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21화 (21/98)

〈 21화 〉 21. 망각의 시간

* * *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온 건 정우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정우는 세나와 음란한 행위를 하느라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핸드폰은 미확인 메시지가 있음을 알리느라 계속해서 깜박이고 있었다.

그러나 베개로 덮여져 있었기에 정우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정우는 그저 세나의 혀가 자신의 페니스를 휘감으며 희롱하는 느낌에 황홀한 상태일 뿐이었다.

게다가 정우 역시 세나의 다리 사이에 고개를 묻고 입술과 혀를 놀리기에 바빴다.

정우는 자신이 황홀한 중에도 세나를 더 만족시키고 싶었다.

세나의 힙을 주무르고 있던 정우의 왼손이 앞으로 옮겨 오더니 세나의 은밀한 곳에 닿았다.

손가락은 정우의 부드러운 혀와 함께 움직이며 이미 달아오를 대로 오른 세나의 조그마한 돌기를 섬세하게 간지럽혔다.

“읍”

아래로부터 더 강렬한 자극이 올라오자 세나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또 한번 새어 나오려 했다.

더이상 신음을 참지 못하겠는지 세나는 입을 벌리며 입 안에 물고 있던 페니스를 손으로 잡고 입 밖으로 꺼냈다.

따뜻하고 감미로운 세나의 입 속에서 페니스가 강제로 내쫓기자 정우는 잠시 아쉬워지려 했다.

그러나 세나의 손가락은 혀가 하던 것 보다 페니스를 한층 더 자극해왔다.

손가락의 현란한 움직임에 정우는 조금전보다도 오히려 더 뜨거운 기운이 몸 속에서부터 몰려 나오려는 게 느껴졌다.

정우는 세나의 손 속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다.

그저 가능한한 더 느끼고 싶어서 최대한 참고 있는 중이었다.

이러다가 갑자기 분출되게 할 수는 없었다.

낮부터 기다리던 아까운 기회였고, 세나를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넣어줘.”

몇 번 더 신음소리를 내며 즐기던 세나가 새로운 오더를 줬다.

한계가 가까워 오던 정우는 두 말 않고 따랐다.

세나의 위에 거꾸로 포개져 있던 정우는 몸을 돌려 엎드린 자세로 세나의 얼굴을 마주봤다.

뜨거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던 것도 잠시, 두 사람의 혀가 서로 얽혔다.

정우는 허리를 아래로 압박하며 세나의 은밀한 곳에 페니스를 집어 넣었다.

세나의 소중한 곳은 이미 충분히 젖어 있었다.

정우의 페니스는 아무런 방해없이 쉽게 미끄러지듯이 들어갈 수 있었다.

정우의 두 손이 세나의 가슴을 주물렀다.

그러는 가운데 세나는 침대에 누워 고개를 뒤로 젖히며 느끼고 있었다.

그런 세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우는 더 달아 올랐다.

정우가 허리를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세나는 정우의 움직임에 맞추어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세나 역시 자신의 몸 속으로부터 뜨거운 기운이 쏟아져 나오려는게 느껴졌다.

“나 갈 거 같아.”

세나의 말은 정우에게 라스트 스퍼트를 재촉하는 것만 같이 느끼게 했다.

남아있던 마지막 힘을 짜내 정우가 허리를 계속 움직였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르다 느꼈는지 정우가 세나의 오른쪽 가슴을 입에 물고 빨아대기 시작했다.

“아흣”

세나의 허리가 정우의 허리를 아래에서 위로 압박하며 활처럼 휘었다.

정우는 세나의 허리 아래에 꽤 높은 빈틈이 생길 정도로 세나의 허리가 솟구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세나의 눈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자 정우는 세나에게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정우는 허리를 계속 움직이며, 페니스와 세나 몸 속의 부드러운 벽과의 마찰을 즐겼다.

이내 정우의 속에서도 강렬한 느낌이 솟아나왔다.

정우는 마지막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세나에게 신호를 주고 싶었다.

“나도 갈 거 같아요.”

세나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 중에 온 정신이 아득한 중에도 중요한 걸 잊지는 않았다.

“아. 배 위에!”

정우와 즐기는 것도 좋았지만, 그렇다고 몸 속에 사정하게 하는 건 위험했다.

정우는 참을 수 있는 한 그대로 몇 번 더 허리를 움직였다.

마지막 마찰을 즐긴 후 세나의 몸 속에서 페니스를 꺼냈다.

분출을 위한 마지막 자극이 필요했다.

세나에게 차마 요구할 수 없었던 정우였다.

낮에 했듯이 세나의 배에 문지를까 생각하는데 세나의 손이 다가오더니 정우의 페니스를 잡았다.

세나는 남자가 사정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자극이 필요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세나의 태도는 낮의 그저 유흥으로 한번 관계하던 때와는 달랐다.

정우를 사로잡고 싶은 지금은 세나도 적극적이었다.

세나의 부드럽고 작은 손이 미묘하게 움직였다.

정우의 고개가 쾌감으로 인해 뒤로 젖혀졌다.

네일 끝의 섬세한 감촉은 정우를 한층 더 황홀하게 만들었다.

낮에 세나의 배에 부비면서 사정할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순간 정우는 뇌 속 깊은 곳까지 아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페니스 끝으로부터 액체덩어리가 쏟아져 나왔다.

분출된 액체는 세나의 턱 아래까지 끈적하게 흩뿌려졌다.

“아.”

정우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왔다.

정우의 페니스는 첫번째 분출 이후에도 계속해서 움직였다.

녀석은 남아있는 액체를 짜내어 세나의 몸 위로 내뱉았다.

녀석은 더 이상 나올게 없으면서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몇 차례 더 움직였다.

크고 단단하던 녀석은 마침내 힘이 다 했는지 결국 슬그머니 작아지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정우는 마지막 순간 손을 움직여준 세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정우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세나는 알아서 사정을 도운 거였다.

정우는 까칠한줄로만 알았던 이 여자가 자신을 배려하고 있다는 걸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세나는 대답없이 약간의 눈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대로라면 정우가 자신에게 빠져들도록 충분히 만들 수 있을 듯도 싶어졌다.

덕분에 배에서 턱까지 농밀한 액체가 묻게 되었지만, 그런 건 닦아내면 그만이었다.

그러고보니 낮에 이 병실에는 티슈가 없었고 젖은 수건만 있을 뿐이었다.

세나는 작아져 버린 페니스를 손에서 놓아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닦을거 있니?”

손세탁 후에 덜 말라 있던 수건은 낮처럼 창가에 걸려 있었다.

정우의 병실에는 여전히 티슈가 없었다.

수건을 가져가려 일어서려던 정우는 생각을 바꿨다.

이 순간을 좀 더 즐기고 싶어졌다.

낮에 세나와 밀착하던 느낌이 나쁘지 않았었다.

“내가 닦아 줄께요.”

정우는 마치 세나의 몸에 묻은 자신의 체액을 자신에게 묻히려는 듯 세나를 안으며 세나의 몸에 자신의 몸을 바짝 붙였다.

정우가 상체부터 페니스까지 온 몸을 세나의 몸을 붙이고는 위아래로 비볐다.

아직 여운을 느끼고 싶었던 세나도 전신에서 전해져 오는 마찰이 싫지는 않았다.

정우의 몸에서 나온 액체가 몸에 번져나가는 느낌이었지만, 젖은 수건으로 닦고 나중에 샤워하면 될 일이었다.

낮에는 정우 몸 위에 누워서 마지막 여운을 즐겼던 세나는 지금은 정우의 몸 아래에서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정우의 몸이 가볍진 않았지만, 묵직한 느낌이 나쁘지 않던 세나 역시 정우를 안고 놔주지 않았다.

둘의 음란한 행위 중에도 베개 아래에 묻혀있는 핸드폰의 액정은 여전히 깜박이고 있었다.

두 사람 중 적어도 한 사람은 그걸 망각한 채 현재를 즐기기에 바빴다.

**********

같은 시간 소희의 집.

소희는 옷을 챙겨 입고 방에서 나와 하늘색 슈즈를 신으려 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은색 금속 실에 관해서는 세나가 아닌 정우에게 따져 묻는 게 나을 듯 했다.

비록 지금이 저녁 시간이긴 했지만, 조바심이 나서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병원에 사람이 그나마 적은 지금이 대화하기에는 좋았다.

게다가 아까 정우에게 이따 보자고 하고 병실을 나갔던 세나가 신경쓰이던 참이었다.

퇴근 이후 자신이 병원을 비운 후부터 계속해서 신경쓰여 불안하던 참이었다.

그런 중에 정우는 전화도 메시지도 받지 않고 있었다.

초조해진 소희가 저녁식사를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

소희는 정우가 그저 잠을 자느라 통화가 안되고 있기를 바랐다.

만일 병원에 갔는데 정우가 자고 있는 거라면, 아직 초저녁었기에 깨우면 될 일이었다.

누군가 식탁에 앉아 소희를 불렀다.

소희의 집에 오랫만에 놀러온 소희의 이모, 지애였다.

“소희 어디 가니? 너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지애는 간만의 방문에도 저녁시간에 외출하려는 소희에게 약간은 서운한 목소리였다.

올해 40세인 지애는 소희 엄마의 사촌동생이다.

어릴 적부터 조카인 소희와 소희의 동생 소원을 언니처럼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며 아껴주는 사람이었다.

소희가 어린 시절, 지애는 국제선 승무원으로서 바쁘게 살면서도 집이 가까웠기에 자주 놀러 오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지방도시 거부의 아들이라는 한 승객을 만나게 되었다.

그의 열렬한 구애 끝에 결혼해서 멀리서 살면서도 가끔 소희의 집에 놀러오곤 하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2년 전부터는 좀처럼 오지를 않았다.

그러던 중, 오늘 낮에 실로 오랜만에 소희네 집에 놀러온 참이었다.

동생 소원이 식탁에 있던 부모님들과 지애가 모두 들으라는 듯 톤을 높여 놀렸다.

입이 삐죽 나온게 약간 토라진 듯하기도 했다.

“정우 오빠 보러 간대~요.”

“류소원!”

정우가 입원한 건 가족 중에 소원에게만 살짝 얘기한 거였다.

그런 내용을 소원이 가족 모두의 앞에서 밝히자 소희가 당황해 하며 소원을 말을 끊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소원에게 얘기하지 않을걸 그랬다며 소희는 내심 자신을 탓했다.

지애가 놀라며 물었다.

“어머, 너 정우랑 사귀니?”

지애는 간만에 온 언니네 집에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자 놀랐다.

그러고보니 2년만에 오느라 소희와 소원의 동네친구였던 정우의 이름을 듣는 것도 오랫만이었다.

소희는 화들짝 놀라며 부정했다.

“아니야 이모. 나 병동에 일이 있어서 가는 거야. 가는 김에 지금 우리 병원에 정우가 입원해 있어서 잠깐 얼굴도 보려는 거구.”

소희는 적당한 핑계를 대며 소원을 향해 눈을 흘겼다.

“어머, 정우 다친 거야?”

엄마가 놀라며 물었다.

“응 아침에 좀 다쳤는데, 잘하면 내일 퇴원할거야. 너무 걱정 마셔.”

소희는 놀라는 엄마를 안심시켰다.

오늘부터 정우랑 사귀기로 한 터였다.

아직 모두에게는 정우와의 사이를 비밀로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가족들로부터 정우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은색 실로 인해 둘의 관계는 이미 그 방향이 불확실해진 터였다.

“이모 나 금방 올께. 조금만 기다려.”

소희가 뒤돌아 현관 문을 열려 할 때였다.

그새 소원이 식탁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쪼르르 쫓아오더니 졸랐다.

“언니, 정우오빠보러 나도 같이 가면 안돼?”

정우보다 한 살 어린 소원은 의젓하고 자상한 소희와는 달리 어릴 때부터 철없이 자라 왔었다.

그렇기에 집안 식구들은 물론 정우조차도 지금 스물두살인 소원을 어린애 같이 생각하곤 했다.

그런 소원이 정우와 진지한 대화를 하려는 지금 끼게 할 수 없었다.

“아냐. 오늘은 늦어서 면회가 안되니 나만 갈래. 곧 퇴원할건데 뭘.”

“언니는 면회 되구?”

“난 직원이잖아. 병동에도 가는거라니깐.”

말을 마친 소희가 문을 닫고 나가려는데 지애가 다가오더니 작은 봉투를 건넸다.

“정우 밤에 심심하겠다. 이거 먹으라고 해.”

다쳤다는 정우가 안쓰러웠는지 지애가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조카들 주려고 직접 만들어온 머랭쿠키 몇 봉 중에서 한 봉을 꺼낸 거였다.

“고마워, 이모.”

생각해보니 지금 자신은 따지러 가는 길이었다.

이런 걸 가져가도 될까 잠깐 고민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소희는 빨리 집에서 나가기 위해 지애가 주는 머랭쿠키를 받아서 핸드백에 넣고 나갔다.

자기 자신은 따지러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남들에게는 일하러 간다고 했지만 사실 소희의 복장은 남들이 보기에는 달랐다.

이미 소희는 세나를 의식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복장에 꽤 신경 쓴 채였다.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돌아서는 소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지애는 의아스러웠지만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가슴 아래까지 늘어트린 잘 정돈된 헤어에 노란색 카디건과 하늘색 롱스커트.

그 밑으로 보이는 가는 발목 아래의 하늘색 슈즈.

오랜만에 보는 조카는 퇴근할 때와는 딴 판으로 너무나 예쁘게 하고 있었다.

이 늦은 시간에 병동에 일보러 간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산뜻한 복장이었다.

집을 나서자 마자 소희는 병원을 향해 바쁘게 걸었다.

핸드백을 열어 은색 금속 실을 잘 챙겼는지를 확인하는 소희의 눈이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