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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누나-81화 (82/98)

〈 81화 〉 81. 오해할 만한 행동

* * *

“오빠, 근데 내가 왜 오늘 아침에 오라고 한 줄 알아?”

나연이 정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수업에 진지한 정우와 달리 나연은 딴소리를 하고 있었다.

의외의 소리에 정우가 고개를 돌려 나연을 바라봤다.

나연은 생글생글 있었다.

너무나도 귀엽고 청순한 그 모습에 정우는 잠시 넋을 잃었다.

나연이 속삭였다.

“아줌마가 집에 없을 거라 길래.”

이미 넋을 잃어 버린 정우였다.

나연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빠르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뭔가 은근히 다가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원래 과외스케줄은 매주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었다.

다만 예외의 경우가 있을 때 미리 협의해서 조정하기로 어제 현영과 얘기된 상태였다.

그리고 정우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서 수요일부터 시작하기로 한 터였다.

그랬던 걸 어제밤 갑자기 나연이 연락해와서 당장 일요일 아침부터 하자니 의아하긴 했었다.

나연의 말대로라면 새엄마가 집을 비운다는 걸 알게 된 나연이 급하게 잡은 거였다.

그러고 보니 어제도 현영이 외출 전에 자기부터 내보냈던 게 생각났다.

정우는 왠지 현영이 자신과 나연을 둘만 놔두지 않으려 하는게 느껴졌다.

문득 어제 현영이 경고했던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기도 하죠.]

‘지금 이러는 것도 나연이가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는 건가?”

현영의 표현으로 보자면 나연은 이런 류의 도발을 즐기는 듯 싶어졌다.

다만 ‘오해’라고 표현한 걸 보면, 거기까지일 뿐이라는 말 같았다.

순간적으로 정우는 정신이 번득 들었다.

‘나연이에게 함부로 말려들지 말아야겠네.’

정우가 대답을 잊은 채 생각하는데 나연이 일어섰다.

“잠깐 기다려봐, 오빠.”

나연은 문을 열고 방을 나갔다.

곧 나연이 태연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태연아?”

태연이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응 누나?’

“너 솜탱이 데리고 산책 좀 나갔다 올래?”

나연은 거실에 있지만 방문을 약간 열어둔 채였다.

마치 정우더러 태연과의 대화를 들으라는 듯이.

***********

나연은 태연을 내보내려 했다.

태연을 내보내야만 어제 저녁부터 자신이 기획한 걸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태연은 대번에 거절했다.

“나 게임할 건데?”

“게임 맞아? 너 요즘 수상해. 컴퓨터 할 때 자꾸 방문 잠그던데?”

“아냐, 방해받기 싫어서 그래. 지금 게임하는 거 맞아.”

사심없이 방에서 듣고 있는 정우에게 태연의 대답은 뭔가 이상하게 들렸다.

그러나 나연은 미묘하게 이상한 어감을 캐치하지 못했다.

나연은 자기가 할 말만 신경쓰고 있었다.

“그러지 말고 놀이터에라도 다녀와. 솜탱이 운동도 시킬겸.”

“싫어. 주말에 솜이 산책은 누나 담당이잖아. 나 새엄마 없을 때 렙업 해야 해.”

나연은 난감했다.

렙업이라니.

고작 태연의 게임 때문에 자신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판이었다.

아쉽지만 계획을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태연이 돌아서며 투덜거렸다.

“아이, 안 그래도 집에서 렙업하느라 짜증나는데.”

태연의 불평이 나연의 귀를 스쳤다.

나연의 머리에 좋은 수가 떠 올랐다.

나연은 내보내려던 걸 단념한 척하며 물어봤다.

“그래, 그럼 집에 있던가. 근데 집에서 렙업하는 게 왜 짜증나?”

“피시방에서 하면 혜택이 있거든. 경험치도 더 주고. 하여간 그런 게 있어.”

나연의 의도대로 대화가 풀리고 있었다.

나연이 미끼를 던졌다.

“그럼 피시방에 가서 하면 되겠네.”

태연이 짜증을 확 냈다.

“돈 들잖아. 나 돈 없어!”

나연이 기다리던 말이었다.

“누나가 오천원 줄 테니 가서 놀다 와.”

“와! 정말? 누나 왠 일이야?”

“너, 누나가 오늘만 봐주는 거다. 대신, 아줌마한테는 비밀로 하기야. 알았지?”

“응. 그럴께. 누나 최고!”

나연의 낚시가 성공했다.

태연이 좋아하자 태연의 옆에 있던 솜이가 영문도 모르면서 함께 좋아했다.

그러나 잠시 후 태연이 혼자 나가자 집에 남겨진 솜이는 이내 시무룩해졌다.

태연의 나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연은 방에 들어와 방문을 닫았다.

이 집 안에는 이제 나연 자신과 정우만 있을 뿐이었다.

솜이는 없으면 더 좋았겠지만, 있다고 해서 그다지 문제될 게 없었다.

그저 강아지일 뿐이었고,

이런 상황은 솜이에게도 처음은 아니었으니.

**********

거실에서 오가는 대화를 방에서 듣고 있던 정우는 기분이 묘해졌다.

나연이 태연을 의도적으로 내보내려는 게 명백했다.

태연은 어려서 그런지, 나가서 게임하라는 말에 그저 좋아라 하며 나갔을 뿐이었다.

나연이 왜 태연을 내보내려 하는지 이유는 나연만 알고 있을 거였다.

거실에 나가기 직전의 나연의 눈빛과 연행이 생각났다.

뭔가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 같았다.

정우는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가 고민되었다.

만일 어제처럼 나연이 적극적으로 다가온다면,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회피해야할지.

**********

나연이 방으로 돌아왔다.

정우는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 역시 방에 두 사람만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도 정우는 나연이 자꾸 신경쓰였다.

아까는 현영의 경고 때문에라도 나연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으나 지금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사실 지금은 이 방 뿐만 아니라 이 넓은 집 전체에 둘만 있는 거였다.

그것도 어제 자신의 페니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힙을 비볐던 나연과.

그리고 어제 바로 이 방에서 자신의 허벅지에 젖가슴을 눌러대던 나연과.

어떤 소리를 내더라도 신경 쓸 사람이 없었다.

어떤 짓을 해도 방해할 사람이 없었다.

마치 어제 밤 지수의 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나연이 고의적으로 태연을 내보낸 사실도,

게다가 현영이 집을 비우는 시간에 맞춰서 나연이 과외시간을 변경한 사실도,

정우는 이제 알게 된 거였다.

이 모든 사실들을 깨닫자 정우는 떨리게 된 거였다.

정우는 침착하게 교재를 살피려 애썼다.

정우의 옆에 앉아 있던 나연이 갑자기 말을 걸어왔다.

“오빠, 미안한데, 잠깐 거실에 나가 있어 주면 안될까?”

“응? 왜?”

“내가 선물 줄게 있어서 그래. 과외 시작하는 선물.”

갑자기 선물을 준다니 정우는 얼떨떨해지기도 했다.

집주인인 나연이 요구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정우는 잠시 거실로 나가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파로 향하는 정우를 보자 솜이가 달려왔다.

정우가 쓰다듬어 주는데 손길을 피하더니 녀석은 정우의 다리를 붙잡으려 했다.

이미 두번이나 마운팅에 당한 터였다.

정우는 이번에는 녀석에게 종아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잠시 낑낑거리던 녀석이 정우에게 짖기 시작했다.

방문이 열리더니 나연이 불렀다.

“솜탱이 조용해! 오빠 이제 들어와도 돼.”

정우는 나연이 부르자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재수생인 나연의 공부를 빨리 시켜야 하기도 했고, 솜이도 피해야 했다.

방에 들어가 문을 닫으니 나연이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서 있었다.

나연은 아까전의 평범한 옷이 아닌 그레이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민소매의 스포티해 보이는 옷이었다.

위는 몸에 밀착되어서 나연의 가슴을 도드라지게 보이게 했고,

아래 역시 힙에 달라붙어 나연의 힙라인을 드러나게 했다.

위와 아래를 잇는 허리는 정우의 두 손이면 움켜쥘 수 있을 정도로 날씬했다.

시원하게 드러난 나연의 어깨에서 흘러내린 팔이 감미로워 보였다.

어제 저 팔로 자신에게 팔짱을 껴왔던 걸 생각하면 감사하기까지 했다.

원피스의 길이는 짧기도 했다.

무릎과 힙의 사이 정도까지만 닿는 원피스는 나연의 쭉 뻗어내린 다리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정우가 봤던 어떤 다리보다도 예쁜 다리였다.

나연의 팔과 꽤나 어울리는 다리였다.

저 팔이 팔짱을 꼈듯이 저 다리도 정우 자신을 감아 온다면 아마도 황홀할 꺼였다.

옷은 청순한 나연을 섹시하게 바꿔 보이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내색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나연이 그저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인거라면, 자신이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정우의 눈길을 인식한 나연이 미소 지었다.

“어때? 예뻐?”

아마도 이것도 오해할 만한 행동일 거였다.

“응. 예쁘네?”

대답한 정우는 조심스러워하며 자리에 앉았다.

나연은 정우의 반응에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정우의 옆자리에 앉았다.

나연의 입가의 미소는 그대로 있는 채였다.

정우는 나연에게 우선 간단한 미분 문제 하나를 풀어 보게 했다.

기초적인 문제였다.

나연의 손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정우는 무심코 나연의 손을 고개를 숙여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런 정우의 시야에 나연의 하얗고 날씬한 허벅지가 들어왔다.

원피스는 나연이 앉으니 허리를 따라 꽤나 올라가 있었다.

한 손바닥만큼도 안되는 그레이색 아래로 하얀 살덩어리가 보였다.

그게 뭔가 싶던 정우는 그제야 그게 노출된 허벅지임을 알아봤다.

서있을 때 보이지 않던 허벅지가 나연이 앉으니 원피스 아래로 드러난 것이다.

날씬하면서도 탐스러운 허벅지였다.

순간적으로 온 세상이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는 듯 했다.

연습장에 나연이 써 내려가는 손길도 서서히 움직이며 부드러워 보였다.

정우는 배꼽 아래에 곤란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페니스가 일어선 것이다.

이제까지 현영의 경고를 되뇌이며 애써 스스로를 눌렀는데도 녀석에겐 통하지 않은 것이다.

벌떡 일어선 페니스로 인해 바지 앞섶이 부풀어 있었다.

바로 옆에 가까이 앉은 나연의 짧은 원피스자락 아래의 뽀얀 살결과 대조적으로 보이기만 했다.

문제를 푸는 나연의 손길이 점차 연습장 하단으로 내려왔다.

꽤 내려왔는데도 나연은 연습장을 넘기지 않았다.

기어이 연습장 맨 아래까지 내려온 나연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어머, 오빠 이거 뭐야?"

정우가 놀라서 나연을 바라보니 나연이 정우의 바지 앞섶을 빤히 보고 있었다.

정우는 뭐라 답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알 수 없었다.

나연이 이게 뭔지를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물어 보는 건지.

그러나 그 답이 나오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빠, 왜 이렇게 된 거야?"

나연은 그게 뭔지 아는 거였다.

정우는 곤란해졌다.

왠지 오해할 만한 행동에 말려든 것 같았다.

나연을 바라보는 정우의 눈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정우의 페니스를 내려다 보던 나연이 정우의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올렸다.

나연의 시선이 정우의 시선과 닿았다.

나연은 왠지 민망해 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부끄러워하는 나연의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나연이 말을 이었다.

"설마, 나 때문에?"

정우는 대답하기 곤란했다.

어디까지가 오해할 만한 행동인 건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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