
아인의 손이 여성의 턱을 움켜쥐었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여성은 당황한 채, 그대로 아인의 혀가 침투하기를 허용해버렸다.
츄릅
츄륵
거칠게 입안을 희롱하는 뭉툭한 형체의 축축한 무언가.
여성은 그것을 이빨로 무찌르고자 했지만 아인의 눈빛을 보는 순간 겁을 먹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해볼거면 해보라는 눈빛, 그 눈빛의 뜻대로 했다가는 지금보다 더욱 거칠게 다뤄질 것을 말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흐읏..."
어디선가 흘러나온 신음.
이것은 아인이 아닌 여성으로 부터 나온 소리였다.
츄릅-
아인이 신음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격렬히 움직이던 혀를 회수했다.
"하으.. 흐읏.."
여성이 아쉬운 감정이 담긴 몽롱한 눈동자로 아인을 바라봤다.
아쉽다. 입안 곳곳을 누비던 아인의 혀가 사라지자 여성은 아쉬움을 느꼈다.
"흡."
불과 조금 전만해도 아인을 향해 살의를 품었으나, 여성은 순식간에 발정이라도 난 듯 역으로 아인을 덮쳤다.
아인은 처음엔 당황했으나 이내 여성의 저돌적인 모습도 나름 재밌다고 받아들여 능숙하게 혀를 얽혔다.
반면 여성은 자신의 변화에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아인과 입을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
분명 처음에는 싫었다.
혐오스러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온몸이 가려웠고. 소중한 곳에서 질척한 애액이 흘러나오는게 느껴졌다.
급기야 그토록 적의를 표했던 남성에게 입술을 맞추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성은 이것이 듀란이 먹였던 미약 때문임을 인지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이 맞았다.
듀란이 여성에게 먹인 약은 제국 내에서도 금지된 미약이었다.
일명 '며칠간의 기적'
이것을 먹은 이는 미약의 이름 그대로 며칠 동안 성적 흥분을 하기 쉬운 몸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미약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여성을 발정 시키는게 아닌, 몸을 예민하게 만들어 발정이 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었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제국에서도 금지시킨 약물이었다.
츄욱-
"하아.. 하아..."
여성은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 되어서야 찐득한 키스를 멈췄고. 못 다한 숨을 마저 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인도 처음 느껴보는 재미에 맛이 들린건지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역으로 당하는 것도 재밌네, 딱 이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인은 못 들은 대답을 듣고자 했다.
"이제는 이름이 뭔지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이름.
여성은 아인이 이름을 묻진 망설임 없이 입술을 움직였다.
"타치바나 이로하...에요."
타치바나 이로하, 여성의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