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41화 (41/98)

〈 41화 〉 41. 허벅지 위 키스마크

* * *

간호사복 상의만 입은 소희가 병실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소희의 스커트는 이미 내려져서 발목에 걸쳐진 채로 있었다.

그리고 소희의 아랫도리를 가려주고 있는 건 손바닥보다도 작은 크기의 팬티 하나 뿐이었다.

하의를 벗어내린 정우가 소희의 힙을 밀착한 채로 있었다.

정우는 두 손으로 소희의 힙을 감싸안고 소희의 Y존에 페니스를 밀착시키고 있었다.

정우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소희를 뉘인 채 하복부에 비비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침상 주변의 커튼이 흔들리며 소리없이 열렸다.

커튼 사이로 세나의 얼굴이 나타났다.

화난 세나가 정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놀란 정우의 허리가 멈췄다.

아무 것도 모르는 소희는 그저 고개를 숙인채 계속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세나는 정우를 잠시 노려보던 시선을 옮겼다.

세나의 시선이 정우가 탐하고 있는 여자의 몸을 훑었다.

엎드린 여자가 고개를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기에 세나는 그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커튼 뒤에서 오가는 속삭임만으로도 그게 소희라는 것을 세나는 알고 있었다.

희열을 느끼며 감고 있는 눈,

그 아래로 이어진 오똑한 코,

탐스런 입술이 담겨 있는 옆 얼굴,

조금은 흐트러진 머리결 밑으로 보이는 새하얀 목덜미,

올려진 간호사복 아래 조금씩 보이는 가녀린 허리,

위로 솟구쳐진 탄력있으면서도 부드러워 보이는 힙,

힙에서 아래로 뻗어 내린 매끈한 다리까지.

여자인 세나가 봐도 매력적이었다.

저러니 정우가 쉽게 포기 못하는 것이리라.

하의를 내린 채로 그저 엎드린 포즈에 불과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도 소희의 몸은 탐스러워 보였다.

아담한 신체 사이즈인 자신과는 마냥 달라 보였다.

세나는 자신도 훌륭한 몸매를 갖췄으면서도 이 순간은 그걸 잊어 버렸다.

자신에게 없는 기럭지를 가진 소희의 몸을 보게 되자 기분이 더 나빠졌다.

다시 정우를 보니 어정쩡한 자세였다.

그럴만했다.

갑자기 나타난 세나의 얼굴에 놀랐을 테니.

그 건강하던 페니스도 금새 활력을 잃고 늘어져 있었다.

방금 전까지 힘차게 움직이던 그것이 힘없는 모습을 보이는 건 샘통이었다.

아침에만 해도 그렇게 사랑스러웠었는데, 지금은 밉기만 했다.

세나는 정우가 오전에 퇴원한다길래 퇴원 전에 한번 더 볼까하고 온 참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의 로맨스도 마다하진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환자가 입원한 걸 알고서는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그저 얼굴이라도 볼까 하고 침대에 다가온건데, 정우의 침대에 전에 없이 커튼이 쳐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남녀의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이었다.

정우와 눈이 마주친 세나는 커튼을 열고 들어가며 창피를 줄지 또는 커튼을 힘차게 닫고 떠날지 여부를 잠시 고민했다.

어떤 행동을 취하든 결국 소희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었다.

정우를 온전히 가지는데 방해가 되는 얄미운 류소희에게 한방 먹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정우의 허리가 멈춘 후 불과 몇 초나 지났을까.

그제야 정우의 움직임이 정지한 게 의아해진 소희가 고개를 돌아봤다.

모든 건 아주 잠깐동안 이루어졌다.

순식간이었다.

세나는 마음을 바꿨다.

소희와 여기서 마주치게 되면 소희는 물론이고, 정우마저 곤란하게 될게 뻔했다.

소희를 곤란하게 하더라도, 정우를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랬다가는 정우가 자신에게서 멀어질지도 몰랐다.

정우가 자신에게 경계심을 갖도록 각인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막상 소희의 고개가 이쪽으로 돌아보려 하자, 세나는 소리나지 않게 커튼을 닫았다.

소희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다시 닫힌 커튼이 조금 흔들리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어르신은 여전히 주무시는지 커튼 저 너머에서는 새근새근 숨소리만 들려왔다.

소희는 커튼이 약간 흔들리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그러나 커튼의 움직임은 이내 멈췄다.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온 바람에 커튼이 흔들린건지, 아니면 누군가 온 건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정우의 움직임이 멈춘 것도 이상했다.

소희가 돌아보니 정우는 커튼을 보고만 있었다.

정우는 세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랐었다.

물론 누군가 올지도 모른다는 스릴은 계속 있던 터였다.

긴장감 속에서 소희와 스킨쉽을 나누고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을 때 얘기였다.

막상 누군가 커튼을 열게 되니, 게다가 그것도 다름 아닌 세나였으니 더 놀란 것이다.

정우는 세나가 갑자기 커튼을 확하니 열어 젖히진 않을까 두려워지던 참이었다.

그 순간 세나가 조용히 커튼을 닫고 물러났다.

마치 아무 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정우는 세나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갑자기 자신이 행동을 멈춘 이유에 대해서 소희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고민되었다.

한편으로는, 소희가 세나를 봤을 수도 있었다.

모든게 머리속에서 뒤죽박죽이었다.

정우는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소희가 속삭이듯 조용하게 정우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누가 오기라도 한거야?”

다행이었다.

소희는 아마도 세나를 보지 못한 듯 했다.

“으응. 아냐. 아무것도. 5분 다 된 거 같아서.”

정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우는 지금의 스킨쉽을 중단하기로 했다.

페니스도 어느새 식어 버렸다.

이제와서 소희의 은밀한 곳을 아까처럼 페니스로 다시 비벼댈 수도 없었다.

소희는 커튼이 흔들리는 걸 봤긴 했지만, 정우의 말을 더 신뢰했다.

왠일로 정우가 응석부리지 않고 자신의 사정을 나름대로 배려(?)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지 않아도 바빴는데 다행이었다.

정우의 표정을 봐서는 지금의 스킨쉽을 더는 계속하지 못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느새 페니스도 시들해지고 있었다.

계속 정우를 진정시키려던 소희였지만, 방금 전 들뜬 상태가 쉽게 가시지는 않았다.

허리 아래의 은밀한 곳 속에서 몸 속을 타고 올라오던 뜨거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

막상 계속하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자 아쉬워졌다.

하지만 소희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었다.

간호사실로 바로 가서 외출 준비를 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언제 원장선생님이 올 지 몰랐다.

소희는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하의를 챙겨 입었다.

그때까지 정우는 커튼 밖으로 온 정신을 다하여 귀를 귀울이고 있었다.

정우의 귀에 미세하게나마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세나가 소리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살짝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였다.

그제서야 정우도 정신을 차린 듯 아랫도리를 입으려 했다.

소희는 정우가 깁스를 한 오른팔로 움직이려는 게 새삼 불편해 보였다.

“내가 도와줄께.”

아닌게 아니라 정우도 오른팔의 깁스가 계속 불편하던 차였다.

소희는 쪼그러 앉아 정우의 바지를 대신해서 올려 주려 했다.

자연스레, 소희의 눈 앞에 정우의 풀 죽은 페니스가 위치해 있었다.

정우의 페니스가 소희를 설레게 했다.

아직 소희의 몸 안에 남아있던 뜨거운 기운이 소희를 자극했다.

소희가 고개를 들어 정우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5분되려면 아직 30초 정도는 남은 것 같아.”

소희는 정우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대로 두 손으로 정우의 페니스를 잡고는 그 끝에 키스했다.

이렇게 끝내기가 아쉬웠다.

소희의 두 손이 페니스를 잡느라 들고 있던 정우의 아랫도리를 놓았다.

그 손에 들려 있던 정우의 옷가지가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

소희는 그런건 아랑곳하지 않고 기둥의 구석구석까지 정성스레 키스했다.

이미 정우의 페니스를 어제 하루에만 수차례나 접했던 덕분일까.

소희의 손은 어제보다 조금 더 능숙해져 있었다.

페니스에 키스를 하면서도 손은 섬세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 손길에 정우의 페니스가 다시 점차 활기를 되찾아 갔다.

예상 못한 소희의 도발은 신선했다.

정우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게 뭐야?”

소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희의 키스도, 손의 움직임도 멈춰 있었다.

정우가 고개를 숙여보니 소희가 정우의 허벅지에 있는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붉으스름한 자국.

키스마크였다.

어제밤 세나가 정우 허벅지의 여린 살에 남긴 키스마크.

세나가 약하게 남겼기에 모양이 뚜렷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분명히 알아볼 수 있는 자국이었다.

“그거?”

정우는 조마조마했다.

차마 그게 키스마크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당연히 소희가 알지 못하는 키스마크였다.

그런게 몸에, 그것도 페니스와 가까운 허벅지에 있는 걸 해명할 수가 없었다.

소희가 자국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어제는 못 본 건데? 혹시 물리치료 받다가 이렇게 된거니?”

다행히 소희는 그게 뭔지 모르는 듯했다.

정우는 안심하며 물리치료 탓으로 돌리려 했지만 마음을 고쳤다.

오늘 치료받은 은아에게 불똥이 튈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아니 그건 아니구. 아. 맞어. 샤워하다가 깁스에 긁혔던 것 같아.”

소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얘기했다.

“조심하지. 난 또 뭐라구. 이따 진찰받을 때 원장선생님께 깁스 불편하다고 말씀드려봐. 또 그러면 안되니까.”

“알았어.”

정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더는 없다고 생각한 소희가 정우의 아랫도리를 다 올렸다.

"오늘 저녁에 우리 집에 올 거지? 이따 봐. 퇴원 잘 하구."

소희는 저녁에 집에서 이모 환영회를 하기로 한 약속을 상기시켜 줬다.

소희는 정우와 작별의 키스를 나눈 후, 병실을 나갔다.

정우는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별 일 없이 지나게 되어 가슴을 쓸어내릴 뿐이었다.

**********

소희가 방을 나간지 얼마 후, 원장선생님이 회진을 왔다.

“송정우 환자님은, 다행히 머리랑 허리는 엑스레이 결과도 나쁘지 않고, 지금 증세도 괜찮아 보이니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오늘 퇴원하셔도 되겠어요. 팔 상태도 나쁘진 않아 보이는데, 일단 2주 정도 후에 깁스를 풉시다. 그때까진 굳이 팔 때문에 입원할 필요는 없어요. 오전 중에 간호사 안내받고 퇴원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깁스가 좀 불편해서 그런데, 혹시 풀어도 되지 않을까요?”

아닌게 아니라, 정말 불편했다.

굳이 소희가 말해주지 않았어도 정우는 어제 하루동안 반깁스를 한 팔이 너무나 불편했었다.

팔에 통증이 없는 것 같아서 그래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원장선생님은 잠시 고민하더니 긍정적인 답을 줬다.

“음. 팔도 사실 엑스레이 결과는 많이 나쁘진 않았어요. 인대가 조금 늘어났을 뿐이라서. 그래도 우선은 보호를 해드리려고 반깁스를 해드린건데.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젊은 분이 활동도 많이 해야 하니 불편하실 테니 깁스는 풀고, 대신 보호대를 찹시다. 팔도 보호되고 움직이기도 훨씬 수월할 거에요. 게다가 보호대는 탈부착도 되니 편리할 거에요. 대신 조심은 해야 해요. 아무리 젊고 튼튼해서 회복이 빠를 수 있다지만, 혹시라도 아프게 되면 다시 반깁스나 아니면 깁스를 해야 할지도 몰라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간호사 안내받고 내려가서 보호대로 교체부터 하세요.”

“네, 선생님.”

정우는 기분이 좋았다.

팔을 구속하던 딱딱한 껍데기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개운했다.

원장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참, 아직 허리는 물리치료가 좀 더 필요해요. 그러니 적어도 1주일은 팔도 허리도 더 통원하며 치료받으세요.”

원장선생님은 대각선 맞은편의 어르신을 살폈다.

그저 잘 먹고 푹 주무시면 낫는다는 소견을 드리고는 병실을 나섰다.

**********

정우는 곧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깁스를 제거하고 보호대로 바꿔 찼다.

한결 상쾌해진 느낌에 개운해하며 방으로 돌아왔다.

퇴원시간인 11시까지는 아직 20분 정도는 남아있었다.

방에 들어오니 어르신은 어느새 다시 깊게 주무시는지 새근새근 주무시는 소리만 들렸다.

‘잘 주무시네.’

정우는 어르신의 놀라운 수면능력에 감탄하며 자기 자리로 갔다.

혹시나 어르신이 깰까 싶어 커튼을 조용히 열었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누군가 침대시트에 걸터 앉아 있었다.

세나였다.

아까 전 세나가 커튼을 열었을 때만큼 놀란 건 아니었지만, 정우는 이번에도 적잖이 놀랐다.

정우를 놀라게 한건 잠시 후 세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나도 해줘. 아까 그거."

세나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러더니 세나는 이내 요염하게 웃고 있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페니스가 금새 일어서기 시작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