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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누나-15화 (15/98)

〈 15화 〉 15. 세나의 호승심

* * *

병실로 돌아온 정우는 방금 전 소희와 함께한 쾌감이 가시지 않았다.

소희의 입에 사정할 때의 느낌도, 그리고 그 뒤에 소희의 섬세한 손이 정성스레 페니스와 음낭 구석구석을 닦아주며 만져줄 때의 느낌도 모두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덕분에 아랫도리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누워 있던 정우가 갑자기 일어섰다.

문득 소희가 병실로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면도구를 챙긴 정우는 샤워장으로 향했다.

네시 넘어서 간호사실에 다른 간호사가 오게 되면, 여유가 생긴 소희가 병실에 올 수 있을 거였다.

그래서 그 전에 샤워를 해 두고 싶었다.

오늘 하루만 해도 몇 번이나 샤워를 한 건지 스스로도 혀를 찰 지경이었다.

그래도 소희와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서는 불편하더라도 몸을 깨끗이 해 두는게 나았다.

자신은 벌써 소희 덕에 두분이나 만족했던 터였다.

이번에 소희가 오게되면 반드시 온전히 소희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물론 그러다가도 운이 좋다면 자신도 한번 더 만족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었다.

그 역시 나쁘지 않았다.

조금 후면 소희가 만져주고 입에도 담아줄거라는 생각이 들자 페니스를 씻는 손에 더욱 정성이 들어갔다.

더 깨끗하게 씻어두고 싶었다.

씻는 동안에도 계속 만져서 그런지 녀석은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커져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우려는 순간이었다.

병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누군가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혹시 소희가 아닐까 하는 반가운 마음에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곧이어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세나였다.

소희가 아닌 세나의 등장에 정우는 실망스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세나에게 실망한 기색을 보일 수는 없었다.

까칠한 세나에게 책잡힐 표정을 보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정우의 얼굴을 보자마자 세나는 다짜고짜 알지 못 할 질문을 날려왔다.

"좋냐?"

선문답 같은 질문이었다.

도대체 뭐가 좋냐는건지 정우는 당황스러웠다.

대충 대답하기도 마땅찮았다.

세나에게는 그저 거스르지 않고 맞춰주기로 이미 낮부터 마음 먹은 터였기 때문이다.

세나가 성격이 별나서 그렇지, 깜찍한 세나와의 섹스도 정우에겐 기분 좋은 일이었기에 세나와 굳이 틀어지고 싶진 않았다.

“뭐가요?”

세나는 대답없이 정우를 노려보면서 다가왔다.

싸늘한 눈빛이었다.

정우로서는 세나가 왜 그러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세나는 정우와 소희가 간호사실 데스크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걸 지켜본 터였다.

꽤 멀리 떨어진 대형화분 뒤에서 몰래 지켜본 것이다.

처음 의심을 가진건 그보다 좀 전이었다.

데스크에 앉아있던 정우와의 대화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간 후에, 세나는 갑자기 뭔가 이상해졌다.

정우가 간호사실에 앉아있는 게 이상했던 것이다.

아무리 관리가 되지 않는 동네 병원이라 해도 환자에게 비어 있는 간호사실을 맡긴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입원 첫날의, 병원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을 환자였다.

혹시 정우에게 보기와는 달리 나쁜 손버릇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래서 세나는 정우를 살펴볼 겸 복도로 다시 나가 간호사실로 다가간 거였던 것이다.

그 순간, 정우가 자리에 앉아서 고개를 숙인 채 꿈틀대는 모습이 무척 이상해 보였다.

세나는 좀 더 지켜볼 요량으로 마침 주변에 있던 대형화분 뒤에 몸을 감춘 채 지켜봤다.

그런데 갑자기 정우가 쾌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뒤로 젖히는게 보였다.

그걸 본 세나는 정우가 간호사 의자에 앉아 변태같이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고 오해할 뻔 하기도 했다.

그런 중에 눈에 익은 류소희 간호사가 데스크 아래에서 몸을 일으켜 모습을 나타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소희의 등장에 세나가 놀라는 가운데 둘은 다정하게 뭔가를 이야기 했다.

비록 거리가 멀어서 대화내용은 들리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 모습만으로도 데스크 아래에서 둘 사이에 뭔가 이루어 졌던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정우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우로부터 이미 들어서 알고 있던 터였다.

세나는 정우가 말하던 여자친구가 그 간호사인지 여부가 궁금해졌다.

그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모르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었다.

그저 허우대 괜찮은 정우를 자신이 몇 번 빌려 쓰고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의 세나를 따르는 남자도 많았기에 굳이 정우와의 관계를 고집할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자기 주변의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세나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더구나 상대는 병원에서 자상한 상격에 평판도 좋고 빼어난 얼굴과 몸매로도 유명한 류소희 간호사라는건 또 다른 자극이었다.

나름 외모에 자부심이 있는 세나도 평소 소희의 미모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금의 충격은 더욱 컸다.

정우를 두고 소희에게 꼭 이기고 싶은 호승심이 생겼다.

결코 지고 싶지 않았다.

지금 세나가 온건, 정우에게 확인하기 위해 온 거였다.

그러나 막상 따질 듯 확인하러 병실에 들어오긴 했지만, 미리 질문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뭐라고 물어볼 지 애매했다.

멀리서 다 지켜봤다라는 말을 하려니 왠지 굴욕적일거 같아 자존심도 상했다.

사실 자기가 정우의 여자친구도 아니기에 뭐라 할 수도 없는 입장이기도 했다.

세나는 이 순간 정우가 더없이 미웠지만, 그렇다고 버리고 싶은 카드는 아니었다.

오히려 만일 정우가 소희의 남자친구라면, 소희로부터 빼앗아서 자신의 남자로 만들면 어떨까 싶어졌다.

세나는 딱히 정곡을 찌를 표현이 없었다.

그저 노려보면서 정우 옆에 다가와 앉았다.

한편 정우는 세나의 얼굴에서 싸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유도 알 수 없을 뿐더러 세나에게 별달리 잘못한게 없던 터라 불편했다.

세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도 싫었기에 캐묻기도 뭐했다.

곧 소희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정우는 이대로 세나가 계속 앉아있거나 또는 혹시라도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어 세나가 계속 앉아 있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침묵을 깨기 위해 늦게나마 답을 했다.

“누나 말하는 거죠? 좋죠. 나 세나 누나 좋아요.”

세나의 사나운 눈빛을 봐서는 세나가 자기를 좋아하냐고 묻는 게 아니라는 건 정우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단은 엉뚱한 대답으로라도 지금의 상황은 모면하고 싶었다.

자기 좋다는데 진심으로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싶었다.

정우의 생각이 들어 맞았다.

세나는 짜증은 났지만 그 대답이 싫지는 않았다.

“그래? 그러면 아까 네가 말했던 여자친구가 더 좋아 아니면 내가 더 좋아?”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보다 더 어려운 질문이었다.

물론 오래 알아 오고 정들었으며 성격까지도 좋은 소희가 더 사랑스러웠고, 게다가 외모로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톡 쏘는 세나도 좀 별나서 그렇지 깜찍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좋던 터였다.

여자친구가 더 좋다고 하면 세나가 화내거나 떠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거짓으로라도 세나가 더 좋다고 하기에는 왠지 양심상 소희에게 미안했다.

“둘 다 좋아요.”

어쩔 수 없이 애매한 대답을 했다.

분명하지 않은 대답이었지만, 그 대답에 세나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세나는 자기 스스로도 우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친구 있는 남자에게 여자친구가 더 좋은지 자기가 더 좋은지 묻다니.

만일 여자친구가 더 좋다고 하면 물어본 자기가 민망할 터였다.

반대로 만일 자기가 더 좋다고 하면서 매달리게 된다면 그 또한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이 남자가 미지의 여자친구로부터 뺏을 가치가 있는 남자인지는 아직 좀 더 봐야 했다.

그러나 말이 나온 김에 뭐라도 비교하고 싶었다.

“그럼 말해 봐. 여친이랑 하는 거랑 나랑 하는 거 둘 중 뭐가 더 좋았어?”

불쑥 던진 질문은 세나 본인이 생각해도 유치했지만, 적어도 섹스로는 지고 싶지 않았다.

질문의 강도가 갑자기 세졌다.

정우는 당황스러웠다.

세나를 빨리 내보내야 했는데 분위기가 점점 묘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당황해하는 정우와 달리, 세나의 싸늘한 분위기에 식어있던 정우의 분신이 눈치도 없이 슬며시 일어서고 있었다.

“뭐가요?”

정우가 못 알아들은 척 대답하자 세나는 짜증이 났다.

정우가 계속 대화에 집중 안하고 딴소리를 하는 거라고 느껴졌다.

정우보다 위에서 정우를 리드해야 할 자기가 두 번씩 말하는 게 그닥 좋지는 않았다.

“뭐긴 뭐야. 섹스지! 이거로 하는 거!”

세나는 속이 터진 나머지 손을 뻗어 정우의 페니스를 잡아 버렸다.

어느새 녀석은 꽤 커져 있었다.

손에 잡히는 묵직한 느낌이 좋았다.

“뭐야? 너, 나 온 뒤부터 계속 이랬던 거야?”

정우는 대답없이 세나의 볼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이렇게 된 거 빨리 달래서 내보내야 했다.

“여친이랑은 아직 해본 적 없어서 비교는 힘들지만, 누나랑 한 건 최고였어요.”

사실 이미 소희의 입으로만 두 번을 했으나 섹스를 한 건 아니었으니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다.

게다가 세나가 리드했던 세나와의 섹스는 정말 매혹적이었다.

정우는 일단 달콤한 말로 세나를 달래려 하긴 했지만 사실대로 얘기했기에,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

“정말? 여자친구랑 아직 못 했어? 왜?”

세나는 병실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계속 정우의 여자친구가 소희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던 터였다.

소희가 상당한 미인이었기에, 아직도 성관계를 갖지 못했다는 정우의 말은 의외였다.

자기자신은 정우와의 섹스에 상당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사귄 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아직 기회가 없었어요.”

아직 없었던 ‘기회’가 어쩌면 바로 지금 올 예정이었다.

정우의 마음 속엔 그 ‘기회’를 위해서 세나가 지금은 빨리 자리를 비켜줬음 하는 생각 뿐이었다.

정우의 대답에 세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도 소희일 가능성이 높은 미지의 정우의 여친보다 자기가, 정우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적어도 몇 걸음 더 앞서 있는 듯 했다.

세나가 혼잣말을 했다.

“이게 뭐라고 기분이 좋지?”

세나가 기분 좋다는 말에 정우는 안심했다.

이제 세나를 잘 달래서 내보내면 될 일이었다.

잠시 혼자 생각하던 세나가 대뜸 속에 있던 질문을 했다.

“근데 너 류소희 간호사랑 무슨 사이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정우는 당황했다.

소희와 자신이 함께 있는 걸 세나가 본 적이 없을 텐데, 무슨 단서로 둘 사이를 묻는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소희가 세나에게 아는 동생이란 걸 말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저 통상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는 누나에요.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자라서 친하게 지낸 아는 누나.”

세나는 빤히 계속 정우를 바라보기만 했다.

분명히 자신의 두 눈으로 정우의 쾌감 가득한 표정과 행동, 그리고 곧이어 데스크 아래에서 나타난 소희를 봤었다.

그 광경을 보았기에 그저 아는 누나일 뿐이라는 정우의 대답은 설득력이 없었다.

세나가 봤다는 건 꿈에도 모르는 정우로서는 못마땅한 표정의 세나를 어떻게든 납득시키려 했다.

“맞아요. 부모님끼리도 알고 있고 누나의 여동생이랑 친척도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에요.”

세나의 눈동자는 미동조차 없었다.

“류소희 간호사가 네가 말한 여친 아냐?”

정우는 아찔해졌다.

세나에게 밝혔던 여자친구가 소희를 말한 것은 맞았다.

그러나 지금 솔직히 대답했다가는 소희의 직장생활이 위태로워 질 것 같았다.

적어도 병원에서는 소희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만 했다.

“아니에요. 그냥 아는 누나라니까요.”

정우의 대답이 석연치는 않았지만, 세나는 더는 추궁할 수 없었다.

화분 뒤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는 궁색한 말을 하기도 싫었고, 사실 데스크 아래에서 일어난 일을 정확히 본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우가 뭐라 둘러대도 자기가 더 할 말이 없을 거란 생각에 그만 두기로 했다.

세나는 좀 더 살펴보기로 하고 지금은 일단 물러나 주기로 했다.

“알았어.”

물어보고 싶던 주제가 끝이나자 세나는 문득 은색 귀걸이 실이 생각났다.

“참, 너 혹시 내 귀걸이에 달려있던 금속으로 된 은색 실 못 봤니?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이 방에서 반짝이는 거 못 봤어?”

세나의 은색 귀걸이 실이라면 정우도 아까 세나가 이 방에 들어올 때 귀에 달고 있던 걸 본 거였다.

또한 데스크 아래에 숨어있을 때 세나가 찾고 있는 걸 듣기도 한 거였다.

정우는 아직 병실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자기 눈에도 띄지 않은 터라 이 방에는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저 세나를 빨리 내보내기 위해서 없다고 잡아뗐다.

소희가 언제 올지 모르는 터에, 세나가 병실 구석구석을 뒤지며 오랫동안 병실에 머무르게 할 순 없었다.

“아뇨. 못 봤어요. 혹시 누나 병실이나 아니면 다른 데에 떨어트린 건 아니에요?”

“글쎄. 다 찾아 봐도 없던데…”

세나가 말 끝을 흐리며 바닥을 둘러보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직감적으로 소희가 온 거라 생각된 정우가 깜짝 놀랐다.

문을 닫고 병실로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 정우가 고개를 돌려 토끼눈으로 바라봤다.

두 사람의 눈 앞에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소희였다.

소희의 눈이 정우 옆에 앉아있는 세나에게 닿았다.

그리고 세나 역시 소희의 눈을 마주 보았다.

‘최세나 환자가 왜 정우 옆에 ?’

‘저 언니가 지금 왜 여기에?’

서로를 바라보는 두 여자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걸 바라보는 정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소희를 알고 지낸 이후 가장 싸늘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세나를 알게 된 후 가장 매서운 눈빛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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