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57화 (57/98)

〈 57화 〉 57. 침대 위의 지애. 그리고 지애 위의 정우

* * *

토요일 새벽.

소희의 방.

소희의 침대 위.

정우는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그저 술에 취한 채 집으로 가려다가 소희의 자는 모습만 보고 싶었다.

혹시 가능하다면 가벼운 키스만 할 생각으로 소희의 방에 들어온 거였다.

언제 어느 방에서 누가 일어날지 몰랐기에 금방 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누워서 자고 있는 아름다운 여체를 본 순간부터 정우는 생각이 달라졌다.

안고 싶었고 탐하고 싶었다.

어제 오후부터 소희에게 참아왔던 욕구가 터져나온 거였다.

병실에서의 시간,

정우 방에서의 시간,

그리고 차 안에서의 시간동안,

소희를 줄곧 갈망하기만 하고 단 한번도 만족하지 못했던 페니스였다.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술 취해 자는 중에 스스로 혁대를 풀고 만지기까지 했을까.

정우는 참고 참았을 페니스의 뜻에 몸을 맡겼다.

사실 혁대를 풀고 만지고 입술과 혀로 자극하며 페니스를 더 안달나게 한 건 소원이었다.

그러나 정우로서는 그것까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정우는 소희라고 오해해 버린 채, 지애의 뒤를 탐했다.

아무리 상대방이 잠들어 있었지만, 탐할만 했다.

술에 취해 있었고,

마침 엎드려 자던 지애의 뒷모습은 소희와 흡사했으며,

지애의 섹시한 란제리의 촉감과 향으로 인해 정우의 이성이 마비되어 버린 탓이었다.

페니스 기둥의 윗부분이 실크에 쓸리며 양 옆이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에 갇힌 채 마찰되었다.

보드라운 실크 팬티 너머에서 애태우고 있을 소희의 은밀한 곳이 느껴지는 듯했다.

소희의 음모와, 부드러운 꽃잎, 그리고 그 안의 촉촉한 속살.

정우는 그 모든 걸 페니스에게 직접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동의 받지 않았기에 지금으로서는 어제 소희가 허락해준 여기까지 만이라도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당장 지금은, 너무나 소희가 고픈 지금은,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어느 순간이 되자, 페니스로는 모자랐는지 정우의 손도 쾌락을 찾으려 했다.

정우의 오른손이 그녀의 몸을 훑으며 앞으로 돌아가려 했다.

투박해 보이는 보호대가 그녀의 여린 가슴살에 닿아 아프게 할 수 없었다.

젠틀하지 않았다.

정우는 급히 보호대를 풀고 젠틀해진 오른손을 다시 그녀의 가슴으로 보냈다.

완전히 나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프지 않고 견딜만 했다.

보호대를 벗은 손은 곧장 슬립의 옆을 통해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젠틀해진 손이었지만 브래지어 안에 들어가서는 전혀 젠틀할 생각이 없어다.

손은 무방비 상태의 젖가슴을 금새 장악해 버렸다.

술 기운 때문일까.

아니면 촉박한 시간 때문일까.

손은 엎드린 그녀의 젖가슴을 마치 야수처럼 전에 없이 강하게 주물렀고, 꽉 잡았고, 유린했다.

손에 잡혀온 뭉클한 가슴살의 느낌이 정우의 척수를 따라 뇌로부터 페니스까지 전신을 강타했다.

때맞춰 전해온 부드러운 젖가슴의 느낌에 페니스는 어느새 한계로 다가섰다.

온갖 감각이 어우러지더니 페니스는 절정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우는 소희의 이불이 젖는 것 따위의 이유로 망설이지는 않았다.

그저께 병원에서도 자신의 팬티로 마지막을 수습하던 소희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제처럼 그런 식으로 소희가 어떻게든 수습하면 될 거 같았다.

만일 이불에 묻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굳을 거고, 그냥 세탁을 하면 될 일이었다.

그 정도야 누나가 알아서 해주지 않을까.

안에 넣지도 못하는 데.

취중의 정우는 어느새 처음 방에 들어올 때의 마음은 잊어버리고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고만 있었다.

갑작스레 그녀의 손길이 아래로 오더니 기둥을 잡아왔다.

그러나 힙 아래, 두다리가 만나는 곳에 비벼지며 마지막을 향하던 페니스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그저 반갑기만 할 뿐이었다.

어느새 소희도 잠에서 깬 것이리라.

그래서 자신을 만져주려는 것이리라.

애타는 지애의 속도 모르고,

페니스를 잡는 그게 소희의 손길이라 생각한 정우는,

그리고 그 손이 자기를 만족시키려는 거라 오해한 페니스는

부드러운 손의 느낌에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정우는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이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지애의 가슴과 허리와 힙과 허벅지 사이,

그리고 팬티 뒤의 은밀한 곳까지 모든 곳을 온 몸으로 만지고 비비던 정우는!

마침내 페니스를 통해 참아왔던 욕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이 허벅지와 은밀한 곳이 만나는 곳 앞에서 페니스를 앞으로 감싸 안았다.

손은 페니스 끝에서 분출되는 정액을 앞에서 담아냈다.

속살만큼 부드럽진 않았다.

그러나 손바닥과 손가락 안의 감촉은 정우로부터 쾌감을 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

실크 소재의 팬티의 부드러움이 페니스에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끌어낼 듯했다.

손에서 넘치는 정액은 정우의 페니스에 묻었다가 정우가 움직일때 그녀의 허벅지와 팬티로 다시 옮겨갔다.

정우는 쾌감이 뇌 속까지 닿는 듯했다.

소희의 속살 앞에서 비비기만 해도 이렇게 기분이 좋다니.

소희의 은밀한 곳 그 부드러운 곳에 페니스가 직접 닿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주말에 소희가 집에 온다면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이기까지 했다.

“고마워, 누나.”

정우는 자다 깬 소희가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손으로 사정을 도와준 것 같아 고맙기만 했다.

지애는 그저 자신의 몸 밖으로 정액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손을 움직인 거였다.

정우는 그걸 자신을 만족시켜 주려던 소희의 움직임으로 착각한 거였다.

사정 후의 나른함이 몰려왔다.

잠시 동안 정우는 모든 경계를 풀고 그대로 엎드려 있었다.

온 몸에 힘이 풀리면서 취기가 다시 들려 했다.

이대로 잠들고 싶을 정도였다.

그 순간이었다.

거실에서 스위치 소리가 들리더니 방문 아래로 빛이 스며 들어왔다.

곧이어 말소리가 들려왔다.

“얘는 어디 갔나?”

소희 엄마의 목소리였다.

**********

정우는 몹시 놀랐다.

모두가 자고 있을 때, 소희에게 살짝 키스만 하고 갈까 싶어 들어온 거였는데.

이 방에 있거나 아니면 여기서 나가는 모습을 이 집 식구들에게 보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 방에 마냥 머물러 있을 수도 없었다.

자신도 놀랐지만, 지금 자신의 몸 아래에서 놀랐을 소희에게도 미안해졌다.

한사코 가족에게 둘의 관계가 알려지길 바라지 않았던 소희였다.

정식으로 말씀드리는 것도 아닌, 이런 식으로 가족에게 둘의 사이가 공개되게 할 수 없었다.

놀란 건 정우의 몸 아래에 있는 지애도 마찬가지였다.

지애는 여전히 엎드린 채 한 손을 Y존의 앞에 두고 정우의 페니스를 잡은 채였다.

자칫 잘못 움직였다가는 손 안의 정액이 샐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뭐라 설명해야 하나.

자신이 소희의 남자친구인 정우와 침대에 함께 있는 걸 누가 납득을 할 건가.

그저 술 취한 정우가 자신을 소희로 착각하고 실수한 거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잠들어 있었다고 변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정우도 어느 시점부터는 자신이 깨어 있는 걸 인지한 듯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도 벌어져서는 안됐다.

정우가 놀라 뛰쳐 나가는 것도,

잠겨있지 않을게 분명한 방문을 누군가가 여는 것도,

그리고 이대로 계속 방 안에 두 사람이 있는 것도.

정우더러 창 밖으로 뛰어내리라고 할 수도 없었다.

납득시키는 건 둘째치고, 아마도 이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뛰어 내렸다간 온 몸이 성치 못할 거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정우에게 자신이 소희가 아니라는 걸 언제 밝히느냐도 문제였다.

자신의 손바닥 안에 가득 담긴, 그리고 허벅지와 실크 팬티에도 묻혀있는 정우의 정액을 이대로 두고 정우와 진지한 얘기를 하는 것도 난감했다.

게다가 입을 여는 순간 거실에 있는 사람이 목소리를 듣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올 거였다.

사실 자신이 지애라는 걸 밝히는 게 옳은 지 조차도 불분명했다.

정우도 혼란스러웠지만, 지애 역시, 아니 지애가 훨씬 더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

“벌써 간 건가?”

소원의 방 문이 열리고 소원이 나왔다.

소원은 자다 나온 듯, 눈을 비비고 있었다.

급히 일어난 듯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다.

“엄마, 일어났어?”

“응. 나 좀 치우고 자려고 일어났지. 정우는 갔나 보네?”

소원은 아까 전 다시 잠들었다가 이제야 깬 참이었다.

평소 같으면 못 일어날 주량이었다.

하지만 잠결에 정우가 생각나서 간신히 깬 거였다.

정신을 가다듬고 정우를 보러 다시 한 번 거실로 나오려던 참이었다.

그러는 중에 예상 외로 엄마가 불을 켜고 나와 정우를 찾았다.

그러자 소원도 무슨 일인가 살펴보는 척 나온 거였다.

나와 보니 정말로 소파에는 정우가 없었다.

소파 위의 이불은 정우가 개어 두었기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아쉬웠다.

좀 더 느껴보고 싶었는데.

혹시라도 정우가 깬다면 바로 둘의 사이가 달라질 수도 있었던 걸.

소원은 어쩌면 이런 밤이 다시 올 수 없을 지도 몰라 더욱 아쉬웠다.

어차피 엄마도 일어난 터였다.

더 이상은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을 거였다.

소희엄마가 말을 이었다.

“정리도 되어 있는 걸 보니, 그 새 갔나?”

아쉬운 마음에 거실 옆의 화장실을 살피니 불이 꺼진 채 문이 열려 있었다.

아무도 없다는 말이었다.

선 채로 둘러보니 거실 어디에서도 정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간 듯 싶었다.

소원이 대답했다.

“갔나 봐. 안 보여.”

화장실과 거실에 없는 정우가 이 집의 다른 곳에 있을 리가 없었다.

자신과 소희가 잠들어 있는 방에도 없었고, 안방에 있을 리도 없었다.

현관에서 가까운 지애의 방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정우가 집에 갔다는 확신이 들자, 소원은 현관까지 가서 신이 있나 살펴보는 것도 너무 귀찮았다.

“니 언니는 자니?”

“응. 자.”

어제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자신을 묘하게 한 상황이 종료되자 소원은 허탈해졌다.

기를 쓰고 일어났건만, 정우는 사라지다니.

만사가 귀찮아지고 잠이 몰려왔다.

“엄마, 아직 피곤해 보이는데 그냥 주무셔. 아침에 같이 치워.”

“지금 그냥 치우고 자게.”

“에이~ 지금 치우면 언니도 이모도 다 깰거야. 그냥 자요 엄마.”

엄마 혼자 치우게 하는 것도 미안했다.

그리고 지금 부산스러운 소리를 내면 소희도 지애도 깰 거였다.

“아빠도 없는데 오랜만에 엄마랑 끌어안고 자야겠다.”

소원이 재롱을 부리며 안겼다.

“어머, 얘 좀 봐. 다 큰 애가. 니 방 가서 자.”

“잠깐만 엄마 찌찌 만지다가 갈께.”

“얘 뭐하는 거니 정말.”

“엄마 찌찌 엄마 찌찌~”

사랑스러운 막내 딸의 애교에 소희엄마도 어쩔 수 없었다.

소희엄마는 마지 못한 척, 불을 끄고 소원에 끌려 안방으로 들어갔다.

다시 거실에 어둠과 정적이 찾아왔다.

소희의 방에 숨 죽인 채 있던 지애와 정우로서는 다행이었다.

정우는 소원이 소희가 자는 걸 이 방에 들어와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고 있나 잠시 의아하기는 했다.

하지만 혼자 지레 짐작하는거로 여기고는 금새 잊어버렸다.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 살을 맞댄 채였다.

각자의 계산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지 생각하고 있었다.

긴박했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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