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화
입영통지서가 도착했다
나이젤과 함께 별실로 돌아왔다.
성의 하녀들이 정리해둔 것인지, 별실 내부는 말끔했다.
침대 옆 테이블에 내가 가져왔던 물건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래봐야 시위를 풀어둔 활 한 자루와 화살 통, 패물을 담은 주머니와 루드비히 후작에게 받은 마력초 한 상자가 전부였지만.
침대 머리맡에 비스듬히 기대어뒀던 하샬르의 장검은 건드리지 않았는지, 그 위치에 그대로 놓인 채 약간의 먼지만이 얹혀 있었다.
하긴, 다른 물건이면 몰라도 타인의 검을 그 주인의 허락 없이 만지는 건 굉장히 무례한 짓이니까.
하녀들 입장에선 감히 건드리기조차 꺼려졌겠지.
맞은편 거치대에는 내 갑옷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숄 형태의 어깨 망토와 미늘 흉갑, 장갑과 스커트, 그 아래의 정강이받이까지.
갑옷의 미늘들은 사이사이에 끼어 있던 흙먼지와 녹이 모두 제거되어 금속 특유의 중후한 광택을 되찾았다.
망토와 스커트의 털가죽 역시 깔끔하게 닦아낸 듯, 부드럽게 가라앉은 털들이 윤기가 흐르며 반질거렸다.
땀 냄새와 비린내가 뒤섞여 스멀스멀 배어나던 꿉꿉한 냄새 역시 싹 사라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그 냄새를 없앤 거지.
이 갑옷을 입고 다닐 때 가장 거슬렸던 부분이었었는데.
나이젤과 사투를 벌일 때 갑옷을 입지 않고 갔던 것을 후회했었는데, 이 정도로 말끔해진 모습을 보니 차라리 여기 놔두길 잘했다 싶네.
그때 입고 있었던 가죽옷은 내 몸처럼 갈기갈기 찢어져서 결국 버려야 했으니까.
그래서 병실에 있던 동안엔 그곳에 비치되어 있던 흰색 천 옷만을 입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하샬르의 몸이 두꺼운 가죽옷에 너무 익숙한 탓인지, 이런 하늘거리는 옷은 영 거부감이 들어 상당히 불편했지만.
마침 거치대 옆 작은 선반 위에 새 옷 한 벌이 놓여있었다.
잘 무두질한 가죽 바지와 쇄골부터 가슴 아래까지를 가려주는 짧은 상의.
발끝 부분에 철판을 덧댄 튼튼한 가죽 부츠 한 켤레까지.
내가 입고 다녔던 옷과 비슷한 디자인이었지만 딱 봐도 훨씬 품질이 좋은 옷들이었다.
그러고보니 내 옷이 걸레짝이 된 걸 봤던 루드비히 후작이 비슷한 옷을 준비해주겠다고 했었지.
묘하게 날 잘 챙겨주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대체 무슨 생각일까.
기회를 봐서 물어보기라도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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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동안 입었던 환자복을 벗어 던지고 후작이 마련해준 바지와 상의로 갈아입었다.
다리를 감싸는 가죽의 익숙한 촉감이 드디어 옷을 제대로 입었다는 안심감을 전해주었다.
그래, 이게 진짜 옷이지. 바닥에 넘어지기만 해도 피부와 함께 찢어질 천조각 따위가 아니라.
아직 갑옷을 입고 다니기는 부담스러워서 장갑을 포함한 다른 갑옷은 그대로 놓아두었다.
방 한쪽에서 잡다한 짐을 정리하고 있던 나이젤이, 내가 옷을 다 갈아입은 모습을 슬쩍 확인하고는 손을 내려놓았다.
"갑옷은 입지 않으십니까?"
"아직 다리가 좀 욱신거려서. 당분간은 말 등에 싣고 가려고."
무리라도 했다가 회복이 늦어지면 골치 아프니까 말이야.
"말? 설마 제도까지 말을 타고 가실 생각이셨습니까?"
나이젤이 의아한 듯 반문했다.
"그럼 말을 타지 뭘 타. 설마, 걸어가야 해?"
이동용 전이문 따위가 존재하는 세계도 아니고, 말 밖에 없지 않나?
"당연히 마차를 타고 갈 겁니다. 모습을 보여서 좋을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아, 하긴 그러네. 제국의 영토에서 카`하르가 대놓고 돌아다녔다간, 마주치는 사람마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거나 칼을 뽑아 덤벼올 테니."
확실히 말을 타고 이동한다면 란덴부르크부터 제국의 수도까지 가는 동안 온갖 난리가 벌어지긴 하겠네.
내 생각이 짧았어.
"그 정도 수준이 아닙니다."
나이젤이 얼굴을 굳히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국 영토 내에서 아인종이 발견되면 곧바로 토벌령이 내려집니다. 카하르 역시 일단은 아인종, 근방의 모든 기사와 병사들이 하샬르 님을 노릴 겁니다."
"아인종이라고? 피부색만 좀 다르지 카`하르도 사람 맞는데?"
"제국 기준으로는 아닙니다."
나이젤이 제국의 입장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시작했다.
제국은 인류가 아닌 지성체들을 두 종류로 철저하게 구분 짓는다.
제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유사인종들과, 제국의 질서를 거부하고 인류를 습격하는 아인종들로.
그렇기에 제국은 유사인종들에겐 관대했고, 아인종들에겐 잔혹했다.
이 세상에서 아인종을 한 마리도 남김없이 없애는 것. 그것이 전 인류의 소원이었기에.
수많은 아인종들이 제국 기사들의 검에 멸종당했다.
오크, 거인, 인어, 미노타우르스, 오우거, 트롤 등.
결국, 아인종들은 뿔뿔이 흩어져 제국 밖으로 도주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하늘산맥 너머, 북부 설원의 수인족들이었다.
사시사철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는 설원에 나라를 세운 뒤, 아직까지도 하늘산맥을 넘나들며 끈질기게 제국을 공격하는 반인반수의 전사들.
그렇기에 제국의 영토에서 마주치는 수인은 셋 중 하나였다.
제국인의 노예이거나, 장대에 매달린 시체이거나, 몰래 숨어든 테러리스트거나.
미처 도주하지 못한 아인종들은 숲과 동굴, 던전 따위의 심처에 숨어들었다.
제국은 이들이 발견될 때마다 기사들을 파견해 모조리 도륙했다.
오직 인류만을 수호하기 위해 탄생한 국가. 그것이 칼 로스 제국이었다.
나이젤의 설명에 따르면, 카`하르 역시 제국의 기준으로는 아인종에 속했다.
제국을 적대하며, 서부인들을 습격해 죽이고 약탈하길 반복하니까.
생각해보면 웃기는 이야기지.
요정이나 난쟁이 같은 '유사'인종들은 아예 인간이랑 근본부터 다른 종족인 반면, 카`하르는 단순히 피부색이 다른 인간에 불과한데도 아인종 취급이라니.
정작 카`하르와 마주하고 있는 란덴부르크의 제국인들은 카`하르 역시 사람이란 사실을 인정하긴 한다지만.
사람으로 인정받은 이유도 어이없긴 했다.
하도 자주 마주치며 서로 죽여대다 보니, 다른 종족들과는 달리 짙은 피부색 빼고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던가.
그러니 내가 제국의 영토를 돌아다니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었다.
황제가 오르한의 화평 서신을 받아들여 준다면 카`하르 역시 최소한 유사인종의 하나로 편입되긴 하겠지만, 제국 전역에 그 소식이 퍼지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 테니.
마침 잘 됐다는 듯이, 나이젤이 아예 제국의 상식에 대해 강의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딱히 할 일도 없었으니 침대에 걸터앉아 그녀의 강의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아인종이라. 게임 속에선 그냥 토벌 퀘스트를 받고 찾아가 토벌하는 몬스터들이었는데, 이런 뒷설정들이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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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쯤 흘렀을까, 별실로 찾아온 하녀의 부름에 루드비히 후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마침내 황실의 답신이 도착한 모양이네.
설마 이제 와서 입학을 거절한다든가 그런 소릴 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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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당했네."
루드비히 후작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멍하니 서 있다가 황급히 되물었다.
"아니 왜? 이쪽이 먼저 굽히고 들어가 줬잖아. 그러면 받아줘야지, 여태까지 쭉 그랬잖아. 설마 카`하르랑 끝까지 싸워보기라도 하려고?"
제국이 그 정도로 카`하르를 불신하고 증오한다고?
이러면 계획이 완전히 꼬여버리는데.
머릿속이 실타래처럼 헝클어졌다.
이대로 오르도스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인간도살자들에게 언제 정체를 의심받을지 몰라 항상 긴장한 채, 그놈들처럼 계속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며 살아가라고?
싫어.
게다가 애초에 돌아간 시점에서 원작 결말을 맞이하거나, 노골적으로 날 보내버리고 싶어하던 형제들에게 결국 살해당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은데.
"제도 귀족들의 4할 이상이 반대했네. 카하르가 평화를 원한다는 말을 도저히 신뢰하기 어렵다고 하더군."
"그걸 이제 와서? 뒷사정까지 제대로 설명한 거 맞아?"
애초에 화친은 그냥 거짓말이고 망명하러 온 거라고 설명했었잖아.
내가 나중에 화친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증언해준다고도 했었고.
그런데도 굳이 왜, 제국의 손안에 들어온 아이샨기오르 직계혈족이라는 패를 내버리려 하는 건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답답함을 참을 수 없어 마력초 하나를 꺼내 불을 붙이고 깊이 빨아들였다.
다리의 상처가 약간 아파지긴 했지만, 그 대신 머릿속은 조금 맑아지는 것 같았다.
"...그 부분은 황제 폐하를 비롯한 대귀족들 몇 명에게만 전했네. 공공연히 알렸다가는 카하르가 곧 쳐들어올 거라는 소문이 제도에 퍼져 나가 제국이 더욱 혼란스러워졌을 테니."
루드비히 후작 역시 꽤 답답한 심정이었는지 마력초를 꺼내 손가락 사이로 굴려댔다.
"그 대귀족들이 동의만 해 주었다면 끝났을 일이었네. 허나 그들도 의견이 반으로 갈리더군."
"결국 그쪽이 일을 이상하게 처리했다는 소리잖아. 약속과는 다른데."
내 비아냥을 들은 루드비히 후작이 마력초에 불을 붙이고 머금었다.
깊게 파인 미간의 주름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내 책임은 아닐세. 귀녀가 문제야 귀녀가......"
내가 왜.
"귀녀의 악명이 높아도 너무 높네. 내 예상보다 훨씬. 대체 데인 쪽에서 얼마나 사람을 죽이고 다닌 겐가."
내가 안 죽였어. 그거 다 원래 하샬르가 저지른 짓이라고.
......아니, 나도 많이 죽였었지.
빙의당한 이후어쩔 수 없이저질렀던 짓들이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잖아.
그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겠지. 그것도 부하들의 손에.
"그 아이샨기오르 하샬르가 절대로 망명을 택할 리 없다고 하더군. 제국 남부와 관계있는 대귀족들이 특히. 마치 해가 지면 밤이 온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듯이 확신에 차서 말일세. 신을 찾는 사제들조차 그 정도의 믿음을 보이긴 힘들 걸세."
"그래서, 그냥 돌아가라고?"
목소리가 절로 거칠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가라고?
절대 그럴 수는 없어.
절대로.
"아, 그건 아닐세."
뭐?
갑자기 말을 바꾼 루드비히 후작이 한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겉면에 제국어가 빼곡하게 적힌 종이었다.
"그들이 제시한 협상안일세. 읽어보게나."
협상안을 건네받아 읽어보았다.
아니, 읽어보려 했다.
"......못 읽겠는데."
애초에 제국어를 배운지 이틀밖에 안 됐다.
몇몇 문장들은 알아보겠는데, 처음 보는 단어들이 너무 많았다.
"아. 실례했네. 그러고 보니 귀녀가 제국어를 제대로 익히기엔 시간이 상당히 부족했겠지. 워낙 일이 많다 보니 그만 잊고 있었네. 이리 주게나. 설명해주겠네."
루드비히 후작이 협상안을 다시 돌려받았다.
이거 불편해서 안 되겠다. 하루빨리 제국어를 다 익히든가 해야지.
"자질구레한 수사는 제외하고......여기, 본론만 말해주겠네."
루드비히 후작이 협상안의 핵심 내용만 요약해 설명해주었다.
다음과 같은 조건 하에 아이샨기오르 하샬르의 망명 및 렘넌트 아카데미 입학을 허가한다.
첫째.
제국인 및 이종족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건 당연하니 넘어가겠네. 유혈사태로 번지지만 않으면 되네."
둘째.
물의를 일으킬 시 제국법에 의거해 체포, 처벌받는 것에 동의한다.
"...이것도 특례입학생이면 당연한 일이고."
셋째.
카`하르가 공격해올 시, 즉시 소집명령에 따라 제국군 소속으로 참전하는 것에 동의한다.
"...일단은 화평교섭을 명분으로 찾아왔으니 당연히 귀녀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일세."
넷째.
렘넌트 아카데미 졸업 이후, 제국군에 편성되어 오 년간 북부전선에서 종군해야 한다.
"...원한다면 이 부분은 내가 동부전선으로 바꿔줄 수는 있을 것이네."
다섯째.
아이샨기오르 하샬르로 인해 발생할 모든 피해는 그녀의 후견인, 루드비히 빌헬름 폰 란덴부르크 변경백이 책임지는 것에 동의한다.
"이건 넘어가지."
여섯째.
망명 이후 동부로 돌아가려는 의도를 보일 시, 첩자로 간주해 즉각 체포 및 구속 처분이 시행될 수 있다.
"귀녀도 당연하다 생각하겠지? 베렝게리아를 넘기도 전에 붙들릴 테니 시도도 하지 말게나."
엄청나게 심각하게 말하던 것 치고는, 넷째 조항만 빼면 그럭저럭 애초부터 감수하려 했던 수준이었다.
넷째 조항 역시 동부전선으로 바뀐다면 뭐 여기서 한 5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았고.
망설임 없이 지장을 찍었다.
"생각보다 별것 없지 않아? 제국이 절대 허가해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말하더니, 이 정도면 그럭저럭 납득할만한 조건인데."
신뢰할 수 없는 위험인물을 제국 수도에 받아들이는 일인데, 이 정도 조건이면 오히려 관대한 것 아닐까.
항상 구속구를 차고 다녀야 한다든가, 감시인원들과 같이 생활해야 한다든가, 그 정도까지 각오하고 제국을 찾아온 것이었는데.
정작 협상안의 내용은 기본적인 것만 잘 지키면 크게 간섭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라니.
사실상 5년간의 군 생활만 제대로 한다면 흔쾌히 제국인으로 인정해주겠다는 소리였다.
괜히 걱정했네.
차라리 수인들처럼 제국의 눈을 피해 다니며 몰래 숨어 살기라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체 뭐 하러 이렇게 뜸을 들여가며 겁을 준 거야.
후작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내민 협상안을 건네받았을 땐, 솔직히 말로만 듣던 신체 포기 각서라도 되는 줄 알았다.
"이럴 거면 뭐 하러 그렇게 심각한 어조로 분위기를 잡던 거야? 그냥 처음부터 이 협상안을 보여줬으면 그만이었잖아."
"귀녀가 당혹해하는 모습을 좀 보고 싶었거든."
"...뭐?"
루드비히 후작이 짙은 마력초 연기를 뿜어내며 씨익 웃었다.
"지금 귀녀 심경이, 나이젤 경과 귀녀가 병실로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느꼈던 바로 그 심정일세. 이제 좀 이해하시겠나?"
나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뻐금거리다 울화가 치밀어 주먹을 움켜쥐었다.
"나랑 장난하자는 거야?"
"흐음? 그 손은 뭔가. 설마 지금 제국에 물의를 일으키며 귀녀의 후견인까지 공격하려는 겐가? 벌써부터 협상안을 어기려 들면 곤란하네만."
후작이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협상안을 툭툭 두드리며 슬쩍 고개를 쳐들었다.
유쾌한 듯 호선을 그리는 눈썹이, 확 밀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아니꼬웠다.
부들부들 떨리던 주먹이 갈 곳을 잃었다.
그래. 어쨌든 날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덕분에 이렇게 제국에 망명할 수도 있었잖아. 이 정도 장난 한 번이야 참아줄 수도 있지.
"그렇다고 그저 농담삼아 그렇게 말했던 건 아닐세. 제국 귀족들이 귀녀에 대해 얼마나 강한 경계와 반감을 품고 있는지를, 귀녀 역시 똑똑히 명심해두길 바라기에 한 말이기도 하네. 그러니, 아무쪼록 처신에 주의를 기울이게나."
루드비히 후작이 진지한 어조로 충고했다.
틀린 말은 아니기에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노력해볼게. 그래서, 그것만 지키면 된다 이거지?"
"이것 외에도 감시에 대한 동의라던가 잡다한 조항이 있긴 하네만...그건 내 재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후작이 둘둘 만 협상안을 서랍에 넣은 뒤, 오른손을 건넸다.
"그럼, 제국에 온 것을 환영하네."
나는 기껍게 그 손을 마주잡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어느덧 15화가 되었네요.
손가락이 스무 개쯤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글 쓰는 속도가 두 배는 빨라졌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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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3:00
후반부 내용을 조금 다듬었어요.
대사가 별로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