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36화 (36/98)

〈 36화 〉 36. 흘러내린 크림

* * *

물리치료실.

은아는 엎드려 있는 정우의 힙을 손으로 짚어 버렸다.

실수였다.

미안함과 창피함에 얼굴이 빨개졌다.

혹시라도 밖에 들릴까 봐 은아가 목소리를 낮춰 조용하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은아가 실수를 많이 하는 신입임을 이미 어제부터 알고 있는 정우는 이해는 하고 있었다.

은아가 실수가 알려지는 걸 원치 않는 걸 알고 있기에, 정우도 조용히 대답했다.

역시나 하루만에 신입이 달라지긴 쉽지 않았다.

정우는 체념하고 그저 엎드려 있었다.

그저 큰 사고없이 치료가 끝나기를 바랐다.

사실 은아의 가슴이 정우의 등을 스치고 손이 힙을 짚었을 때부터 정우의 페니스에는 조금 반응이 있던 참이었다.

페니스는 조금씩 커지더니 어느새 발기해 버렸다.

“고맙습니다.”

쑥스러웠지만 은아는 조용히 인사를 하고서는 그냥 하던 일을 하기로 했다..

은아가 전용크림 용기를 왼손으로 들더니 고주파치료기의 헤드를 가져와서 크림을 묻히려고 했다.

그 때였다.

은아가 당황한 나머지 또 다시 실수를 했다.

그만 치료기 헤드로 왼손에 들고 있던 전용크림 용기를 쳐버린 것이다.

전용크림 용기가 뒤집혀지더니 거꾸로 정우의 힙에 떨어졌다.

용기의 무게는 가벼웠기에 정우에게 별다른 충격은 없었다.

그러나 이내 차갑고 미끌미끌한 크림이 등과 힙을 덮어왔다.

엉덩이를 덮는가 싶던 크림은 이내 등과 힙 양쪽, 그리고 힙의 두 둔덕 사이의 골짜기를 타고 내려갔다.

차가운 액체가 갑작스럽게 미끌거리며힙을 감싸는게 기분이 이상했다.

“아앗”

은아는 나지막하게 비명을 지르더니 놀라서 어쩔 줄을 몰랐다.

환자의 엉덩이에 크림을 부어버린 거나 다름없는 대형사고였다.

정우는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어찌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뭔가 엉덩이에 떨어진 후, 흘러내렸다는 것만 느꼈을 뿐이었다.

그게 무엇이고 양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마도 어제보다 더 큰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싶었다.

어제도 은아가 사고를 친 거였다.

은아는 당황해서 그저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뭔지 몰라도 어떻게 좀 해주세요.”

빨리 수습하고 싶은 마음에 정우가 조용히 말했다.

이 여리고 귀엽게 생긴 물리치료사에게 화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 화를 냈다가는 더 큰 실수를 하게 될지도 몰랐다.

환자복 바지는 병실에 돌아가서 소희나 아니면 다른 간호사에게 부탁하면 바꿔줄 거였으니 그리 화낼 일도 아니었다.

정우의 말을 듣고 나서야 은아는 정신을 차렸다.

우선 힙 위에 놓여있는 용기부터 떼어내고 등과 힙 양쪽으로 흘러 내린 하얀 크림을 티슈로 닦아냈다.

용기에 담겨있던 크림이 많지는 않았다.

크림 자체에 약간 점성이 있기도 하기에 매우 많은 양이 쏟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우의 힙의 골짜기 뒤를 따라 하얀 크림이 타고 내려간 흔적이 보였다.

은아는 티슈를 써서 힙 사이로 조금씩 닦았다.

골짜기의 하얀 그 흔적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있었다.

더 닦으려면 힙과 바지 사이의 공간으로 손이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혹시, 제가 좀 더 아래까지 닦아드려도 될까요?”

은아가 조용히 물어왔다.

더 아래를 닦아준다는 말은, 항문골을 지나 그 아래까지를 말하는 거였다.

정우는 놀라서 엎드린 채로 은아를 돌아봤다.

***

한편, 엎드려 있던 정우는 티슈를 잡은 은아의 손길을 느끼던 참이었다.

은아의 부드러운 손이 힙을 닦아내더니 점차 힙 사이의 골짜기로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티슈의 촉감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점차 티슈가 아닌 부드럽고 매끈한 손이 힙에 닿는게 느껴졌다.

은아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차 은아의 손이 정우의 더 많은 피부에 닿게 되었다.

닿는 부위가 넓어지게 되자 짜릿한 느낌이 아래로부터 위까지 전해져 왔다.

부드러운 촉감이 나쁘지 않았다.

기분 좋은 느낌은 페니스에도 전달되어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배에 눌려 발끝을 향해 있던 페니스도 점점 커졌다.

이제는 정우도 페니스가 커져 버린 걸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은아를 말리고 싶었지만, 기분이 매우 좋아진 탓에 차마 말리기가 아쉬웠다.

지금 자신이 표시를 잘못 내면 치한 취급을 받을 것 같기도 했다.

그저 엎드려 있으면 시간이 지날 거였다.

정우는 표를 내지는 않기로 했다.

그저 이래도 되나 싶어 하는 참이었다.

그 순간, 은아가 좀 더 아래까지 닦아주겠다는 제안을 해 온거였다.

정우가 놀라서 엎드린 채로 은아를 돌아봤다.

***

은아의 제안을 들었을 때, 정우는 처음에는 놀라기도 하고 부담도 되어 거절하려 했다

그러나 은아의 표정이 더없이 진지했다.

“더 묻어 있나요?”

정우가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용하게 물어봤다.

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하고 있는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었다.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엽게 보였다.

긴장을 많이 했는지 조그만 혀 끝이 입술을 적시고 있었다.

혀는 가끔 입밖으로 나와 건조해진 입술 가운데 부분을 적시고 있었다.

은아로서는 정우를 불쾌하지 않게 해야 했다.

혹시라도 정우가 큰 소리를 내면 자신이 아침부터 실장에게 혼나는 게 될 터라 긴장될 수 밖에 없었다.

은아는 귀엽고, 예쁘고, 순진무구해 보였다.

정우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 은아가 자신의 민망한 부분을 보게 될까봐 미안했다.

은아의 손이 닿는 느낌이야 좋았지만, 미안한 게 더 컸다.

여기서 중단시키는 게 낫겠다 싶었다.

밖에 들리지 않게 속삭이듯 말했다.

“제가 그냥 닦을께요.”

“깁스를 하고 계셔서 닦아내시기 불편하실 거에요. 제 잘못이니 제가 책임지고 닦아 드릴께요.”

은아는 자신의 실수로 흘러내린 크림을 손도 불편한 환자가 닦게 하는게 영 마음에 걸렸다.

은아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오른팔에 깁스를 한 탓에, 왼손만 사용해서 닦는 건 불편할 듯 싶었다.

정우는 어쩔 수 없이 동의하고 엎드렸다.

은아의 손길이 힙의 골짜기를 따라 꼼꼼하게 닦아내며 서서히 내려갔다.

정우는 은아의 손길이 바지와 힙 사이의 틈으로 조금씩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바지를 좀 더 내려줘야 하나 싶었지만, 정우가 먼저 내리는건 실례였다.

점성이 있는 크림을 닦아내다 보니 은아가 정우의 엉덩이를 계속 눌러왔다.

은아의 손바닥이 정우의 힙의 양쪽 둔덕에 닿았다.

그 감촉에 전율이 느껴졌다.

정우도 모르게 힙의 근육이 긴장하면서 움찔댔다.

힙의 두 둔덕이 마치 가운데로 모이려 했다.

힙의 둔덕들은 은아의 손바닥을 조금씩 조였다.

그 아래에 있던 페니스는 더욱 가관이었다.

점차 커지더니 자신을 해방시켜 달라고 주인에게 조르기 시작했다.

정우는 난감해졌다.

은아 역시 정우의 힙을 닦아내던 중, 부드럽고 매끄러운 힙의 살결이 느껴지던 참이었다.

평소 남자 환자의 살에 어쩌다가 닿게 되는 건 그냥 업무 중의 해프닝이었지 딱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런 경우 그냥 모른척 지나가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끝나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정우의 힙에 힘이 들어가면서 위쪽으로 올라오더니 마치 손바닥에 밀착되듯이 붙는게 느껴졌다.

힙의 움직임에 은아의 손이 멈칫했다.

“미안해요. 저절로 움직인거지 제가 움직인 게 아니에요.”

정우가 솔직하게 먼저 사과와 함께 해명을 해왔다.

정우의 솔직한 사과는 은아에게 의외였다.

자신의 실수로 이렇게 되었는데 정우는 탓 한번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오히려 사과를 해오고 있었다.

사과하는 자세가 고마웠다.

은아는 정우의 해명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아마도 자신의 손의 움직임에 본능적으로 힙이 긴장한건가 싶었다.

은아는 정우의 힙이 귀여워 보였다.

힙이 자기의 손길의 느낌만으로 저절로 움직인다는 게 신기했다.

지금 상태로 손이 닿는 곳은 거의 다 닦아낸 참이었다.

그러나 손이 닿지 않는 아래로도 크림이 들어가 있을 거였다.

이제는 닦아내려면 바지도 팬티도 내려야 했다.

계속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은아가 입을 열었다.

하던 김에 마저 닦아 주는게 맞았다.

게다가 아래쪽에 얼마나 흘러내렸을지도 알 수 없던 참이었다.

정우는 어제 처음 만난 환자였지만, 다른 환자와 달리 조금은 낯이 익었었다.

약간의 대화도 나눈 터라 이미 친밀감이 조금 생겨 있었던 환자였다.

자신의 거듭된 실수에도 화를 내기보다는 자신을 계속 배려하는 정우였다.

그런 모습을 수차례나 본 터라 은아는 자기가 마저 책임지고 닦아주고 싶었다.

은아가 조용히 말했다.

“좀 더 닦게 바지 좀 더 내려 주시겠어요?”

미안함으로 인해 속으로 끙끙 앓느라, 정우는 은아의 말을 듣지 못했다.

사실 힙에 닿은 은아의 손길은 매우 좋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건 은아가 일부러 한게 아니라 닦아주려다 닿는 거라서 겉으로 표내지도 못하던 참이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없었다.

그런 중에 힙이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이게 되자 민망해하던 참이었다.

그런 중 은아가 뭔가 말하는 걸 제대로 듣지 못한 것이다.

혹시 자신을 책망하는 건가 싶어 조심스럽게 은아의 말을 다시 확인하려 했다.

“네?”

은아는 거리가 멀어서 정우가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벽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정우의 귀에 은아가 입술을 바짝 가져다 댔다.

은아의 속삭임과 함께 고운 숨결이 정우의 귀를 간지럽혔다.

“바지 좀 더 내려 주세요.”

갑작스럽게 은아가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이자 정우의 머리에서도 전율이 일어났다.

게다가 은아가 제어하지 못한 큰 젖가슴이 아까처럼 정우의 등을 살짝 눌러왔다.

뜻밖의 상황에 정우는 고개를 반대로 돌려 은아를 바라봤다.

은아의 얼굴이 코 앞에 있었다.

조금만 고개를 더 들면 마치 입술이 닿을 듯이.

두 사람은 순간 서로 놀라서 잠시 동안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귀엽고 깜찍한 은아의 얼굴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지금 바로 입술을 훔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정우의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민망함과 설레임이 교차했다.

민망한건 뜻하지 않게 정우와 바로 얼굴을 접하게 된 은아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정우의 얼굴은 더 잘생겨 보였다.

정우와 조금 친해졌다는 생각도 있던 터인지 약간의 설레임도 생겼다.

설레임은 환자를 상대로 실수하면 안된다는 원칙과 충돌하며 은아를 괴롭혔다.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웠다.

은아는 오히려 이 남자가 먼저 움직여주면 어떨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정우가 입을 열어 두 사람 사이의 정적을 깨트렸다.

아까와 달리 지금은 알아 들은 터였다.

그러나 은아가 귀에 대고 속삭여주던 그 느낌이 좋아서 못 알아들은 척 한번 더 물었다.

“뭐라고 하셨어요?”

은아의 침묵과 얼어붙은 모습은 정우의 눈에는 당황한 걸로만 보였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실수하는 게 될지도 몰라 정우는 은아에게 실수하기 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본능으로 움직이는 건 힙의 두 둔덕이면 족했다.

자신마저 본능대로 지금 행동했다가 은아가 싫어한다면 자칫하면 범죄가 될 수도 있었다.

정우의 말에 은아는 정신을 차렸다.

은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환자를 상대로 실수하지 않은건 다행인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지만, 그게 중요하진 않았다.

“크림 닦아내게 바지 좀 더 내려달라구요.”

“아!”

정우가 말을 이었다.

“얼마나요?”

은아는 정우가 묻는 말이 우스웠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정우의 입장에선 물어볼 만한 질문이었다.

얼마나 내리라고 할지 생각해 보지는 않았었다.

자신도 얼마나 내려야 한다고 말하기가 애매했다.

조금 내렸다가 필요하면 다시 요청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정우를 번거롭게 할 것 같았다.

은아는 애둘러 대답했다.

“많이…요.”

정우는 왼팔만 써서 바지를 내리려 했다.

엎드린채로 양팔을 써서 바지를 내리는건 옆에서 보고 있을 은아에게 볼쌍 사나울 포즈를 연출하게 될 거였다.

몸을 움직였다가는 크림이 다리나 몸을 타고 더 내려갈지 몰랐기에 오직 왼손만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왼손의 리치에 한계가 있어서 바지를 제대로 내릴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은아가 정우의 허리께로 오더니 양쪽 바지춤을 잡았다.

“가만히 계세요.”

은아의 손이 바지 뒤를 내렸다.

고무줄이 있는 환자복은 앞은 그대로인채 뒷부분이 쉽게 내려졌다.

바지를 내려서 보니 팬티는 물론, 바지 앞섶에까지 크림이 내려가서 젖어 있는게 보였다

“어머. 다 젖었어요.”

놀란 은아의 목소리는 여전히 조용하긴 했지만 두 옥타브는 올라간 듯 싶었다.

은아는 정우의 바지와 팬티가 젖은거라 말했지만, 정우는 다른 곳도 젖어 있는걸 느꼈다.

페니스에 닿아있던 허벅지 안쪽이 습해져 있었다.

크림이 닿을 수 없는 곳일 것 같던 그 곳이 촉촉해져 있었다.

그 곳에 닿은 페니스 끝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녀석은 뻔뻔스럽게도 더 많은 걸 바라는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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