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69화 (70/98)

〈 69화 〉 69. 레깅스를 입은 나연

* * *

네일샵 건물 엘리베이터 안

분명 짜릿할 일이었다.

페니스가 나연의 요가복 너머 힙의 부드러운 살뭉치를 누르고 있었다.

몹시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정우는 그런 느낌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자칫하면 성추행으로 몰릴 수 있었다.

오전의 지애와 닿을 때처럼 상대방이 스스로 다가온 게 아니었다.

가만히 있는 나연에게 자신의 페니스가 닿은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는 이제 겨우 만난지 두번째에 불과한 나연이었다.

정우는 나연이 자신을 뭘로 볼까 싶어 난감해졌다.

긴장해서일까, 페니스에 힘이 들어갔다.

꺼떡거리는 녀석이 나연의 힙을 한번 더 압박했다.

정우는 잡생각을 떨치려 노력했다.

그러나 노력으로 잊어버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요가복의 섹시한 느낌과 나연의 몸매의 매혹적인 느낌이 정우의 머리속에 이미 자리잡고 있었다.

뒤에서 보이는 나연의 잘록한 허리,

계단을 오를 때 눈 앞에 보이던 힙의 라인,

그리고 탐스러운 힙의 감촉까지.

이미 페니스는 정우의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페니스는 마치 요가복을 뚫을 기세였다.

정우가 그나마 할 수 있는건, 페니스에 강요당한 허리가 앞뒤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아두는 것 뿐이었다.

나연은 얼어붙은 듯 가만히 서 있었다.

오직 눈동자만이 움직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바라보는 대상은 벽에 비치는 정우의 눈이었다.

그 상태로 수 초가 지났다.

단단한 정우의 페니스가 물컹한 나연의 힙을 압박하는 채로.

[1층입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내려서야 두 사람은 내릴 수 있었다.

“오빠 어떻게 할까?”

갑작스러운 나연의 질문에 정우가 당황했다.

마치 책임지라며 추궁하는 걸로만 들렸다.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를 달라는 건가, 혹은 경찰서로 가자는 건가.

정우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나연이 말을 이었다.

“영화관? 멀티방? 아니면 다른 데?”

어디로 갈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정우는 그제야 질문을 알아듣고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답을 흔쾌히 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당장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았다.

애당초 나연과의 약속을 식사가 아닌 커피를 함께하기로 한 것도 비용부담 때문이었다.

“아니다. 갈 데도 애매한데, 그냥 아까 그 카페로 갈래?”

대답 못하는 정우 대신 나연이 결론을 내렸다.

발랄했다.

“그럴까?”

정우도 이내 수락했다.

정우는 나연과 나란히 카페로 걸어갔다.

처음에는 부풀어 있던 바지 앞섶으로 인해 걷기가 불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가라 앉았다.

나연의 기색으로 봐서는 전혀 못 알아 보는 듯 했다.

나연은 엘리베이터에서 압박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표내지 않았다.

그런걸 보면 그것 역시 모르는 듯 싶었다.

저렇게나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다니.

신기했다.

**********

카페에 가니 테이블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차지하고 남은 게 없었다.

둘은 창가의 1인석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바깥을 바라보며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근데 예쁜 이름도 많은데, 왜 솜탱이야?”

독특하긴 했지만, 너무 막 부르는 이름 같아 보였다.

“원래 솜이라고 지었었는데, 내가 부르면 잘 못 알아 듣더라구. 그래서 나만 솜탱이라고 불러.”

“아, 그러면 다른 가족들은 솜이라고 부르는 거야?”

가족 이야기가 나오니 나연의 얼굴이 잠깐 어두워졌다.

“응. 남동생은 솜이라고 부르지.”

순간 정우는 잘못 물어봤나 싶었다.

가족으로 남동생만 얘기하는 걸 보니 어쩌면 남동생과 둘만 사는 건가 싶기도 했다.

정우의 표정을 읽었는지 나연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새엄마도 솜이라고 부르구.”

‘새엄마?’

엄마가 친엄마가 아닌 듯 했다.

그래서 가족 얘기가 내키지 않았던 듯 싶었다.

나연이 말을 이었다.

“엄마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구, 아빠가 몇 년 전에 재혼하신거야. 아빠는 해외주재원으로 나가셔서 집에 안 계시구. 솜탱이를 보신 적이 없으니 불러 본 적도 없지.”

“그렇구나.”

가족에 대해 더 물어보기가 어려웠다.

나연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았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려 했다.

“오해하지마. 새엄마 좋은 사람이야. 동화 속에 나오는 못된 계모 아니야. 그냥 나랑 편하지 않은 것 뿐이지.”

나연이 뒤늦게 수습했다.

정우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요즘 세상에 이혼하는 사람도 많다는데, 재혼가정도 따라서 많을 거였다.

그러고보니 지애 이모도 이혼한 거였다.

지애를 떠올리자 다시 아랫도리가 부풀어 올랐다.

나연이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그나저나 입원해 있느라 수업 빼먹었겠다. 괜찮겠어?”

나연이 미안해하며 물었다.

아닌게 아니라 솜탱이를 구하느라 다친 일로 입원한 것이니 미안할 수밖에 없었다.

“응. 겨우 이틀인데 뭐.”

“뭐야. 열심히 해야지. 대학생이. 대학가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나 같은 애도 있는데.”

정우는 그냥 웃기만 했다.

나연의 미모에 대학생이라면 잘 나갔을 것이다.

공부만 하기에는 아까워 보였다.

하기야, 자기 입으로 공부 많이 안 한다고 그랬던 거 같긴 했다.

“오빠 어디 다니는데?”

“한국대 경영학과 다녀.”

“한국대 경영학과?”

정우가 다니는 대학을 듣자 나연이 놀랐다.

그냥 좀 잘 생긴 동네오빠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학력이 좋았다.

“우와, 오빠 공부 잘했나 보다. 난 공부 못하는데.”

“뭐래. 그냥 하다 보니 갔지. 운도 좋았구.”

“에이, 운 만으로 되나. 그게?”

잠깐 혼자 생각하던 나연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오빠, 그러면 나 과외해주라. 새엄마한테 얘기해서 과외비도 많이 주라고 할께.”

솔깃한 제안이었다.

마침 용돈이 궁하던 참이었고,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했다.

무엇보다도 나연 같은 미모의 명랑한 학생이라면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을 거였다.

“무슨 과목이 필요한데?”

“우선, 수학부터 해볼까? 나 수학 기초가 영 젬병이거든.”

“지금은 과외하고 있는 거 아냐?”

“지금은 학원만 다니고 주말에는 그냥 쉬고 있는데, 오빠 같은 핸섬한 선생님이라면 주말에도 공부할 수 있을 거 같아.”

나연이 까르르 웃으며 말하자 정우가 쑥스러워했다.

농담이었겠지만 기분은 좋았다.

나연이 말을 이었다.

“사실 새엄마가 다른 선생님을 붙여 주려고 하는데, 별로 안 내켜. 오빠가 해주라. 응?”

“왜? 무슨 문제 있어 그 선생님이?”

“동생 과외 선생님인데, 그냥 안 내켜.”

둘은 잠시 나연의 수학공부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기초가 약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가르쳐 줄게 있어 보여서 정우가 마침내 수락했다.

“참, 오빠, 여자친구는 있어?”

정우는 고민 되었다.

있다고 사실대로 말해야 할지, 아니면 없다고 하는게 더 좋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정우는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소희네 집에서와는 다르게 굳이 사실을 숨겨야 할 필요가 없었다.

“응 있어. 이제 3일째야.”

그것도 두 명이나 있었다.

바람을 피울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뜻하지 않게 그렇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나 자신에게 강하게 굴던 세나가 통 연락이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염려마저 될 정도였다.

자신은 세나의 연락처를 소희의 강요로 지워버렸기에 연락할 수가 없었다.

“어머? 그러면 그저께 나 만났을 때는 없었던 거네?”

나연은 신기해 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어떻게 여자친구를 만들었다는건지.

“너는? 남자친구 없어?”

“나는 없어. 학원 애들이랑은 잘 안 어울려. 재수생끼리 만나면 둘 중 하나는 삼수 가.”

나연이 까르르 웃자 정우도 따라 웃었다.

나연의 말은 틀린 건 아니었다.

사귀고 헤어지는 과정을 겪다보면 공부에도 지장을 줄 거였다.

둘이서 오붓이 앉아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두 사람의 어깨가 가까워져 있었다.

나연은 더워서인지 점퍼를 벗어 뒤로 둘러 힙을 가린 채였다.

타이트한 셔츠로 인해서인지 브래지어 윤곽이 선명히 보였다.

자극적이었다.

정우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페니스는 꽤 오래 전에 커져 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더 길어졌다.

둘은 소소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삼십분 정도 시간이 더 흘렀다.

“참, 오빠, 그러면 말 나온 김에 오늘 면접 볼래?”

“면접이라니?”

“과외 말야. 돈주는건 새엄마니까, 인사도 하고. 과외비도 정하구.”

마침 정우로서도 내키는 일이었고, 시간도 괜찮았다.

소희를 위해 비워두려 했던 시간이었다.

소희가 다른 약속이 생긴 터라 이후로는 시간이 비어 있었다.

“그럴까, 그럼? 어디로 가지?”

“우리 집.”

나연의 눈이 빛났다.

“오빠, 나 통화 한번만 할께.”

나연이 핸드폰을 들더니 어딘가로 전화했다.

“아줌마? 저요. 과외선생님 한 분 구했는데, 저 이 분한테 배우면 안 되요?”

­ 이지수 선생님 괜찮은데, 왜? 학교도 좋은데 나오시고, 잘 가르치시고.

“저는 그 분 별루에요. 오히려 이 분이 더 나을 지도 몰라요. 이 분도 한국대 다녀요.

일단 오늘 면접 한번 보시면 안되요?”

나연이 떼를 쓰자 상대방이 마지 못해선지 동의했다.

나연은 곧 전화를 끊었다.

“오빠, 가자.”

나연의 집으로 간다는 말을 듣자 정우의 가슴 한켠이 왠지 설레였다.

정우는 애써 마음을 억누르는데 뜻하지 않은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요가복에 밀착된 나연의 하복부였다.

일어선 나연과 마주보고 있기에 계단을 오를 때와는 달리 나연의 정면이 보였다.

나연이 먼저 일어서서 점퍼를 어깨에 두르는데 그 바람에 나연의 앞모습이 그대로 정우에게 보인 것이다.

타이트한 요가복이 나연의 앞을 투영해 주는 듯했다.

정우의 눈에 나연의 배꼽 아래의 W 존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탐스러웠다.

내색하지 않으려는 정우의 의지와 다르게 이미 부풀어 있던 페니스가 더 커져 올랐다.

정우와 마주보고 있던 나연의 눈에도 부풀어진 정우의 바지의 앞섶은 선명해 보였다.

엘리베이터에서도 그랬듯이 나연은 짐짓 모른체 했다.

“가자, 오빠.”

나연은 못본 척 먼저 일어났고, 정우도 따라 일어났다.

**********

나연이 살고 있다는 아파트 단지는 정우도 지나가본 곳이었다.

그 단지가 좋다는 얘기를 들어보긴 했으나, 건물 안으로 들어오긴 처음이었다.

고급스런 집이었다.

나연이 편한 복장으로 다녀서 몰라봤는데, 꽤 잘 사는 집인 듯 했다.

정우가 나연을 따라 집에 들어섰다.

마침 화장실 문이 열리더니 어떤 여자가 나왔다.

나연은 상대방에게 가볍게 목례만 하더니 지나쳤다.

갸름한 얼굴에 펌이 들어간 헤어였다.

머리는 묶은 채였고, 둥근 안경을 쓰고 있었다.

둥근 안경테 뒤로 귀여운 얼굴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송정우라고 합니다.”

매우 젋어 보이는 인상이었다.

새엄마라기 보다는 언니 정도로 보이는 얼굴이었다.

“안녕하세요?”

상대방은 가볍게 인사하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새엄마 아니야, 오빠.”

나연이 정우의 팔을 이끌더니 거실로 데려갔다.

쇼파에는 자그마한 몸집의 단발머리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정숙해 보이는 이미지였다.

“안녕하세요? 나연이 엄마에요.”

나연의 새엄마 역시 젊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미모가 빼어났다.

“반갑습니다. 송정우입니다.”

나연의 새엄마가 정우를 바라봤다.

예상 밖으로 준수한 청년이 들어오자 호감이 생겨 있었다.

하지만 호감어린 시선은 잠시일 뿐이었다.

새엄마의 예리한 눈빛이 정우를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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