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 구교사 (6)
* * *
"저게 뭔지 궁금해?"
"...바로 따라왔네."
내 뒤에 사르키스가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그녀의 집착이 소름이 돋는다.
그녀는 나를 지나쳐 내가 기대고 있는 벽에 엉덩이를 걸친다.
그리고 나서는 내 머리를 자신의 허벅지에 끌어당기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아파보여..."
"미친년. 자기가 패놓고선 할말인가."
거의 다 완성되었던 권총은, 이제 가루가 되었다.
각성효과가 끝났기 때문.
지금 당장 사르키스가 나를 죽이겠다고 설쳐대면 나 또한 죽겠지.
그녀의 서늘한 허벅지에 기대고 있으니, 그녀가 비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왜 이곳에 있는지 아무도 몰라. 나를 제외하면."
"...알려주는건가?"
내 말에 그녀는 선홍색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후후 웃었다.
"무엇인지 몰라. 어디에서 왔는지 몰라. 왜 이곳에 왔는지 몰라."
"말장난 하냐?"
내 말에 그녀가 또다시 웃었다.
자주 웃던게 습관적이였다면, 지금은 정말 재밌는 농담을 들었다는듯이
"정말이야...이건 알아내기 어려운게 아니야. 답을 찾을 수 없는 거지."
그렇다면.
사라져버린 마왕의 잔재가 맞았구나.
"악신과 대등한 힘이야...마왕 바알님과 같은 수준이지만, 그것과는 달라..."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걸 너가 어떻게 알 수 있는거지?"
"비밀."
"쯧"
나는 그 비석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곳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었다.
권능의 사용이 제한될 정도로, 이곳에는 기존에 있던 설정이 깊게 자리잡고 있었으니까.
도대체 뭘ㄲ...
[색욕(色?)의 마왕 '릴리스'의 잔재를 발견하였습니다.]
[영력 : 300 / 300]
[인과율 : 22.7% (활성화)]
[창조주의 권능으로 이능 '매혹'을 획득합니다.]
"...내 말 듣고있어?"
"...관심 없으니 꺼져"
"너무해라..."
나는 눈 앞에 알 수 없는 공지내용에 손을 떨며, 애써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거냐?"
"...포기. 주술사 여자아이가 이곳에 있는 악령도 다 정화시키고 있거든..."
"흐흐...간섭하는 니 힘도 무쓸모 되겠네."
내 말에 그녀는 입술을 삐죽이며 나를 흘겨본다.
어두운 선홍빛 눈동자에 어딘가 퇴폐적인 외모때문인지 전혀 귀엽지 않다.
사르키스는 이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아카데미에서 보면 인사해줘."
"싫어."
"후후...시크하기는"
또다시 공간이 뒤틀리는 감각에 눈을 감고 다시 떳을때는,
사르키스는 사라져서 없었다.
구교사의 저주때문에 공간이 뒤틀리는 현상에 편승한거겠지.
"하아..."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런지 머리가 어지럽고 피곤하다.
몰아치는 통증과 함께, 시야가 암전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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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침대에 누워있었다.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 낡은 나무판자가 붙어있는 바닥...
아직 구교사구나.
[인과율 22.7 (비활성화)]
'.....'
"일어났어...?"
눈을 뜨니 레아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많이 피곤했는지 침대에 상체를 눞히고 거대한 가슴 위에 자신의 턱을 포개고 있었다.
이내 상체를 세우더니 침대에 한쪽 무릎을 올리고 내 위에 다가온다.
"무, 뭣..."
그렇게 내 시야 위를 덮는 레아의 아름다운 얼굴...
시야를 아래로 내려도 레아의 풍만한 가슴이 중력에 따라 밑으로 내려와서 눈둘곳이 없다.
그렇다고 레아를 바라보기에는 눈빛이 부담스럽다.
"어떡해 베드으...많이아파?"
이내 내 볼을 쓰다듬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는 레아.
평소에도 순한 인상이였는데 눈매가 추욱 하고 내려가니 보는 내가 다 슬퍼보였다.
스륵..
"아얏."
"아...미안..."
그렇게 레아가 내 볼을 쓰다듬는걸 어색하게 느끼고 있으니 따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왜 따끔한건지 볼을 만지기 위해 손을 올리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엘린과 사르키스에게 뒤지게 맞은게 아직 남아있구나...
"다른 애들은...?"
"괜찮을거야...베드는 내가 보살펴주고 있다고 연락은 해뒀으니까."
레아는 공간이 뒤틀린 뒤 곧장 루시와 함께 베드히로를 찾아 사방으로 돌아다녔다.
루시에게는 찾으면 어딨는지 알려달라고 했지만...
자신은 찾았다고만 말한 뒤 그를 업어서 보건실로 데려왔다.
지금도 루시가 어디있는지 연락하고있지만 애써 무시하고 있다.
그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고 싶다.
아카데미 밖으로 나가서 테러사건에 휘말렸을때 자신을 향해 기운을 쏟아낸 그처럼,
풀내음이 나는 달빛 아래에서 다른 사람에게는 숨기고 있던 고민을 들어줬을때처럼,
실습수업중에 누군가에게 공격받을때 구해줬던 그처럼...
이 자기만한 욕심을 품고,
고이 보관해두고 싶다.
그의 몸에 난 상처들이 마음이 아프다.
레아는 알고있었다.
가면을 쓰고 자신들을 공격한게 베드였다는 것을...
'분명 뭔가에 당한거겠지...'
빙의, 세뇌 등등...
주술에 관해 공부하면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저주에 당해 친구들에게 공격당했을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그의 몸에 난 멍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마음같아서는 곧장 돌아가서 회복을 받게 해주고 싶지만...
"미안해 베드..."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대로 있고싶다.
침대에서 그가 온 몸이 다쳐서 자신에게 간호받는 상황...
죄책감이 흐르지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았다.
그가 빨개진 얼굴로 눈을 애써 피하면서도 자신의 손길을 피하지 않고 있는 상황...
마치 상처받은 고양이 같아서 귀여웠다.
"베드..."
레아는 누워있는 그를 빤히 내려다보다가 말했다.
"우리 할까?"
적막한 공간에 그녀의 음성이 울러퍼진다.
"......"
"......"
'내가 방금 잘못 들었나?'
갑자기 레아가 나를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며 하는 말에 정신이 멍해졌다.
레아를 바라보니, 그녀는 얼굴이 사과처럼 빨갛게 변해있다.
파악!
"레, 레아?"
"후우...베드 뭐야...이거 이상해"
레아가 거친 숨을 헐떡이며 나를 내려다본다.
이게 대체 무슨...
그렇게 당황하고 있으니 내 눈에 보이는 하나의 글자.
[매혹 (활성화)]
[영력 : 0 / 300]
'....'
불안한 시선으로 올려다보니, 레아가 이성을 잃어버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그녀의 거친 숨이 헐떡일때마다 나에게 히로인 특유의 달콤한 향기가 몰려온다.
"레, 레아...? 일단 조금만 기다리..."
"기다리면?"
"뭐?"
"기다리면 어떻게 되는데? 베드, 나 볼때마다 피하지 않았어? 나랑 눈 안마주치고 내가 말 걸어도 말 돌리잖아."
...그렇게 말하니 할말이 없었다.
그도 그럴게...
레아는 존나 이뻣으니까.
한번만 봤어도 몇년동안 못잊어버릴 정도로.
원작의 주인공조차 반해버릴 정도로 여신같은 외모에 자상한 성격의 여자아이가 친근하게 대해주는건, 방구석에 박혀서 폐인처럼 살던 나에게는 부담스러웠다.
그도 그럴게 눈조차 마주치기 힘들었으니까.
자존심 때문에 애써 담담한척 대화했지만...
솔직히 그녀가 나를 빤히 바라보면 눈을 피하게 되고, 대화를 이어가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된다.
"나 알고있어...남자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매혹에 걸려서 이성을 잃어버린 레아가 남은 다리까지 침대 위로 올려 내 위에 올라탔다.
"다들 날 고아라고 무시해...겉으로는 친절한척 하지만...날 볼때 다들 가슴이나 보구...내 출신을 알고 다 거리를 두고..."
그러고보니, 레아도 평민 몇몇을 제외하고는 최근 우리랑만 다녔으니까...
이내 레아가 몸을 내려 내 가슴 위에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내려둔다.
"내 가슴 어때...? 부끄럽지만 자신 있어..."
레아의 체향이 확 밀려오며 레아의 묵직하고 부드러운 가슴이 올려진다.
보다못한 내가 시선을 피하니...
"베드...! 날 보라구. 왜 자꾸 날 피하는거야?"
이내 레아가 내 볼을 잡고 자신을 마주치게 만든다.
"너도 나랑 거리 두려는거야...? 루시가 문제야?"
"루시가 여기서 왜"
"그도 그럴게! 베드는 루시랑만 친하게 지내잖아...? 나랑 대화할때 그렇게 진심으로 웃어준적이 있었어? 난 없는걸로 아는데..."
차마 얼굴때문에 표정이 굳어졌다고는 말 못하겠다.
"다른 사람이 날 싫어해서 거리둬도...베드 넌 안돼..."
이내 레아의 볼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거친 숨을 헐떡인다.
"그, 그러며는...일단 몸이라도 가져가야겠지...?"
"무, 뭐?"
레아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주술이라는 재능을 찾고 이곳에 왔지만, 능력이 없어서 꼴지에 맴돌았다.
학생들은 다들 귀족이나 왕족같은 애들이랑만 친하게 지낼려고 하구...
다른 애들은 아카데미에 오기 전부터 서로 친했는지 서로 대화하고 있었고, 자신은 그곳에 낄 수 없었다.
그나마 친해진 평민들도 자신이 고아라는것을 안 뒤로 은근 무시하는 시선을 보내온다.
말을 걸어주는 남자애들의 눈에는 음욕이 젖어있다...
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악마라도 계약을 맺을려고 했지만...
그가 날 구해주었다.
몇번이나, 계속
"난 이제 변했어...이제 누구한테도 뺏기지 않을거야...그러면"
레아가 이내 헤벌쭉 웃으며 자신의 가슴의 단추를 뚝 열어낸다.
"못가게 내 품 안에 가둬놔야 겠지...?"
"그게 무슨..."
뚝...뚜둑...
레아는 자신의 가슴의 단추를 풀어냈고, 그와 함께 뽀얗고 부드러운 살결이 드러난다.
단추를 풀자 마자 속에서 답답하다는듯 비명을 지르는 가슴의 살결이 셔츠를 뚫고 튀어나오는데...
"베드? 어디봐? 이래도 안보는거야? 루시라면 봐줬겠지? 너도 결국 날 무시하는 거야?"
뚜두두둑...!
아찔한 광경에 시선을 피하니, 그것을 자신을 무시한다고 판단한 레아가 화를 내며 단추를 뜯었다.
매혹의 저주 때문인지, 레아가 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거 알아...? 여자들은 감이 예민한거."
이내 레아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내려다본다.
다정한 히로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웃음.
그에 의문을 품고있으니, 레아가 얼굴을 내려 내 귓가에 소곤소곤 읊조린다.
"나...베드랑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러면서 두 팔로 내 목을 휘감는 레아.
"처음은 조금 더 낭만적으로 하고싶었지만..."
이내 레아가 내 코에 자신의 코를 맞대며, 내 눈을 빤히 바라본다.
"베드가 내 아래 깔려있는걸 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네?"
츄릅...쪼옥...쪽...쪽.
평소와는 다른 가학적인 미소를 짓던 레아가 이내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딪힌다.
어서 열라는듯, 선홍빛 혀로 내 입술을 톡톡 건드리며 핥는 레아.
'피하지마.'
내가 입술을 감고있으니, 눈을 살며시 뜬 레아가 눈빛으로 말한다.
나를 내려다보는 그 눈동자는, 아까 만났던 붉은 눈동자의 사르키스와 흡사했다.
순수와 거리가 먼 음란함과 가학심, 그리고 상대방이 아닌 피식자를 바라보는 시선...
"흐으..."
서큐버스 같은 눈빛에 눈을 감으니, 레아가 더 강압적으로 혀를 움직인다.
츕...츄릅...
그렇게 한참을 내 입술을 핥는 레아.
레아의 건강한 신체와, 닫힌 입술때문에 코로 숨을 들이마실때마다 몰려오는 그녀의 체향...
내 자지는 바지를 뚫을듯 발기해 있었지만...
내 마지막 이성이 그것을 억제했다.
이미 한 배를 탄 히로인이다.
매혹이 풀린 뒤 그녀가 겪게 될 변화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후후...고민같은거 하지마...아무 생각 안해도 돼...내가 다 해줄게"
그렇게 고민하고 있으니, 레아가 다 안다는듯 내 귓가에 숨을 불어넣으며 속삭인다.
히로인이 아닌 악마의 속삭임이 귀를 타고 뇌를 찌른다.
"흐으..."
"후후훗♥"
고혹적인 미소를 짓던 레아가 이내 상체를 세운다.
그녀가 내 몸에 붙이고 있던 가슴을 떼니, 그녀의 가슴의 형태에 따라 땀에 젖은 옷이 눌러붙는다.
"그럼...할게? 또 나 피하는건 아니지? 후후...뭐, 이젠 피하지도 못하겠지만."
이내 레아가 내 바지와 팬티를 한번에 내린 뒤, 자신의 치마 아래로 팬티를 내렸다.
찌거억...♥
흰색의 깨끗한 팬티에 따라, 그녀의 애액으로 보이는게 실처럼 늘어난다.
그녀는 치마를 벗지 않았기에, 저 속에 있는게 무엇일지 저절로 떠올려진다.
"다음엔 더 천천히 해요? 바알 베드히로씨..."
다 안다는듯 내 귓가에 속삭인 레아가, 이내 자신의 음부에 내 자지를 집어넣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