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 42. 커튼 안의 세나
* * *
병실에 돌아온 정우가 커튼을 여니 놀랍게도 누군가 앉아 있었다.
세나였다.
잠시 후 세나의 입에서 나온 말에 정우는 한번 더 놀랐다.
"나도 해줘. 아까 그거."
세나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러더니 세나는 이내 요염하게 웃고 있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페니스가 금새 일어서기 시작했다.
세나는 조금 전 커튼 안에서 소희와 정우가 함께인 걸 보고 질투가 나던 터였다.
비록 어젯밤에 같은 자세로 9층 계단에서 사랑을 나눴었지만, 그건 지금처럼 커튼이 드리워진 아늑한 공간은 아니었다.
이런 공간에서 자기가 겪지 못한 정우와의 경험을 소희만 나눈게 몹시 못 마땅했다.
소희가 정우와 겪은 건, 자기도 겪고 싶은 세나였다.
그렇기에 세나가 외출하는 것을 보자 바로 찾아온 거였다.
입원 경험상, 정우가 오전 중에 퇴원하리란 걸 알았다.
그렇기에 지금이 그것을 위한 유일한 시간이었다.
세나의 눈이 정우의 바지 앞섶으로 향했다.
가만히 보고 있던 세나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정우가 그런 섹시한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바지의 앞섶은 더 부풀어 올랐다.
“이리와.”
세나가 다정하게 팔을 뻗어 정우의 손을 잡아 당겼다.
정우는 세나의 옆자리에 걸터 앉았다.
“언제부터 있었어요?”
비록 페니스가 커졌다 하더라도 그건 페니스의 사정이었다.
지금 정우에게는 세나를 당장 덮칠 마음은 없었다.
정우는 내심 세나를 보자마자 어수선하던 중이었다.
조금 전 소희와 스킨쉽을 나누고 있을 때, 세나가 커튼을 열었다가 닫은 정황이 확실히 이해되지 않았다.
세나는 끌리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조심해야 할 사람 같기도 했다.
곧 퇴원할 준비도 해야 해서 시간이 없기도 했다.
“방금 왔지.”
“아니, 아까 전에요.”
세나가 미소지었다.
“네가 걔한테 엎드리라고 할 때부터?”
정우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정우는 소희에게 침대 위에 엎드리라고 한게 생각났다.
그 후에 뭔가 중요한 얘기를 나눈 건 없던 것 같았다.
물론, 그 전에도 대단히 중요한 얘기를 나눈 건 없었다.
있다면 퇴원이 11시라는 말과, 소희가 곧 나간다던 말 정도였을까?
세나가 미소짓는 모습이 지나치게 당당해 보였다.
찜찜한 느낌에 정우가 투덜거렸다.
굳이 세나의 신경을 건들고 싶지는 않았기에 나름대로 조심스레 기어올라 보았다.
“이상한 취미가 있네요?”
그 말이 세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정우의 말을 들은 세나가 서운한 기색을 비쳤다.
“어머. 혹시 내가 엿들었다고 생각하는 거니? 난 그냥 왔을 뿐인데 니들끼리 떠든 거다?”
정우가 대답하지 않자 이번엔 세나가 투덜거렸다.
“오해하지마. 별 내용도 없더구만.”
원래의 세나 같았으면 서운하다고 한소리하려 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의 세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세나는 화를 내지는 않고 그저 토라져서 바닥만 보구 있었다.
“난 그냥 네게 인사하러 왔다가 강제로 들었을 뿐이야. 나도 니들 그러는 거 듣는 거 별루야. 그냥 확 엎어 버리려다가 봐줬구만”
세나는 서운했다.
자기 딴에는 못 본 척 자리를 피해준 건데, 정우가 몰라주는 거 같았다.
그저 자신이 또 한번의 호의를 베풀었음을 인정 받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정우는 정반대로 경계하고 있으니 정우의 반응에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정우는 세나의 말을 듣고서야 아까 세나가 병실에 들어왔던 정황이 이해가 되었다.
혹시나 세나가 좋지 않은 의도로 병실에 몰래 들어왔던 게 아닐까 의심하던 터였다.
이제는 그런 의구심은 사라졌다.
하기야, 세나가 굳이 정우와 소희의 스킨쉽을 엿들으려 할 이유도 없을 것 같았다.
오히려 소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세나가 소리없이 자리를 비켜주기까지 한 걸 깨닫게 되었다.
정우는 안 좋은 소리를 한 거 같아 미안해졌다.
자리를 비켜준 세나에게 고마웠다.
“오해해서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세나는 좀처럼 서운한게 풀어지지 않는 듯했다.
그럴 만했다. 진심을 몰라줬으니.
세나의 표정은 뾰루퉁해 있었다.
의외로 정우는 입이 삐쭉 나온 세나의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어제만 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따귀를 날릴 정도로 세게 굴던 세나였다.
그런 세나가 그저 입만 내밀고 있다니, 지금의 모습은 생소했다.
토라져서 앙탈부리는 세나의 모습은 깜찍했다.
보면 볼수록 다이나믹한 모습을 갖춘 여자였다.
자꾸 마음이 끌렸다.
정우는 바짝 붙어 앉으며 왼팔로 세나를 안았다.
“화 풀어요. 내가 잘못했어요.”
세나의 기색을 살피니 여전히 토라진 것 같기는 했다.
그러나 정우의 팔을 뿌리치지 않는 걸 보니 싫어하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사과보다는 차라리 분위기를 바꾸는 게 나을 듯 싶었다.
“나 곧 퇴원해야 해요.”
세나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언제?”
화제를 바꾸려던 정우의 의도가 성공했다.
토라진 뒤로 처음 보이는 반응이었다.
정우가 핸드폰을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11시쯤? 한 17분쯤 남았네요. 아니 이제 16분.”
말을 마친 정우는 세나의 눈빛이 자신을 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상태로 정우는 세나를 잠시 마주 봤다.
병실 안은 조용했다.
여전히 새근새근 숨쉬며 자고 있는 어르신의 숨소리만 들려올 뿐.
소희도 마침 밖에 나가서 병원 안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곧 퇴원할 거라서 다른 간호사가 들어올 가능성도 없을 것 같았다.
세나는 사실 정우가 거듭 사과를 하자 어느새 서운함이 가라 앉아 있었다.
정우가 곧 퇴원을 하려 한다고 하자 마음이 급해졌다.
정우와 눈을 잠시 마주치던 세나는 정우에게 입을 맞췄다.
세나는 정우의 윗 입술을 잠시동안 강하게 흡입했다.
정우도 자신의 입술 사이로 들어온 세나의 아랫입술을 강하게 흡입해왔다.
세나는 정우와의 키스가 무척이나 달콤했다.
마치 소희에게 빼앗겼던 정우를 되찾은 기분이었다.
잠시 후 정우의 오른손이 세나의 셔츠 안으로 파고 들어오더니 왼쪽 가슴을 더듬었다.
반깁스에서 느껴지던 둔탁한 감촉은 없었다.
슬쩍보니 반깁스는 없고 보호대만 있었다.
“깁스 풀었구나?”
어제 정우와 수차례 몸을 섞으면서도 사실 늘 반깁스의 촉감에 조금은 불편하던 참이었다.
아직 보호대가 있긴 했지만, 느낌이 훨씬 좋았다.
정우가 조용히 물어왔다.
“깁스 한 거랑 비교하면 어때요?”
정우의 오른손은 계속 세나의 가슴을 주무르는 채였다.
어느새 세나의 허리를 안고 있던 정우의 왼손이 내려와서 앙증맞은 힙을 쓰다듬고 있었다.
세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가슴과 힙에서 전해진 떨림이 은밀한 곳에도 전해져 왔다.
두 손 모두 자유로와진 정우는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세나는 정우에게 대답했다.
“으응. 좋아. 훨씬 더.”
세나는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걸 깨달았다.
하려던 걸 해야 했다.
정우의 귀에 입을 댄 세나가 속삭였다.
“나한테도 해줘. 아까 류소희한테 해주던 그거.”
말을 마친 세나가 정우의 귀를 물더니 빨았다.
부드럽게.
살짝.
짜릿함은 귀에서부터 시작되어 바로 옆에 위치한 머리까지 곧장 전해져왔다.
정우의 온 몸이 떨렸다.
정우는 세나의 말을 이해하고는 이내 바지와 팬티를 한번에 벗어 내렸다.
하의를 벗은 정우는 침대에서 내려와서는 세나 또한 침대에서 내려오도록 이끌었다.
정우는 세나를 뒤에서 안은채 세나의 어깨 옆으로 고개를 내밀며 입술을 요구했다.
세나 역시 정우의 고개가 귀 옆을 스치는 걸 느꼈다.
그대로 고개를 돌리며 정우의 입술을 찾았다.
세나의 손이 허리 뒤의 페니스를 감싸 쥐었다.
녀석은 세나의 가녀린 손 안에서 펄떡였다.
마치 한번 더 세나를 만족시켜 주겠노라고 장담하는 듯 했다.
페니스를 잡은 세나의 손이 엄지와 검지로 귀두를 부드럽게 비볐다.
세나와 키스하던 정우의 입술이 잠시 떼지더니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정우의 입에서 짧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오직 둘만이 들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소리였다.
“아.”
세나는 남아 있던 다른 손으로 정우의 한쪽 손을 잡아 허리 아래로 이끌었다.
정우의 손이 세나의 바지 안으로 곧장 미끄러져 들어갔다.
손은 갈라진 틈에 닿아 쓰다듬기 시작했다.
손은 틈 사이에 맺힌 이슬의 감촉을 즐기더니 틈을 벌렸다.
그러면서 안으로 조금씩 살살 파고 들어왔다.
그렇게 두 사람의 손은 상대방의 은밀한 곳을 부드럽게 만지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둘은 점차 분위기가 고조되어 갔다.
그 때였다.
정우의 핸드폰에 짧은 신호가 울렸다.
아마도 메시지가 온 듯 했다.
세나는 누구에게서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핸드폰에 관심을 줄지도 모르는 정우의 반응이 신경쓰였다.
그러나 그런 세나와 달리, 정작 정우는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정우는 핸드폰의 신호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나에게 최선을 다 하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시지는 나중에 확인하면 될 터였다.
정우는 핸드폰을 쳐다보기는 커녕 세나의 바지와 팬티를 한번에 내렸다.
세나의 하의가 허리께에서 바닥으로 내려왔다.
성에 안 차는지 정우는 아예 벗겨 버리더니 침대 시트 위에 올려뒀다.
동시에 세나의 두 손이 자신의 등 뒤로 돌아갔다.
세나는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러서 정우의 손을 맞이할 채비를 했다.
후크가 풀어지자마자 정우의 손이 셔츠 안으로 들어왔다.
손은 느슨해진 브래지어 안으로 파고 들며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세나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전화의 발신인이 누구이건, 지금 이 순간 정우에게 1번은 자신일 거였다.
어제밤 약속을 받아둔 게 헛되지 않았던 듯 싶었다.
자신을 만지는 정우의 손길이 새삼 정성스레 느껴졌다.
정우의 페니스에서 묻어져 나오는 이슬로 인해 세나의 손끝도 더 유연하게 움직였다.
그러면서 세나의 깊숙한 곳도 더욱 젖어들고 있었다.
어느새 세나의 입에서도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흠”
정우의 손이 세나의 등을 부드럽게 밀었다.
정우는 손에 힘을 주지 않고 살짝 밀은 거였다.
이미 여러 번 살을 섞는 동안 세나에게 적응된 듯 했다.
정우가 세나의 귀에 속삭였다.
“엎드려 줘요.”
세나는 정우의 요청에 곧장 순응했다.
어젯밤과 같은 자세로 두 다리를 땅에 붙인 채 엎드리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시트 위에 상체를 두고 엎드렸다는 점에서 어제밤과는 달랐다.
세나는 푹신한 시트에 상체를 두고 있기에 어제밤 보다도 한층 더 편안했다.
세나는 두 다리 사이 은밀한 곳으로 곧 페니스가 들어 올거라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은밀한 곳을 두드린건 부드럽고 미끈미끈한 느낌의 또 다른 것이었다.
정우의 혀가 세나의 꽃잎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정우의 혀와 입술이 세나의 소중한 곳의 작은 돌기를 희롱해 왔다.
세나는 색다른 느낌에 저절로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11시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시간이 촉박했다.
세나도, 정우도 흐르는 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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