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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최약체는 마족 한정 먼치킨이 되었다-230화 (230/334)

〈 230화 〉 변화 (4)

* * *

고열에 시달리며 기숙사에 혼자 틀어박혀 있을 때, 도로시의 머릿속엔 아이작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새삼 여실히 깨달았다. 자신에게 아이작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걸.

아이작이 무저갱에 잡아먹혔을 때, 며칠간 그를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도로시를 지옥으로 몰아 넣었다.

한때 죽음을 받아들여 온 도로시다.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미래를 선물해준 사람은 아이작이었으니.

어느덧 도로시가 살아가는 원동력, 삶의 의미는 아이작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아픈 와중에도 기숙사를 뛰쳐나가 그를 보러 갔던 연유는 더는 견딜 수 없어서였다. 아이작이 너무 보고 싶었으니까.

그 탓에 무심코 용기를 내서 아이작을 유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결국, 그는 도로시를 밀쳐 냈다.

도로시는 이성적인 사고를 되찾고 다행이라고 여겼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얼마 안 가 도로시는 안심했다. 아이작도 당장에 그녀를 덮치고 싶은 욕구를 꾹 참고 있었다는 걸 알아챈 것이었다.

역시 모든 건 악신을 해치운 뒤로 미룰 셈이구나. 도로시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이작의 애정 어린 간병을 만끽하며 편히 잠들었다.

그런데….

“도로시, 좋은 아침.”

몰래 숨어 있던 고양이 사역마, 엘라가 잠든 도로시의 머릿속에서 소리쳤다. 비상 사태라고, 앨리스가 나타났다고.

덕분에 도로시는 잠에서 깨어났고, 앨리스가 아이작을 유혹하는 광경을 포착했다.

자신이 잠든 틈을 노리다니. 악질적이라고 도로시는 생각했다.

─ ‘궁금한 게 있는데, 만약 애기가 내 것이 되면 어쩔래?’ ─ ‘그래서 궁금하구나. 네가 대놓고 싫어하는 나를, 우리 애기가 정말 좋아하게 된다면…. 과연 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앨리스가 했던 말이 떠오르자 도로시는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아침 아닌데?”

퉁명스럽게 반박하는 도로시.

지금은 깊은 밤이었다.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하기엔 창밖은 무척 깜깜했다.

“도로시 선배, 괜찮아요?”

“응, 괜찮아.”

도로시는 아이작의 걱정 어린 물음엔 친절하게 대답했지만.

“근데 앨리스가 왜 여기 있어?”

이어 질문을 던질 땐 냉소적으로 돌변했다.

앨리스는 보란 듯이 아이작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도로시의 눈을 응시했다.

그 여유로운 표정과 미세한 손동작 하나하나가 도로시에겐 재수 없는 여우 짓처럼 보였다.

“방금 돌아왔단다.”

“너무 일찍 돌아온 거 아니야? 너네 왕국이 신경 쓰이지도 않나 봐?”

“그야, 주인님이 일찍 돌아오라고 했으니까. 그치, 애기야?”

“주인님…?”

도로시는 경악했다.

애기에 이어 주인님이라니…. 명백히 아이작을 지칭하는 호칭. 하등 숨김없는 여우 짓이 틀림없었다. 도로시는 머리에 피가 쏠리는 듯했다.

[붉은 여왕의 역설]이란 고유 특성을 지닌 앨리스의 속내를 읽어낼 순 없었다. 그러나 그 속내가 무척 음흉하다는 건 손바닥 보듯 훤히 들여다보이는 듯했다.

도로시는 이불 안에 감춰둔 주먹을 꽉 거머쥐었다.

문제는… 도로시도 앨리스의 내숭에 대고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자신도 오늘 용기 내서 아이작을 유혹하려 들지 않았는가.

하지만 역시 상대가 거슬렸다.

도로시는 아이작이 앨리스에게 유혹당하는 모습을 손가락 빨면서 가만히 지켜볼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애기랑 좋은 시간 보내고 있었다면 미안하구나. 내가 너무 일찍 와서 방해해 버렸니?”

“딱히…? 좋은 시간이라니,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아이작이 내가 마아않이 걱정됐는지 날 침대에 눕혀서 정성껏 돌봐주고 있었거든. 단지 너 와서 ‘두통’이 좀 더 심해진 것 같다는 거 말고는 아무 문제 없어. 조금 정신이 사나워져서 그런가 봐. 아이작이 나 때문에 고생해주고 있는데 그건 좀 미안해지네.”

도로시는 ‘두통’에 악센트를 주어 말했다.

“유감이구나. 난 애기 하수인이라 딱 달라붙어 있어야 하는데. 그래도 있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란다? 비록 지금은 정신 사나워도 금방 익숙해지고 괜찮아질 테니 걱정하지 마렴. 아니면 도로시, 지금이라도 네 방에 가서 쉬는 게 어떠니? 샤를관 소속이라 학사 메이드도 구비되어 있을 텐데, 굳이 여기서 이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니? 우리 주인님께도 ‘실례’고.”

앨리스는 ‘실례’에 힘을 주어 말했다.

도로시는 뭐라 말하려다 말문이 턱 막혀 버렸다.

곧 그녀는 “아.”하고 침음을 흘리더니 손가락으로 턱을 괴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군.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다….’

도로시는 아이작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처지였고, 샤를관 소속이라 학사 메이드에게 간병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는 처지였다. 게다가 지금쯤 샤를관엔 야간 근무 중인 학사 메이드도 있을 터였다.

애당초 아이작의 간병도 얼떨결에 받게 된 것. 여기서 멀뚱히 휴식을 취하며 아이작이 신경 쓰게 만드는 건 염치없는 짓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아이작을 생각한다면 당장에라도 여기서 떠나는 편이 그에게 이로웠다.

하지만.

‘그래도 안 돼…!’

여기서 떠나버리면 아이작과 앨리스 둘만을 남겨두게 된다.

인정하기 싫지만, 앨리스는 지나치게 예뻤다. 공신제 미녀 콘테스트 때도 앨리스는 학생회장이라 출전하지 않았던 것뿐, 그녀가 나섰으면 도로시가 순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물며 천방지축 도로시 자신과는 달리 앨리스는 여성스러운 매력이 다분하지 않은가.

그런 애가 방금 전에는 아이작에게 야한 생각을 품고 있다고 말하며 대놓고 꼬리까지 쳤던 상황.

사람은 한번 태어나 절대로 물러나선 안 되는 때가 있다. 그때가 지금이라고 도로시는 판단했다.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머리를 지금 이 순간 부단히 굴리며, 도로시는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심했다.

“…….”

그때,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짐작한 아이작은 억지로 앨리스의 가슴에서 떨어졌다.

아이작은 고개를 돌려 앨리스를 쳐다보았다.

“앨리스. 도로시 선배를 간병해주기로 한 건 나야.”

“응?”

도로시는 아이작을 쳐다보았다.

“내가 원해서 돌봐준 거고. 실례되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마라.”

‘아이작….’

도로시는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역시 아이작은 제 편이라고 확신하며 도로시는 의기양양하게 앨리스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앨리스는 싱긋 웃으며 어깨를 한 차례 들썩일 뿐이었다.

“그랬구나. 미안해, 도로시. 내가 오해했네.”

“알면 됐어.”

“그럼 애기야.”

앨리스는 아이작 옆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지근거리에서 그를 쳐다보았다.

도로시는 앨리스가 아이작 뺨에 입을 맞추려는 줄 알고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

“우리 어디서 잘래?”

저거, 또 무슨 시꺼먼 꿍꿍이지? 도로시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아이작은 대답하지 않았고, 피로에 찌든 얼굴로 한숨을 푹 내쉬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됐고, 나 지금 졸리니까 잔다.”

“어?”

두 여자의 기 싸움에 신경 쓰는 것도 잠깐이었다. 아이작은 이성을 챙길 겨를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졸렸다. 그는 이불을 들치고 도로시 옆에 누웠다.

도로시는 아이작과 한 침대에 있다는 사실에 온몸이 달아올랐다. 아까 전, 아이작이 자기 위에 올라탔던 상황이 떠올라서 더욱 그러한 듯했다.

아이작은 관심 없다는 듯 힘없이 눈을 깜박이며 앨리스를 쳐다보았다.

“앨리스, 어디서 잘 거야? 따로 잘 거면 이불 꺼내줄게.”

“애기 옆에서 잘게.”

“알았어. 옆에서 자라.”

침대가 제일 좋긴 하지.

아이작은 그리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도로시에게 더욱 달라붙어 공간을 만들었다. 침대 크기를 가늠하건대, 3명까지는 허용범위였다.

침대에 눕고 나니 의식이 차츰 멀어졌다. 아이작은 눈을 감았다.

아이작과 바짝 달라붙게 된 도로시는 자기도 모르게 몸에 잔뜩 힘을 주어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샤워 가운 차림이라 그런지 더욱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

“…….”

정적 속에서 도로시와 앨리스는 잠든 아이작을 빤히 쳐다보았다.

잔잔한 숨소리. 아이작은 금세 잠들었고, 분위기는 침잠했다.

두 여학생은 다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내, 앨리스는 특유의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도로시. 이렇게 된 거, 우리 셋이서 사이좋게 잘까?”

“으, 싫어….”

앨리스를 침대에 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멋대로 아이작의 뜻을 내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시 침대에 눕는 도로시.

막상 아이작이 잠들고 나서야 다시 도로시 속에서 용기와 욕구가 피어났다. 그녀는 은근슬쩍 아이작 옆에 달라붙고서, 그를 껴안고 편히 눈을 감았다.

[니옹? 니오옹!]

언제부턴가 괴묘-체셔는 욕실에 들어가 몸을 씻은 뒤였다.

괴묘는 하얀 수건을 몸에 두른 채 욕실을 나서더니 두 눈을 희번득 떴다. 하얀 고양이 사역마, 엘라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내 사랑, 엘라! 오랜만이야!]

[꺄악!]

괴묘가 마음을 담아 소리치며 날아들자 엘라는 경악하며 다급히 스스로를 역소환했다. 괴묘가 못생겼기 때문이었다.

괴묘는 허공에서 멈추더니 ‘아…’하고 탄식하며 의기소침해졌다.

[엘라아….]

“체셔, 엘라는 다음에 보자꾸나. 나도 씻고 나올게.”

앨리스는 욕실에 들어가 씻었다.

남은 샤워 가운이 없었기에 앨리스는 맨몸에 수건을 걸치고 욕실을 나섰다. 잠옷을 입을까 하다가 수량이 넉넉한 아이작의 교복 셔츠를 입었다.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해서였다.

옷이 앨리스 체격에 비해 크고 펑퍼짐했다. 바지를 입을 필요는 없을 듯했다.

“아.”

앨리스는 어떤 생각을 떠올리곤 눈을 감고 소매 냄새를 맡아보았다.

“애기 냄새….”

앨리스의 두 뺨이 은은하게 달아올랐다. 묘한 흥분감과 만족감이 떠올랐다.

침대 위에서 아이작과 도로시는 곤히 잠든 채였다. 어느새 괴묘-체셔는 이불을 덮은 아이작 위에 드러누운 채 잠들어 있었다.

괴묘의 둥그런 복부가 호흡을 따라 올라갔다 꺼지길 반복했다. 흘러내리는 눈물 한 방울은 처량한 구애자의 것이었다.

앨리스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툭 내뱉었다. 괴묘를 역소환할지 잠깐 고민했다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왠지 보기에 썩 마음에 드는 광경이었으니.

앨리스는 램프에 빛 가리개를 씌웠다. 방은 어둠과 달빛으로 들어찼다. 이어 침대 위에 올라가 아이작 옆에 누웠다. 도로시의 반대편이었다.

아이작의 옆 얼굴이 보였다. 앨리스는 그의 뺨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새삼 신기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로 인해 자기 인생의 궤도가 크게 뒤틀렸다는 게.

이 남자에게는 보답하기 어려운 큰 은혜를 입었다.

“흐음….”

문득 아이작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아이작은 여러 여자를 좋아하는 호색한이다. 하지만 그는 원왕이므로, 아내가 몇이고 몇 십이고 달렸다고 이상할 건 없었다. 오히려 그러지 않는 편이 어색했다.

심지어 이미 아이작과 연을 맺은 이는 여럿 있었다. 도로시나 루체, 카야처럼.

그렇다면, 이제야 아이작을 확고히 마음에 품어 버린 자신은 어찌하면 좋을까.

앨리스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아이작의 연심을 사로잡아, 그가 품을 어느 여자보다도 우선순위가 되면 그만이었다.

아이작은 악신을 해치우겠다는 일념으로 제대로 된 연애조차 미루고 있는 듯하니 아직 기회는 많을 터.

앨리스는 슬며시 미소를 흘리고는, 도로시보다 아이작을 더욱 밀착해서 껴안으며 눈을 감았다.

“고마워, 애기야. 좋은 꿈 꿔.”

그대로 앨리스는 곤히 잠들었다.

……

설탕을 뿌린 것처럼 별빛이 가득한 밤이었다.

메르헨 아카데미에 있는 훈련장 건물 중 어느 한 곳엔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바람이 몰아친다. 강풍을 휘감은 금발의 사내가 자신에게 덤벼드는 마물 환상을 하나씩 격퇴해 나갔다.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몸. 숨소리는 거칠었다. 옷가지와 피부엔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우욱…!”

트리스탄 험프레이는 상체를 숙여 헛구역질했다. 그러나 금세 이를 악물고 다시 바람 마력을 끌어올렸다.

“아직….”

아직 버틸 수 있다. 트리스탄은 밤늦게까지 훈련에 매진했다.

수면 시간을 줄였다. 부하 녀석들에게 자기 자랑을 떠벌리는 시간도 줄였다.

그만큼 단련하는 시간을 늘렸다.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으나, 학생회장 사건 때 아이작이 하늘 위에 군림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당시 트리스탄은 그저 경탄하며 아이작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으니.

“제길, 끄으…!”

밑바닥부터 올라온 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내심 아이작을 존경하는 마음도 있었다.

척박한 환경에서 재능을 꽃피웠으니,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건 트리스탄의 고충 중 하나였다.

그런 녀석이… 사실 희대의 대마법사였다니.

아이작은 트리스탄이 한평생을 바쳐도 따라잡을 수 없을 법한 드높은 경지에 이미 이르러 있었다.

그의 노력도, 그와의 대련도, 전부 거짓.

이름 없는 영웅은 ‘아카데미 최약체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현해 인간 승리를 거둔 아이작’이라는 역할을 연기해온 것이었다.

분명 그리 해야만 했던 사정이 있었으리라. 이해했다. 애당초 아이작을 목표로 삼았던 건 자기 혼자만의 아집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트리스탄은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분노를 애써 삼켜야만 했고, 단련에 미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하아, 하아….”

마물 환상들을 전부 해치우고, 트리스탄은 땅바닥을 바라보며 숨을 헐떡였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은 이를 깨물어 참아냈다.

마력을 과다하게 남용한 탓에 흘러내리던 코피는 손으로 훔쳤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그저 희대의 대마법사인 아이작의 비호 아래, 메르헨 아카데미를 무사히 졸업하면 만사가 형통할 테니까.

아이작을 뛰어넘겠다는 허무맹랑한 목표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현실적인 목표를 새로 세우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었다.

‘그럴 수 없다.’

그러나 트리스탄은 그럴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한번 세운 목표를 바꾸는 건 필시 또 한번, 또 한번으로 이어지고 말 테니까.

그리 목표를 번복하는 건 자신이 일구어온 단련의 시간과 위대한 마법사가 되겠다는 꿈에 먹칠하는 행위였다. 죽을 때까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놈의 빌어먹을 원왕….”

트리스탄은 신경질적으로 바람 마법을 휘두르고 훈련장을 나섰다.

학기말 평가가 끝날 때까지 죽을 힘을 다해 단련한 뒤, 아이작에게 대련을 신청하자고 트리스탄은 다짐했다.

진심을 담아 묻고 싶은 것도 있었고.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아이작과 맞붙으면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새벽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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