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화. 베나즈
베르융 오르테는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이어 쓰고 있던 투구를 벗어 바닥에 내려놓은 그는 다소 착잡한 표정으로,
바로 앞 차갑게 식은 시체의 눈을 손수 감겨주었다.
젊은 여기사였다.
형편이 좋지 못한 가문에서 태어났는지 걸치고 있는 갑옷은 그리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기사가 된 것을 보면, 그만큼 그녀가 출중했단 소리겠지.
그래서 더 아쉽다.
가문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기 위해 이런 의미도 없는 전투에 참여해야만 했을 그녀가.
윗자리를 깔고 앉은 자들의 이익놀음에 말로써 철저하게 이용당했을 그녀가.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함을 그리던 베르융은 곧 그녀의 허리띠에 매달려 있던 부적을 집어 들었다.
이름 모를 그녀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부적이 상하지 않게 조심스레 안의 내용물을 꺼내든 그는 그 안에 적힌 내용을 찬찬히 읽은 뒤,
메마른 목소리로 작게 맹세했다.
비록 적이었으나,
“켈리르의 기사, 이리즈여…, 편히 가시게. 우리가 최선을 다해 돕겠네.”
이해관계로 만들어진 적이었을 뿐이기에.
이윽고 베르융은 투구를 집어 든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에 맞춰 그 앞의 군세가 각 잡힌 제식을 부리며 앞길을 열어주었다.
동시에 베르융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 가르렝과 요함버크가 서둘러 죽은 여기사를 정성껏 수습하기 시작했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막 이뤄지는 시점에,
휘익-
매몰찬 바람이 불었다.
그것은 직전까지 벌어졌던 전투의 잔재였다.
베르융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며 주위를 살폈다.
군세 사이사이에 솟아오른 베나즈의 깃발 수십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이윽고,
탁 트인 평야.
빌비오나스의 전경이 베르융의 두 눈에 담겼다.
맞닿은 수평 위로 펼쳐진 하늘은 아름다운 것이었지만, 수평 아래 펼쳐진 땅 위로는.
힘없이 꺾여 부러진 종교기업 빌렌의 깃발과,
피에 젖은 발기지르의 깃발이 수많은 시체와 뒤엉켜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펼쳐져 있었다.
그런 상반된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베르융의 뒤로, 기사 가르웨가 다가와 예를 갖췄다.
“베르융 경.”
“가르웨.”
“아직 모든 보고를 검증하지는 못해 적들의 피해를 정확히 추산할 순 없지만…, 아군 측 손실은 총 189명으로 최종 집계되었습니다.”
그 어떤 객관으로 들여다보아도 틀림없는 대승.
그것도 하루 만에 이루어진 결과였다.
가버트가 이끄는 기병이 적의 후미를 농락하는 동시에 본진 병력 전체를 전개하여 회전을 강요한다.
이 전술을 위시해 문자 그대로 적들을 찍어 눌러 짓밟아버렸다.
그 과정에서 베르융은 가버트 로셀란이란 젊은 기사에게 다시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고산의 바람, 그 바람에 기인한 막강한 병력의 운용력은 틀림없이 지금의 아이베리아를 관통할 만한 힘이었으니까.
또 지금 보고를 올리고 있는 가르웨의 조언이 이번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다.
기존에 섬겼던 라스 발기지르와 그 아래 붙어먹었던 기업 빌렌의 특성을 모두 기억하고 있던 가르웨는,
적들의 지휘체계가 확립되지 않았을 거라 확신하였고 베르융은 이를 전적으로 믿어주었다.
이번 전투는 가르웨의 확신과,
가버트라는 확실한 수단에 의해 판가름 지어진 거나 다름없다.
그렇게 적들은 분명 한 덩어리로서 회전에 대항했지만, 모순적이게도 철저히 각개격파를 당하며 끝끝내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물론,
아군의 피해를 줄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베르융은 회전이라는 전술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기회였으니까.
통합된 빌비온의 힘을 외부에 피력할,
아주 중요한 기회였으니까.
시기상 곧, 베나즈의 깃발이 아이베리아 전체에 공표될 것이다.
그럼 그 공표와 동시에 상대해야 할 적이 누구인지 명확해지겠지.
하지만 동시에 함께할 깃발들도 명확해진다.
이 전투는 두 양상을 띠는 모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윤곽인 것이다.
“베르융 경…?”
가르웨는 한참 말이 없는 베르융을 조심스레 불렀다.
이에 뒤늦게 평야에서 시선을 돌린 베르융이 가르웨에게 물었다.
“포로는 몇이나 되나.”
“52명입니다.”
“모두 풀어줘라.”
베르융의 명령에 가르웨는 군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통합된 빌비온엔 자비도 있음을 보여주려는, 그런 베르융의 의도를 가르웨는 단박에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이제 돌아가자. 승전에 몸이 가벼워졌으나 그에 따라오는 비보에 두 발이 무겁구나.”
베르융은 굳은 얼굴로 뒤돌아섰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가르웨는, 조용히 뒤편에 펼쳐진 평야의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예.”
나지막한 한마디와 함께 베르융의 뒤를 따랐다.
* * *
이른 새벽.
한참 잠을 설치던 바돈은 결국 안 되겠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평상시와는 다른 뭔가를 느꼈을까.
그는 차가운 새벽으로 꽉꽉 칠해진 창문 너머를 바라보다가.
그럼에도 뭔가 답답한 기분을 느꼈는지 호롱 하나 들고 밖을 나설 준비를 했다.
그렇게 복도를 지나쳐, 1층의 거대한 홀에 들어서면.
이곳이 이렇게 넓었었나 하는 생각에 조용히 고개를 들어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바라본다.
“그분의 공백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구나.”
넋두리하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바돈은 가벼운 외투를 걸치고 대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저 왼편 언덕 위에 지어진 학술원을 빼고는 새벽 아래 리케니엔 모두가 잠들어 있다.
근무를 서는 경비병들도 노곤함을 못 이겨 고개가 기울어지는 시간.
기지어와 말이라도 섞어볼까 하는 마음에 학술원 쪽으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찌르르.
하는 새 소리가 저택 뒤쪽에서 들려온다.
안 그래도 오전 내내 발리르와 켄타나에서 날아드는 전서구에 정신이 없었던 탓이었는데,
이 새벽에까지 전달할 무언가가 있을까 싶어 비돈은 급히 저택 뒤쪽으로 달려갔다.
아마 이것 때문에 본인이 잠을 설쳤구나 싶어서.
그래서 저택 뒤편 새장에 가봤더니, 웬 처음 보는 노란 꽁지깃 새가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먹이 한 줌과 함께 손을 펼쳐 낯선 새 발목에 묶인 서신을 풀어헤치자,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모이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날아가 버렸다.
보아하니,
작은 사업체쯤 되는 곳을 이용해 보낸 전서구였다.
이때까지 바돈은 별생각 없이 손에 쥔 전서구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것을 펼치자,
곧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글씨체.
바돈, 무탈하십니까.
그 외 다른 분들 모두의 안위도 궁금하군요.
되돌아오는 길이 생각보다 굽이지는 바람에 좀 늦었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오늘의 햇빛이 묻을 때쯤에요.
-디안 베나즈-
덜덜.
조그마한 서신을 붙든 바돈의 두 손이 떨렸다.
동시에 그 코끝도 벌게지기 시작했다.
“늘 상 그렇듯 무뚝뚝하시군, 그래.”
억누른 목소리로 조용히 읊조리던 바돈은 그 서신을 고이 접어 자신의 품속에 넣고는 얼른 저택 안으로 향했다.
애써 침착을 부리려던 맘과는 달리, 저택에 들어선 바돈은 쿵쾅쿵쾅 자신의 작은 서재를 향해 달려나갔다.
이에 잠귀에 밝은 세라가 호롱 하나를 들고 눈을 비비며 그의 뒤를 따랐다.
“여보, 뭐해요?”
세라는,
바돈의 표정을 보곤 그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활짝 핀 목소리로 말했다.
“연락이 온 거예요?”
벌써 두 장의 서신을 완성한 바돈은 뒤늦게 세라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오전 중으로 도착하실 거야.”
* * *
켄타나의 실질적 총수, 엘르길 마스가 조이의 집무실을 찾았다.
조이는 한창 리케니엔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소식 들었습니다, 영주님께서 곧 도착하신다고요.”
이에 조이는 그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수염을 실룩이며 답했다.
“그렇소, 공표식 때 뵙겠소.”
그러다가 문득 놀란 표정으로 일변한 조이가,
“혹시 못 오시는 건…?”
경계심을 내비치며 물으면 엘르길은 호탕하게 웃으며 얼른 손사래 쳤다.
“그럴 리가, 부름을 받는 즉시 리케니엔으로 출발하겠소. 이미 나 말고도 켄타나의 유력 가문들이 줄지어 참가하려 난리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조이의 물음에 엘르길이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이미 빌비온 전체에 소문이 파다합니다, 젊은 영주님의 그 특출난 외모 말입니다. 오죽하면 켄타나의 여성들 때문에 지금 마차들이 씨가 말랐겠습니까.”
이윽고,
엘르길은 내심 조이를 떠보기 시작했다.
“빌로즈 가문의 둘째 따님이신 가니아님도 공표식을 대단히 기대하고 계십니다.”
빌로아 가문은 켄타나 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력 가문이다.
그 사실을, 아니 이미 가니아 빌로즈를 직접 만나보기까지 했던 조이는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거참 감사한 일입니다.”
이런 조이의 행동에 결국 조바심이 난 엘르길은 그에게 말려들기로 작정한 듯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공표식이 끝나고 나면, 혼사에 대한 문제가 자연히 대두되지 않겠습니까?”
엘르길은 틀림없이 훌륭한 기사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켄타나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발언가이기도 했다.
그의 그 적극적인 모습에 조이는 내심 놀라움을 느꼈지만, 그것을 결코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한때 기사왕의 서기관을 지냈던 그가 부려낸 절제는,
그 엘르길조차 쉬이 간파하기 힘든 것이었다.
“영주님께서 관심을 보이신다면, 분명 그에 대한 주제가 대두될 것입니다. 하지만 빌비온 위를 군림하는 건 베나즈의 이름이 아닌 베나즈라는 기사의 깃발이기에 혼사로 인한 체계 구축이 쉽사리 이뤄질지는 의문이군요.”
이어지는 조이의 꽤 강경한 반응에,
엘르길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수긍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기꺼이 저도 발언가로서가 아닌 기사로서 그분의 영위를 지켜보겠습니다.”
* * *
낯익은 향기,
낯익은 풍경.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자 전과는 또 다른 융성으로 치솟은 리케니엔의 모습이 내 앞에 드러난다.
드디어 돌아왔구나.
집으로.
오랫동안 바람으로써 나부꼈던 벤투스 역시, 그제야 엄살을 부리듯 거친 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어댔다.
편히 쉬어라.
쉬지 않고 내 바람이 되어줬으니.
위로하듯 녀석의 목을 쓰다듬으면, 벤투스는 금세 고개 흔들기를 멈춰줬다.
저택에 도착하자 바돈과 세라, 그 뒤 봉사인들이 줄지어 선 채 나를 맞이해 주었다.
이미 내 가족이 되어버린 바돈과 세라는.
비교적 낯선 것을 묻히고 돌아왔을 나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특히나 바돈은 나를 안기 위해 두 팔을 벌려 달려들기까지 해 세라가 이를 말려야 했다.
아주 오랜만에 들어선 내 집무실은,
먼지 하나 보이지 않을 만큼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5월의 햇살과 9월의 바람이 감도는 그 쾌적함은 덤이었다.
조용히,
의자에 앉아 몸을 뉘이기 무섭게.
기지어가 집무실을 찾아왔다.
“영주님.”
“기지어.”
그는,
나와 내 허리에 채워진 검자루를 번갈아 보다가.
끝내 감복한 얼굴을 지으며 그 자리서 불편한 다리로 무릎을 꿇었다.
“명분과 명분이 만나 이뤄진 대의를 뵙습니다.”
바로 일어서 그를 말려보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꿋꿋이 무릎을 꿇은 채 고개 숙여 호소했다.
* * *
닷새가 지났다.
사방에서 몰린 사람들로 인해 리케니엔은 모든 거리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꽃잎 한 바구니씩 분배받은 리케니엔의 어린아이들은 잔뜩 신이 나 빽빽 소리쳐 떠들기 바빴다.
그렇게 소란스러운 리케니엔의 초입.
화려하게 차려진 천막 안에서, 나는 긴장감에 격동하는 가슴을 추스르기 바빴다.
검의 폼멜 위로는 붉은 천과 보석으로 마감된 장식이 덧씌워져 있었다.
최근까지 바돈의 집요한 손질로 입고 있는 갑주는 거울 수준으로 반짝거렸다.
꽃 기름으로 내 머리를 손질해준 세라는,
지금도 내 앞머리 일부를 매만지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천막 안으로 방금 막,
베르융이 들어섰다.
“출발하실 시간입니다.”
한 치의 군더더기도 느껴지지 않는, 중무장한 베르융의 모습에 바돈과 세라는 얼른 하던 일을 멈추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 밖으로 나서 벤투스 위에 올라타자, 바돈이 얼른 내 망토를 정돈했다.
“정렬!”
베르융의 외침,
이에 기계처럼 작동하는 병사들의 제식.
“앞으로!”
재차 이어지는 베르융의 지시에,
행렬은 시작되었다.
빌비온 내 서로 다른 깃발 아래 살았던 자들이.
한곳에 모인 거리.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내 위로 형형색색의 꽃잎이 떨어진다.
순전한 그들의 축복 사이.
틈바구니를 끼어 들어가듯 움직인 내 앞엔 어느새 단장을 마친 리케니엔의 저택이 있다.
이어 말에서 내려.
기다란 망토를 끌며 들어서면.
제일 먼저 티히트라의 영주 가본 내쉬와 그 아래 기사 몰룬 아모랑이 내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넸고,
그 너머로 켄타나의 엘르길과 휘하 기사들, 그리고 여러 이름 모를 귀족들과 가문들의 얼굴들이 나와 마주치기 위해 그 면면을 내세웠다.
그 사이엔,
후드를 뒤집어쓴 채 그 눈빛만으로 축하를 전하는 자들도 있었다.
아,
서쪽의 귀 큰 자들이 직접 축하를 전해주는구나.
그들까지 넘어서면 베르융과 조이, 그리고 빌비온의 기사들이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어 예를 갖췄다.
이런 기사들 왼편으로 슬쩍.
포개어진 손 조합의 수장인 스페라의 얼굴이 보여서,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성의를 생각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여주면.
스페라는 놀란 얼굴로 금세 두 뺨을 붉힌 채 허리를 푹 숙여 화답했다.
이제 내 앞엔,
바돈과 기지어.
그리고 그 뒤에 우뚝 서 있는 의자뿐.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웃다가도 다가오는 나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를 올렸다.
그런 그들을 지나쳐 이제 우뚝 솟은 의자 앞에 멈춘 나는,
뒤돌아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수많은 이들을 내려다보았다.
아니,
의자가 있는 단상을 다시 내려온 나는.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누구 위에 있기 위함이 아니다.
위에서 머무르기 위함도 아니다.
단지 가진 뜻을 펼치기 위해,
그것을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 시작을 알리는…,
“아이베리아에 전하라, 베나즈의 이름이 돌아왔다고. 모든 깃발이 알게 하라. 베나즈라는 이름에 이제 그들이 고심하고 결정 내려야 할 때가 왔다.”
베나즈라는 이름의 공표를 위해서.
모두가 무릎을 꿇는다.
구태여 단상 아래로 내려왔음에도, 나는 그들을 내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묵묵히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베르융은.
작게.
흥얼거리듯이.
“라한의 산줄기 아래”
이에 조이가 같이.
“태양이 스치는 모든 땅 위에”
그것은 이내 아침같이 번져서.
[다음에 뜰 달 아래 빛나는 것들 위에]
저택 내 모두가 같은 음 위로.
[우리 모두가 증인이 되노니]
같은 노래를 부른다.
[깃발이 세워지네]
[깃발이 세워지네]
[깃발이 세워지네]
리케니엔을 관통하는 노래가 흘러가고 난 뒤,
수백에 달하는 흰 새가 뜻을 담은 서신과 함께 사방으로 흩어졌다.
-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