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5화 (5/98)

〈 5화 〉 5. 소희의 도움

* * *

병실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들어오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희의 목소리였다.

“정우야, 누나 들어간다?”

체념 상태에서 대답하는 정우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응. 들어와”

소희는 힘없는 정우의 목소리에,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며 일부러 다정하게 대해줬다.

“우리 정우 식후라서 피곤한가 보네? 원장님이 지금 맞는 거만 다 맞으면 빼도 된다고 하셨으니, 삼십분쯤 후에 링거도 빼 줄께.”

“알았어 누나. 근데 간호사가 그냥 들어오면 되지 뭘 또 물어보고 그러냐?”

소희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혹시 너 해결 중일거 같아서.”

어제까지만 해도 둘 사이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수준의 대화가 오가고 있는 건, 사실은 소희가 정우를 배려해서 다소 과하게 장난을 치고 있어서였고, 정우 역시 그걸 인식하고는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대화내용에 정우는 한편으로는 놀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소희에게 이성으로서 조금씩 끌리게 된 자신의 마음이 엿보일까봐 두렵기도 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걸 느끼던 정우는, 표정을 감추고 싶어져서 고개를 벽을 향해 반대로 돌리며 애써 투덜대는 척을 했다.

“아 쫌. 해결은 무슨”

정우가 투덜대며 고개를 돌리자, 정우의 기분이 나빠진 것으로 생각된 소희는 아차 싶었다.

너무 놀리기만 한 듯 싶어 다시 미안해졌다.

“화났어? 내가 불편하게 했구나? 장난쳐서 미안 정우야.”

소희의 다정한 말을 듣자, 정우는 자기도 모르게 좀 더 솔직해지고 있었다.

정우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아니, 화난 게 아니라..."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어 정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소희가 재촉했다.

다정한 누나의 말투였다.

"화난게 아니면~?"

잠시 뜸들이던 정우가 말을 이었다.

"화난게 아니라, 힘든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서 괴로워서 그래.”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에 정우 스스로도 놀랐다.

아마도 소희가 편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없던 응석이 생긴 듯 했다.

별소리를 다한 듯 싶어 내심 후회하게 되었다.

정우의 말과 태도에, 소희는 정우가 화내고 있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소희는 정우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니? 뭐 말이야? 운동? 전화?”

정우가 답답하다는 듯 대답했다.

“... 아니. 그런거 말고. 해결... 하는 거 말이야.”

그제서야 소희는 이해가 되었다.

애초에 정우에게 ‘해결’이라는 말을 쓴 건 자신이었다.

사실 소희 본인은 '해결'이라는 어휘를 농담처럼 말했었기에 어느새 잊고 있었던 터였다.

반면에 정우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자기가 화두를 꺼낸 셈인데 자신은 그 대화의 맥락을 잊고 있었으니 계속 미안한 상황만 벌어지고 있었다.

“아~ 해결...”

소희는 미안한 마음에 정우를 달래주고자 계속 물었다.

“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몸에 힘이 없어서?”

계속 말이 안통하는 듯 하자 정우가 답답함을 못 참고 내질러 버렸다.

화났다기 보다는, 뾰루퉁한 톤이었다.

“몸에 힘은 넘치지... 하지만 양 팔을 움직일 수가 없잖아. 움직이면 아프단 말야.”

한번 더 뜸을 들이다가 정우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누나가 말하는 '해결'이라는 거를 할 수가 없다고."

소희는 자신이 상황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뭐라 말해야하나 소희가 고민하느라 대답을 하지 않은 바람에 둘 사이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소희가 침묵을 깨며 조심스레 물었다.

소희는 비록 다소 선정적인 말을 써서라도 지금의 상황을 정의하고 싶었다.

"너, 그 '해결'이 자위행위...를 말하는 거 맞지?"

"응. 누나도 그걸 말했던 거 아냐?"

드디어 소희는 상황이 완전하게 이해가 되었다.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서 스스로 '해결'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자, 딱하다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남자의 생리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는 소희는 뾰루퉁해진 정우를 달래기 위해 당장에 생각나는대로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음. '해결'이 안되면 참으면 안 돼?"

정우는 어이없는 소희의 말에 차마 화내지는 못하고 투덜거렸다.

"아니 아까부터 계속... 아니다. 내가 말을 말지. 암튼 괴롭단 말야. 누나 자꾸 그럴거면 그냥 나가줘. "

소희가 그제야 생각해보니 양팔이 자유롭지 않게 된 정우가 아랫도리를 세우고 누워 있는 상황이 우습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소희는 자신을 향한 화를 속으로 애써 참아내며 고분고분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동생 정우의 모습이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느새 남자가 되었나 싶어 보였던 정우가, 지금보니 어릴 때 함께 놀던 꼬맹이 시절의 정우 같아 보여 귀여워 보인 것이다.

문득 소희는 지금 이 순간 유난히 귀여워 보이는 정우에게 한번 더 짖궂게 장난치고 싶어졌다.

갑자기 정우의 몸에 상체를 붙여오며 정우의 눈 앞에 얼굴을 가져가 속삭였다.

“그럼… 누나가 해결해 줄까?”

소희가 의도하지 않았으나, 소희의 볼륨있는 가슴은 정우에게 바싹 붙게 되었다.

가까이서 느껴지는 소희의 체온과 속삭임은 정우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우의 심장이 급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왠지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놀리는 게 아닌 듯 싶었다.

난데 없는 제안에 정우는 말을 더듬었다.

“뭐, 뭐라고?”

소희는 웃으며 다시 놀렸다.

“풋. 아니야. 진짜 농담이야. 누나 간다~”

정우는 뒤늦게 신경질이 나서 외쳤다.

“아 누나 진짜 뭐야”

투덜거리는 정우를 뒤로하고 소희는 웃으며 병실을 나섰다.

혼자 남게 된 정우가 흥분도 갈아 앉힐 겸 눈을 감고 있으니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다.

한편, 밖으로 나간 소희는 사실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좀 놀라 있었다.

비록 장난이지만 아는 동생에 불과했던 정우에게 선을 넘어 유혹이나 다름없는 언행까지 해버린 것이다.

장난치는 그 순간에는 재미있었으나, 그 말로 인해 지금 또는 이후라도 자신에게 실망하게 되지 않을까 후회스럽기도 했다.

'분명히 '괴롭다'고 했었지?'

정우가 양팔을 쓰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누워있는 모습이 떠오르자. 소희의 마음은 어느새 후회가 동정으로 전환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침에 허리를 아프게 한 미안함이 사실 계속 남아 있기도 했다.

데스크에 앉아 시계와 PC를 번갈아 보며 뭔가를 고민하던 소희는 정우의 링거를 제거할 시간이 되기도 전에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정우의 병실로 향했다.

정우가 잠든지 십 여분 정도 지났을까?

병실 문이 조용히 열리더니 소희가 들어왔다.

소희는 아까와는 다르게 말없이 들어오더니, 밖에서 누가 들을 새라 신경을 집중하여 조용히 문을 닫았다.

정우의 침상까지 온 소희는 정우가 눈감고 있는 걸 확인했다.

'잠들었나 보네? 다행이다.'

소희는 습관적으로 링거를 체크했다.

“좀 남았구나.”

소희는 어차피 정우가 자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공연스레 혼잣말을 했다.

정우의 반응을 보며 혹시 정우가 깨어있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표정이나 행동에 변함없이 계속 눈감고 있는 걸 보니, 정우는 자고 있는 게 확실했다.

큰 결심을 하고 온 소희는, 정우가 잠들어 있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했다.

지금 하려는 이 행동은, 정우가 깨어 있었더라면 시작하기 어려웠을 행동 같았기 때문이다.

소희가 위에서 내려다보니 정우의 얼굴은 조용히 자고 있는 반면, 정우의 아래는 자고 있지 않아 보였다.

위는 자고 있는데, 아래는 깨어있다니.

신기했다.

“여긴 아직 깨어 있네?”

소희는 민망함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혼잣말을 하고선 잠시 정우의 얼굴과 아랫도리를 말없이 번갈아 내려 보았다.

그러더니 조용히 몇 걸음 침상 아래쪽으로 걷더니 고개를 내밀어 병실 문이 굳게 닫긴 걸 확인했다.

분명히 자기가 닫고 왔으나, 확실히 하고자 한번 더 확인한 것이다.

병원에서 근무했던 그 어떤 순간보다도 저 문은 굳게 닫혀 있는 것 같았다.

저 문은 병실 밖의 세상으로부터 지금 이 병실을 완전히 격리해주고 있는 듯이 보였다.

지금 하려는 행동은, 문 밖의 세상에서와는 달리, 문 안의 이 격리된 공간에서 만큼은 자신이 해도 될, 아니 친한 동생을 위해 해줘야 할 일 같이 느껴졌다.

다만 한가지 염려되는 건, 혹시라도 소희가 하려는 행동을 정우가 싫어하게 된다면 어쩌나 싶은 거였다.

그동안 다른 남자들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늑대같이만 보였는데 정우는 그런 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서로가 편하게 지내온 건데, 혹시라도 내 행동을 정우가 싫어하게 된다면 어쩌지 싶었다.

그러나 자기가 보기엔 지금으로선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정우로서도 곧 일어날 일을 마다하지는 않으리라 여겨졌다.

소희는 정우의 침상 허리쯤에 걸터 앉았다.

정우의 얼굴을 보며 뒤로 걸터앉은 자세였다.

깊게 심호흡을 한 소희가 솟아 오른 이불 위 페니스가 위치한 그 곳에 손을 올렸다.

잠시 손을 대고 있다가, 그대로 잡아 보았다.

기둥은 눈으로 볼 때의 느낌보다 좀 더 굵은 듯이 느껴졌다.

소희의 손은 정우의 페니스를 쥐었다 놓았다 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잡고서 몇 차례 쥐었다 놓았다 하는 것만으로도 정우의 페니스는 꿈틀대며 움직였다.

소희는 남자 경험이 없었다.

몇 명의 남자친구를 사귀긴 했으나, 소희의 아름답고 자상한 모습에 반해 육체적 욕심을 채우려 성급하게 접근하는 모습들에 놀라 마음을 닫고 늘 헤어지곤 했기에 남자의 몸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소희의 정우에 대한 스킨쉽은 사실 남자를 향한 욕망에서가 아니라, 친한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연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소희는 움직이지 못하며 괴롭다는 정우를 위해 진심으로 정우의 ‘해결’을 도와주려 온 것이었다.

소희가 이불 위로 페니스를 쥐었다 폈다 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든 정우가 잠이 깼다.

몸에 어떤 압박이 가해지고 있긴한데, 오늘 아침 집의 이불 속에서와는 달리, 분명히 정우 본인의 손은 아니었다.

정우는 눈을 떠서 내려다 보았다.

소희의 얼굴이 보이면서, 소희가 왼손으로 이불 위로 자신을 만지고 있었다.

놀란 마음에 정우의 눈이 커졌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나?'

아침에 꾸던 꿈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이 생생한 느낌으로 보아 꿈은 아닌 듯 했다.

정우는 자기도 모르게 소희의 손의 압박에 맞추어 페니스에 힘을 주며 신호를 줬다.

기분이 좋아진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이 흘러 나왔다.

"아 누나."

분명히 꿈이 아닌게 느껴졌다.

소희는 계속 정우의 아랫도리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정우의 신음소리가 들린 후에야 정우가 잠에서 깬 걸 알게 되었다.

이 방에 들어올 때만 해도 정우가 잠들어 있기를 바랬으나, 이왕 시작한 지금은 정우가 깬 게 염려되지는 않았다.

소희는 미소를 지으며 왼손으로는 계속 정우의 페니스를 만지면서 오른손 검지를 들어 자신의 입술에 대며 말했다.

"쉿. 너 괴롭다며? 내가 도와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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