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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흑막이 되었다-34화 (34/53)

〈 34화 〉 구교사 (5)

* * *

지하의 무덤은 꽤나 거대한 것이여서, 싸우기에 불리하지 않았다.

­퍽!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의문의 여자는 빠르게 나에게 다가와 나를 바닥에 꽂아넣었다.

엘린까지는 아니여도 루카스 정도는 되는 수준...

"이정도야?"

내 위에 올라타고, 내 손을 깍지 끼며 잡은 뒤 내려다본다.

나는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니."

곧바로 순간이동을 사용해 여자에게서 벗어났다.

"뭐하는 년인지 모르겠네. 너..."

속도가 느릴뿐, 움직임이 괴상했다.

몸이 땅에 닿을 정도로 자세를 낮추고 뱀처럼 다가오며, 순식간에 상대방을 제압한다.

저런 놈이 아카데미에 있다면, 루시가 중얼거리는 말에서 들었을 법도 한데...

"사르키스야. 러블리아 사르키스..."

"안어울리는 성이구만."

"후후...직접 지어주신거라 마음에 드는데."

"누가?"

내 물음에 그녀는 피식 웃으며 다시 달려들었다.

'접근전은 어려워...'

그렇다고 해도 원거리도 승산이 없다.

[창조]의 권능이 제한되니까.

인과율을 사용하고 동체시력이 활성화되었지만 내 검술이 향상되는건 아니였다.

­찰박.

어느새 무덤의 바닥에는 물이 깔려있었다.

어둠 속에서 사르키스가 수면 위에 희미하게 비춰보였고, 때문에 공격에 반응하는게 어려웠다.

사르키스는 내 두 다리를 껴안듯이 잡아당겨 나를 넘어뜨렸고, 곧바로 몸을 한바퀴 돌려 내 얼굴에 팔꿈치를 꽂아넣으려 했다.

­팡!!

"까다로워. 그거...하지만 부러워 정말­"

"미친년이 따로없군."

텔레포트를 사용한 나를 보며 사르키스가 일어났다.

"쓰다듬어줄까?"

"아서라 병신년아."

"너무해..."

입술을 삐죽이며 상처받았다는 표정을 하였지만, 그녀는 싱긋 웃으며 또다시 달려든다.

"후후 필살기다 미친년아.."

내 읊조림에 바닥을 기며 날라오는 사르키스가 눈웃음을 보내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슝!

곧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하며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존나쌔잖아 저거.

어떻게 이겨.

"도망가는거야? 안놔줄건데?"

내 예상대로 내 뒤에서 사르키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탁! 탁! 탁!

걸음 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진다.

이쯤이면 됐다. 라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본 순간...

"......"

사르키스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나를 덮치듯 껴안을려 하고 있었다.

곧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피해냈지만...잡혔으면 그대로 바닥에 꽂혔겠지.

"못도망가지?"

그럴 줄 알았어.

라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눈가를 가늘게 뜨며 웃는 사르키스를 향해 피식 웃어주었다.

"도망간거 아니야."

"....?"

나는 곧바로 [구현]의 권능을 사용하였다.

"이게 참 신기하더라? 뭐하는건진 모르겠지만..."

무슨 원리인지 모르지만, 사용할 수 있다.

곧바로 심상세계를 펼쳤을때 감지되는 악령들에게 손을 뻗으니...

[영력 : 67 / 200]

.

.

[영력 : 32 / 200]

.

.

.

영력이 소모되며 악령들이 어둡고 좁은 계단 벽에서 튀어나온다.

"너...미친거야?"

"아니."

서늘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르키스를 뒤로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계단을 빠져나갔다.

내 뒤로 사르키스가 실체를 가진 요괴들과 싸우는것을 보며, 나는 지하를 빠져나왔다.

지하를 빠져나오는 문을 여는 순간, 또다시 공간이 뒤틀리더니...

"돌아왔네."

내가 처음 구교사로 왔을때의 정문 앞에 있었다.

여전히 문은 닫혀있고, 공간은 어둡다.

이제 조연님들과 느긋하게 놀아야겠지.

나는 제한된 창조의 권능을 쥐어짜내 가면 하나를 만들었다.

그 뒤 영력이 회복될때마다 구교사에 잠들어 있는 잡귀들을 소환해냈다.

또다시 휘파람을 불며 복도를 거니고 있으니...

­얘 공격이 안통해...!

­루시! 내 뒤로 와!

저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찾았다.

나는 괴상한 영력을 불어넣으며 잡귀를 정화시키고 있는 레아와, 분신을 소환하여 싸우는 루시에게 달려갔다.

찾았다.

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

'죽인다...죽여버린다...'

내 마음에 흥분이 끓어오른다.

조연을 살려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레아와 엘린이라면 죽지 않을것이다.

약한데다가 조연조차 아닌 루시는 죽어도 상관 없고

나는 칼을 쥐며 그들에게 쫓아가다가, 문뜩 이상함을 눈치챘다.

'엘린은?'

­퍽!!

그리 의문에 잠겨있는 내 옆구리를 누군가가 후려쳤다.

팔을 들어 막아냈지만...막아낸 팔이 저려온다.

"당신. 누구야?"

교실 안에서 튀어나온 엘린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여전히 저 멀리서 루시와 레아가 잡귀들과 싸우고 있었지만...

그녀들이 이따금씩 눈을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는것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알고있었구나. 너희."

"레아가 알려줬어. 누군가가 귀신을 부리고 있다고."

그래.

히로인이 문제였구나.

곧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엘린을 무시하고 레아에게 달려나갔다.

"오, 온다!"

루시가 외치며 분신들을 여러명 소환해냈다.

분신들의 손에는 각각 전기와 불이 피어나고 있었다.

잡기술만 있을뿐, 몇개월 전만 해도 일반인이였기 때문이라 분신들을 순식간에 처리하는 위엄을 내뿜을수는 없었다.

하지만.

­펑!

­퍼벙!

예민해진 동체시력은 루시의 작디 작은 주먹을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눈으로 보아도 몸이 못움직일 경우에는, 간단하게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피해냈다.

칼이 한번 움직일때마다 루시의 분신이 사라져간다.

­퍽!!

내가 있던 곳에 내려찍히는 엘린의 발차기...

"빠르네..."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거리를 벌렸는데, 벌써 도착할줄은 몰랐다.

"하압!!"

레아의 외침과 함께 그녀의 몸 속에서 영력이 빠져나와 부풀어오른다.

마치 풍선껌처럼 부풀어오르던 그것은 우리를 집어삼켰고, 근처에 있는 잡귀들을 밀어냈다.

"호오..."

이빨과 손톱을 갈아대는 잡귀들을 못들어오게 막은 레아와 루시는, 엘린의 옆에 서 나와 대치했다.

[권능의 사용이 제한됩니다.]

[영력 : 42 / 200]

회복되고 있다고 해도, 영력이 아슬아슬하다.

심지어 [창조]의 권능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구현]의 권능은 사용할 수 있지만, 레아가 펼쳐낸 방어막으로 잡귀들을 들여보낼 수 없었다.

'3대1...'

"후후...그러니까 나랑 있지 그랬어...난폭한 짓은 안했을텐데."

눈동자만 돌려 뒤를 바라보니, 사르키스가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레아의 방어막 속으로 들어온다.

잡귀들이 그녀를 묶어둘 거라고 생각은 안했지만, 벌써 오다니..

"...너희 누구야."

인상을 잔뜩 찌푸린 루시의 물음에 사르키스가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너흰 빠져줄래? 난 이 아이에게 관심이 있어."

베드히로라고 말하지 않는건, 그녀 나름대로의 배려겠지.

"내가 싫다면?"

"그럼 힘으로 데려갈거야."

다시 앞을 보니, 3인방이 이쪽을 노려보며 서로 속닥이고 있었다.

­서로 같은편이 아닌 것 같아.

­가면은 우리를 공격하려 하고, 저 사르키스라는 애는 우리한테 관심이 없어보여...

­그럼...

저들은 굳이 우리를 생포할 의무가 없다.

이 지랄맞은 곳에서 빠져나가는게 중요할뿐.

그렇다면, 저들이 공격할건 한명밖에 없겠지.

"어머..."

나를 보며 비웃음을 띄는 사르키스.

그녀도 저들의 목표를 눈치챈 것 같다.

내가 제압당한다면, 나를 납치할 뿐 지켜줄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하아­ 4대1..."

"포기하는게 어때?"

3인방은 우리를 지켜보며 경계하고 있고, 사르키스는 여유를 부리며 고혹적인 미소를 짓고있다.

"포기? 무슨 포기...? 내가? 너희에게?"

어처구니 없다.

"누구한테나 필살기 하나쯤은 있는게 아니겠어?"

"그게 무슨..."

인과의 폭주 이후의 각성효과.

눈을 감고 집중하며 기운을 끌어모으니, 하나의 변화가 생겼다.

[영력]

적색과 흑색이 섞인 불길한 색으로 영력이 타오른다.

그와 함께 악신의 힘에 제한이 사라졌다.

'1분...'

충분하다.

"[구현]의 권능..."

[권능의!@#사..^$제한!@#&]

내 영력이 심상세계를 타고 흘러 이 구교사를 옥죄고 있던 보이지 않는 설정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내 예상대로 권능의 제한이 느슨해졌다.

무위이화라는 능력은, 의지와 바램 그 자체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물질계..."

마법따위가 아닌, 하나의 물체가 내 손 안에 [창조]된다.

그와 함께 조금씩 형태를 갖추어가는 권총...

­타닷!

그것을 본 엘린과 사르키스가 나를 향해 달려온다.

"흡착"

곧바로 텔레포트로 천장에 매달려서 몸을 천장에 붙였다.

'20초면 만들 수 있다...방어막이나 호신강기는 항마의 힘으로 깨뜨리면 돼...'

난 가능하다.

그게 내 창초의 힘이니까.

집중력을 끌어모으고 있으니, 엘린과 사르키스가 벽을 박차고 나에게 달려온다.

"맞겠냐. 병신들아­"

곧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레아의 뒤로 이동했다.

­퍽!

"꺄악!"

"레, 레아!"

레아를 발로 차니, 우리를 가두면서도 막아주고 있던 영력의 보호막이 느슨해진다.

그 틈새 사이사이로 작은 잡귀들이 새어나온다.

"분신술!"

루시가 분신술을 사용하였지만, 나는 또다시 텔레포트를 사용하며 천장에 붙을 뿐이였다.

"못막으면 너희 죽는다. 흐흐"

나는 영력, 즉 악신의 마력을 새어나온 잡귀들에게 불어넣었다.

­흐,아아,아아아...!#&%$

­&%^$!!!

잡귀들은 괴로워하며 신음하다가, 이내 내 영력을 빨아먹은 뒤 내 의지에 따라 사르키스와 엘린에게 날아간다.

'11초...'

창조의 권능으로 리볼버를 만들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

날 막지 못하면, 저들중 몇몇은 죽으리라.

"흡!"

사르키스와 엘린 역시 보통이 아닌지, 순식간에 잡귀를 처치한 뒤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

'8초...'

나는 벽을 박차고 나에게 주먹과 발차기를 날리는 엘린과 사르키스를 피해 또다시 반대편으로 텔레포트했다.

'6초...'

"너흰 나 못이겨. 결국 죽겠지. 안타까운 일이야­"

­쾅!!

몸에 마나를 둘렀는지, 순식간에 나에게 쇄도한 엘린이 주먹을 날렸지만,

내 뒤에 있는 창문의 나무틀을 부술 뿐이였다.

"흐야아압!!"

내 뒤에 있던 루시가 나에게 전류가 담긴 주먹을 던져온다.

찌릿찌릿 펀치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

"어리석어."

'4초...'

나는 텔레포트 할 것도 없이 루시의 주먹을 피해냈다.

내 얼굴 옆으로 스파크가 튀기는 루시의 주먹이 지나가며 콧잔등을 따끔거리게 만든다.

"증폭."

­파지지직!!!!!

"끄으으윽!!"

사르키스가 루시의 어깨에 손을 올리니 루시의 손에 흐르던 전류가 뿜어져나와 내 몸을 감전시켰다.

"씨...발...!"

곧바로 나에게 달려들어 내 몸을 잡고 업어치기를 시전하는 사르키스...

나는 창조의 권능을 사용하여 내가 떨어질 지점에 거대한 물방울을 생성해냈다.

'2초...!'

곧, 곧이다...

심상세계에서는, 영력이 폭풍처럼 내 손 안에 휘몰아치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 권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이 힘이라면, 사람을 전율하게 만드는 권능이라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왜냐...'

­퍽!

엘린의 발차기에 맞아 뒤로 밀려가면서 번뇌에 잠겼다.

'능력이 지체되고 있어...'

어째서인지 창조의 권능이 늦어진다.

이미 2초는 지나갔는데...

­쾅!

"크학!"

나에게 태클을 걸어 바닥에 내리꽂는 사르키스, 그리고 넘어진 내 안면으로 엘린의 무릎이 떨어진다.

피할 수 있다.

­퍽!!

"....?!"

분명 텔레포트를 사용해 피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엘린의 공격에 맞았다.

의문을 품는 내 시야에 보이는 오른손...

'주박...?'

내 오른손에 검은색의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아까 관에 손을 올렸을때 내 몸속으로 기어들어온 그것...

­퍽!!

그런 내 옆구리를 누군가가 발로 찼기에, 나는 그대로 바닥을 굴렀다.

재빨리 일어났지만, 빠른 속도로 달려온 사르키스와 엘린이 나를 공격한다.

내 몸에 쉴새없이 꽂히는 주먹과 발차기...

그녀들은 내가 집중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몸을 잡고 밀치거나 당기며 시야를 어지럽게 만든다.

내 안면을 향해 달라오는 엘린의 하이킥을 팔을 들어 막아낸 뒤, 나에게 태클을 거는 사르키스의 어깨를 짓눌러 막아냈다.

"이 개자식들이....!"

곧바로 영력을 폭발시키려고 했으나­

"절대 안돼...!"

주술의 힘을 끌어모으는 레아가 내 심리를 옥죄었다.

­파지지직!!!

사르키스가 또다시 루시에게 증폭의 힘을 사용하여 전기의 힘을 폭발시키며 나를 감전시킨다.

그런 나에게 달려오는 엘린...

'...도망쳐야겠구나...'

[감각조작이 발동됩니다.]

무위이화를 사용한 흑마술.

엘린의 발차기는 나를 빗겨져 나갔고, 그 잠시의 틈에 나는 집중력을 끌어모았다.

"[구현]의 권능..."

사르키스가 쓰는것을 나라고 못쓸까.

나는 곧바로 구교사의 저주를 뒤틀어, 또다시 공간을 이동시켰다.

건물이 뒤바뀌며, 나는 지하의 무덤 앞에 소환된다.

"하아­ 하아­"

온몸이 아프다.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드니 내 앞에 보이는것은...

­.....

언제 무너졌냐는듯 굳건하게 서있는 저주받은 비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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