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의 피바람이 몰아친 노은국의 적통 공주 송하는
하루아침에 절혼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목숨의 위협을 받고 세상에서 사라진다.
언제나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남편에 대한 마음마저 찢겨버린 채로.
그리고 5년 후.
한겨울 계곡물에 온몸이 피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되어 구해진 송하,
아니 효제는 자신의 과거를 잊은 채 서창 여각의 일원이자 남자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허나 원인 모를 연쇄 살인사건에 점차 깊숙이 휘말리면서
절대로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남자와 운명적으로 재회한다.
*
저벅저벅 다가오면 나직하게 말하는 선비의 묵중한 음성이 문득 효제의 귀를 곧장 파고들었다.
“그대가 효제가 맞소?”
훤칠하고 단단한 몸처럼 그 생김생김 역시 사내답고 준수한 헌헌장부.
효제는 머릿속이 웅웅하고 울리는 것만 같았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넓은 갓 아래로 고개를 기울인 선비의 검은 눈동자가 효제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저 검고, 깊으며 또한 그윽하였으니 마치 밤과 같았다. 효제는 흑암과 같은 그 눈빛에 일렁이는 제 가슴을 느꼈다. 눈가가 파르르 떨리고 숨이 바짝 말랐다.
머리가, 발끝이,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김신우,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지? 왜!
작가 신윤희(에드가)의 장편 로맨스 소설 『이혼공주』.
적으로 선 공주와 부마의 가슴 아픈 로맨스 『이혼공주』를 이제,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