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16. 소희의 질투
* * *
정우의 병실 안에 냉랭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침대 발치에는 소희가 싸늘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리고 소희의 시선이 향한 침대 위에는 정우와 세나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소희와 세나 두 사람은 몇 초가 지나도록 서로를 노려 보는 중이었다.
정우는 앉아 있긴 했으나, 몹시 불편한 듯 어정쩡한 자세로 몸둘 바를 모르는 듯했다.
잠시 동안의 기싸움 끝에, 침묵을 깨고 소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깜찍한 외모의 세나가 정우 옆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건 소희에게는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용하게 말했다.
“최세나 환자님, 다른 환자분들도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이렇게 다른 병실에 다니시면 안 되요. 교통사고 후유증 없으시려면 입원기간동안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
세나는 소희의 말에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왠지 자신을 견제하려는 속보이는 말로만 들렸다.
그러나 소희가 하는 말은 간호사로서 하는 입바른 말이기에 반박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정우의 여자친구라는 확증도 없으니 일단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기도 마땅치 않았다.
“미안해요 언니. 제가 병원 생활이 너무 심심해서 정우랑 알고 지내 볼까 해서 잠깐 온 거에요.”
세나는 정우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에는 일부러 정우를 다정한 눈길로 바라봤다.
정우의 손등에 자기 손을 슬며시 올리기까지 했다.
소희를 반응을 살피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세나가 정우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면서 정우에게 스킨쉽을 하자 소희는 기분이 몹시 안 좋아졌다.
세나 손 끝의 화려한 네일로 인해 세나 손의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여성환자분은 특히 남성환자분 방에 오시면 안되는 거 아시죠? 남성환자분도 마찬가지구요. 저희 병원 규칙에 잘 좀 따라주셨으면 해요.”
소희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여느 환자에게 대하듯 세나에게 규정을 안내했다.
“잘 알아들었어요. 그럼 갈께요.”
규정을 어겼다가는 퇴원 조치를 당할 수도 있었다.
세나는 더는 있기가 곤란해진 터였다.
어쩔 수 없이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정우의 손등에 손을 올렸을 때 분명히 소희의 표정이 잠깐이나마 변하는 게 보였다.
두 사람이 무슨 관계인지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일단 물러서야 할 때 같았다.
세나가 소희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 알 수 없는 기운이 두 사람 사이에서 불타 올랐다..
두 여자의 신경전에 정우는 줄곧 어찌할 바 모르고 조용히 있기만 했다.
세나의 손에 갑자기 손등이 터치되었을 때도 긴장하고 있던 터라 그 기분을 즐길 수도 없었다.
세나가 점차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걸어간 후에야 정우는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소희에게 드러나지 않도록 몰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려던 그 때였다,
시야에서 사라지려던 세나가 갑자기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정우를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이따 봐.”
정우에게 그 말은 세나가 보내는 은밀한 신호였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이 상황에서는 몹시 위험한 발언이기도 했다.
소희의 표정이 일순간 싸늘하게 변했다.
소희의 변하는 표정을 본 정우는 다시 얼어 붙어 버렸다.
차가워진 기운으로 가득 찬 503호 병실을 뒤로 하고 세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문을 닫고 나갔다.
'쌤통이다, 기집애.'
소희는 흥얼거리며 나가는 세나가 얄미웠다.
그러나 그런 세나의 뒷모습을 애써 돌아보지는 않고 가만히 선 채로 정우만 노려봤다.
세나가 병실문을 닫고 나가자 그제야 침대 앞으로 걸어오더니 침상에 앉아있는 정우를 화난 표정으로 내려다 봤다.
“어떻게 된 일이니?”
아직 하루도 채 지나지 않긴 했지만, 정우는 이제는 아는 동생이 아니라 분명히 자신의 남자친구였다.
남자친구인 정우가 다른 여자에게 옆자리를 허락한 것만 해도 불쾌한 일인데, 그 상대가 정우의 손을 눈 앞에서 터치하는 모습을 봤으니 충분히 화낼 말한 일이었다.
그걸 알기에 정우의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이 상황을 잘 모면해야 했다.
“저 사람? 심심하다면서 그냥 놀러 온 거야.”
정우는 떨리는 속내를 감추고 대답했다.
소희는 이제서야 생각해보니 꽤나 수상하기도 했다.
“너 아까 데스크에서 저 분이랑 얘기할 때 들으니 둘이 이미 안면이 있는 듯이 얘기하던데, 아는 사이야?”
정우는 아차 싶었다.
그 상황을 소희가 인식하고 있을 줄은 생각 못했었다.
그러나 적당한 답변거리가 생각나자 맞은편 대각선 방향의 비어있는 침대를 가리키며 침착하게 답했다.
“오전에 갑자기 들어오더니 저 침대에 있었다던 어떤 애를 찾더라구. 없다고 하니 자기 심심하다고 알고 지내자고 했어. 그래서 얘기하다가 보니 누나 동생 하기로 했구. 그게 다야”
세나와 오후에 섹스까지 나눈 사이인게 소희에게 알려져서는 안되었기에 정우는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소희는 정우에 대한 오랜 우정과 애정이 있어 의심하고 싶지 않았던 터였다.
정우가 적극적으로 변명하자 믿고 싶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수상한 점이 남아 있었다.
“누나 동생하기로 한 애가 그렇게 옆에 붙어 앉니? 게다가 손은 왜 만져?”
어느새 소희는 화난 표정에서 뾰루퉁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소희가 조금 누그러졌다고 생각한 정우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정우는 팔을 뻗어 소희의 손을 잡고 끌어와서 자기 바로 오른쪽 옆에 앉혔다.
“아니야. 지금 누나가 앉은 이 자리가 바로 옆이고, 아까 그 사람이 앉은 건 더 멀었잖아. 손은 잡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일방적으로 날 건드린 건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 내가 친숙해 보이나 보지.”
대답을 듣는 중에도 소희는 정우의 옆에 앉은 채 새침하게 째려봤다.
몹시 미웠지만, 한편으로는 믿고 싶어지기도 했다.
“에이 누나. 아무 것도 아니야. 내가 아까 손을 안 뺀 건 사과할께. 그 사람이 무안해 할까 봐 그랬던 거야. 정말 아무 사이 아니야 믿어줘.”
정우는 어떻게든 모면하기 위해 두 팔로 소희를 감싸 안았다.
정우의 오른팔이 등을 감싸는 가운데 왼팔이 소희의 가슴을 스치면서 슬며시 눌러왔다.
그 느낌이 좋아진 소희가 눈을 감았다.
짜릿했다.
소희가 갑자기 눈을 뜨더니 정우를 바라봤다.
화가 나 있던 눈은 크고 아름다운 눈으로 돌아와 있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응. 당연하지.”
이대로 넘어갈 수 있을 듯 했다.
정우는 이제야 마음을 놓으며 소희를 안았다.
마음이 편해진데다 소희를 안기까지 하자 정우의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소희의 올림머리 아래로 드러난 깨끗한 목덜미가 눈에 들어오자 입술을 댔다.
소희의 목덜미에 입술을 맞춘 정우는 목덜미부터 귀와 볼을 지나 눈에 이르기까지 짧은 키스를 계속하며 입술을 움직였다.
짜릿한 느낌에 소희는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소희가 다시 마음을 연 것 같아 정우는 소희를 안은 양팔에 힘을 주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누나 나 보러 온거지? 나랑 잠깐 있을 수 있는 거야?”
정우가 소희의 귀에 속삭이자 소희는 어느새 방금 전의 일은 잊어버리고 기분이 풀어지려 했다.
귀가 간질거리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허리 아래 은밀한 부위에서 묘한 떨림이 느껴졌다.
아마도 간호사실에서 속옷 위로 정우가 만져주고 입을 맞춘 이후 남아있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소희는 눈을 감은 채 조용하게 대답했다.
“응. 잠깐은 돼. 너 물리치료 보내려고 왔어.”
정우는 고개를 소희 앞으로 움직여 소희의 입술에 키스하면서 왼팔을 내려 소희의 왼손을 잡아 자신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소희는 손이 정우의 페니스에 닿은 걸 알 수 있었다.
정우의 허벅지 부위에 솟아있는 그것은, 이미 오늘 자신의 입으로 두 번이나 달래준 거긴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는 않았다.
소희의 손이 닿기도 전에 이미 커져 있었던 녀석이 손으로 만져주자 더욱 커지는 게 느껴졌다.
소희가 눈을 뜨고 정우를 바라봤다.
“또 이렇게 되었어?”
정우는 소희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면서 달콤하게 답했다.
“누나랑 있으면 하루 종일도 이럴 수 있어.”
“거짓말”
소희는 정우의 입에 입술을 댔다.
소희는 세나에 대해서는 일단 보류해 두기로 했다.
정우의 말이 맞다면 세나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쓸 게 없을 것 같기도 했다.
다만 세나가 정우의 손에 손을 댄 건 다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하지만 자기가 세나에게 따질 수는 없을 것 같아 정우를 단속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저 지금으로서는 정우로 하여금 자기에게 좀 더 빠져들게 하는 방법만이 생각날 뿐이었다.
아직 세나라는 존재와 정우에 대한 관계는 아직 확인된 게 없었다.
그런 세나 때문에 오랫동안 알아오고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정우와 절연하는 건, 소희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소희가 키스해오자, 정우는 고개를 숙이며 소희와 입 맞춘 채로 왼손을 움직여 소희의 블라우스 위로 가슴을 만졌다.
조물거리는 손끝에 브래지어가 느껴졌다.
그 안의 속살을 만지고 싶어졌다.
정우는 소희의 블라우스 아래에서부터 안쪽으로 올려 소희의 브래지어 오른편 가슴 밑으로 왼손의 손가락 끝을 집어 넣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는 가슴살이 느껴졌다.
정우의 손가락이 조금씩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검지와 중지의 마지막 손마디부터 브래지어 아래의 비좁은 틈새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그러더니 손가락에 연결되어 있는 손 전체가 위쪽으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스물스물 움직이던 손은, 계속 기어오르더니 다섯 손가락의 손마디 전체에 이어 마침내 손바닥까지 모두 브래지어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내 손바닥 전체가 소희의 오른쪽 가슴을 감싸 안았다.
손가락 틈새로 삐져 나온 가슴살은 정우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손가락과 부드럽게 마찰했다.
그로인해 정우와 소희 둘 다에게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욕정으로 가득 찬 정우의 왼손이 움직이자 소희의 블라우스도 조금씩 말려 올라가며 브래지어 하단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정우의 혀가 소희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왔다.
입 안에서 정우의 혀와 자신의 혀를 엇갈리며 흥분해 가던 소희는 정우의 손이 가슴을 만지자 더욱 흥분되었다.
간호사실에서 남아 있던 여운이 다시금 피어나는 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가슴의 맨살에 오는 자극은 달콤했지만 뭔가 불편했다.
그제야 소희는 브래지어와 가슴사이 공간은 정우의 손이 마음껏 움직이기에 비좁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팔을 등 뒤로 돌려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려 했다.
그러나 정우의 오른팔이 안고 있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서 쉽지 않았다.
그러자 소희는 정우의 페니스를 잡은 손을 놓고 양 팔을 써서 마침내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었다.
마침내 갑갑하던 가슴이 해방되었고, 소희의 왼손이 다시 정우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좁은 틈새이긴 했지만 부드러운 가슴을 손으로 음미하던 정우는 페니스를 잡고 있던 소희의 왼손이 떠나자 혹시 이대로 끝내야 하는건가 잠시 아쉬웠다.
그러나 소희가 후크를 풀어 틈새가 넓어지며 손을 보다 더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그제야 소희가 스스로 브래지어를 푼 것을 알 수 있었다.
소희의 손이 다시 돌아와 바지 위로 페니스를 압박하자 정우는 더욱 흥분되었다.
탐스러운 소희의 가슴을 주무르던 정우의 왼손이 위에서 할 일을 다했다는 듯, 점차 내려왔다.
손은 소희의 배꼽을 지나 더 아래로 내려오더니 스커트 윗자락에 닿았다.
브래지어 하단의 틈으로 들어갈 때처럼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스커트와 몸 사이에 틈이 꽤나 좁았다.
스커트와 소희의 몸 사이에서 잠시 멈춰선 왼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스커트 위로 소희의 허벅지를 쓸면서 지나갔다.
허벅지를 따라 내려가던 왼손은 스커트 끝에 다다랐다.
손은 블라우스 아래로 들어갈 때처럼 과감하게 스커트 아래를 통해서 두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구겨지는 스커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우의 왼손이 소희의 소중한 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간호사실 이후 다시 촉촉해지기 시작하던 소희의 아래가 점차 젖어들기 시작했다.
소희의 눈에 황홀한 느낌이 가득해졌고 두 사람의 키스는 더욱 격렬해졌다.
병실 문은 잠기지 않은 상태였다.
그걸 인식하고 있는 정우가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순간 정우의 입술 사이로 소희의 미끈한 혀가 파고 들어왔다.
그 혀의 움직임이 기폭제가 되었다.
정우의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욱 현란해져 갔다.
그에 따라 소희의 손도 더 강하게 정우의 페니스를 쥐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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