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화 〉 45. 정우의 방, 소희와 둘이서.
* * *
정우의 집
소희가 정우의 집에 온 건, 몇 년 만이었다.
당연히 그 안의 정우의 방에 온 것도 오랜만이었다.
오랜만에 온거지만 예전과 그대로여서 낯설지 않았다.
대부분의 가구도 그대로였다.
정우가 재빨리 치워서인지 그런대로 방 안도 깔끔했다.
“예전이랑 거의 같네? 침대랑 책상만 좀 달라졌구.”
“그런가? 하하”
소희가 어디에 앉을까 둘러보는데, 정우가 소희를 침대로 안내했다.
소희는 정우가 이끄는대로 침대에 걸터 앉았다.
정우 역시 소희 옆에 앉았다.
소희와 둘만 함께 있게 되자 정우의 맘이 설레었다.
어릴 때는 소원이까지 이 방에서 놀기도 많이 놀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는 달랐다.
지금은 연인 사이가 된 채로 한 침대에 앉아있는 거였다.
그것도 단 둘이서.
정우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낮에 병원에서 만족시켜주다 그만둔게 생각났다.
잠깐이더라도 소희를 만족시켜주고 싶었다.
정우는 한쪽 팔로 소희를 안았다.
소희의 볼에 키스했다.
소희가 가만히 있는게 느껴졌다.
정우는 소희도 어느 정도는 허락한 듯 느껴졌다.
고개를 앞으로 기울이며 소희의 입술을 찾았다.
곧 소희네 집에 둘 다 가야할 시간이었다.
촉박하다는 생각에 정우의 마음이 급해졌다.
그랬기에 질풍노도 같이 덤벼 들었고, 그래서 더 서툴렀다.
“잠깐만.”
소희가 정우를 제지했다.
“왜?”
안타까운 정우와는 달리, 소희는 차분했다.
소희는 오면서부터 계속 궁금했던 걸 물었다.
“너 퇴원할 때, 누가 왔었니?”
정우의 키스가 싫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궁금한 게 해결되지 않고서는 스킨쉽을 하고 싶지 않았다.
순간 정우는 멍해졌다.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키스를 막으면서까지 묻는 걸 보면, 소희에게 중요한 질문일 것이었다.
소희의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퇴원할 무렵에 병실에 온 사람이라고는 세나 밖에 없었다.
혹시 세나가 방에 있던 게 간호사들에게 알려진 건가 싶어 긴장했다.
혹시라도 소리가 밖으로 들렸나 싶어 염려가 되었다.
“글쎄? 누가 왔었나?”
“소원이가 그러는데, 너랑 통화하는데 여자목소리가 들렸다던데?”
“아…”
정우는 그제야 세나와 관계 중에 소원으로부터 전화가 온 게 기억이 났다.
그 때 세나가 신음소리를 크게 내는 바람에 소원이 들었던 것이다.
소원에게는 간호사가 온 거라고 둘러댔었지만, 소희에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그 시간 입원 병동에는 간호사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혹시라도 소희가 주변에 알아본다면 거짓이 금방 탄로날 것이었다.
어느 정도는 사실로 얘기해야 했다.
“그게, 세나 누나가 왔었어.”
소희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역시 최세나였구나.'
소희로서는, 사적으로는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이름이었다.
“최세나 환자가 왜 거기 온 거야?”
정우는 변명을 하기에 급급했다.
소희에게는 미안했지만, 사실을 알릴 수는 없었다.
“나 퇴원한다고 인사하러 왔었어. 그게 다야.”
소희는 대답없이 그대로 있었다.
정우는 소희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했다.
소원에게 간호사라고 표현했던게 생각나서 말을 이었다.
“소원이에게는 세나 누나를 달리 설명하기가 구차해서, 그냥 간호사가 도와준 거라고 했어.”
정우의 해명에 소희는 기분이 더 안좋아졌다.
왜 소원에게 불필요한 거짓말을 했는가도 못 마땅했다.
“소원이는 나한테 그냥 여자목소리가 들렸다고만 하던데? 소원이한테는 그 사람을 간호사라고 한 거야?”
정우는 아차 싶었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반복되다보니 수렁으로 빠지는 기분이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떻게든 벗어나야 했다.
정우는 소희을 안았다.
응석을 부리며 화를 풀어 주려 했다.
“괜히 소원이가 모르는 여자 얘기를 해서 궁금하게 할 필요없잖아. 누나한테 얘기할 줄은 더 몰랐구.”
그도 그럴 듯했다.
사실 소희로서는 어차피 세나가 그 방에 있었다는 상황이 가장 별루였다.
그 외의 것들은 사실 별 의미도 없고 와 닿지도 않았다.
소희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제 저녁 병실에서 자신 앞에서 도도하게 귀걸이 실을 가져가서 따지던 세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소희가 보기에 세나는 보통 여자애는 아니었다.
게다가 세나의 외모는 자신과 달리 깜찍하면서도 섹시했다.
정우의 말대로 별 사이 아니라 하더라도, 여자로서 경계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별 일 있었던 거 아니지?”
정우는 계속 부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저 소희를 안으면서 조르듯이 무마시키려 했다.
“아무 일 없었다니까.”
소희는 이번에도 넘어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단속을 해두고는 싶었다.
앞으로도 정우가 세나를 만나게 되는 일은 없기를 바랐다.
“알았어. 너 그 사람 번호 있어?”
정우는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핸드폰을 열어 보기만 하면 나올 거였다.
“응. 있어.”
소희는 세게 나갔다.
아무리 사람들에게 상냥한 소희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독해져야 했다.
“번호 지워. 당장.”
“알았어.”
“톡도 삭제하고.”
“알았어.”
정우는 대답하고는 세나의 번호와 톡을 지웠다.
지금은 그저 시키는대로 해야 했다.
“연락오면 받지마. 알았지?”
소희는 단호했다.
정우는 멈칫했다.
그것만은 들어주기 곤란한 요구였다.
세나와는 계속 만나기로 약속을 한 터였다.
만일 세나와 연락이 끊어지면 세나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혹시라도 세나가 앙심을 품는다면, 소희와 자신이 병원에서 한 걸 병원에 알릴지도 몰랐다.
실제로 세나는 그러겠다고 했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되면 소희에게도 감당 못할 큰 피해가 올 거였다.
그건 막아야 했다.
그렇다고 그런 정황을 소희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이번 만은 거짓으로 답할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안 받을께.”
빨리 납작 엎드리고 결론 지어야 했다.
정우는 어떻게든 소희의 관심을 돌리고 싶었다.
양 팔로 소희를 꽉 안으며 소희의 어깨에 기댔다.
소희의 기분을 달래고 싶을 때는 응석부리는 게 최고였다.
“그러니까 화내지 마~”
소희는 하라는대로 하는 정우의 모습에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던 차였다.
곧 이어진 정우의 어이없는 응석에 조금 남아있던 앙금마저 사라져 버렸다.
“이럴 때는 동생이지. 어휴.”
정우는 왠지 단순한 아는 누나와 동생 사이였을 때보다도 더 친근하게 굴어왔다.
스킨쉽이 더해지니 가능해진 일이었다.
소희는 둘 사이가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나쁘진 않았다.
정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
문득 내려다보니 소희를 안은 정우의 오른팔에 변화가 있었다.
반깁스 대신 보호대가 채워져 있었다.
더는 반깁스의 딱딱한 부분이 허리를 누르지 않았다.
이전보다 정우에게 안긴 느낌이 확실히 좋아졌다.
‘이걸 이제야 봤네.’
소희는 뒤늦게 확인하게 된 거 같아 정우에게 조금 미안해지려 했다.
어찌 됐든 간에 정우는 자신이 돌봐주던 환자였다.
“내 정신 좀 봐. 깁스 풀었구나?”
소희의 관심에 정우는 안심이 되었다.
아마도 화제가 전환될 수 있을 터였다.
“응”
“어디 한번 봐, 보호대 괜찮니?”
“응. 깁스보다 훨씬 편하네. 심하게 다친 게 아니어선지 이렇게만 해도 팔이 괜찮은 거 같아.”
“다행이다.”
소희가 정우의 보호대 사이로 노출된 오른팔의 피부를 쓰다듬었다.
다친 팔이 새삼 안쓰러워서였다.
“누나가 만져주니까 좋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응석을 부리던 정우가 장난끼를 거두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정우는 어느새 다시 진심으로 소희를 대하고 있었다.
정우는 소희의 손길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서서히 위로 올렸다.
소희는 정우의 시선이 팔에서부터 시작해서 위로 올라오는 걸 느꼈다.
시선은 소희의 손끝에서 팔을 지나 가슴께로, 가슴을 거쳐 목과 턱을 지나 입술을 거치더니 눈으로 향했다.
정우의 시선에 소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누나 눈 참 예쁘다.”
정우의 진심어린 말에 소희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설레는 소희에게로 정우의 입술이 다가왔다.
소희는 이번에는 정우를 제지할 수 없었다.
그저 온 몸에 소름이 오르는 듯한 느낌에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이 곳은 누군가 갑자기 들어올지도 몰랐던 병원과 달랐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할 곳 같은 분리된 장소였다.
두 사람이 사귀기로 한 뒤 처음으로 안전한 장소에서 둘만 있게 된 거였다.
짜릿한 소름은 어느 때보다도 강렬했다.
정우의 입술이 소희의 눈에 닿았다.
숨막힐 듯 짜릿했다.
소희는 숨을 들이킨 채 내쉴 수 없었다.
정우가 입술을 떼더니 다른 쪽 눈에 입을 맞춰왔다.
뒤이어 정우는 소희의 코와 양쪽 볼에 키스를 해왔다.
다음 차례는 입술일 터였다.
소희는 눈 감은 채 기대하며 기다렸다.
마침내 입술에 정우의 입술이 닿는게 느껴졌다.
정우의 입술은 소희는 달콤했다.
너무나 달콤해서 그대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소희의 온 몸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정우의 입술은 개의치 않았다.
입술은 알아서 해주겠다는 듯, 소희의 윗입술에 이어 아랫입술도 범했다.
곧이어 그 사이에서 나온 촉촉한 혀가 소희의 입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그 부드러운 촉감이 좋았을까.
소희도 입술을 열어 정우의 혀를 맞이했다.
정우의 혀가 소희의 입안을 헤집고 다니며 혀를 찾는게 느껴졌다.
이제껏 가만히 있던 소희의 다른 신체들과는 달리 소희의 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혀가 엉키자 소희가 허락하는 거라 판단했는지 정우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우의 왼손이 소희의 가슴을 만져왔다.
동시에 정우의 오른손은 블라우스 뒤로 들어가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고 있었다.
후크가 풀린 브래지어가 느슨해지자 왼손마저 블라우스 안으로 들어가더니 소희의 젖가슴을 만졌다.
소희의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저절로 두 사람의 입술이 분리되었다.
소희는 눈감은 채로 말했다.
“우리 집에 가야 하는데…”
가야하는데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소희의 심정이 표정에 담겨 있었다.
정우는 소희의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오분만. 아니 십분만.”
정우가 소희를 슬쩍 침대에 뉘였다.
소희가 저항없이 뒤로 스르르 누웠다.
소희가 시간을 허락해 준 것이었다.
정우는 마음이 급해졌다.
얼른 바지와 속옷은 물론 상의까지도 벗어 완전한 나신이 되었다.
소희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
정우의 두 손이 소희의 벨트를 풀더니 입고 있던 바지와 팬티를 함께 내렸다.
정우는 소희가 허리를 들어 정우를 돕는게 느껴졌다.
정우가 고개를 숙여 소희의 은밀한 곳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소희가 부끄러움에 다리에 힘을 줘서인지 허벅지가 모여져 있었다.
오므려 있는 허벅지 사이로 소희의 아름다운 꽃잎이 숨겨져 있었다.
정우가 두 허벅지가 맞닿은 그 곳의 갈라진 틈 끄트머리에 입술을 댔다.
그제서야 허벅지는 힘이 풀린 듯 서서히 열려졌다.
허벅지가 열리면서 생겨난 공간이 정우를 환영하는 듯 했다.
정우의 얼굴은 빈 공간을 파고들며 소희의 꽃잎 전체에 입술을 닿게 했다.
정우의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다.
소희는 종아리에 정우의 커져버린 페니스가 닿아 있는 게 느껴졌다.
페니스는 잠시라도 소희와 떨어지기 싫다는 듯이 소희의 종아리를 누르며 비벼왔다.
어느새 소희의 은밀한 곳도 촉촉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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