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64화 (65/98)

〈 64화 〉 64. 엘리베이터 안의 지애와 정우

* * *

토요일 점심 무렵

백화점 엘리베이터 안.

만원의 엘리베이터 안.

그 한 가운데에 지애와 정우가 서로를 마주보고 밀착한 채로 서 있었다.

지애의 젖가슴이 정우에게 닿아 있는 걸 정우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우가 알고 있다는 걸 지애 역시 알고 있었다.

정우의 페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우의 페니스가 지애에게 닿아 있는 걸 지애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애가 알고 있다는 걸 정우 역시 알고 있었다.

다만 가슴과 달리 페니스는 서로가 변화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서로 곤란해 하고 있었다.

잠시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금새 얼굴을 붉히며 서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시선을 둘 데도 마땅치 않았다.

괜시리 고개를 돌렸다간 옆 사람에게 시선이 향할 터였다.

그렇다고 아래를 향하기에도 곤란했다.

어쩔 수 없이 둘은 서로의 시선을 엇갈려 허공을 향해 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를 가득 채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떤 이들은 앞을 보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손 안의 핸드폰을 보고 있었으며,

그리고 다른 이들은 눈을 감고 있기도 했다.

누구도 두 사람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간혹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있을 뿐, 실내 전체가 조용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우를 향해 서 있는 지애는 여기가 몇 층일지 그저 짐작으로 가늠할 수 밖에 없었다.

제발 최대한 정지를 줄이고 한 층이라도 더 내려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래야지 지금의 이 불편한 상태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벗어날 거였다.

그러나 지애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야릇한 기대감도 피어나고 있었다.

정우의 호흡이 느껴지자 지애의 가슴에서 설레임이 일었다.

지애는 한사코 가슴의 설레임을 지우려 했다.

그러나 설레임은 눈밭에 굴리는 눈덩이처럼 점점 커지고 있었다.

잠깐 움직였을까.

수직으로 내려가는 느낌도 잠시일 뿐이었다.

엘리베이터는 곧 멈춰 섰다.

[4층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채 두 층도 내려가지 못하고 선 것이다.

그나마 한 층이라도 내려왔다는 안내멘트가 반가웠던 지애는 누구라도 내리지 않을까 기대했다.

조금 전에도 경험한 터라 1층에 닿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잘 내리지 않는 건 잘 알고 있었다.

단지 지금 때가 때인지라, 지금으로서는 누군가 내려서 빈 공간이 생기길 바라는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문이 열렸지만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바깥에 서 있는 사람들 중 무리해서라도 들어오려는 사람들만 있었을 뿐이었다.

밀고 들어오려는 사람과 밀려나지 않으려는 사람들 간에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일부의 사람들은 볼멘 소리를 하며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을 탓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 쪽에서 힘이 전해져 오더니 지긋이 지애의 등을 눌러왔다.

등 뒤로부터 밀리자 지애의 몸이 정우에게 더욱 밀착되었다.

지애도 정우도 땀이 나려 할 정도였다.

그러더니 마침내 밀고 들어오려는 이가 이겼는지 지애의 등 뒤에서 더 큰 힘이 몰려왔다.

더 이상 자력으로 서 있을 수 없어 지애의 균형이 무너지려는 찰라였다.

지애는 어쩔 수 없이 두 손으로 정우의 양 팔을 잡았다.

정우의 몸에 손을 댈 수는 없었으니 잡을 건 팔 밖에 없었다.

비록 접촉한 부분은 더 강하게 누르는 채였지만, 덕분에 지애가 온 체중을 정우에게 싣는 건 면하게 되었다.

잠시 지애와 정우의 눈이 다시 마주쳤다.

지애는 자신의 얼굴에서 열이 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지애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고 있었다.

지애의 왼손에 정우의 오른팔에 찬 보호대가 느껴졌다.

성치 않은 팔을 잡은 게 미안해져서 지애는 손을 놓았다.

그러자 지애의 밸런스가 다시 조금 흐트러졌다.

자신의 젖가슴이 정우의 몸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새벽에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던 정우의 손길이 또 다시 떠올랐다.

정우의 페니스를 누르고 있는 자신의 하복부에는 더 커지고 더 단단해진 무엇이 느껴졌다.

‘어쩌면 좋아.’

지애는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지애의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정우는 정우대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새벽부터 지애에게 실례한 이후 계속 미안해하던 참이었다.

지금의 행동 또한 지애에게 실례하는 거 같아 민망할 따름이었다.

지애의 하복부에 닿아 있는 페니스를 떼고 싶었으나 떼기 힘들어 긴장하고 있었다.

더 힘든 건, 지애에게서 풍겨나오는 향이었다.

이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은, 오늘 새벽 침대에 누워있던 지애를 안을 때 맡았던 그 향이었다.

‘이모의 향인 줄 알았더라면 새벽의 사고는 피할 수 있었을 걸.’

긴장해하는 정우와 달리, 정우의 페니스는 점점 반응하고 있었다.

녀석은 무례하게도, 너무나도 불손하게도 상대가 지애 이모라는 것을 알면서도 점점 고개를 들고 있었다.

달콤한 향을 맡아서일까, 지애가 알고 있다는게 짜릿해져서일까.

혹은 거듭되는 접촉에 긴장이 풀려서일까.

아니면 세가지 모두가 그 원인일 지도 몰랐다.

페니스는 점점 강도를 높이며 지애의 배를 압박했다.

5층의 엘리베이터였고, 지하 4층까지 가야했다.

설레이지만 설레여서는 안 될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몸을 밀착한 채 서 있었다.

아까 전만 해도 조용히 있던 사람들이 지금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없던 소음이 생겨나 있었다.

주변이 시끄러워지자 정우는 그 틈을 타서 지애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자신의 페니스가 일어나고 있는건 고의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애로서는 불편할 게 뻔했다.

사과하는 말을 주변에서 듣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무슨 일인지 관심을 가지게 될 거였다.

오직 지애만 들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로 사과하는 게 좋을 듯 했다.

정우는 지애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죄송해요.”

정우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지애의 귀를 간지럽혔다.

지애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가슴 한 켠에 있던 욕망 또한 점차 커지고 있었다.

아까 전만 해도 엘리베이터를 빨리 벗어나고 싶던 지애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게 좋은지 판단이 안될 정도였다.

그러나 자중해야 했다.

지애는 애써 고개를 돌려 정우를 바라봤다.

정우가 귀에 대고 속삭인 이유를 지애도 잘 알고 있었다.

지애 역시 주변에 들리지 않게 대답하고 싶었다.

지애는 정우를 바라보며 소리나지 않게 입술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괜. 찮. 아.”

잠시 두 사람의 눈이 또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두 사람 각자의 복잡하던 머리속은 더욱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지애의 입술을 통해 정우의 눈은 지애의 괜찮다는 메시지를 잘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애의 붉은 빛 입술의 오물거림은 시각적으로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순간 정우는 자기도 모르게 페니스에 힘을 한껏 주며 한 차례 움직였다.

동시에 정우의 목젖이 꿈틀거리며 입 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지애는 자신의 하복부에 한차례 압박이 온 걸 분명히 느꼈다.

아까 전과는 달리 지금은 정우의 페니스가 자신을 압박해 온 거였다.

불쾌해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불쾌하지는 않았다.

정우가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라는 걸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자동안내가 나오더니 문이 열렸다.

4층에서와 같았다.

내리려는 사람은 없었고, 올라 타려는 사람만 많았을 뿐이었다.

문이 열리자 잠시나마 허리께에 압박이 줄어들었다.

정우의 오른팔을 놓고 어색하게 있던 지애의 왼손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왔다.

정우의 페니스가 그대로 자신을 압박하게 둘 수가 없었던 지애가 손을 움직인 거였다.

지애는 손을 페니스와 자신의 하복부 사이에 뒀다.

하복부를 압박하는 느낌이 조금 덜해지니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는 듯 했다.

지애의 손이 두 사람 사이에 들어온 건 정우도 알고 있었다.

지애의 손등이 옷을 사이에 두고 페니스와 접촉을 한 거였다.

부드러운 하복부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 역시 여체의 일부였다.

지애와의 사이에 뭔가 들어왔다 하더라도 페니스는 여전히 반응하고 있었다.

아무리 정우가 자제하려 해도, 녀석이 간간히 움직이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지애는 난감해하는 정우의 표정을 알아차렸다.

그러자 지애는 지애대로 정우의 신체를 자제시켜 주고도 싶었다.

갑자기 지애의 왼손이 정우의 페니스를 밀었다.

손은 마치 진정하라고 페니스에 신호를 주는 듯했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은 페니스에 더욱 자극이 될 뿐이었다.

뒤로 밀려 났던 페니스가 다시 앞으로 튕겨 나왔다.

녀석은 조금 전보다도 더욱 강하게 지애에게 닿더니 압박했다.

지애는 자신의 행동이 페니스를 더 자극하고 있는 걸 이제야 인지했다.

지애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정우의 목젖이 움직이며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번에는 지애 역시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서로가 민망해 하는 것을 서로가 알 수 있었다.

[2층입니다.]

2층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내리지 않았고, 누구도 탈 수 없었다.

1층이 되어야 상황이 달라질 거였다.

꽤 많은 사람이 내릴 거였고, 공간이 생길 터였다.

공간이 생기면 지금 두 사람의 자세도 정상적인 자세로 돌아갈 거였다.

지애의 당황스러움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때문에 더 이상 지금의 자세가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설레임은 더욱 커져 있었다.

때문에 지금의 자세가 곧 있으면 풀릴 거라는 생각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아쉬움에서였을까.

지애의 왼손이 방향을 바꿨다.

왼손은 손바닥으로 정우의 페니스를 감싸안은 모양이 되버렸다.

여전히 자신을 짓누르는 정우의 페니스를 지애가 손바닥으로 다시 한번 눌렀다.

명백히 지애의 도발이었다.

아쉬움에서 나온 도발.

지애는 손등으로 누르거나 손바닥으로 누르거나 매 한가지라고 생각했다.

누가 뭐라 한다면, 정우를 자제시키려고 그랬다는 변명을 하면 될 터였다.

지애는 자신의 움직임이 정우에게 자극이 될거라는 걸 짐짓 모른 척 하기로 했다.

역시나 페니스는 다시 튀어 나왔다.

탄력이 좋았다.

밀었던 그 이상으로 다시 나왔고, 밀기 전 보다 더 단단해지는 것도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하강하는게 느껴졌다.

곧 1층이 될 거였다.

1층이 되면 문이 열리고, 뒤에 있는 사람들이 내리려면 아마도 자신들도 일단은 내릴 터였다.

그렇게 되면 이 자세도 지금의 몇 초가 마지막일거였다.

새벽에는 어쩔 수 없이 소희의 침구를 지키기 위해 잡은 페니스였다.

그러니 그 때와 지금 자신의 손바닥 안에 있는 페니스의 느낌이 달랐다.

몇 년 만의 페니스였다.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자세였다.

지애는 정우의 페니스를 쥐었다.

슬며시 쥐며 그 강도를 느꼈다.

굵고 단단한 그 기둥을 손바닥으로 감싸안았다.

지애의 심장이 요동쳤다.

아차 싶었다.

정우가 내 손동작을 알게 될건데.

내가 음란하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정우는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우의 몸은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페니스는, 정우의 건장한 페니스는 지애의 손 안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지애는 다행이다 싶었다.

정우가 놀라며 밀치지 않은게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정우의 페니스를 쥔 지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어느새 페니스도 힘을 줬다 놓았다 하며 지애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정우도 지애의 손이 힘을 주는 것을 분명히 알아 차린 듯 했다.

[1층입니다.]

마침내 엘리베이터가 1층에 닿았다.

곧 내려야 할 터였다.

지애의 왼손이 정우의 페니스를 토닥거렸다.

마치 참느라 수고했다는 듯이 톡톡.

지애는 자신의 속내를 정우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태연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그러나 태연히 움직이는 왼손과 달리 지애의 심장은 몹시도 두근거리는 중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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