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 54. 소원의 욕정
* * *
소희의 집, 불꺼진 거실.
거실 소파에선 정우가 취한 채로 잠들어 있었다.
정우 바지의 혁대가 풀어져 있었다.
열린 바지 앞섶사이로 힘차게 솟구친 페니스가 서 있었다.
리고 페니스에는 오후 늦은 시간부터 몇차례나 계속 밖으로 나오고 싶어했던 밤꽃 향의 액체가 고여 있었다
그 앞에는 소원이 무릎을 꿇고 페니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호기심 가득한 눈이었다.
소원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 하려는 건, 아까의 볼키스 정도와는 차원이 다른 행위였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 강을 건너는 게 될지도 몰랐다.
소원은 긴장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거친 호흡을 잠시 내뱉었다.
소원이 마침내 한 숨 길게 들이 쉬더니 마음을 다잡은 듯했다.
긴장감은 오래지 않아 다시 설레임으로 바뀌었다.
잠시 페니스를 내려다 보던 소원이 고개를 숙였다.
취한 소원의 입술이 정우의 페니스로 다가갔다.
페니스는 소원이 다가오자 더없이 격하게 환영하는 듯했다.
둘 외에는 아무도 없는 시간과 공간이었다.
아니, 정우조차도 잠든 지금 오로지 소원과 페니스만 세상에 존재하는 듯 싶었다.
집 안의 사람들이 깨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아무도 없는 공간.
둘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허락되어 있었다.
소원은 페니스의 기둥에 살짝 키스했다.
페니스는 가벼운 키스에도 가볍게 요동쳤다.
페니스가 환영하는 듯하자 소원은 더 큰 용기를 냈다.
술에 취한 탓일까.
기왕 입을 댄거였다.
이제는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소원의 입술이 기둥을 따라 페니스의 끝까지 이동했다.
살살 간지르는 느낌에 기분이 좋은 듯 페니스가 끄떡거렸다.
소원의 가슴도 그에 따라 두근거렸다.
소원은 자신의 은밀한 곳이 촉촉해지는게 느껴졌다.
정우를 안고 싶은 충동에 사로 잡히려 했다.
빨리 정우가 자신에게 고백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그런다면 마음 놓고 더 많은 걸 해 주겠건만.
그러나 정우는 이런 소원의 속도 모르고 취해서 잠들어 있기만 했다.
소원의 입술이 정우의 귀두에 닿았다.
마침 귀두에서는 이슬 한 방울이 다시 새어 나오고 있었다.
비릿하지만 자극적인 맛이었다.
정우의 페니스에 입술을 대고 있다는 사실은 소원을 더욱 흥분시켰다.
소원은 혀와 입술로 부드럽게 귀두를 핥았다.
매끄럽게 생긴 귀두의 피부가 입술에 닿는 느낌이 좋았다.
이제는 소원 스스로 자신이 설정한 벽을 허물고 싶어졌다.
정우가 고백하기를 기다리는 것도 의미 없을 듯했다.
어쩌면 오늘 새벽 이대로 자신이 정우를 깨우면 정우가 넘어올지도 몰랐다.
그러면 그대로 정우 또한 자신을 더욱 흥분시켜 줄텐데.
소원은 정우의 페니스를 쥐고 있던 한쪽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옮겼다.
야릇한 생각을 하면서 가슴을 쓰다듬었다.
그 손이 정우의 손이라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이대로 깨우고 싶었다.
이대로 정우가 깨게 되더라도 상관없어져 버렸다.
술은 소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소원은 한 손으로 페니스 기둥을 잡고서 마침내 입으로 귀두를 삼키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띠리리링
집안 어디선가 벨소리가 작게 들렸다.
아마도 문이 닫혀져 있기에 작게 들리는 거겠지만, 전화가 온게 분명했다.
어느 방에서 들리는건지 불확실했다.
아니, 누가 됐건 전화로 인해 핸드폰의 주인이 깨게 될지도 몰랐다.
낭패였다.
소원은 행동을 멈추고 신경이 곤두 세웠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새벽 두 시도 되기 전인데 이 시간에 누가 전화한단 말인가.
소원은 알지도 못할 상대방이 어지간히 무례하게도 느껴졌다.
띠리리링
두세 차례 더 울리던 벨 소리가 없어졌다.
아마도 전화를 받았거나 또는 전화가 끊어졌을 거였다.
소원은 후자이길 바랐다.
지금 이 순간 누구도 깨지 않아야 했다.
다시 세상이 조용해지면 하던 걸 마저 할 셈이었다.
소원은 조심스레 기다렸다.
그 와중에도 소원의 손에 잡혀있던 정우의 페니스는 꿈틀거렸다.
아마도 계속해서 자극해 달라고 독촉하는 것 같았다.
“잠시만.”
소원은 생명력 가득한 녀석에게 미소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정우보다도 자신을 더 먼저 좋아하게 된 녀석이었다.
소원은 어느새 녀석과 친근해져 버렸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소원의 기대는 허물어지고 말았다.
안방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아빠는 잠결에 전화를 받았는지 불분명한 발음으로 상대방과 몇 마디를 나눴다.
그러던 것도 잠시, 곧 안방 불이 켜졌다.
소원은 그제서야 바빠졌다.
부모님이 언제 거실로 나올지 몰랐다.
정우의 페니스를 바지 안으로 밀어넣고 혁대를 채워야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힘껏 빠르게 하려다간 정우가 분명히 깰 것이었다.
이 상태에서 정우가 깨어 났다간, 유혹은 커녕 그냥 난처한 상황만 될 뿐이었다.
급한 김에 소원은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올려서 정우의 하반신을 덮어 버렸다.
노출되었던 페니스는 그런대로 가려졌다.
안방 문은 금새 열리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소원은 살며시 자신의 방으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소원은 방문 안쪽에서 거실을 주시하며 서 있었다.
잠시 후 안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거실 불이 켜졌다.
소원은 하는 수 없이 침대로 돌아가서 누웠다.
자는 척해야 했다.
소원의 옆자리에는 소희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소원은 이대로 좀 더 기다리다가 거실 불이 다시 꺼지면 나가볼 생각이었다.
침대에 누운 소원에게 거실에서 부모님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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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아빠와 엄마는 식탁 아래에 늘어선 열 병도 넘는 빈 술병들을 보고 놀랐다.
“이걸 다 마셨어?”
“와인도 모자라서 당신이 아끼던 위스키도 반도 넘게 마셨네요.”
“딱봐도 소원이 짓이구만. 저게 얼마 짜린데. 아이구야.”
소희아빠는 고개를 돌려 소파에서 누워있는 남자를 보자 놀랐다.
“어이구, 이게 누구야?”
소희아빠가 놀라지 않도록 소희엄마가 설명했다.
“정우잖아요. 애들이랑 마시다가 여기서 잠들었나 보네.”
소희아빠가 걱정하는 말투로 정우에게 다가갔다.
“애 추울지도 모르는데.”
소파에 가까이 간 소희아빠는 안심하는 듯 했다.
“다행히 애들이 이불은 가져다 줬나 보네.”
“깨워서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소파에서 오래 자면 허리도 아플텐데.”
“그럴까?”
방안에서 숨죽이며 귀를 세우고 듣고 있는 소원은 깜짝 놀랐다.
분명 아빠가 정우 가까이 간 거였다.
아빠가 이불을 들추기라도 하면 정우의 페니스가 그대로 노출될 거였다.
소원이 몹시 긴장했다.
소원에게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우야. 일어나. 일어나서 집에 가서 자.”
그러나 정우는 만취해 있었다.
전혀 깰 기미가 없었다.
“정우야. 들리니?”
“아. 네. 아저씨.”
정우의 혀가 많이 꼬여 있었다.
술김에 간신히 대답하는 게 느껴졌다.
“너 일어나서 갈 수 있겠니?”
“아.네. 그럼요.”
그러나 정우는 대답만 할 뿐 일어나지 못했다.
그대로 정우는 눈을 감고서 잠들어 버렸다.
소희아빠는 혀를 끌끌 찼다.
“얼마나 마신거야?”
“별일 없을 테니 그냥 놔둬요. 아침까지도 못 일어 나겠네. 아침에 해장이나 해서 보낼께요.”
소원이 긴장한 채로 계속 듣고 있었다.
아빠와 엄마 두 분의 화제가 바꼈다.
“참, 정우가 한국대 경영학과라고 했지? 이 녀석 학점은 괜찮으려나?”
“나쁘진 않다고 들었어요. 왜요?”
소원은 한시름 놨다.
두 분이 적어도 정우를 깨우지는 않을 듯 했다.
다행이었다.
“박전무가 올해부터 우수한 대학교 4학년생들 인턴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나네.”
“얘는 아직 3학년이잖아요.”
“내년에 운 좋으면 계속 할 수도 있지. 오너의 직계니까 아무래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내년에도 또 할 거야. 근데 사람이 워낙 변덕스러워서. ”
“내년에도 하면 좋겠네요. 당신이 추천하면 얘네 엄마도 좋아하겠어요. 소원이도 추천해주면 어때요?”
“내가 추천한다고 되나. 본인이 잘해야지. 소원이는 학교도 학교구 성적이 안 좋아서 추천해도 안 될거야 아마.”
“그나저나 너무하네요. 아무리 세시에 나가기로 했어도 이 시간에 전화와서 당장 나오라니.”
“그 친구인들 어쩌나. 박전무가 갑자기 오겠다니 연락받은 친구도 놀라서 나부터 깨운게지. 오히려 지금이라도 연락준게 다행이야. 그 변덕스러운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갑자기 나타나서 난리치는 것 보다는 미리 만나서 준비하는게 낫지.”
“당신 괜찮아요? 많이 마신데다 잠도 별로 못 주무셨는데.”
“괜찮아. 차타고 가면서 자면 될거야. 당신도 피곤할텐데 그냥 들어가서 자. 치우는 건 아침에 애들이랑 같이 치우고. 어이쿠. 벌써 이렇게 되었네. 이만 다녀오리다.”
소희아빠는 급한 듯, 소희엄마가 떠다주는 주스를 마시는 둥 마는 둥하더니 허겁지겁 현관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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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갑작스러운 일로 예정보다 일찍 나서게 된 것 같았다.
소원은 침대에 누워 엄마가 아빠를 배웅하는 소리를 들었다.
다행히 엄마 역시 아빠가 나간 후에 거실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삼십분 정도만 더 지나면 엄마도 다시 잠들 거였다.
그러면 못다 한 걸 마저 할 수 있으리라.
소원은 이제야 두다리 뻗고 안심하며 시간이 흐르길 기다렸다.
그러나 소원의 기대는 실제로 이어지지 않았다.
긴장이 풀리자 온 몸에 취기가 돌게 된 소원이 그대로 정신을 잃어 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소원의 주량으로 이제까지 버틴 것만 해도 대단했다.
소원은 그렇게 잠들어 버렸다.
소원은 자신이 이 날 새벽 정우의 실수에 일조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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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다시 흘렀다.
집 안에 남은 다섯 사람 모두 깊은 잠에 들어 있었다.
정우는 부스스 정신이 들었다.
잠자리가 좀 불편했던 탓에 잠깐 정신이 든 거였다.
온 세상이 깜깜한 듯 시야가 어두웠다.
주변을 더듬더듬 짚어 핸드폰을 찾아 보니 오전 네시 반 정도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소희네 거실의 소파였다.
정우는 그제야 과음해서 집으로 가지 못하고 소희네 집의 소파에서 잔 걸 알아차렸다.
소원이 누가 가장 예쁘냐며 억지를 부려 원샷한 것 이후로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무슨 정황인지는 몰라도 소희네 아버지가 나가시며 현관문을 닫는 소리는 들었던 것 같았다.
정우는 문득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봤더니 혁대가 풀려 있었다.
팬티가 반쯤 내려진 채 페니스가 팬티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녀석은 볼썽사납게 축 늘어진 채로 있었다.
귀두에서 뭔가 새어 나온 듯, 주변이 조금 젖어 있었다.
정우는 취중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랫도리를 얼른 수습했다.
아마 취중 잠결에 자기도 모르게 혼자서 욕구를 풀려 했나 보다 싶었다.
남의 집, 그것도 여자가 몇 명이나 있는 소희네 집이었다.
아무리 술김이라지만 이런 데서 자위행위를 하려 했다고 생각하자 정우의 모골이 송연해졌다.
여기서 다시 잠들었다가는 또 다시 실수할지도 몰랐다.
아무도 보지 못한 걸 다행이라 여기며 정우는 집에 가서 자기로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우는 이대로 집에 가려 했다.
아침에 혹시 해장하라고 불러 주시면 다시 오면 될 터였다.
귀를 기울이니 집안이 고요하고 안방에서는 코를 고는 소리마저 나는 듯 했다.
이 집의 사람들 모두가 잠든 것 같았다.
일어나서 현관문 쪽으로 가려던 정우의 발걸음이 멈췄다.
정우의 발은 소희의 방문 앞에 멈춰서 있었다.
새벽 네시 반.
모두가 취중에 잠들어 있을 시간이었다.
그리고 눈 앞의 방은 소희가 잠들어 있을 방이었다.
여기서 잠깐 들어가서 소희의 얼굴을 보고 간다 해도 아무도 알 수 없을 거였다.
살짝 들어가서 보기만 하고 가면 됐다.
운이 좋으면 잠든 소희에게 키스 정도는 해줄 수 있을 지도 몰랐다.
정우는 소희와 어제 저녁무렵부터 수차례나 스킨쉽을 나눴던 순간들이 떠 올랐다.
건강한 탓일까.
상상만으로도 정우의 페니스가 슬며시 다시 커졌다.
정우는 소희 방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만일 잠겨 있으면 그냥 집으로 갈 셈이었다.
새삼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소희의 방이야 전에도 들어가 봤었다.
그러나 남자친구로서는 처음 들어가게 되는 거였다.
그것도 은밀한 남자친구라니.
그 방 안에는 아름다운 소희도, 침대도, 둘만의 공간도 있었다.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리자 뭔가 부드럽진 않았지만 손잡이가 돌아갔다.
마침내 문이 열렸다.
정우는 마치 소희가 들어오라고 미리 열어둔 듯 싶기까지 했다.
설레이고 두근거렸다.
얼른 둘만의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방안에 들어와서 문을 닫자 적막한 어둠이 정우를 감쌌다.
창가로 빛이 조금 들어왔다.
엎드려 잠든 여자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가녀린 허리와 탐스런 힙의 라인이 바깥에서 들어온 빛으로 인해 정우의 눈에 비쳤다.
정우는 침대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소희의 방이었다.
침대 옆에 선 남자는 정우였다.
그리고 침대 위에 엎드려 자는 사람이 사실 소희가 아닌 지애라는 걸 정우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