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히로인들의 구원을 관뒀습니다-63화 (63/69)

EP.63 샐리 실종 사건

“그렇습니다.”

마법사가 전한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저번 방학 당시, 샐리는 베로니카를 보러 흑색 마탑에서 휴가를 나왔었다.

그렇게 샐리와 스칼렛, 베로니카 셋이 오랜만에 보고.

그 이후로 샐리는 다시 흑색 마탑으로 돌아갔다.

분명 그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법사가 말하기를, 지난번에 휴가를 나간 샐리는 아직 흑색 마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럴 리가 없는데…”

베로니카가 중얼거린다.

샐리가 따로 어디를 간다고 말을 한 적도 없었다.

‘분명 나한테는 흑색 마탑으로 돌아간다고 했었는데.’

어제, 자신을 안내한 마법사의 뒤편에서 다른 마법사가 하나 나온다.

“그쪽은…?”

“반갑습니다, 톰 다이크라고 합니다.”

베로니카는 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동시에, 의아하다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흑색 마탑으로 파견을 나온 모든 마법사들은 우선 제가 편의를 봐 드리고 있습니다.”

어제 말한, 파견 마법사에 대한 일을 담당하는 흑색 마탑의 마법사가 분명 이 사람이리라.

베로니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다시 물었다.

“샐리가 돌아오지 않았다고요? 정말인가요?”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그러면 어디로 간 건가요!”

“죄송하지만, 그건 저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톰 다이크가 짐짓 미안하다는 어투로 말한다.

“저희가 알 수 있는 것은, 샐리 양이 휴가를 떠난 뒤에 아직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뿐입니다. 마탑 밖에서 생긴 일은 저희도 알 방법이 없기에 말이죠.”

그의 말은, 샐리가 흑색 마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 흑색 마탑의 책임은 없다는 것도 은근하게 암시하고 있었지만.

베로니카는 샐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제국에서 도대체 어느 간 큰 인간이 감히 적색 마탑 소속의 마법사를 건드리겠는가?

만약 샐리가 적색 마탑 소속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해도.

아니, 알고 건드렸다고 하더라도.

샐리가 그렇게 쉽게 당할 실력도 아니었다.

스승님이나 베로니카 자신처럼 천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샐리는 분명 뛰어난 마법사였으니까.

그러니까, 샐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갔다.

베로니카가 다시 무언가를 말하려 하던 때.

뒤편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베로니카가 무심코 고개를 돌리고, 흑색 마탑의 마법사 둘도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뒤에는 두 마법사가 있었는데, 한 명의 얼굴은 어째서인지 베로니카에게 낯이 익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베로니카가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다른 마법사 하나가 입을 연다.

“실례합니…”

흑색 마탑 소속의 그 마법사가 톰 다이크,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마법사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지만.

“안녕하십니까, 클랜시라고 합니다. 스칼렛 마르슈 님의 지시에 따라 저희 측 파견 마법사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왔습니다.”

자신을 클랜시라고 소개한 마법사는 베로니카에게 작게 고개를 숙였다.

“샐리 님의 소식이 끊겨서, 저희 마탑주께서 걱정하고 계십니다. 혹시 그녀를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그가 그렇게 묻자.

흑색 마탑 소속의 마법사 둘이 작게 표정을 찡그렸다.

누가 보더라도 당황한 표정.

그러나 워낙 순식간이었고, 둘이 곧바로 표정을 갈무리했기에 눈치챈 사람은 없었다.

아무튼, 톰 다이크는 베로니카에게 의문이 담긴 시선을 보냈다.

“두 분은…”

“아, 베로니카 님이 여기에 오시는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말대로, 클랜시는 베로니카가 직접 올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베로니카 역시 스승님이 직접 알아보겠다고 한 말은 들었으나.

오늘 스승님이 보낸 사람이 올 것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고.

베로니카 역시 클랜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톰은 클랜시에게도 방금 했던 말을 다시 들려주었다.

“…그래서, 저희도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릅니다.”

클랜시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샐리 님께서 적색 마탑을 떠나신 것은 확인이 됐습니다. 마부에게 물어본 결과, 흑색 마탑 근처에서 내렸다는 것도 확인이 되었고요.”

“하지만, 방금도 말했다시피 흑색 마탑에 도착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차에서 내려서 어딘가로 갔든, 아니면 마을에서 무슨 일이 생겼든… 안타깝지만 저희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똑같은 말만 계속해서 반복하는 톰이었다.

클랜시가 그에게 묻는다.

“각 마탑에서는 파견 마법사에 대해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휴가를 갔다면, 분명 기록이 남아있지 않나요?”

그 말에, 톰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베로니카와 클랜시에게 말한다.

“예, 입출입 기록이나 휴가 신청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가 옆의 마법사에게 시선을 돌리자, 어제 베로니카를 안내했던 그 마법사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확인시켜 드릴까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한 톰이 묻는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클랜시가 그리 대답하자, 톰 다이크는 둘을 어딘가로 안내했다.

이윽고 그들이 향한 방에서, 둘은 두 장의 서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는 샐리가 직접 작성한 출입 기록.

“샐리의 글씨가 맞는 것 같아요.”

베로니카가 말한다.

여태껏 계속 샐리와 편지를 주고받던 그녀였으니, 그걸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예, 파견 마법사의 경우 보안을 위해서 외출 시에는 필수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필로 말이죠.”

그러나, 문제는 다음으로 나온 휴가 신청 기록.

그건 샐리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었다.

“샐리 양이 구두로 휴가를 요청해서, 저희 측에서 허가한 기록입니다.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만…”

분명, 톰의 말대로라면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클랜시는 그 문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기간이 정확히 나와 있지 않네요? 시작 날짜는 기재되어 있는데, 왜 끝나는 날은 없죠?”

“그건 샐리 양의 요청이었습니다. 저희 역시 샐리 양을 믿고서 허가를 한 것인데, 일이 이렇게 되니 저희도 곤란하군요…”

“흐음.”

클랜시가 팔짱을 낀다.

“이런 일이 흔한가요?”

“예, 저희는 파견 마법사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파견 마법사 분들의 휴가 신청 기록도 확인이 가능할까요?”

“죄송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뭐, 알겠습니다.”

여기서 더 따지고 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클랜시는 우선 물러났다.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부 확인한 것 같으니.

“그러면, 혹시나 샐리 님이 돌아오시면 바로 저희 마탑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예, 그건 걱정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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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클랜시와 베로니카는 별다른 소득 없이 흑색 마탑을 나왔다.

이제 베로니카는 거의 울상이었다.

“베로니카 님이 어째서 여기에?”

클랜시가 묻는다.

“그게, 샐리가 걱정돼서요. 그쪽은 스승님이 보내서?”

“예, 그렇습니다. 말씀 낮추시지요, 베로니카 님.”

미래에 마탑주가 될 베로니카였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가 베로니카에게 묻는다.

“베로니카 님은 이제 아카데미로 돌아가시겠군요.”

“응, 그래야지…”

“저는 우선 이 주변에서 탐문을 할 생각입니다. 마차에서 내린 후의 샐리 님을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부탁할게!”

베로니카는 진심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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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문제로군요.”

흑색 마탑 안의 어느 어두침침한 방.

흑색 마탑에서 음산하지 않은 곳이 없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은 상당히 고급스러웠다.

아무튼, 그 안에서는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마탑주의 제자가 직접 오다니. 겨우 파견 마법사 따위에게 어째서?”

파견 마법사.

다른 마탑에 파견을 보내는 마법사들은 각 마탑의 자존심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에, 어중이떠중이들을 보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샐리 역시 실력이 상당한 마법사였고.

그러나 다른 마탑에 파견을 가 있는 동안에는 본인의 수련에 제약을 받고.

동시에, 각자의 원래 마탑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싸움에서 한 자리 차지할 기회를 잃을 수밖에 없다.

즉, 마탑의 권력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파견 마법사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타 마탑의 마법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지만.

각 마탑은 파견 마법사로부터 각종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마법 지식을 내보이는 것에는 인색하다.

고로, 제법 실력이 있는 자들이 가기는 하지만.

마탑에서 진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자들은 또 가지 않는 것이 파견 마법사라는 자리였다.

그렇기에, 샐리라는 자 역시 사라진다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적색 마탑 소속의 마법사를 건드린다는 것은 엄청난 문제였다.

그러나 그건 들켰을 때 이야기이고.

여기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은, 흑색 마탑이 충분히 덮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적색 마탑의 후계자가 직접 찾아왔다.

적색 마탑에서 보낸 파견 마법사, 샐리.

그녀가 적색 마탑주의 제자인 베로니카의 가족과 같은 이라는 것을 흑색 마탑의 마법사들은 몰랐다.

동시에, 샐리가 이곳에 오는 것을 마탑주가 반대했지만.

샐리의 마법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그녀가 자원하고, 강하게 부탁했다는 것도 몰랐다.

흑색 마탑의 몇몇 마법사들의 예상과는 달리, 샐리는 적색 마탑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이었다.

뭐, 그러나 그걸 알았더라도 샐리는 흑색 마탑에게 중요했고.

그러니까 흑색 마탑이 어쩔 수 없이 샐리를 건든 것이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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