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 20. 네 것도 줘
* * *
저녁 무렵.
아무도 오지 않을 병실이었다.
환자복을 입은 정우와 세나가 입을 맞추며 부둥켜 안은 채 서로를 만지고 있었다.
정우의 왼손이 세나의 환자복 상의의 끈을 풀고 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손은 앙증맞은 살덩이 하나를 움켜 쥐었다.
“아”
정우와 키스하던 세나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소리를 냈다.
예상보다 빠른 세나의 반응에 정우는 내심 놀랐다.
아마도 정우의 병실에 들어오기 전부터 세나는 꽤나 달아 올라 있었던 듯 싶었다.
사실 세나는 낮에 소희를 등지고 병실을 나갈 때부터 소희와 정우와의 관계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세나의 직감으로는 분명히 소희가 정우의 여자친구인데, 정우가 아니라 하니 확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만약 소희가 정우의 여자친구가 아니라 하더라도, 평범한 사이는 아닐 듯 싶었다.
자신이 정우를 의도적으로 터치했을 때 소희의 표정이 변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세나는 정우 그 자체만으로도 병원에서 잠깐 즐기는 사이로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던 터였다.
그런데다 막상 남의 것이라 생각되다 보니 이제는 반드시 자기 걸로 만들고 싶어졌다.
정우의 여자친구가 누구이건 간에, 정우와 성관계 한번 해 본 적 없다는 미지의 상대보다는 자신이 더 깊은 관계임에 틀림없었다.
오늘 낮에 관계를 가진 자기야말로 진정하게 정우를 소유한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자신감에 마침내 세나는 정우를 또 한번 가지려고 정우의 병실에 들어왔던 것이다.
링거조차 맞지 않는 정우에게는 야간 근무하는 간호사들도 관심 갖지 않을 터였다.
그렇기에 저녁의 정우의 병실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이미 자기가 길들이고 있는 꽤 괜찮은 남자가 외롭게 혼자 있었다.
그 사실에 샤워를 마치고 병실 문을 들어서는 때부터 이미 세나는 흥분하고 있던 중이었다.
정우는 자신의 품 안의 세나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맨가슴을 만져주자 고개를 젖히고 신음소리를 내는 세나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우는 흥분되고 있었다.
귀엽고 예쁜 얼굴의 세나가 눈을 감은 채 턱을 한껏 치켜 든 모습은 무척이나 사랑스럽고도 야했다.
이 사람이 낮에 겪었던 그 까탈스러운 사람이 맞나 싶을 지경이었다.
정우는 세나가 눈을 감고 있는 틈을 타서 가까이에서 세나의 귀여운 얼굴을 찬찬히 살펴봤다.
정우의 눈에 세나의 귀가 들어왔다.
짧은 머리 뒤로 가려진 그 귀에는 자그마한 링 귀걸이가 걸려 있었다.
문득 정우는 세나가 낮에 찾아다니던 귀걸이 실이 생각났다.
“귀걸이 실은 찾았어요? 아까 찾으러 다니더니.”
그러면서도 정우의 왼손은 계속 세나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손끝이 유두를 미세하게 스치자 세나의 몸이 살짝 떨리는 게 느껴졌다.
세나는 정우의 터치를 즐기면서 호흡을 짧게 끊어가며 대답했다.
“못 찾았어. 그게 더 마음에 드니?”
정우는 고개를 젖힌 채 느끼고 있는 세나의 귀에 키스했다.
“아뇨. 지금은 이게 예뻐요.”
세나의 가슴을 부드럽게 만지고 있던 정우가 순간 왼손에 힘을 주어 세나의 가슴을 움켜 쥐었다.
정우의 표현은 중의적이었다.
의미가 명확치 않아 세나가 정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귀걸이가 예쁘다고?”
“아니. 누나 가슴이.”
정우는 짖궂게도 왼 손으로 세나의 환자복을 젖히며 세나의 가슴으로 얼굴을 옮겼다.
선홍빛 유륜이 눈에 들어왔다.
세나가 자주하는 언어유희를 따라 하다보니 느닷없이 세나의 가슴이 예쁘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관심 갖고 보니 선홍빛 유륜은 정말 예뻤다.
그러고 보니 소희의 유륜은 다소 어두운 초콜렛 색이었던게 생각났다.
사람마다 유륜의 색이 다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가슴에 대한 컴플레스가 있던 세나였다.
정우의 표현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지만, 진심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거짓말"
그러나 정우는 진심이었다.
소희의 볼륨있는 가슴도 좋았지만, 세나의 앙증맞은 가슴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정말이에요."
정우는 세나의 손이 만지고 있던 페니스에 불끈 힘을 줬다.
바지 위이긴 했지만, 페니스가 꿈틀거리며 신호를 보내오는 걸 세나도 느낄 수 있었다.
세나는 못 이긴 척 , 정우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치."
정우가 사랑스럽게 혀로 유륜 부위를 빙글빙글 돌려 마사지했다.
그 느낌에 좋았는지 세나가 정우의 페니스를 꼭 잡아 쥐었다.
유륜을 마사지하던 혀는 어느새 꼭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세나의 고개가 다시 뒤로 젖혀졌다.
깁스한 오른팔로 세나를 받치고 있었기에 불편해진 정우가 입을 떼지 않은 채 세나를 뒤로 눕혔다.
세나의 가슴을 입에 양보한 정우의 왼팔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세나의 아랫도리로 향했다.
정우는 낮에 겪었던 세나의 까칠한 성격이 생각나서 단계를 밟아서 천천히 진도를 나갈까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세나가 지금처럼 흥분해 있는 상태라면 굳이 천천히 할 필요가 없을 듯 했다.
게다가 둘은 이미 낮부터 몸을 섞은 사이이기도 했다.
정우의 왼손은 세나의 허락없이 감히 무단으로 아랫도리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수줍게 가로막고 있는 팬티를 젖히고서는 바로 은밀한 곳에 닿았다.
세나가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뭐야. 너 이렇게 기어오르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우의 예상대로 세나의 아래 부분은 촉촉해져 있었다.
미세하게나마 세나의 허리가 움직이는 것도 느껴졌다.
“미안해요. 허락해줘요.”
허락을 구하고는 있지만, 이미 정우의 왼손 검지손가락은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녀석은 세나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은밀한 곳으로 파고 들은 뒤였다.
손가락은 여전히 무단으로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며 세나의 민감한 곳을 찾았다.
그 바람에 세나는 아래의 짜릿함이 배가 되었다.
“아.”
세나가 정우의 입술을 찾았다.
입술을 맞추자 쉬고 있던 손으로 정우의 상의를 벗기고는 정우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둘이서 한 차례 키스하는 동안 검지손가락으로도 모자랐는지 가운데 손가락도 세나의 은밀한 곳으로 함께 들어갔다.
팬티 안의 좁은 공간에 갇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손과 달리, 갈라진 틈 안에 들어가 있던 손가락은 거칠 것이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두 손가락의 움직임에 세나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도 소리가 났다.
“아흣. 거기.”
세나의 신호에 자극받은 정우의 두 손가락이 계속 움직였다.
조금 전만 해도 촉촉하던 그 곳이 어느새 흥건해져 있었다.
세나가 입술을 떼더니 잠시 째려봤다.
그러나 화난 표정이 아니라 앙탈을 부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너무해. 맘대로 그러다니.”
“미안해요”
정우의 말과 달리 마음은 하나도 미안하지 않았다.
그저 세나의 앙탈에 맞춰주려는 대답일 뿐이었다.
세나가 허리를 들며 팔로 하의를 벗어 내렸다.
정우의 왼손이 은밀한 곳에서 나와서 세나를 도우려 했지만, 세나가 제지했다.
“손 떼지마.”
세나는 정우의 도움없이 자신의 팔과 다리만을 사용해서 바지와 팬티를 벗어내렸다.
그런 움직임도 정우에겐 자극적이었다.
세나가 다리를 움직이는 바람에 손가락 끝에 세나의 은밀한 곳의 살들이 부벼오는게 느껴졌다.
그 느낌 역시 자극적이었다.
세나의 하의가 사라지자 제약이 없어진 정우의 손이 더 아래로 내려왔다.
세나의 은밀한 곳에 들어가 있던 두 손가락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정우가 그 상태로 잠시 즐기던 중이었다.
귀에 익은 말이 세나로부터 정우에게 전해졌다.
“빨아줘.”
이미 들었던 표현이었지만, 아직도 정우에게는 자극적이었다.
정우는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면서 고개를 내려 세나의 가슴을 입에 넣고 몇 번이나 힘껏 빨기 시작했다.
세나의 입에서 거친 한숨이 나오더니 정우의 두 어깨를 잡고 아래 방향으로 눌렀다.
“거기 말고, 이번엔 더 아래..”
정우가 고개를 들어 세나를 바라봤다.
세나가 촉촉한 눈빛으로 정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정우도 바라던 바였으나 아직 허락받지 않아 못하던 행위였다.
정우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대로 아래로 내려갔다.
세나의 은밀한 곳에서 손가락을 빼더니 그 곳에 입을 맞췄다.
세나는 양 다리를 벌려 정우의 고개를 환영했고, 정우는 방금 전까지 왼손으로 덮고 있던 그 곳을 입으로 덮었다.
정우의 부드러운 혀가 세나의 은밀한 틈새로 들어오자, 세나의 허리가 한번 더 뒤틀리는 게 느껴졌다.
세나가 미리 예상하고 깨끗이 씻고 왔는지 그 곳에서는 달콤한 향이 났다.
순간 정우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정우는 전화를 받지 않고 계속 세나의 은밀한 곳을 계속 입술과 혀로 희롱할 뿐이었다.
그러나 벨이 대여섯 차례나 울리자 고개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정우가 손을 움직여 핸드폰을 가져와서 보니, 소희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마침 그 순간 세나도 고개를 돌려 액정에 적힌 소희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받지 마.”
세나가 전화를 받지 못하게 한 것도 있지만, 정우 역시 지금 상황에서 받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끊을 수도 없었기에 정우는 핸드폰을 그냥 침대 옆에 뒤집어 내려 놓았다.
아마도 안부 전화이겠거니 싶었던 정우는 소희에게는 나중에 전화해 볼 참이었다.
지금은 세나에게 집중해야 했다.
몇 차례 더 울리던 벨소리가 끝나고 방 안에서는 다시 두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정우의 두 손은 위로 올라와서 어느새 세나의 양쪽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정우의 혀가 계속 움직이자 세나는 계속 흥분을 즐기면서도 머리 속 한편에서는 소희에 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희는 분명 정우와 단순한 아는 사이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병원에 있는 동안은 정우를 사이에 두고 다시 마주치게 될 경쟁자일 거였다.
그러던 중, 핸드폰의 벨이 짧게 울렸다.
아마도 통화가 되지 않자 소희가 바로 메시지를 보낸 것일 터였다.
정우와 세나 둘 다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정우가 핸드폰을 잡기 위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보지 마.”
세나의 목소리는 완고했다.
지금의 흥을 중단하기도 싫었지만 무엇보다도 자기만 정우의 관심을 받고 싶었다.
그리고 소희를 이겨내고 정우를 가지려면 이 작은 기싸움부터 이겨야 했다.
세나가 고개를 가로 젓는 걸 본 정우가 멈칫했다.
세나는 멈칫하는 정우에게 결정타를 날리기로 했다.
핸드폰으로부터 정우의 관심을 멀어지게 해야 했다.
“네 것도 줘.”
무슨 의미인지 몰라 정우가 가만히 있자 세나는 팔을 뻗어 정우의 몸을 당겼다.
그제야 세나의 의도를 알아차린 정우가 한쪽 팔을 써서 자신의 하의를 벗어 내리고는 몸을 돌렸다.
정우는 입술을 세나의 은밀한 곳에 둔 채, 몸을 돌려 다리를 세나의 어깨로 향하게 해서 엎드리는 자세를 취했다.
정우는 소희로부터의 연락을 두 번이나 무시해서는 안될 것 같아 조금 고민이 되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정우의 몸은 세나의 요구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까부터 외롭게 불끈거리고 있던 정우의 페니스에 세나의 부드러운 입술이 닿았다.
세나의 조그맣고 매끈한 두 손이 기둥과 음낭을 감싸안았다.
세나의 음란한 혀가 페니스 끝의 작은 구멍을 섬세하게 핥기 시작했다.
색다른 느낌에 정우는 기분이 아련해지면서 쾌감에 몸을 떨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혀의 움직임에 취해 있는 가운데, 침대 한구석에 엎어져 있는 핸드폰에는 메시지 한 줄이 떠 있었다.
소희의 메시지였다.
나 집인데, 조금 이따 갈께. 잠깐 봐. 물어볼 게 있어.
아직 메시지가 확인되지 않은 핸드폰이 깜박이고 있었다.
그런 불빛에 정우의 신경이 분산되지 않도록 세나는 베개를 살짝 내려 핸드폰을 덮었다.
메시지 내용이 무엇이건, 자신과는 어차피 상관없을거라 생각했다.
정우는 세나의 입 속에서부터 페니스로 전해져 오는 쾌감에 이미 온 정신이 아득해져 있었다.
그저 세나의 다리 사이에 고개를 묻은 채 정신없이 세나의 음란한 단물을 취하기에 바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