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17화 (17/98)

〈 17화 〉 17. 은색실

* * *

병실 문은 잠기지 않은 상태였다.

그걸 인식하고 있는 정우는 소희와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 할지 말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정우의 고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희의 스커트 안에서 움직이는 정우의 손가락은 소희의 속옷 위로 민감한 곳을 터치하느라 그저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정우의 손가락이 소희의 소중한 곳의 어딘가를 건드리자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정우의 입술을 찾았다.

정우의 입술 사이로 소희의 혀가 미끄러지듯이 파고 들어왔다.

그 혀의 움직임은 정우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결심하도록 만들었다.

소희의 혀를 맞이하는 정우의 혀가 바쁘게 움직였고 혀의 움직임의 그 이상으로 정우의 손가락도 더욱 현란하게 움직였다.

정우의 손가락이 더 자극적으로 속옷 위로 소희의 은밀한 곳을 터치하자, 환자복 바지위로 정우의 페니스를 쥐고 있는 소희의 손에도 힘이 더 들어갔다.

소희는 점점 정신이 아득해지는 가운데 정우에게 어디까지 허락해야 할 지 고민이 되었다.

소희가 잠시 정우의 입에서 혀를 걷어 들이며 입술을 뗐다.

"아. 여기서 이러면 안되는데."

소희는 누군가 병실로 들어 오는게 겁이 났다.

원래 지금은 정우를 물리치료실로 갈 것을 알리러 온 거였다.

그러기 위해 자기가 온 것이라서, 간호사실에 있는 다른 간호사가 갑자기 이 병 들어올 일은 없었다.

그러나 세나 같은 불청객이 언제 갑자기 들이 닥칠지 몰랐기에 방심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정우를 뿌리칠 수 없었다.

이미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있었고, 정신마저도 최면에 걸린 듯 아득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희는 누군가 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정우가 선사해주는 확실한 쾌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소희의 고개가 자기도 모르게 뒤로 젖혀졌다.

소희는 온 몸으로 아래로부터 터져 나오는 뜨거운 느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소희의 입에서 가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흡"

그 소리는 정우에게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정우의 귀에는 마치 소희가 더 해 달라고 조르는 것만 같이 들릴 뿐이었다.

정우로서는 소희가 허락해줬던 ‘잠깐’ 이라는 게 얼마의 시간을 말하는 건 지 알 수 없던 터였다.

정우 역시 소희와 마찬가지로 병실 문이 언제 누군가에 의해 열릴 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지금 더 진도를 나가도 되는 지가 염려되는 중이었다.

그런 중에, 지금은 안된다는 말과, 뒤이어 나온 신음소리는 너무나도 모순적이었다.

정우는 그 모순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확실히 하기 위해 다시 한번 소희에게 물어봤다.

“누나, 좀 더 해도 되는 거지?”

가만히 소희를 바라보며 소희의 승낙을 기다리고 있는 정우의 얼굴과는 달리, 정우의 왼손 끝은 치마 속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정우의 손가락이 움직이며 민감한 곳을 계속 터치하자 불안감보다 쾌감이 앞서기 시작한 소희가 눈 감은 채로 답했다.

“응 괜찮아. 잠깐이라면.”

‘잠깐’이라면 괜찮다는 대답에 정우는 빠른 시간 내에 마지막까지 가기로 마음먹고 소희를 눕히기로 했다.

문득 세나와 관계를 할 때 침대 뒤로 눕히려다 세나가 허리를 불편해 했던 게 생각이 났다.

그걸 알게 된 지금 소희에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정우는 젠틀하게 소희의 신을 벗긴 후 침대위로 잡아 이끌었다.

잠시 멈칫하던 소희는 정우의 손에 이끌려 침대 위로 올라와 누웠다.

정우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몰라도, 왠지 잠깐이라면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았다.

침대에 소희를 눕힌 정우는 누워있는 소희의 옆에 앉아 소희를 내려다 보았다.

예쁜 얼굴로부터 갸름한 목을 지나 볼륨있는 가슴으로 내려오는 라인, 그리고 그 아래 허리와 힙을 지나 다리까지 이어지는 곡선은 정우가 이제껏 봐 온 세상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존재였다.

"누나가 이렇게 예쁜지 왜 이제야 알았을까?"

"뭐야. 부끄럽게"

민망해진 소희가 눈을 질끈 감았다.

눈을 질끈 감는 표정조차도 아름다워 보였던 정우는 소희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추면서 블라우스를 위로 걷어 올렸다.

그러자 소희가 상체를 조금 들어 블라우스를 편하게 올리도록 도왔다.

정우가 블라우스를 올리는 걸 소희가 스스로 돕는 모습은 정우에게 또 다른 쾌감을 선사했다.

정우는 누가 갑자기 들어올지 몰라서 블라우스를 완전히 벗기지는 않고 소희의 가슴과 목 사이에 걸친 채로 뒀다.

블라우스를 걷어 올리자 그 아래에 소희의 젖가슴을 가린 브래지어도 드러났다.

정우는 브래지어도 블라우스를 걸쳐둔 곳까지 걷어 올렸다.

이미 아까 앉아 있을 때에 소희가 후크를 풀어 둔 덕에 브래지어는 쉽게 위로 올라갔다.

방해가 되던 브래지어가 없어지자 마침내 소희의 탐스러운 두 가슴이 그대로 정우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매끈하고 탄력있는 두개의 봉우리와, 봉우리 위에 앙증맞게 달린 귀여운 두개의 꼭지를 보자마자 정우는 주저하지 않고 소희의 오른쪽 가슴을 한 입 크게 머금고 입 속에서 혀로 꼭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양 손은 마주보고 있는 두 가슴을 움켜쥐었다.

누가 들을 새라 소희의 입에서 조용하게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흡”

정우는 그대로 허리를 소희의 허리 위로 밀착시키며 발기된 페니스로 소희의 소중한 곳을 지긋이 눌렀다.

서로의 옷이 가운데서 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니스가 환호를 지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페니스는 옷을 뚫고 나올 기세로 꿈틀거리며 소희의 은밀한 부위를 자극했다.

가슴과 소중한 곳에서 동시에 느껴져 오는 처음 느끼는 쾌감에 소희가 몽롱한 표정으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흐읍.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

정우는 소희를 리드해 주기로 했다.

“내가 알아서 잘 해줄께. 누나는 가만 있어.”

정우에게 소희의 말은 알아서 해달라는 의미로 들렸다.

지금부터는 알아서 해도 된다는 생각에 정우는 몹시 흥분되었다.

정우의 입이 소희의 오른쪽 가슴을 머금고 있고, 정우의 오른손이 소희의 왼쪽 가슴을 계속 주무르는 가운데, 정우의 왼손이 아래로 서서히 내려가더니 배꼽을 지나 스커트에 닿았다.

정우의 왼손은 소희의 은밀한 부위에 직접 닿기 위해 스커트 안으로 파고 들려 했으나, 틈이 좁아서 힘이 드는지 잠시 멈춰섰다.

그러자, 마치 정우를 도우려는 듯, 소희의 손이 내려 오더니 스커트의 지퍼를 내려 정우의 왼손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 줬다.

정우의 입과 두 손은 각자의 욕심을 채우려고 위아래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막상 누운 채로 난생 처음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세 곳이 한꺼번에 남자의 입과 손으로 만져지게 되자 소희는 겁이 나기도 하면서 온 몸에 전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몸 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뜨겁게 끓어오르는 듯 했다.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머리 위로 올려 무엇이든 잡으려 했지만, 그 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매트리스를 덮고 있던 커버를 움켜쥘 수 있을 뿐이었다.

정우의 손과 입이 계속 움직이는 가운데 소희의 입에서 몇 차례 신음소리가 더 새어 나왔다.

소희는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이대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소희는 누가 들어올 수 있다는 리스크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저 스커트를 포함한 아랫도리를 다 벗어 내리고 싶었다.

정신이 아득한 가운데 스커트로 손을 내리려 머리 위 매트리스 커버를 움켜쥔 손에 힘을 푸는데, 손가락 끝에 뭔가 스치는 기분이 들었다.

몸을 뒤척이면서도 그게 뭔가 싶었는지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손에 쥐었다.

길고 가늘면서도 단단한 물체였다.

눈 앞으로 가져와서 보니 은색 빛깔이 도는 금속 실이었다.

접힌 매트리스 커버 사이에 숨겨져 있던 세나의 잃어버린 은색 금속 실이 커버를 헤집던 소희의 손에 의해 바깥으로 노출된 것이었다.

소희의 눈에 서려있던 쾌감으로 가득찬 몽롱함이 일순간 사라져 버렸다.

'이건, 최세나 환자가 찾아 다니던 귀걸이의 은색 금속 실?'

의혹이 세나의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그게 왜 지금 여기 이 침대에 있는지, 그것도 왜 머리맡에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누운 채로 정우의 입과 손에 온 몸을 맡기다시피 하고 있던 소희는 금새 정신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이 실의 정체와 연유를 알아야 했다.

그런 소희의 기색을 전혀 모른 채, 정우는 그저 계속해서 고개를 숙인 채 소희의 몸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소희는 담담한 목소리로 정우를 불렀다.

화가 나려 했지만, 일단 정황을 알아 내는 게 우선이었다.

“정우야.”

정우는 소희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계속 정성스레 소희의 가슴을 입으로 물고서 양 손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정우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소희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온 몸으로 느껴지던 쾌감이 지금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금속 실을 보는 순간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 버렸던 것이다.

정우의 모든 행동은 더 이상 달콤하지 않았고 자극은 커녕 오히려 낯설고 불쾌하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소희는 담담하게 다시 한 번 더 불렀다.

“정우야, 그만해.”

그제서야 들렸는지 정우가 고개를 들어 소희를 바라봤다.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부르는 소리에 일단 고개는 들었지만, 양 손은 멈추지 않았다.

나름 소희의 흥을 깨지 않기 위한 배려도 있었고, 자신의 흥을 깨지 않으려는 욕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소희는 정우를 멈추게 하기 위해 그냥 무릎을 굽히며 일어나 앉아 버렸다.

자연스럽게 정우의 손이 소희에게서 떼어지면서 정우가 행동을 멈췄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정우는 당황스러워졌다.

“누나 왜 그래?”

소희는 내심 정우에게 금속 실을 보여주면서 따져 묻고 싶었다.

그러나 그 순간 정우가 얼버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세나가 방금 전에 왔을 때 흘렸다라고 할 수도 있었고, 모른다고 잡아 뗄 수도 있었다.

심지어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세나의 귀걸이에서 떨어진 실이 아닐 수도 있었다.

영문을 모른 채 가만히 앉아 소희를 바라보는 정우를 마주 보던 소희는 일단 금속 실을 발견한 사실을 감추기로 했다.

정우에게 따지기에 앞서 좀 더 확인이 필요했다.

“나 그만 할래.”

이미 소희의 몸과 마음은 식어 있었고, 정우의 터치도 지금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소희의 태도가 돌변하자 정우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소희에게 빠져있던 정우는 그저 막연히 자기 탓이라고만 생각되어 사과부터 했다.

“내가 좀 거칠게 했나 봐. 누나 미안해.”

정우는 소희가 처음이다 보니 그런건가 보다 싶어 좀 더 부드럽게 대하지 못한 자기를 책망했다.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낮추는 정우에게 소희는 아직은 따져 묻고 싶지 않았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지금은 그냥 차분하게 혼자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리고 너 지금 물리치료 받으러 가야 해”

시간을 보니 오후 다섯시 가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물리치료실 운영시간상 아직 여유는 있었지만, 소희는 지금 불편한 이 자리를 피하기에는 적당한 핑계였다.

소희는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고쳐 입고 헝클어진 머리를 수습했다.

그런 후, 옆에서 민망해하는 정우에게 3층 물리치료실로 내려가보라고 얘기하고는 병실을 떠나려 했다.

정우는 갑자기 싸늘하게 식어버린 소희의 반응에 영문 모르고 미안해할 뿐이었다.

“누나. 화내지 마. 내가 사과할께.”

정우는 사과와 함께 소희를 안았다.

아직 확실한 건 없다는 생각에 소희는 정우의 포옹까지도 거절하지는 않았다.

잠시 안겨있던 소희는 정우의 어깨를 가볍게 밀며 정우에게서 벗어났다.

“아니야. 일단 물리치료 잘 받고 와. 이따가 얘기하자.”

소희는 그 길로 병실을 나섰다.

소희가 유독 꽉 움켜쥔 손에는 금속실이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정우는 소희가 갑자기 냉랭해진 이유는 커녕, 소희의 손이 움켜져 있는 것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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