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는 누나-88화 (89/98)

〈 88화 〉 88. 지금도... 차에 있잖아.

* * *

일요일 정오무렵

지애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지애와 정우의 혀가 서로를 맛보기 시작했다.

지애의 두 손이 정우의 얼굴을 감싸왔다.

키스하던 정우가 눈을 떠보니 지애는 어느새 두 눈을 감고 음미하고 있었다.

정우의 눈에 지애의 검정원피스 아래 매끈한 다리가 보였다.

정우는 황홀했다.

하지만 황홀한 중에도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모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분명히 이모는 어제만해도 차 안에서의 일은 잊자고 말했었는데.’

어제만 해도 꽤나 진행한 후에도 선을 그었던 지애였다.

방금 다가오는 지애의 눈길에 키스까지는 담겨 있었지만, 이후에는 어디까지 생각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무리해서 리드하기에는 지애는 어려운 존재였다.

청소년기,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던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어제 새벽 잠든 그녀를 자칫하면 허락도 받지 않고 강제로 범할 뻔한 원죄도 있지 않았던가.

생각이 너무 많았나 보다.

그렇게 정우는 피동적으로 키스를 받고 있었다.

차마 두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한편 지애는 두 손으로 정우의 얼굴을 감싸고 키스하느라 바쁜 중이었다.

지애는 자신이 갑자기 변덕을 부린 이유를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다.

굳이 결론내자면 아마도 자신에게 성실히 답변하려는 정우에게 연정을 느껴서였던 것 같았다.

정우에게 손을 대던 그 사람이 누군지, 왜 그랬는지 설명을 듣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자신의 남자친구도 아니고, 자신과 맺어질 수 있을 사람도 아니었다.

정우가 누굴 만나건, 무슨 짓을 하건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처받으려는 찰나에 자신에게 성실하게 대하는 정우를 마주한 순간, 정우의 모든 것이 받아들여졌고, 정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제 이후로 정우를 생각하지 않은 시간보다 생각한 시간이 훨씬 많았던 지애였다.

심지어는 방금 전 빈 집에서 조차 어제의 시간을 그리지 않았던가.

자신은 깨닫지 못했지만 어쩌면 방금 전 전화를 하는 순간부터 지금의 순간을 바랬는지도 몰랐다.

그렇게까지 생각한 순간, 정우의 답변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정우에게 자신이 관심이 있음을 표하고 싶었다.

비록 한순간의 로맨스로 끝난다 할지라도.

아니, 한순간의 로맨스로 끝나야만 하겠지만.

한창 키스하던 지애는 문득 자신만 두 손으로 정우의 얼굴을 감싸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몸에 닿는 사내의 촉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실눈을 떠서 바라보니 정우의 두 손은 가지런히 모아져 있었다.

다쳐서 아직 보호대를 찬 오른손이야 그렇다쳐도 왼손은 움직일 수 있을텐데.

지애는 순간 멈칫했다.

‘혹시 이 아이는 내 나이가 많아서 내키지 않는 걸까?’

바지춤을 보니 흥분한 기색은 역력했다.

그건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자신만 두 손을 움직이고 정우의 손이 움직이지 않는 건 마음에 걸렸다.

지애는 입술을 떼고 물어보기로 했다.

정우가 동의하지 않으면 지금부터는 아무 것도 더 해서는 안될 거였다.

차라리 아무 짓도 하지 않는 게 맞을 거였다.

어쩌면 자신이 전화를 걸은게, 더 나아가서는 전화번호를 지웠어야 하는 게 더 나을 일일 수도 있었다.

지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내가 이러는게 불편하니?”

정우의 몸에 묻는 게 아니었다.

정우의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중요한 건, 정우의 마음이었다.

“아뇨. 너무 좋아요.”

좋다는 건 어제 들었던 말이었다.

지애는 한번 더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야 안심이 될 거였다.

“어제만 그랬던 건 아니고?”

“어제부터, 항상.”

지애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이런 고백을 듣는 건 오랜만이었다.

불안함이 사라지고 안심이 되었다.

망칙한 질문이지만, 지애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정말? 근데 가만히 있는 걸?”

“죄송해요. 손을 움직여도 될지 모르겠어서요.”

지애는 어이가 없었다.

어제만 해도 자신의 은밀한 곳을 범하려 했던 손이었다.

자신은 정우의 손만 봐도 아래가 젖어드는 느낌인데 정작 이런 상황에서는 가만히 있다니.

문득 지애는 정우가 자신을 어려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 움직여도 돼.”

“어제 차에서의 일은 잊자고 하시길래.”

“지금도… 차에 있잖아?”

꽤나 자극적인 대답이었다.

정우는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

어설프게 두 사람 사이에 있던 결계를 풀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말과 동시에 지애는 정우의 왼손을 잡았다.

왼손을 잡은 지애는 자신의 어깨로 옮겼다.

비록 자켓 위이긴 했지만 투박한 남자의 손이 닿자 지애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실은 좀 더 아래로 옮기고 싶었지만, 그러자니 못내 쑥스러웠다.

지금은 정우가 어깨를 만져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거였다.

둘의 입술이 다시 가까워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지애의 입술이 정우의 입술을 빨았다.

너무나도 강한 흡입력에 정우가 넋을 잃을 뻔할 정도였다.

정우 역시 지지 않고 지애의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손을 마음대로 움직여도 된다고 허락한 지애였다.

입술이라고 그러지 말라고 하진 않을 것 같았다.

정우는 이번에는 사양하지 않았다.

정우의 왼손이 서서히 내려왔다.

손은 안전벨트를 제치고 자켓의 열린 단추 사이로 들어가더니 지애의 왼쪽 가슴에 닿았다.

원피스 위이긴 했지만, 그리고 브래지어 위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가슴살이 있는 게 만져졌다.

손은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어제의 지애의 주문이 생각난 듯 억세지기로 했다.

손이 지애의 가슴을 억세게 움켜 쥐었다.

“흐읏”

지애의 허리가 반동하더니 두 손이 얼굴에서 내려오며 정우를 안아왔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콘솔박스, 기어도 꽤나 거추장스러웠다.

정우는 지애를 좀 더 가까이하고 싶었다.

다친 허리가 아직 조금 불편했다.

그리고 이렇게 뒤튼 자세로 계속 있다가는 지애도 허리가 부담스러울 거였다.

정우가 잠시 입술을 떼고 차 안을 둘러봤다.

뒷좌석에는 아무 것도 놓여있지 않았다.

마치 어제 차안에서 둘이 엉켰을 때처럼.

가벼운 자극에도 지애는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

지금의 민감함은 아마도 오랫동안 외롭게 지낸 탓이리라.

지애는 지애대로 지금의 복합적인 감정과 정우의 손길로 인해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가슴을 쥐고 있는 손의 압력이 너무 좋았다.

그 때 정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불편하죠? 우리 뒤로 갈래요?”

달콤한 제안이었다.

마침 자신도 콘솔박스 때문에 불편한 참이었다.

구미가 당길 정도로 뒷좌석은 충분히 넓었다.

그러나 단순히 뒤로 자리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었다.

뒤로 갔다 간 키스 이상의 것을 하게 될 거였다.

적어도 어제 자신이 정우를 만족시켜 줬던 것 이상은.

그러나 지애는 행인들의 시선이 걱정되었다.

정우가 쉽게 차를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서 차를 비교적 찾기 쉬운 곳에 정차시켰었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일건데.”

정우는 대번에 부정했다.

간절하게 들리는 소리였다.

“썬팅 때문에 안 보여요. 전혀.”

지애는 썬팅을 깜박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차의 짙은 썬팅은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뒤로 가려면 자신도 정우도 문을 열고 나가서 뒤로 가고, 마친 뒤에는 다시 문을 통해 돌아와야 했다.

그러는게 주민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건 자명했다.

아직 이사오지도 않았는데, 이사 오자마자 동네주민들의 이목을 끌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운전석과 조수석의 사이로 몸을 구기면서 자리를 옮기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애는 겁이 더럭 났다.

뒤로 가는 순간 둘의 몸은 꽤나 맞닿을 거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었다.

젠틀한 정우이지만, 아직 혈기왕성할 나이라 어떻게 돌변할 지는 알 수 없었다.

아직도 소희와 정우의 관계에 대해 염두를 두고 있기에 지애는 유혹에 마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정우에게 모든 것을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러기엔 인간적으로도 미안했다.

사실 자신도 그건 원치 않았다.

지애는 잠시 정우를 바라봤다.

‘어떻게 할까.’

정우 또한 지애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렬한 열망이 느껴졌다.

자신을 바라보는 정우의 눈에서도,

가슴을 만지는 손에서도.

바지 아래 외로이 우뚝 선 페니스에서도.

꽤 늦은 답이었다.

정우의 질문에 지애가 대답을 했다.

“아냐. 그대로 있어.”

지애는 정우의 몸에서 손을 떼더니 안전벨트를 풀렀다.

그러더니 좌측의 버튼을 눌러 정우의 좌석을 뒤로 물렸다.

갑작스런 좌석의 이동에 정우가 당황해하는데 자리가 뒤로 눕혀지기 시작했다.

정우는 지애의 뜻을 알았다.

아마도 지애가 건너오려는 듯했다.

그러나 지애가 건너오기에는 콘솔박스며 기어 때문에 불편할 듯했다.

정우는 자신이 건너가는게 나을 것 같았다.

“이모, 제가 갈께요.”

그러나 지애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정우를 위에서 리드하는게 나을 듯 했다.

그래야지 마지막 선을 넘는 걸 막을 수 있을 거였다.

지애는 좀 불편하긴 했지만 기어를 넘기로 했다.

원피스 아래가 걸려서 조금 끌어 올렸다.

거추장스러운 자켓도 벗은 뒤였다.

자켓을 벗자 우윳빛 어깨가 드러나 있었다.

검은색 단아한 원피스는 지애의 바스트와 날씬한 허리, 그리고 매끄러운 힙까지 이어지는 곡선을 잘 나타내 줬다.

지애는 결국 조수석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정우가 좀 더 빨랐다.

정우는 지애가 오기 전 기어이 바지와 팬티를 벗어 내렸다.

어제 이미 지애가 손으로 만져줘서 사정까지 시켜줬던 페니스였다.

지애가 넘어오기로 한 지금 상황에서 지애에게 드러내는 걸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어머”

지애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우람한 위용을 드러낸 페니스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은 지애의 무릎이 위치하려는 곳에서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한껏 커져 있었다.

실은 현영의 가슴을 보던 순간부터 새로운 자극에 눈을 떴던 페니스였다.

이후 지애의 차에 타서 둘이 있는 순간부터 녀석은 알게 모르게 계속 자극을 받아온 거였다.

당연히 쿠퍼액이 흘러나와 있었다.

액체는 지애의 몸 속에 들어가고 싶은 페니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많이도 나왔네, 프리컴.”

“프리컴요?”

지애가 미소지었다.

정우는 아직 배울게 많아 보였다.

“쿠퍼액 말하는거야.”

원피스의 겉에 프리컴이 묻어 얼룩이 지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벗을 수도 없었다.

지애는 원피스를 더 걷어 올렸다.

지애가 정우의 위로 엎드렸다.

미소짓는 지애의 표정은 정우를 숨 멎게 할 정도였다.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우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을 줄 듯한,

모든 것을 허락할 듯한 그 표정에 정우의 페니스가 한껏 꿈틀거려댔다.

두 사람의 상체가 완전히 맞닿아 있었다.

“이모, 너무 예뻐요.”

“정말?”

많이 듣는 말이었지만, 특별하다고 생각되는 이로부터 듣는 건 오랜만이었다.

감미로운 칭찬에 지애 역시 행복했다.

지애의 미소는 계속되었고 지애는 두 다리를 벌린 채 정우 위로 걸터 앉았다.

정우는 아찔해졌다.

비록 옷을 입긴 했지만, 지애와 이렇게까지 정면으로 안고 있다니.

문득 페니스에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두 사람의 은밀한 곳을 가로 막는 것은 실크로 된 지애의 속옷 하나 뿐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정우의 심박수가 올라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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