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Chapter 2. 아빠와 딸?
현성은 호롤로와 헬렌이 정말 부녀지간인지 의심이 들었다.
'그이' 라는 호칭, 그것은 절대로 부녀지간 사이에 쓸만한 호칭이 아니였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현성은 게슴츠레 눈을 뜨며 헬렌을 바라봤다. 헬렌은 그런 시선에도 여전히 무감각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 이가 저에 대해서 뭐라 말하지 않았습니까?"'
무뚝뚝한 말투, 현성은 호롤로가 자신에게 뭐라고 말하였는지 떠올리기 시작했다.
호롤로가 현성에게 부탁한 것은 자신의 딸을 임신 시켜달라고 한 것, 그러나 현성은 그것이 내키지 않아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호롤로는 드워프 족의 여자는 성인이 되고 5년안에 임신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하였다. 또한 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마법사와의 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현성은 이것을 헬렌에게 낯낯히 말해주었다. 그러자 헬렌은 예상했다는 듯이 슬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인상을 좁혔다.
"역시 그렇게 된거군요.."
"혹시 호롤로 씨가 제게 거짓말을 한 것입니까?"
헬렌의 반응에 현성은 곧바로 상황이 꼬이고 꼬엿음을 인지했다. 이 반응을 본다면 분명 호롤로의 말은 거짓 투성이였다. 이윽고 헬렌은 현성의 앞으로 유유히 걸음을 옮겨 다가왔다.
현성은 침대에 앉아 있었기에 헬렌을 올려다 보았고. 헬렌은 현성을 내려다 보았다.
가까이서 본 헬렌은 여전사와도 같은 강인한 분위기를 내뿜었고. 덥고 습한 곳에서 일을 하다 와서 그런 것인지, 온몸이 땀에 젖어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헬렌은 다소 야릇한 분위기까지 뿜어내고 있었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의식하게 된다. 현성에게 있어 헬렌은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이었기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헬렌은 현성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야말로 목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헬렌은 감정이 없어 보였다.
"그 이는 꽤나 괴팍한 성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드워프 무리에서 쫓겨나 이런 구석진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헬렌은 묵묵히 현성에게 호롤로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현성 또한 그것을 귀에 담아냈다.
괴팍한 성벽, 호롤로가 가진 괴팍한 성벽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무슨 성벽을 가지고 있길레 드워프 무리에서 쫓겨난 것인가. 그리고 헬렌과 호롤로는 도대체 무슨 관계인걸까. 아마 호롤로가 헬렌을 감금하고 있는 그런 극단적인 상황은 아닌 듯 했다. 헬렌이 망치를 약하게만 휘둘러도 호롤로는 비명도 못 지른 채 즉사할 것이 분명했으니 말이다.
"후우... 자세하게 얘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현성은 이번엔 헬렌에게서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호롤로에게는 헬렌과 대화를 나누어 보고 결정하기로 말해두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헬렌은 대화를 하는 선택지를 고름과 동시에 또 다른 것을 함께 곁들였다.
"으윽...?!"
스윽, 헬렌의 굳은살 박힌 손이 현성의 바지자랏과 함께 아랫도리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에 현성은 갑작스런 헬렌의 행동에 놀라며 손을 뿌리치고선 침대 위로 올라가 뒤로 물러섰다.
"가만히 있으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 쪽은 그저 즐기시기만 하면 됩니다."
"갑자기 무슨..."
대화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조금 전에는 호롤로가 괴팍한 성벽을 가진 존재라 얘기였으면서. 지금은 오히려 현성을 덮쳐오고 있었다. 하지만 헬렌은 설명을 덧붙이면서도 조금씩 현성에게 걸음을 옮겨왔다.
"그 이가 하는 말은 대부분은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그 이가 그로써 만족할 수 만있다면 말이죠."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호롤로가 한 말의 대부분은 거짓말이라면서, 그가 만족할수만 있다면 괜찮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거짓이고. 호롤로가 만족한다는 말의 뜻은 무엇이란 말인가. 현성은 도저히 헬렌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헬렌은 어느샌가 현성의 지척에 다가온 상태였고. 현성은 더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윽고 헬렌은 팔을 뻗어 현성의 머리 옆에 있는 벽을 강하게 짚었다. 현성은 헬렌의 박력 넘치는 행동에 질겁 겁을 먹어 몸을 움츠러 트렸다. 그리고 헬렌은 현성의 턱을 움켜쥐으며 자세를 낮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아름답지만 무감각한 얼굴, 허나 그렇지 못한 행동. 하지만 현성은 헬렌의 저돌적인 행동에 묘한 흥분감을 느꼈고. 잠자고 있던 아랫도리가 슬그머니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째서 이런 상황에서 흥분을 하고 있는 걸까, 현성은 순간 자신이야말로 변태적인 성벽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헬렌의 물음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슬슬 약효가 올라오지 않습니까?"
약효,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이윽고 현성은 순간적으로 호롤로가 요깃거리로 건내주었던 과일을 떠올려냈다.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던 과일, 현성은 그것을 두 개나 집어먹었다. 설마 거기에 미약을 발라둔 것일까?
현성은 호롤로가 자신에게 미약을 먹였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헬렌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에 재차 놀라움을 금치 못 했다.
"으윽.. 뭐에요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시는건데요..?"
현성은 미약에 당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순식간에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것을 똑부러지게 뱉어냈다.
일단은 헬렌과 호롤로는 절대로 부녀지간이 아님은 확신했다. 또한 둘은 꽤나 친밀한 관계임은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식으로 협력을 할 리가 없었다.
슥, 헬렌의 손이 아랫도리를 자극했고. 현성은 허리를 뒤로 젖히며 순간적으로 쾌락에 몸을 맡겨버렸다.
그저 살짝 손으로 어루만져졌을 뿐인데도 삽입을 한 것 마냥 성기가 반응을 해온다. 이미 현성의 몸은 약효로인해 한 없이 예민해진 상태였다.
"봐요, 그 쪽의 몸은 이미 즐기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미약을 먹였으니까..."
적의를 그대로 드러내는 어투, 현성은 헬렌을 그리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것은 뭐가됐든 간에 강간이었다. 그러나 현성의 몸은 약효에 쩔어서 앞으로 이어질 상황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현성은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 머리로는 헬렌을 뿌리치라 수없이 명령을 내리고 있었지만, 몸이 제멋대로 뇌에서 내려지는 명령을 거부했다.
이윽고 헬렌은 현성의 바지춤을 붙잡고 끌어내렸다. 그러자 바지에 감쳐저 있었던 현성의 흉기 수준의 거대한 자지가 모습을 드러냈고. 헬렌은 그것을 보며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었다.
무감각한 얼굴이었음에도 얼굴이 굳는 것만큼은 확연히 티가 났다.
"....상당히 튼실하시군요."
짧은 침묵 끝에 내뱉어진 말, 현성은 그 말에 얼굴을 붉혔고. 헬렌은 다소 당혹스러움을 숨길 수 없었다.
***
헬렌은 아직 남자의 것을 받아들인 적이 없는 처녀였다.
호롤로와는 성인이 되고나서 만나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되었고. 현재는 결혼까지 하였다.
하지만 드워프 족에게는 아주 커다란 하자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드워프 족의 남자는 성기가 없다는 것, 허나 드워프 족의 남자라고 해서 처음부터 성기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드워프 족은 예로부터 철과 불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 가히 신에 근접한 종족이라 불리었고. 드워프에게 있어 목숨 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망치였다.
그리고 그 망치가 바로 드워프 족 남성의 성기였다.
드워프 족의 남자는 태어난 순간 부터 성인이 되기 직전까지는 성기를 가지고 있다가, 성인이 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성기가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그것을 하룻동안 용광로에 담가놓으면 아만타디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단단한 망치로써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기에 드워프 족의 남자는 성인이 되는 순간 자연적으로 고자가 되었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번식 행위가 불가능했다.
어찌됐든 그러한 이유로 헬렌은 호롤로의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드워프 부부들 사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었기에,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법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드워프 족의 남자들 중에서도 성인이 되지 않은 뛰어난 남자의 씨를 얻어오는 것, 이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으나. 드워프 족은 종족의 유지를 위해 이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현재는 모두가 이것을 당연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딱 하나, 무조건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었다.
그것은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아기씨를 얻는 과정에서는 남편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이것이 전통이라고 하여도, 엄연히 남편이 있는 여자가 대놓고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는 행위였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화목한 가정사를 위해서 남편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은 당연시 되었다.
그러나 호롤로는 이러한 부분에서 괴팍한 성벽을 드러냈다.
헬렌이 드워프 족의 유망한 남자와 관계를 맺기로 합의한 날, 한참 두 사람이 침대 위에서 관계를 준비하던 도중에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며 호롤로가 떨어진 것이엇다.
이것은 절대적인 규칙을 깨는 행위, 당연히 관계를 맺는 것은 흐지부지 되었고. 호롤로는 그대로 다른 드워프들에게 잡혀서 추궁을 받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호롤로는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스스로 밝혔다.
호롤로는 얼척이 없게도 자신의 부인이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는 것을 봄으로써 흥분을 느낀다고 고백하였다. 이것은 흡사 관음증이라고 볼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이것은 드워프들 사이에서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고. 호롤로는 하루동안 이어진 드워프들간의 회의 끝에 추방을 당하였다.
그러나 헬렌은 그런 호롤로라도 진심으로 사랑하였기에 호롤로를 따라 드워프들이 모여사는 마을을 나와 이런 봉우리에 집을 짓고 살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현재, 헬렌은 천장에 작게 뚫려 있는 구멍을 의식하며 현성의 성기를 마주했다.
헬렌이 처음 보았던 남자의 성기는 호롤로가 천장에서 떨어졌던 날에 보았던 유망한 드워프 족 남자의 성기였다. 그것은 손가락 정도의 굵기에 망치의 손잡이 정도 쯤 되는 길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성의 성기는 헬렌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던 드워프 족의 성기 보다도 압도적으로 커다랬다.
다른 종족의 성기는 다들 이렇게 커다란가? 헬렌은 무의식적으로 그런 생각을 품었다.
그리고 헬렌은 과연 이것을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남편이 이것으로 만족할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자신이 있었다.
부디 호롤로가 기뻐하기를 바라며 헬렌은 마음을 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