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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의 첫사랑을 타락시켜 버리면-41화 (41/135)

41화

[그놈이 신관이기를 거부한다면? 그리고 온전히 너만을 믿는 신자가 된다면?]

“히론. 그건…….”

[그럼 믿을 수 있겠느냐?]

카리나는 두 손을 말아 쥐었다.

히론의 말인즉, 르네거가 아포칼리타에 입적해 카리나에게 목숨을 바친다면 받아들일 수 있냐는 뜻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히론의 추측대로 카리나가 ‘걱정’하는 르네거의 배신은 막을 수 있었다. 변심은 곧 죽음이요, 아포칼리타는 잔혹했으므로.

‘그래도…….’

잘 모르겠어.

카리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떼어지지 않던 입술을 떼어 냈다.

“지금 일어난 일이 아니잖아.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아.”

[대답을 피하는 것이냐?]

“이제 그만.”

[알았다.]

히론은 혀를 집어넣으며 다시 바닥으로 내려갔다. 카리나는 그런 그에게서 시선을 거둔 후 양팔을 내려다보았다.

상처가 가득한 팔.

본래의 회복력이었다면 진즉 매끈한 팔로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깊게 파인 상처는 나을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정말 많이 다치긴 했네.”

자일의 독 때문일까. 카리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르네거 놈에게 치료를 받거라.]

“말하지 않아도 그러려 했어.”

[며칠만이라도.]

“며칠?”

카리나는 놀라 히론을 바라보았다. 히론은 묵묵히 대꾸했다.

[네 몸이 다 나을 때까지 난 이곳을 나가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단단히 결심한 듯싶었다. 카리나는 짧게 혀를 찼다.

“그러다 내가 널 두고 가면 어떡하려고?”

[……두고 갈 생각이냐? 날?]

그의 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카리나는 역시 조소하며, 손가락 두 개를 활짝 펼쳤다.

“이틀.”

쐐액. 히론의 숨소리가 들렸다.

“그 이상은 안 돼. 이틀 후에 바로 나갈 거야.”

[이틀 동안 치료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가 그럴 리 있겠니.”

카리나는 짧게 대꾸했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르네거와 입을 맞춰 피를 섞으면, 그의 성력이 몸 안으로 들어와 내상이 회복된다. 그뿐이랴. 목의 상처도 그의 숨결 한 번이면 피가 멎을 정도였다.

그의 손을 잡으면 피에 섞여 있는 독기가 가라앉았고, 그의 품에 안기면 오염된 심장이 정화되었다.

이런 면모만 보면 그를 옆에 두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테지만…….

‘왜 이러는 건지.’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는 마음에, 카리나는 머리를 헝클었다. 이마에 손등을 올리고 천장을 올려다본다.

라템의 본거지인 대신전답게 이 작은 방에도 곳곳에 신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바다신의 형상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는 주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다. 모두 다, 인간을 닮은 그림들.

이들은 단 한 번도 신을 본 적이 없을진대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걸까.

애초에 왜 신이 인간과 같은 모습이라 생각하는 걸까. 사실은 저런 모습이 아닐 수도 있잖아. 상상화도 정도껏 해야지. 카리나는 그런 생각을 이어가며 조소를 흘렸다.

이때였다.

“아.”

벌컥 문이 열리더니, 작은 트레이를 들고 있는 르네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다소 멍한 표정으로 누워 있는 카리나와, 그 옆에 똬리를 틀고 있는 히론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계셨군요.”

환하게 웃으며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충만함이 가득했다.

흐음.

카리나는 옆으로 몸을 눕히며 르네거를 바라보았다.

“내가 여기 있는 게 이상하다는 뜻 같은데?”

“아니, 아닙니다.”

트레이를 내려놓은 르네거는 빠르게 손을 저었다.

“그저…… 나가 버리셨을까 봐. 그래서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반쯤 숙였다.

흐으음.

카리나는 비음을 내며 눈을 사붓 찡그렸다.

그는 새하얀 사제복을 입고 있었다. 색이 있는 건 성직 칼라밖에 없었는데, 바다의 색을 따 온 듯 짙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마치, 그의 눈동자 색처럼.

“하지만 계셔서 다행입니다.”

기다란 손가락이 서로 얽혀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새하얀 손등 위에 서 있는 푸른 핏줄도.

지나치게 깨끗한 옷차림의 그였지만, 그의 머리칼은 새까맣기 그지없었다.

새까만 흑발, 새빨간 입술, 새하얀 목덜미까지. 묘한 배덕감이 일 정도로 금욕적인 모습이었다.

카리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르네거의 열리는 입술을 바라본다.

“사흘이나 누워 계셨습니다.”

“히론이 말해서 알아.”

“괜찮으신 겁니까?”

“아니. 아파.”

“네?”

르네거는 튕기듯 고개를 들어 올리며 되물었다. 그의 커다란 눈이 카리나의 몸 곳곳을 훑었다. 카리나는 재차 웃음을 터뜨렸다.

[안 아프다. 엄살 부리는 거다.]

“히론, 넌 저리로 좀 가.”

그녀는 히론의 꼬리를 밀며 비죽였다.

“뭐, 라템까지 무사히 왔고, 나도 일어났으니…….”

카리나는 손에 턱을 괴며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이제 우리는 맹약을 풀어야지.”

그녀의 말에, 르네거는 눈에 띄게 동요했다. 그는 떨리는 시선으로 카리나의 손과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맹약의 증표가 남아 있는, 손을.

“그……렇습니다.”

“왜, 아쉽니?”

그는 입술을 짓씹으며 고개를 돌렸다. 목젖이 떨리는 것으로 보아 카리나의 말이 정답인 듯했다.

카리나는 피식 실소를 흘리며 손에 턱을 괴었다. 르네거를 비스듬하게 바라본다.

“네 생각을 말해 봐. 혹시 아니? 내가 아량을 베풀어 줄지.”

그녀는 보다 비죽거리는 비소를 입에 얹으며 말했다.

저 경건한 성기사를 있는 대로 골려 주고 싶다. 지독한 마음이 그녀의 가슴에서 솟구쳤다.

“저는…….”

르네거는 꽉 잡았던 손을 느슨하게 풀었다. 굵은 목젖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당신이 이곳을 나간다 해도, 받아들일 겁니다.”

그는 느린 숨을 뱉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

“저를 완전히 버리지는 말아 주십시오.”

애걸하는 어투였다. 마치 무릎을 꿇고 상대의 발을 묶어 두고 있는 것처럼, 비굴하게 매달려 있는 것만 같았다.

이런 반응까지 원한 건 아니었는데. 카리나는 짧게 혀를 차며 손을 풀고 다시 드러누웠다.

“이틀 뒤에 풀어 줘. 그동안 네가 날 치료해 줘야 하잖니.”

르네거의 고개가 정면으로 돌아왔다. 그는 다소 커다래진 눈으로 카리나를 바라보았다.

“맹약이 풀린 상태에서 네 피를 받으면 나보고 죽으라는 소리잖아?”

“아. 그러네요.”

그는 피어오르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곱게 들어 올려진 입술은 지나치게도 해맑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조금의 거부감도 묻어 있지 않은 대답을 들으며, 카리나는 히론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어차피 그놈은 널 좋아하고 있지 않느냐? 네가 함께하자 말만 하면 성서를 버리고 달려올 놈일 텐데 말이다.

카리나는 히론의 말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완전한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당장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놓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으니까.

“르네거.”

카리나는 르네거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의 상처가 아파.”

그녀의 손등에는 깊지 않은 상처가 가 있었다.

하지만 르네거의 눈에는 그 어떤 것보다 아파 보이는 듯, 그는 빠르게 카리나에게로 다가왔다.

“치료해 드릴까요?”

카리나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는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카리나의 입매가 보란 듯이 치켜 올라갔다.

“핥아 줘.”

르네거의 고개가 아래로 내려갔다.

그의 뜨거운 입술이 카리나의 손등에 닿았다.

입술의 부드러운 감촉이 까끌까끌한 상처의 면을 훑었다. 물컹한 혀가 손등에 묻은 피를 핥기 시작했다. 아릿한 감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뜨겁고도, 환한 기운. 상처를 통해 밀려오는 감각에 카리나는 때아닌 황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핥고 있는 것은 그녀의 손등일진대, 이상하리만큼 다른 부위가 저릿거렸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쭈뼛거리는 느낌이었다. 발끝이 절로 말렸다.

르네거의 입술이 손등을 넘어, 손목까지 올라왔다. 그는 카리나의 팔 안쪽 살을 자분거리며,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르네거.”

그는 대답 대신 감고 있던 눈을 들어 올렸다.

커다란 눈매에 담겨있는 새파란 눈동자가 카리나를 향해 번뜩였다.

그녀는 그런 르네거의 뺨에 천천히 손을 댔다.

“자일과…….”

그녀의 손이 르네거의 입술을 훑었다.

“싸워 보니 어때?”

그녀의 손끝에 다시 입을 맞춘 르네거는, 이내 기울였던 몸을 일으키며 그녀와 멀어졌다.

“다음번에는 더 분발하겠습니다.”

“다음번?”

카리나는 작게 웃었다.

“내가 시키면 또 싸울 거니?”

“당신이 원하신다면.”

그의 시선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과거 그가 보여 주었던 맹목적인 신앙처럼, 맹목적인 감정이 그 커다란 두 눈 안에 가득했다.

“그러다 네가 죽을 수도 있을 텐데.”

“이제 곧 맹약을 풀 테니, 제가 죽어도 당신께 피해가 가지 않을 테지요.”

그는 카리나의 손목을 잡았다. 세지 않게, 그러나 그녀가 쉽게 뿌리 칠 수 없게.

“그리고 저는 죽지 않을 겁니다.”

그는 느리게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손바닥, 맹약의 문양이 새겨져 있는 곳에 입을 맞춘다.

“당신이 있는 곳, 그 하늘 아래에서 살고 싶으니까요.”

그의 몸이 다시금 기울어졌다. 조금 더 가까워진 그들 사이에는 달뜬 숨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입을 맞춰도 되겠습니까?”

그는 카리나의 목덜미를 쓸며 말했다. 뜨거운 체온이 그녀의 몸 곳곳에 퍼졌다.

“물론, 치료를 위해서요.”

그의 입술 끝이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그 모습이 지나치게 배반적이라, 카리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손을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다.

“언제는 묻고 했다고 그러니.”

그녀는 르네거의 뒷목을 그러당겼다.

“열심히 해 보렴.”

그의 몸이 그녀의 위로 쓰러졌다. 뜨거운 숨이 살 곳곳에 닿으며 내려갔다.

* * *

-교리에 반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을 하는 것은, 신의 말씀을 어기는 일이 아닙니까?

-혹, 수장님께서 인간을 멋대로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입니까?

르네거의 말을 떠올리며, 스벤은 두 주먹을 바르쥐었다.

그는 마른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 내렸다. 거친 피부의 감촉이 닿았다. 얼핏 눈가를 더듬으니 깊어진 주름이 느껴졌다.

그래. 자신은 늙었다.

제아무리 성력과 치유력을 품고 있는 몸뚱이라 한들,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다.

그는 삶의 끝자락에 서 있었고, 곧이어 신의 곁으로 갈 운명이었다.

한데 이런 때에…….

‘차기 수장이라 생각했던 르네거 놈이 변해 버리다니.’

르네거 라템이 누구였던가.

바다신의 아들이자 라템의 상징. 라템 일족의 믿음에 주축이 되는 인물이 아니었던가.

신자들이 그를 이만큼 추앙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이가 누구인데. 내가 너를 그렇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이대로 둘 수는 없다.”

스벤은 마른침을 삼키며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단 말인가?

르네거에게는 아포칼리타와의 친분을 알려 사형에 처하겠노라 겁박을 했었지만, 사실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라템의 상징이라 할 정도로, 라템의 신관들뿐 아니라 신자들 사이에서 르네거의 인기는 하늘 높이 찌르고 있었다.

한데 이런 상황에서 그가 아포칼리타와 결탁을 했다고 알린다면.

르네거에 대한 실망, 더 나아가 라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렇기에 르네거를 쉽사리 처벌할 수 없었다.

대체 어떻게.

어떻게 해야…….

스벤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목 끝까지 치달아 그의 입안을 텁텁하게 만들었다.

이때였다.

“암요. 이대로 두었다가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될 테니까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벤은 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문이 열려 있어 들어왔습니다. 노크를 해도 듣지 못하실 정도로 집중해 계시는 것 같아서요.”

“……아힌 경.”

아힌 데이펜. 데이펜의 수장인 페넬로피의 최측근인 이였다.

“아, 참고로 저는 르네거가 있을 때부터 바깥에 있었습니다.”

스벤은 미간을 깊게 좁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아힌 데이펜에게 르네거의 변심을 들켜 버리다니. 스벤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아힌을 살펴보았다.

“엿듣는 것이 취미일 줄은 몰랐소만.”

“바람은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요.”

아힌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스벤은 더욱 인상을 구겼다.

저 말인즉슨 바람의 정령왕을 이용해 모든 대화를 엿들었다는 뜻 아니던가. 스벤은 숨을 천천히 내뱉었다.

“길게 말하는 것은 사양하겠소.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정 없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아힌은 어깨를 으쓱 올리며 접견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일단 인사부터 드리지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평안하셨는지요?”

아힌은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스벤은 그의 손을 잡아 주지 않았다.

“데이펜의 수장은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만. 왜 경은 돌아가지 않은 것이오?”

스벤은 날카롭게 말했다. 아힌은 넉살 좋은 얼굴을 하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려고 했는데, 아시다시피 페넬로피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말입니다. 숙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는 널찍한 소파 위에 몸을 앉혔다. 다리를 꼬고, 몸을 비스듬하게 젖히며 어깨까지 오는 은발의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르네거가 돌아왔지 않습니까.”

스벤의 입매가 굳었다. 그 변화를 눈치챈 양, 아힌은 작게 조소했다.

“하다 하다 아포칼리타라니. 아포칼리타의 괴물을 은인으로 여기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닙니까?”

“그것은 나 역시 동의하는 바요. 하지만 라템의 일인 터. 데이펜은 이 문제에 관여할 자격이 없소.”

스벤은 단호하게 아힌의 대화를 잘라 냈다. 그러나 아힌은 물러서지 않았다.

“관여할 자격이라…….”

아힌은 피식 실소를 뱉었다.

“왜 그리 섭섭한 말씀을 하시는지.”

“아힌 경.”

“제가 데이펜의 수장님을 마음 깊이 사랑한다는 것쯤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알고 있다. 눈앞의 남자, 아힌 데이펜이 페넬로피 데이펜에게 자행하는 기이한 집착을 모르는 인간은 없으리라. 스벤은 묵묵히 경청했다.

“그토록 아끼는 수장님이 르네거 때문에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얼마나…….”

“…….”

“화가 나겠습니까.”

아힌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무릎 위에 손을 얹었다. 그의 날카로운 눈매가 서늘한 빛을 머금었다.

“대강 듣자 하니 르네거 놈이 변심을 한 것 같던데.”

아힌은 느리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조소가 걸려 있는 입매는 한껏 비틀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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