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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누나-72화 (73/98)

〈 72화 〉 72. 지수의 유혹

* * *

정우는 지수를 따라 나연의 집 부근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를 받아든 지수는 말이 없었다.

정우는 지수가 자신을 왜 보자고 한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지수를 바라볼 뿐이었다.

둥근 안경테 뒤로 가리워진 귀여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 나연의 집에서의 까탈스럽던 눈빛이 아니었다.

순하고 평화로운 눈빛이었다.

“학교는 어떤가요? 어렵지 않나요?”

지수가 입을 열었다.

무난한 질문이었다.

“그냥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많이 어렵진 않구요.”

지수가 조심스레 질문을 이었다.

“학교 다니면서 과외하는 게 가능하겠어요?”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듯 했다.

왠지 속이 보이기도 하는 질문 같았다.

지수는 부정적으로 질문했다.

하지만 정우는 긍정적인 대답을 줬다.

“네. 할 만할 거 같아요. 아까 나연이 책을 보니 충분하겠더라구요.”

지수가 커피잔을 들어 한모금 삼켰다.

조금 초조해 보이기도 했다.

원하는 답이 아닌 듯 했다.

잔을 내려 놓은 지수가 속에 있던 질문을 꺼냈다.

“두명이나, 하는 것도요?”

지수는 조심스럽게 정우의 눈치를 보며 묻고 있었다.

지수가 질문을 빙빙 돌려서 하는게 눈에 보인 정우가 되려 물었다.

“두명이라면, 나연이랑 동생 태연이의 과외를 함께 하는 걸 얘기하시는 건가요?”

정곡을 찔린 듯, 지수가 잠시 멈칫하더니 답했다.

“네”

“충분히 할만 하죠. 태연이는 중학생이니 훨씬 더 쉬우니까요.”

정우는 조금 빈정이 상해 있었다.

애초에 태연이 과외까지 할 마음이 전혀 없던 터였으나 지수에게 대답하면서는 강짜를 부렸다.

“정우씨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건데도요?”

정우는 남의 시간까지 걱정해주는 지수의 저의가 궁금했다.

뭐라 대답할 지 생각하는데 지수가 말을 이었다.

“그 댁에서는 나연이와 태연이를 한 명한테 과외시키려 하고 있어요.”

정우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대화는 나연의 새엄마가 말하지 말라고 하고 있던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정우도 내키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지수가 말을 걸어오니 어찌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정우씨가 둘 다 가르치기 힘들 거라면, 나한테 양보해줘요.”

곤란한 요구였다.

불쾌해진 정우는 단번에 거절했다.

오히려 반발심이 치밀어 올랐다.

“싫은데요? 태연이도 제가 가르칠 수 있구요. 이런 얘기를 저한테 왜 하시는건지 이해가 잘 안되네요.”

부드러운 정우답지 않게 강하게 부정하고 있었다.

아마도 나연의 집에서 지수와 대면했을 때부터 불편했던 기억 때문인지도 몰랐다.

지수는 정우의 단호한 태도에 놀란 듯 했다.

어찌할 바 모르던 지수는 바로 의기소침해졌다.

나연의 집에서 정우를 시험하듯 질의하던 태도가 아니었다.

지수가 간절하게 정우를 바라봤다.

지수는 현영이 자신을 대하던 태도로 보아 자신의 과외가 중단될 거라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게다가 나연마저도 정우를 고집하고 있었으니 막막하기만 했다.

지수의 눈빛이 여렸다.

당황해서인지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지수는 정우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이 없자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흑”

정우는 지수가 눈물을 흘리자 놀라고 말았다.

“왜 그러세요?”

지수가 울음을 참으며 대답했다.

“난 직업이 과외선생이에요. 이번 달에만 과외가 두개 줄었어요. 이거까지 줄면 세개가 줄어들지도 모르는데…”

정우는 속으로 셈을 해 보았다.

과외에 생계를 건 지수였다.

태연을 놓치면 세개가 줄지만, 태연에 나연의 과외까지 잡으면 하나만 줄어드는 거였다.

지수가 태연에게 목을 메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연의 집에서는 강하게만 보였는데, 알고 보니 순한 여자 같았다.

지수에 대한 정우의 반발심이 봄날 눈 녹듯이 풀렸다.

놀란 정우가 나연의 손을 잡고 다독였다.

“울지 마요. 저 어차피 나연이 가르치는 것도 빠듯해요. 안 그래도 태연이 과외는 안한다고 하고 나왔어요.”

“정말요?”

나연의 집에는 부정적으로 얘기하고 나오긴 했지만,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나온 터였다.

정우는 지수의 이런 모습을 보니 하지 않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려 버렸다.

역시 처음 한 생각이 맞았다.

다른 사람의 밥줄을 빼앗으면서까지 과외를 하는 건 불편한 일이었다.

“정말이에요. 아까는 기분이 상해서 좀 세게 말씀드렸던 거에요. 태연이 과외까지 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그래도 그 집에서 맡길 지도 모르는데요?”

“나연이 엄마에게는 제가 얘기해 볼께요. 어차피 선생님이 태연이 잘 가르치신다고 하던데 굳이 저로 바꿀 필요 없잖아요?”

정우의 말에 지수가 방긋 웃었다.

눈물에 화장이 번진 듯 눈가에 검은 자국이 생겨 있었다.

그러나 검은 자국이 지수의 귀여움을 가리기는 힘들었다.

이제까지 굳은 표정으로 있어서인지 지금의 지수는 사랑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정우는 지수가 미소짓자 더 귀여워 보였다.

“고마워요.”

지수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눈치였다.

기뻐하던 지수는 양해를 구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잠시 후 돌아온 지수의 눈가에 검은 자국이 사라져 있었다.

어느새 울음을 다 멈춘 채였다.

지수가 잠시 시간을 확인하더니 말을 이었다.

“배고프죠? 저녁 먹으러 가요. 내가 살께요.”

기분이 좋아진 지수가 정우를 이끌고 자리를 옮겼다.

**********

어느새 두 사람은 저녁과 함께 반주를 곁들이고 있었다.

이미 술잔을 몇 번이나 부딪히며 적당히 마신 채였다.

“아까는 화 많이 났었어요?”

지수가 정우의 잔에 술을 채우며 물었다.

“조금요. 근데 이젠 괜찮아요.”

“아휴, 미안해요. 이제 누나가 잘 해줄께요.”

잠시 멈칫하던 지수가 물었다.

“참, 누나라고 해도 되죠? 내가 여섯살 많으니까.”

몇 잔 마셔서 그런지 지수는 한층 살가워져 있었다.

정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역시 술은 사람을 친하게 만들었다.

“그럼요. 저도 선배님이나 선생님보다는 누나라고 하는게 좋아요. 말도 편하게 하세요.”

“그럴까? 좋지!”

잔을 비운 지수는 이미 취해 있었다.

가슴 졸이던 과외자리에 대한 정우의 생각을 들어서인지 마음이 편해지며 평소의 주량 이상으로 마신 것이다.

“근데, 정우씨. 나 고백할게 있는데.”

정우가 지수를 바라봤다.

“나 자기 선배는 아니다?”

정우가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취한 지수는 거칠 것이 없었다.

나연의 집에 과외를 다니는 동안 속에 응어리진 말이 나오고 말았다.

“나 자기 한국대 선배 아니라고.”

“알고 있었어요.”

정우의 대답에 지수가 할 말을 잃었다.

취한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수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누나가 얘기했던 그 교수님, 외국에 있다가 와서 작년부터 강의하신 분이에요. 누나는 본 적도 없을.”

지수가 정우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왜 그 집에서 말 안 했어?”

“학교가 뭐가 중요해요. 태연이 잘 가르치면 됐지. 성적 많이 올려줬다면서요?”

정우의 말을 들은 지수는 순간적으로 술이 확 깨는 걸 느꼈다.

지수의 입에서 해명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속이려 했던 건 아니구, 소개해 주는 분이 잘못 전달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잘못..”

정우는 해명이 굳이 듣고 싶지 않았다.

지수가 학력을 속인 게 자신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얘기하고 나왔으니 그걸로 족했다.

“됐어요. 저는 모르는 걸로 할 테니, 누나도 얘기 안 한 걸로 해요.”

정우의 모습이 듬직했다.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정우에게 호감이 생기고 있었다.

할 말을 잊고 정우를 바라보는 지수에게 정우가 잔을 권했다.

“학교 얘기는 이제 끝. 다른 얘기해요. 누나.”

둘은 그렇게 몇 잔을 더 마셨다.

이런 저런 일상적인 대화들이 오갔다.

지수와의 대화는 의외로 유쾌했다.

두 사람은 대화가 잘 통했다.

지수도 정우와의 대화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어느새 두 사람은 친숙한 사이처럼 되어 있었다.

서로 간의 경계가 없어진 덕분이기도 했고,

정우가 태연의 과외를 양복한 것에 지수가 고마워해서였기도 했다.

두 사람은 계속 건배를 하며 술을 마셨다.

술이 술을 부르고 있었다.

**********

꽤 거나하게 취해 있었다.

지수는 정우에 대한 고마움에 친근함이 더해져 더 마시려 했다.

그러나 정우는 집에 가야 했기에 간신히 지수를 데리고 나왔다.

시간도 이미 밤이 되어 있었다.

아파트단지 근처의 주택가라서인지 밤이 되자 사람이 많지 않았다.

술에 취한 지수는 스스로 택시를 잡을 수도 없어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정우가 지수를 부축하여 걸었다.

두 사람의 앞에 편의점이 보였다.

“아이스크림 어때?”

지수가 아이스크림을 찾았다.

정우는 지수를 편의점 앞 의자에 앉히고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정우가 나오자 지수는 벤치에 몸을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지수는 속이 좋지 않은지 한숨을 연신 내쉬고 있었다.

정우는 힘들어하는 지수가 안쓰러웠다.

지수의 맞은 편 의자에 앉아 지수의 등을 토닥였다.

지수는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정우의 두 다리 사이에 두고 있었다.

두 손은 정우의 다리 위에 놓은 채였다.

그러기를 잠시, 지수가 고개를 올리더니 정우를 바라봤다.

“누나, 괜찮아요?”

지수는 여전히 취한 눈이었다.

속이 좋아졌는지 숨은 한결 편하게 쉬고 있었다.

지수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봤다.

좌우를 살피던 지수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정우는 지수에게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수의 등을 토닥여 주는 것 뿐이었다.

그 때였다.

지수의 두 손이 갑자기 정우의 바지 앞섶으로 왔다.

지수는 정우의 페니스를 더듬었다.

정우는 지수가 술에 취해 손을 잘못 짚은 듯 했다.

그저 지수의 손을 말리려 했다.

그러나 지수의 두 손은 이미 정확히 바지 앞의 지퍼를 잡고 있었다.

지수는 곧장 정우의 지퍼를 내려 버렸다.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정우는 당황한 채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페니스를 꺼내더니 은근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누나?”

놀란 정우가 말릴 사이도 없이 지수의 입은 그대로 페니스를 머금어 버렸다.

갑작스러운 혀의 터치를 받은 페니스가 지수의 입 속에서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지수의 혀가 귀두를 휘감았고,

지수의 손은 입안에 채 넣지 못한 페니스의 뿌리를 만지고 있었다.

"아"

정우가 당황한 중에도 페니스는 알아서 잘도 일어서고 있었다.

인적이 드물긴 했지만, 버젓이 영업 중인 편의점 앞 의자였다.

정우는 갑작스러운 유혹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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