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 중간고사 희망편 (8)
* * *
엘린과 루시와 함께 축제를 둘러보았다.
맛있는 간식을 먹고, 퍼레이드를 보고, 여러 행사와 공연을 구경했다.
그렇게 뽈뽈거리며 아카데미 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
부스가 잔뜩 있어 여러가지 물건들을 파는 곳.
학생들 원하는거 다 사라고 오늘 아카데미측에서 골드를 주었기에 꽤나 여유가 생겨 둘러보고 있으니
"레아다!"
저 멀리 레아와 에르시아를 중심으로한 여학생 무리들이 있었다.
근처에 있는 사람들도 그녀들중 사이에 있는 레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평민들은 귀족 자녀들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여 인생역전이라도 노리는지 눈에 띄는곳에 가서 괜히 콧수염을 만지거나 헛기침을 했다.
아무리 평등하다고 해도 귀족과 평민.
생도복을 입은 귀족 자녀들이 지나가니, 사람들이 어색하게 길을 피했고
몇몇은 적대감 어린 시선이나 선망어린 시선을 보내왔다.
마치 이 무대의 주인공 같은 느낌.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난다는건 저런거구나.
평민들 사이에 있는 귀족 자제들의 자태는 그야말로 빛이 났다.
고급스러운 옷과 걸음거리, 말과 행동과 생기있는 외모.
'저걸 따라가네.'
여학생 무리가 이동하는 방향을 예측한 몇몇 남자들이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가 자리잡는다.
그리고 팔짱을 끼거나 손을 허리춤에 올리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콧노래를 부르는데...
성공이 뭐라고...
"레, 레아아...히잉."
루시도 감히 여학생 무리 사이에 끼어들 수 없는지 한번 외치더니 뒤에서 시무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냥 우리랑 놀아."
나는 그런 루시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앗!
그렇게 있으니, 순간 홱! 하고 고개가 꺽일 정도로 돌아본 레아와 눈이 마주쳤다.
손가락으로 나를 콕! 찍듯이 가리키며, 다시 땅바닥을 가리킨다.
'가.만.히.있.어.'
마치 그렇게 말하는듯 입을 오물거리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기뻣다.
이 축제에서 가장 빛나는 여자이자 세계의 주인공인 그녀가 나에게 집착한다는 거니까.
왜 레아야?
거기 누구 있어?
하지만, 그와 함께 레아를 바라보며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여생도들.
몇몇은 레아가 빤히 바라보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와 함께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려 다른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음...이제 저기로 갈까?"
그러면서 괜히 어색한 연기를 하며 이미 왔던 방향, 정확히는 레아가 가려는 곳의 반대편 방향을 가리켰다.
그런 나에게 다가오는 루시.
"베드히로...무슨 일 있어? 어디 아픈거야? 보건실 데려다줄까?"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띄며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제야,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다시 뒤를 돌아보니 레아가 분함과 속상함이 공존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니야. 이제 괜찮아졌어."
지금의 나는 아무 문제 없다.
다시 고개를 돌려 레아를 바라보며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제야 다시 밝은 미소를 짓는 레아.
근처에 있는 여생도...정확히는 아까 나에게 시비를 걸던 수인녀들 두명이 나를 잔뜩 노려보았지만...못본척 무시했다.
"근데 넌 뭐냐?"
나는 내 옆에 있는 엘린에게 물어보았다.
레아가 바라보자마자 레아를 힐끔거리던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았었다.
괜히 부담스러운 마음에 뒷걸음질을 친 건데...그런 나보다 더 앞에 엘린이 서 있었다.
"....응."
아까처럼 편안한 무표정이 아닌, 입을 앙 다문 결연한 무표정.
그 두개의 차이가 있느냐고 물어보고 싶지만...그냥 그렇게 느껴진다.
"...동료?"
그런 엘린의 모습에 루시가 멍하니 읊조렸다.
루시의 읊조림을 들음과 동시에 나는 엘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숫기없고 대화를 해도 잘 못받아친다.
수석에다가 예쁜 외모를 생각하면 말을 걸어오는 이들이 꽤나 많을텐데...
엘린과 대화해본 나는 그녀가 그냥 저런 성격인게 아니라, 어딘가...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심하고 게임만 좋아하는 오타쿠...'
고귀하다고 하기엔, 외로움을 타는지 우리가 함께 가자고 했을때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왔다.
사실 고귀하다는 말도 수석과 단아한 외모, 신비로운 이미지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게 아닐까?
루시가 동료로 생각하는 모든 조건이 맞춰진 상황.
'잠깐...'
그러고보니 아카데미에서 찐따로 유명한 루시가 나를 동료라고 말해주며 잔뜩 친근함을 표시했다.
"엘린, 우리가 같이 가자고 할때 왜 같이 간거냐? 혼자 있는거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혹시 몰라서 물어보았다.
그러니, 무표정 엘린이 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어딘가...만만해보였어."
베에드으!! 아핳하
그때 멀리서 내 인사 한번에 헤실헤실 웃던 레아가 외쳤다.
"...나, 갈래."
우리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스윽 훑어본 엘린이 도망쳤다.
"야아! 심심해지면 문자 보내라 놀아줄테니까."
그 모습은 꽤나 안쓰러운 것이여서, 나도 모르게 외쳤다.
"문자...라고? 여자애랑? 엘린이네."
그런 내 어깨에 손을 턱 올리며 서늘하게 말하는 레아.
나는 익숙한 동작으로 루시가 있을 방향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이녀석..."
루시는 저 멀리 나무 뒤에 숨어서 나를 훔쳐보고 있었다.
엘린도 그렇고 루시도 그렇고...이런 정없는 놈들 같으니.
인싸들 눈빛 한방에 공중분해 되다니, 이게 정말 우리의 한계란 말인가?
"이제 나랑 놀자."
레아가 내 팔목을 꼬옥 잡았다.
꽈악...
아니, 꽈악 잡았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웃는게 웃는게 아닌 것 같다.
"레아, 바알 베드히로랑 친해?"
그러자, 레아를 따라다니던 생도가 레아에게 물어보았고,
레아는 예의 히로인 미소를 지어주며 밝게 말했다.
"응!"
그와 함께 레아가 내 팔목을 잡고 총총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이거이거...'
레아의 추종자들에게 반발이 있을거라곤 예상했지만, 히로인 미소 한방에 모두 얼음이 되었다.
새빨개진 얼굴로 어버버 거리는 친구들.
우리는 그것을 뒤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레아 잠시만 손좀..."
"아앗...미안!"
내 팔목을 잡고있는 레아에게 말하니,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손을 화악 땟다.
"괜찮아. 딱히 기분 나쁜건 아니였어. 그냥. 조금 몸이 안좋네."
"아...그래? 괜찮아? 어디 아파?"
"그냥 컨디션이 안좋은거지 어디 아픈건 아니야. 어디 갈래?"
내 말에 레아가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마법사분들이 사역마를 소환해서 모아놨대...! 구경가자! 엄청 멋지고 귀엽겠지?"
"그럼 거기로 가보자."
그렇게 레아와 함께 길을 걸어가려 하는데, 문뜩 내가 없으면 길 잃은 루시는 어떻게 되는건가 생각이 떠올렸다.
그래서 레아에게 잡힌 상태로 걸어가며 루시가 있는 곳을 바라보니...
후아아...
마치 그런 소리를 내는 것 같은 루시가, 엘린이 건내준 게임기를 반짝이는 눈으로 보고있었다.
내 시선을 눈치챈 엘린이 나를 가리키자, 고개를 홱 들어 나를 바라보던 루시가 손을 흔들었다.
"레아. 오랜만에 둘이서 하는 데이트네?"
"무, 뭐? 데, 데이트으...? 아, 아하하...두, 둘이네? 단 둘....단 둘이야...응...푸흐흐"
내 말에 얼굴을 붉히며 손을 심장에 갖다대는 레아.
그 손에 따라 풍만한 가슴이 쏘옥 들어가며 또다른 형태를 띄는 아찔한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베드. 이제 포기한거야? 다른 사람이 볼때는 숨어만 다니더니"
어째서인지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하는 레아.
나는 그녀의 말에 굳이 토달지 않고 미소지으며 말해주었다.
"그러게. 오늘은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늘은,
내가 '나'가 아닌 것 같다.
"후흣...그래. 그럼 오늘 물 들어올때 신나게 저어야겠다. 튕기면 안된다?"
내 말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베시시 웃는 레아.
그렇게 나와 레아는 단 둘이서 연인처럼 축제를 즐겼다.
마법사들의 사역마라는 괴상한 생물체들도 구경했고, 주점에 있는 여러 게임들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니
"뭐야. 베드잖아? 축제는 잘 즐기고 있는 것 같네. 다행이야."
훌쩍거리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 금발머리 조연 루카스를 만났다.
"그 아이는 뭐야? 으구으구...울면 안돼. 뚝하자 뚝 괜찮아."
그런 아이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어 시선을 맞추며 가녀린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는 레아.
"길을 잃은 것 같아서 미아 센터로 데려다주고 있었어. 이런 축제는 자잘한 문제가 많이 일어나니까"
루카스의 말에 레아가 어린아이와 시선을 맞추며 말한다.
"그럼, 우리도 데려다 줄까?"
"그래도 되겠어?"
루카스의 물음에 당연하다는듯 대답하는 레아.
"응! 그러엄! 언니도 따라가도 될까?"
레아의 환한 미소에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는 레아.
"고마워 레아. 레아는 자상하네."
"아...응..."
루카스의 말에 어색하게 대답하는 레아.
"가자 베드야."
레아가 나에게 미소지어주고, 어린아이의 반대편 손을 잡고 다시 걸어간다.
"......"
나는 그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금발머리에 180이 넘는 키와 모델같은 체형.
실력도 외모도 혈통도 나와는 비교조차 안된다.
그와 함께 레아가 재미난 농담이라도 들었는지 루카스와 시선을 맞추며 웃는다.
어린아이의 양손을 잡고 길을 걷는 루카스와 레아.
"이상하네."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말이다.
"베드으! 빨리 와아~"
"알겠어."
나는 레아의 말에 그녀의 옆으로 달려갔다.
"그럼 축제 재밌게 즐겨. 나는 봉사활동이 있어서"
그렇게 어린아이를 미아센터에 데려다주니, 먼저 와있던 부모님이 그 아이를 껴안아주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뒤, 루카스가 손을 가볍게 흔들며 멋진 걸음거리로 어딘가로 떠나간다.
"....음."
나는 그런 루카스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휴우...다행이다. 감동적이야"
레아는 부모와 아이가 만나는 것을 예쁜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그녀의 물음에,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내 한 방향을 가리켰다.
"저기로 가자."
"응 그...래?"
내가 가리킨곳을 보지도 않고 대답하던 레아가 이내 의문스러운 말을 한다.
내가 가리킨 곳은, 온갖 상품들이 들어서있는 부스였으니까.
"베드. 배고파?"
"아니 그냥..."
나는 레아의 쇄골을 손으로 가리켰다.
"다른 귀족 여자애들은 액세서리 하나씩 끼고있는데, 레아는 없잖아. 하나 선물해줄게. 레아는 예쁘니까 분명 어울릴거야."
"아...응."
내 말에 얼굴을 붉히며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레아.
'이상하네.'
내 성격이면 원래 이런 말 못하는데.
자연스럽게 말이 나온다.
말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나에게 서운해하던 레아의 호감도가 올라가는게 눈에 보였다.
그렇게 레아의 손을 마주잡고 부스로 들어갔다.
들어간 부스에는 반짝이는 예쁜 액세서리들이 올려져 있었다.
"와...진짜 보석인가? 너, 너무 비싼거 아니야?"
나와 비슷하게 빈곤한 레아였지만, 오늘은 상황이 나았다.
축제 즐기라고 배급받은 골드를 잘 사용하지 않았으니까.
비싼 선물 하나쯤은 해줄 수 있는 남자가 됐단 말이다.
"가지고 싶은거 골라."
내 말에 어색하고 소심하게 액세서리를 바라보는 레아.
하지만, 엑세러리를 보기보다는 가격표를 보는 것 같았다.
"아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말을 정정했다.
"내가 골라줄게. 선물이잖아?"
그러면서 그녀의 옆을 지나쳐 엑세서리들을 살펴보았다.
이미 부스에 있던 사람들을 보니, 자유롭게 시착이 가능한지 이리저리 껴보고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목걸이를 들은 뒤, 레아에게 감아주기 위해 그녀의 가녀린 목에 팔을 둘렀다.
"아...응..."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면서도 입꼬리를 헤실거리는 레아.
"......."
"......."
서로 숨결이 맞닿는 좁은 거리.
그 사이에서 서로의 향기를 맡고 있으니, 이내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목걸이가 채워졌다.
"으, 으으..."
내가 물러나니 허벅지를 베베 꼬며 수줍은 미소를 띄는 레아.
나는 엑세서리를 낀 레아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 잘 어울려...? 역시 안어울리지? 나한테 보석이라니..."
나는 그녀의 소심한 말에 대답하지 않고 점원에게 말했다.
"이거 계산해주세요."
"어? 어어? 자, 잠깐..."
레아가 돈을 꺼내기도 전에, 내가 나서서 먼저 계산을 끝마쳤다.
그런 우리를 풋풋하다는듯 미소짓는 여성 점원...
"레아 가자."
"자, 잠깐 이거...얼마야...히익! 16만 골드...! 돈도 없으면서...!"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내 남은 돈을 대부분 쏟아부어서 산 물건이니까.
아마 아카데미의 화폐로 세일이 되는 시스템이 아니였다면, 꿈도 못꿔봤겠지.
"레아."
"이거 얼른 환불..."
"레아야."
"어, 어?"
나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빙그레 웃었다.
"잘어울려."
"....."
내 말에 멍한 표정을 지으며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이는 레아.
"역시 레아야 엄청 잘어울려. 원래 얼굴이 예뻐서 그런걸까?"
"으...으읏..."
나는 그런 레아를 바라보다가, 안쓰러운 감정을 숨기고 말했다.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거나 부담스러워 하지마."
"으, 응...미안해."
"뭐, 미안할것까진 없고. 그냥 알아서 잘하라고"
그 말과 함께 나는 먼저 걸어갔다.
도도도도...!
그런 내 뒤를 바짝 쫓아와 아직 붉은 얼굴로 베시시 웃는 레아.
"베드...오늘 왜그래? 나 꼬실려고 작정했어? 굳이 그런말 안해도 넘어가주는데...헤헤"
그 말과 함께 나에게 팔짱을 끼는 레아.
내 팔이 그녀의 부드럽고 말캉한 가슴에 파묻혔지만...그냥 그랬다.
"레아...잠깐 팔좀... 조금 괴롭네."
"아. 그랬지. 미안해...자꾸 까먹으면 안되는데"
내 말에 기분나빠하기는 커녕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착한 레아.
"그래도 베드랑 같이 있으니까 좋다. 그..그, 예쁘다는 말도 들어봤구..."
"흐흐...그러게"
오늘따라 이상하다.
평소라면 낯간지러워서 못할 말들이 저절로 나온다.
'이거 때문인가?'
[인과율 : 22.7 (활...성#$%@화)]
시스템이 고장이 났는지, 인과율 칸에 계속 이상한 문자가 뜬다.
갑자기 왜 개지랄이지?
그런 분노가 피어나며 언제부터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아."
'사르키스.'
오늘 아침 사르키스를 만난 다음부터 삐긋거리더니, 점점 주기가 짧아진다.
'사르키스...죽여야 하나?'
처음에 날 공격한것도 그렇고, 도대체 뭐하는 아이인지 이해할 수 없는것도 그렇고.
생김새와 행동 하나하나가 불길하고 불안하다.
'아니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을 취소한건 아니다. 사르키스를 해치워야 한다는 쪽에 더 기울여져 있으니까.
하지만....하지만, 이런 그런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저어졌다.
[인과율 : 22.7 (비활성화)]
나는 인과율을 비활성화 시켰다.
"....이상하네."
사르키스, 죽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한 생각을 자책하며 다시 레아를 바라보았다.
"......."
내가 멍하니 있으니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레아.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으며 손뼉을 짝 치며 말했다.
"레아. 이제 어디 가고 싶"
삐빅. 삐빅. 삐빅.
그와 함께 휴대전화에 울리는 알람
그것을 바라보니, 이제 곧 실기시험이 시작되니 모이라는 문자였다.
"돌아갈까?"
"...잠깐 베드. 실기 하지 말자. 위험해. 보건실에 말하고 푹 쉬면"
"레아야. 나 괜찮아.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지금은..."
난 괜찮았다.
버틸 수 있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