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52화 (52/98)

〈 52화 〉 52. 술에 취한 소원

* * *

소원의 손이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정우의 바지 위에 있었다.

손이 놓인 곳은 페니스 바로 위였다.

바지 위로 느껴지는 그립감이 나쁘지 않았다.

소원은 정우의 페니스가 꽤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소원은 취한 중에도 슬쩍 사람들의 눈치를 다시 살폈다.

정우의 얼굴을 다시 한번 살피니 취한 채 잠들어 있었다.

소희와 지애 역시 여전히 술에 취해 졸고 있었다.

“언니, 이모, 자?”

소원은 공연히 사람들을 불렀다.

그러나 와인이 뒤늦게 취기를 불러온 탓인지 둘은 쉽게 눈을 뜨지 못했다.

소원 역시 꽤 취한 터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흥분해서인지 왠일로 잠들 정도로 취하지는 않았다.

그저 취기로 인해 이성의 끈을 조금씩 놓고 있는 상태랄까.

모두 다 졸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갑자기 깨어날까 그래도 염려는 되었다.

때문에 소원은 과격한 행동을 할 수는 없었다.

그저 지금의 상태에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자 했다.

그런다면 소희나 지애가 갑자기 깨더라도 알아 차릴 수 없을 거였다.

소원은 이제는 귀두로 짐작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매만지기 시작했다.

원뿔에 손가락을 돌리면서 정우의 반응을 살폈다.

사실 정우가 깨는 건 상관없었다.

아니 오히려 소원은 은근히 정우가 깨어나길 바랐다.

‘이래도 나한테 관심이 안 생길까?’

소원은 깨어난 정우가 자신이 만지고 있는 걸 본다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잇따른 스킨쉽에도 불구하고 저녁 내내 자신을 어린 동생으로만 대하던 정우에 대해 섭섭하던 차였다.

특히 핫팬츠로 다리를 노출해가면서까지 시선을 끌려 노력까지 했던 소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의 시선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은 탓에 섭섭함이 더해 졌었다.

다른 때에는 자기만족으로 입었던 것과는 달리, 오늘만큼은 정우를 의식해서 입은 거였다.

그런 정성을 몰라주고 정우가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것도 서운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우의 태도가 문제일 수도 있었다.

그 때문에 소원의 반감이 유혹으로까지 변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소원은 이미 다 부풀은 줄 알았던 그 부분이 조금씩 더 커져가는 게 느껴졌다.

페니스가 커져간 때문일까.

모여 있던 정우의 허벅지가 조금씩 벌어져 갔다.

소원은 정우의 페니스의 끝단으로부터 뿌리까지 위아래로 한차례 쓰다듬었다.

이 정도면 노골적으로 정우가 깨어나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러나 많이 마신 탓인지 정우는 쉽게 깨지 못했다.

본능적인 숨소리만이 입을 통해 새어 나왔다.

“흐음.”

소원은 의식이 있든 없든 간에 정우가 반응이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우가 깨길 바라며 한차례 페니스를 꽉 쥐었다가 놓았다.

그러나 그래도 정우는 깨지 않았다.

취한 체 졸고 있는 정우를 보고 있던 소원이 가만히 입술을 정우의 볼로 가져갔다.

취한 탓일까.

입술로 정우의 느낌을 맛보고 싶었다.

그 때였다.

문득 맞은 편에 앉아있던 소희가 깨어나는 게 느껴졌다.

소원은 황급히 고개를 원래의 자리로 돌렸다.

다행히 소희는 아무 것도 못본 듯 했다.

소희가 졸린 눈을 비비며 물었다.

“아흠. 몇시야?

소원은 못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소원이 아무 일도 없는 척 시간을 확인했다.

“음. 열두시 오분전?”

“이제 그만 들어가 자자. 정우야 일어나. 집에 가서 자.”

소희는 취해 있으면서도 정우를 깨워 보내려 했다.

소희의 목소리를 들은 그제서야 정우와 지애도 정신을 차리는 듯 했다.

소원은 이대로 끝내기는 너무 아쉬웠다.

지금이 어쩌면 정우와 쉽게 더 가까워질 좋은 기회인지도 몰랐다.

사실 취해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던 것인지도 몰랐다.

‘언니와 이모가 조금만 더 취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소원은 공연히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직 열두시도 안되었는데 뭘. 오빠 양주 먹을래? 벽장에 있는데.”

취해 있던 정우 역시 이 밤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정우는 소원의 말을 반기며 동의했다.

그러나 정우는 소원과는 달리, 소희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거였다.

소희가 말릴 새도 없이 정우가 비틀거리면서 벽장에 가더니 양주를 꺼내 왔다.

소희도 지애도 취기가 많이 돌아 있어서 말리질 못했다.

“우리가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마셔 보겠어.”

소원은 정우가 가져온 양주 한 병을 받더니 호기롭게 외쳤다.

소원이 간신히 정신을 차린 세 사람의 빈 잔에 양주를 따르고 자신의 잔에도 따랐다.

술이 술을 불렀다.

그리고 마시는 장소도 바깥이 아닌 집이었기에 마음이 놓이는 것도 있었다.

그대로 건배를 권하는 소원의 강요에 모두 양주를 마시는데 취기가 확 올라왔다.

소원 역시 취기가 올라오는 건 마찬가지였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우에게 섭섭하기도 했고, 방금 전 중단된 게 아쉽기도 했다.

잔을 내려 놓은 소원이 물었다.

“오빠, 근데 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세 사람의 시선이 소원에게 모였다.

“이모랑 언니랑 나 셋 중에 누가 제일 예뻐?”

“다 예쁘지, 아니 예쁘시지.”

정우는 취중에도 지애에 대해서 존대를 잊지 않았다.

그 모습에 지애가 싱긋 웃었다

정우가 답을 얼버무리자 소원이 다시 졸랐다.

“아니. 그렇게 말고. 남자로서 보기에 누가 제일 예쁘냐고. 미스코리아도 진선미 있잖아. 바보야.”

소원은 자신 있었다.

일등은 아마도 자신일 거였다.

얼굴과 몸매도 자신이 가장 낫다고 생각해오던 터였다.

나이도 가장 어렸고, 성격도 두 사람과 달리 자신이 명랑했다.

게다가 언니와는 달리 자신은 주변에 따르는 남자도 많았다.

정우가 자신을 원탑으로 꼽을거라는데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정우는 답하기 곤란했다.

소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자신의 감정이 드러날까 두려웠다.

차마 소희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다 예쁘다니까. 미스코리아 진진진이야.”

정우가 곤란해 할까봐 소희가 말리고 나섰다.

“야, 너 정우 그만 곤란하게 해.”

지애 역시 말리고 나섰다.

“소원아 너 취했어.”

그러나 소희와 지애 역시 여자로서 정우의 생각이 궁금한 건 있었다.

둘 다 취한 중이었다.

그리고 각자 살아오면서 주변에서 예쁘거나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어 왔었다.

정우의 솔직한 답이 궁금하기도 했다.

셋 다 예쁘다는 정우의 말은 소원을 오히려 서운하게 했다.

“아이씨, 그런거 말고. 좋아. 질문변경! 그러면 이 중에 한 명이랑 뽀뽀하면 누구랑 하고 싶어?”

질문이 꽤 구체적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말리던 사람들이 조용해져 있었다.

질문을 한 소원도, 듣고 있던 소희와 지애도 은근히 긴장하고 있었다.

답을 하려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정우는 소희와 지애와 소원을 번갈아 가면서 수초씩 바라봤다.

소희야 당연히 예뻤다.

어제 이후로 수없이 많은 시간을 서로 만지고 키스한 소희였다.

새삼스레 설레였다.

지애도 예전과 다름없이 아름다웠다.

지애는 그 순간 무심한 듯 시크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애의 옆 얼굴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잠깐이지만 어렸을 때 지애를 사모했던게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지애는 얼굴은 물론이고 자태도 역시 마흔의 나이가 무색하게 어린 두 조카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지애가 잠깐 정우를 향해 눈빛을 돌리자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정우의 눈에 자기도 모르게 살짝 긴장하는 지애의 모습이 보였다.

소원에게 시선을 돌리자 소원이 은근한 눈길로 정우를 바라봐왔다.

소원 역시 예뻤고, 사실 오늘 저녁에는 특히 옷차림으로 인해 섹시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동안, 자신에게 유독 친밀하게 굴어왔다.

하지만 정우는 소원이 자신에게 장난으로 이러는 거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민망하게 눈빛을 교환하면서 모두가 속으로 긴장하던 터였다.

성질 급한 소원이 또 다시 억지를 부리고 나왔다.

소원은 정우의 앞에 있던 큰 잔에 양주와 와인을 섞어서 가득 따랐다.

당장 자기라고 말 안해주는 데에 대한 섭섭함도 배어 있었다.

“오초 안에 대답 안 하면 원샷!”

정우는 아연실색했다.

지금도 힘든데 저걸 원샷하라니.

“5, 4, 3, 2, 1 “

정우는 끝내 답을 하지 못했다.

그냥 거절해도 됐겠지만, 술김에 그냥 손으로 잔을 들어 마셔 버렸다.

지켜보던 세 사람은 정우의 뜻밖의 행동에 당황했다.

그 중 소희가 갑자기 나섰다.

소희는 정우가 마시던 잔을 붙잡고 내렸다.

20% 정도만 남아 있었다.

“안돼, 안돼. 다 마셔야 해.”

소원은 취했는지 고집을 부렸고, 그런 소원을 소희가 노려봤다.

정우는 소원의 철부지 같은 성격을 알기에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었다.

소희의 눈빛을 보고서는, 두 사람이 다투지 않도록 마저 마시려고 했다.

그냥 자기가 비우면 끝날 일이었다.

소희는 그런 정우의 입장을 이해했다.

그러나 정우가 이 많은 걸 단숨에 마시게 할 수는 없었다.

소희는 단호하게 잔을 빼앗아 가더니 남은 걸 그냥 자기가 다 마셔버렸다.

정우는 그런 소희가 고마웠다.

이 참에 속에 있던 말을 섞어서 농담을 가장해서 얘기했다.

“누나, 감동이야. 이 정도면 누나한테 뽀뽀해 줘야 겠네. 누나가 제일 예뻐.”

“됐거든.”

소원으로 인해 기분이 조금 상하려 했던 소희는 정우의 말에 조금 누그러졌다.

소원 역시 소희가 기분이 상할 뻔했던 걸 이제야 알아 차렸다.

자신이 과하다고 생각했는지 한발 물러섰다.

“뭐야. 이러면 반칙인데. 에이 재미없다.”

소원은 잔을 들어 세명에게 건배를 제의하며 분위기를 식혔다.

그렇게 몇 잔 더 마시던 네 사람은 만취한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소원조차도 들어가 쉬고 싶은 정도가 되었다.

어느새 정우는 정신을 잃고 소파에 가서 누워 있었다.

소파에 간 것도 소희와 소원이 부축해서 간신히 간 거였다.

“얘들아, 이제 그만 마시고 가서 자자.”

지애의 말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밤 새서 마셔야 하는데”

어지간했던지 투정 부리던 소원도 일어섰다.

지애는 취한 중에도 정우를 염려했다.

정우는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다.

“정우는 어쩌지?”

소희가 대답했다.

“그냥 소파에서 재워야 할 거 같아 이모.”

“그래야겠네. 저 큰 애를 어떻게 집에까지 데려가.”

“그냥 소파에 재울께.”

소희는 방에서 남는 가져다가 이불을 정우에게 덮었다.

세 사람은 각자 간단히 씻고 비틀거리며 이동했다.

소희와 소원은 소원의 방으로, 지애는 소희의 방으로 들어갔다.

온 집안의 불이 꺼져 있었고, 거실에는 잠든 정우가 숨쉬는 소리만 들렸다.

삼십분쯤 지났을까.

잠시후 어느 방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에서 긴 머리의 여자가 다소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달빛이 창가로 살짝 들어오자 여자의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슴과 힙이 돋보이는 라인을 가진 날씬한 여자는 소파로 다가갔다.

여자는 잠든 정우를 내려다 보더니 그 옆에 앉았다.

마침 달빛에 닿은 정우의 얼굴이 살짝 드러났다.

다른 방들에서 혹시 소리가 나지 않나 신경 쓰던 여자는 결심을 한 듯, 이불을 젖혔다.

여자는 이불이 마치 원래부터 바닥에 있었던 것처럼 이불을 소파 옆으로 떨어트려 버렸다.

여자는 심호흡을 하더니 정우의 귀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정우의 얼굴에 닿던 달빛에 여자의 얼굴도 닿아 나타났다.

여자가 속삭였다.

“오빠, 자?”

소원이었다.

어느새 소원의 손길이 정우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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