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용사입니다. 잡아먹히는 건가요?
쓰윽-
현성은 자연스레 커져버린 성기에 손길을 주는 적색 바람의 환생의 행위에 몸을 움츠렸고. 이 여자가 왜 이러는가 싶었다.
정말로 지금의 상황이 어쩌다가 이렇게 흘러가게 되었는 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저기.. 이건 쫌 아니지 않.."
"오랜만에 자지를 봐서 흥분했으니까 야박하게 굴지마라."
오랜만에는 무슨, 그것이 내가 이런 취급을 당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현성은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츄릅-
뒤에서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려온다.
혹시 지금 이 상황... 결국엔 잡아먹히는 결과가 나오는 걸까?
현성은 조금 전, 적색 바람의 환생이 칠흑의 늑대와 싸웠던 모습이 뇌리에 스쳐지나갔고. 만약 정말로 잡아먹으려고 들면은 순순히 잡아먹힐 수 밖에 없음을 느꼈다.
평범한 여자도 아니고. 무려 그런 괴물을 홀몸으로 쓰러트린 여자였다. 고작 공사판에서 벽돌이나 나르던 현성이 힘으로 벗어날만한 존재가 아니었고. 현성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앞에서는 여전히 에리엘이 자신을 유린하는 모습이 보이고, 이곳에서는 적색 바람의 환생이 자신을 유린한다.
현실과 무의식 속에서 유린 당하는 신세라니.
이것은 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현성의 아랫도리는 솔직했다.
적색 바람의 환생이 능숙한 손길로 몇 번 어루만져주니 금새 끈적한 액체를 뿜어냈고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봐라, 현성. 말은 그렇게 해도 몸은 즐기고 있지 않은가? 이건 많이 쌓였다는 증거다."
...
아니, 솔직히 말해서 많이 싸이진 않았다. 에리엘과 지난 며칠 동안 정사를 나누며 수도 없이 많은 정액을 내뿜었는데 쌓였을 수가 없었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자면 현성의 정력이 남아도는 것일 뿐이었고. 갑자기 적색 바람의 환생이 자지를 어루만지던 손을 거둬들이고는 현성을 놓아주었다.
이에 현성은 자연스레 품안에서 벗어났고. 슬쩍 뒤를 바라봤다.
휙-
그 짧은 순간에 적색 바람의 환생은 가슴 위에 입고 있던 갑옷을 벗어던졌고. 가슴을 가려주던 붕대를 풀고 있었다. 그리고 현성이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자, 그녀는 붕대를 풀던 것을 멈추고 다급히 현성이 손목을 붙잡았다.
"아앗, 도망가면 안 된다."
텁-
아, 잡혔다.
워낙에 짧은 순간에 잡혔던 지라 반응 조차 제대로 못 했다. 도망쳐봤자 보나마나 순식간에 잡혀서 끌려왔을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저희 평화롭게 대화로 해결하면 안 될까요?"
평화롭게 대화로.
현성은 어색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선뜻 말을 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자신과 적색 바람의 환생이 얼굴을 본지 불과 하루도 안 됐다. 물론 온종일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겨우 그런걸로 이런 상황으로 이어질만한 사이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현성은 여자가 들이댄다고 헤프게 받아들이는 남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름의 순정이 있었고. 그 순정은 지금은 반쯤 에리엘에게 넘어가버린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 비록 자지를 빨딱 세우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적색 바람의 환생은 기필코 잡아먹겠다는 듯 이미 확고한 눈빛을 보였고. 압도적인 힘으로 현성을 바닥에 강제로 눕히다 싶이했다.
그러고는 베시시 웃으며 짤막하게 말을 더했다.
"히히. 미안하지만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서라면 싫어도 해야 된다."
나가기 위해서라면 싫어도 해야 된다라니.
이것은 또 무슨 말인가 싶었으나, 이내 현성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았다.
정확히는 몰라도 이곳은 무의식 속의 세계. 어찌됐든 의식을 되찾고 깨어나기는 해야 했다. 주구장창 이곳에 머물 수는없지 않은가.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을 현성은 알 지 못 했고. 그와는 반대로 적색 바람의 환생은 그 방법을 아는 듯 했다.
다만 현성은 이 상황이 영 내키지 않았다.
"...그냥 나가면 안 될까요?"
그렇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넌지시 물었고. 이에 적색 바람의 환생은 눈썹을 한데 모으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냥은 못 나간다. 이곳에서 나가려면 나와의 교감을 통해 나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 해야만 한다."
이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현성은 마찬가지로 눈썹을 한데 모았다.
이곳에서 나가려면 교감을 통해 적색 바람의 환생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굳이 그렇고 그런 짓을 하지 않더라도 대화를 통해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왜인지 약을 파는 듯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면 굳이 이런짓 안 해도 되잖아요."
"앗..."
현성이 얼굴을 찌푸리며 지적을 하자, 적색 바람의 환생은 딴청을 피우며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고. 자신은 모르는일이란 듯 은근슬쩍 못 들은 척 휘파람을 불었다.
그리고 현성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뚱한 표정으로 적색 바람의 환생을 노려봤고. 그렇게 잠깐동안 그 노골적인 시선을 받아내던 적색 바람의 환생은 급기야 배 째라는 듯이 역으로 큰소리로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으읏..! 그치만 엄청 오랫동안 참아왔단 말이다! 간만에 자지맛 좀 보겠다는데 남자가 되서 그러면 쓰나!?"
오랫동안 참아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현성은 머리가 띵했다.
하긴, 이런 공간에서 홀로 있으면 성욕을 해소하기는 힘들 터였다. 특히 여자라면 말이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이해는 하겠는데.
"그게 내 알 빠는 아니잖아요?!"
그냥 교감이고 뭐고 간에 처음부터 오로지 섹스를 하겠다는 집념 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저 말은.
"시끄럽다, 그냥 자지만 세우고 있으면 금방 끝낼거니 가만히만 있어라!"
"으윽.?!"
적색 바람의 환생은 얼굴을 잘 익은 딸기 마냥 잔뜩 붉혀서는 가슴을 가리던 마지막 남은 옷가지였던 붕대까지 풀어해쳤고. 곧바로 등을 보이며 전투적으로 현성의 가슴팍에 올라탔다.
그렇게 현성은 그녀가 자신의 성기에 무슨 짓을 하는지 볼 수 없게 되어버렸고. 현성은 당황을 금치 못 했다.
아무리 성에 굶주렸어도 그렇지 이것은 흡사 강간이 아닌가. 현성은 최대한 안간힘을 짜내며 발버둥 치고자 했지만, 적색 바람의 환생에게는 그저 귀여운 애교일 뿐이었다.
꾸욱-
그러나 현성은 적색 바람의 환생이 겨우 다리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 제압 당해버렸고. 그저 밑에 깔린 채로 끙끙 거릴 뿐이었다.
스윽-
이윽고 적색 바람의 환생은 현성의 발기한 자지를 세상 소중하게 손에 움켜쥐웠고. 한 손으로 쥐고도 아직 반이나 남은 길이에 감탄했다.
이것이 과연 자신의 음부에 들어갈까 싶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성욕을 참아왔기에 설령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뱃속이 가득차서 뜨거워지는 감각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을 뿐이었다.
물론 적색 바람의 환생은 에리엘 처럼 이 흉기와 다를 바 없는 자지를 곧바로 뻑뻑한 보지에 박아버릴 생각은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엘프 처럼 마음대로 애액을 분비할 수 없었고. 몸을 달아오르게 하여 자지를 보다 부드럽게 삼킬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사실 이미 음부를 감싸고 있는 붕대가 축축하게 젖어버리긴 했지만, 겨우 그 정도 젖어서는 현성이 자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간만의 섹스인만큼 최대한 오래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긴 있었다.
어찌됐든 적색 바람의 환생은 잡생각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슬슬 마음껏 현성의 자지를 맛 보기로 했다.
스윽-
"하으... 이 냄새 얼마만인가 몰라.."
슬쩍 얼굴을 가까이하니 습하고 뜨거운 열기와 함께 역하면서도 야한 냄새가 몰씬 풍겨옴에 적색 바람의 환생은 그것만으로도 몸이 정상적이지 않게 되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혀를 쓱 내밀어 굵은 기둥의 아랫부분부터 윗부분까지 느릿느릿하게 핥으며 천천히 자지의 맛을 음미했고. 이에 현성은 뜨거우면서도 자극적인 촉감에 허리를 흠칫 떨며 호들갑을 떨었다.
"자.. 잠깐?!"
"가만히 있어. 누나가 알아서 기분 좋게 해줄테니까..."
대놓고 스스로를 누나라 지칭하며 강간범이나 할 법한 대사를 자연스럽게 읊는다.
혹시나 했는데 정말로 자신이 잡아먹히고 있음에 현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고. 그러면서도 성기를 감싸는 따뜻한 손의 감촉에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았다.
억지로 당하고 있는데도 몸은 솔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남자의 자지였고. 현성은 그에 충실할 뿐이었다. 그리고 현성은 이것은 절대로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자위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와 동시에 서서히 몸을 점령해오는 쾌락에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문득, 현성은 머릿속에 한가지 말이 떠올랐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뭔가 되게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였지만, 이미 몸은 쾌락에 넘어간지 오래였고. 정신은 언제 쾌락에 넘어갈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갔다가는 분명 에리엘에게 넘어갔던 것 처럼 되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그렇게 될 빠엔 처음부터 즐기는게 어떨까?
물론 이것이 말도 안 되는 개소리임을 알지만 상황이 그렇다 보니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고. 그녀의 장단데 맞춰주는 것이 나쁘지 않을 선택일 터였다.
그렇게 현성은 잠깐동안의 신중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고.
"저.. 저기.. 적색 바람의 환생 씨?"
계속해서 상체를 숙여 자신의 자지에 뜨거운 숨결을 뱉고 있는 적색 바람의 환생의 등을 툭툭 치며 말을 걸자, 그녀는 바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는 몸을 돌려 현성을 마주했고. 그러자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넘치는 탄력을 자랑하며 현성의 두 눈에 담겼다.
햇빛에 태운 듯한 구릿빛의 가슴은 그녀의 야생미를 담아냈고. 딱딱하게 발기해버린 유두는 거무티티하면서도 함몰되지 않고 좋은 형체를 가졌기에 오히려 섹시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에 현성은 적색 바람의 환생의 젖가슴을 당장이라도 입안에 머금고 싶은 충동이 올라와 순간적으로 두 눈을 감았고. 그런 현성의 모습에 그녀는 마치 귀여운 생물을 보는 것 처럼 입꼬리를 올리더니 장난스레 웃으며 넌지시 말을 건냈다.
"생긴건 여자 몇 명 후리고 다닐 것 처럼 생겼는데, 정말 쑥맥이 따로 없네.. 귀엽게시리.."
"으윽.."
익숙치 않은 다소 성희롱의 성격을 띄는 말에 현성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고. 적색 바람의 환생은 그 모습 마저 마음에 들었던 건지, 급기야 현성의 손을 끌어 당겨 자신의 가슴 위로 얹고는 강하게 짓눌렀다.
그러자 부드러우면서도 좋은 탄력을 가진 봉긋한 가슴에 손이 묻어지면서 뭉글뭉글하면서도 탄탄한 가슴의 감각이 손 전체를 감싸안았고. 현성은 머리속이 새하얘지는 듯 했지만, 이내 제정신을 차리고선 본래 하려던 말을 꺼냈다.
"저기.. 원하는 대로 할테니까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부탁.
적색 바람의 환생은 부탁만 들어주면 현성이 협조적으로 나오겠다는 말을 하니 흥미가 돋았는지 고개를 오른쪽으로 치우치며 귀를 쫑글거렸고. 현성은 마저 하던 말을 이었다.
"그... 부드럽게 가능할까요..? 가능하면 하나씩 가르쳐주면서.."
으음, 적색 바람의 환생은 뜻밖의 요구에 당황한 소리를 뱉었다.
그도 그럴것이 보통의 남자라면 거친 플레이를 원하는게 정상일텐데, 현성은 오히려 부드러운 플레이를 해주길 바라고 있으니 이상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적색 바람의 환생은 호기심과 의문이 동시에 끓어올랐고. 그냥 옳다구나 현성을 잡아먹으며 됐지만, 자꾸만 목구멍으로 튀어나오려는 질문을 참지 못 하고 입밖으로 뱉어냈다.
"부드럽게라... 무슨 이유라도 있나?"
무슨 이유로 현성이 그런 플레이를 원하는걸까, 적색 바람의 환생이 반문하자 현성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연을 말했다.
"제가 에리엘이랑 할 때 마다 막상 본격적으로 삽입을 하면 허리를 조금만 흔들어도 순식간에 정신줄을 놔버리는 바람에 본능에 가까운 관계가 되더라고요..."
아, 현성이 솔직담백한 대답에 적색 바람의 환생은 단번에 이해했다.
확실히 그 둘이 관계를 나누던 모습 중, 자지와 보지가 제대로 결합하는 장면을 떠올리자면 본능에 가까운 느낌이 들긴 했다.
그런데 설마 진짜로 본능에 가까운 관계를 나눴었다니.
적색 바람의 환생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격한 행위만 했다면 부드러운 행위는 한 적이 없을테니 따지고 보면 현성은 아다나 다를 바 없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말이다.
되게 억지스러운 생각이었지만 적색 바람의 환생은 굳건하게 그렇게 믿으며 일방적으로 현성을 잡아먹고자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차근차근 하나씩 알려주며 본인의 취향에 맞게 현성을 길들이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으..."
생각만해도 온몸이 달아오름에 적색 바람의 환생은 간만에 살아 있음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앗다.
비록 죽은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런 사소한 것은 구태여 신경 쓰지 않았고. 그녀는 오히려 교태롭게 웃으며 손을 뒤로 뻗어 현성의 자지를 움켜쥐었다.
이런 흉측한 물건을 가진 남자가 아다나 다를 바 없다니, 이건 못 참는다.
적색 바람의 환생은 급격하게 입맛이 확 도는 바람에 입안을 가득 채워버린 침을 꿀꺽 삼키고는 교태롭게 입술을 핥고는 나긋나긋 입술을 벌렸다.
"우선 누나라고 불러볼레..? 그러면 부드럽게 가르켜 줄테니깐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