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화 〉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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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곳을 주거지화 해서 전기와 물이 안 끊기게 만들어야겠군"
강혁이 말하자 홀로그램 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곳을 주거지화 하시겠습니까? 이곳의 실 평수는 89평입니다. 890코인을 사용하여 주거지화 하시겠습니까?
주거지화 된 곳은 7일에 한번씩 평수만큼의 코인이 소모됩니다. 또한, 주거지화는 언제든 해체할 수 있습니다.]
안내창을 읽은 강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한 번 안내창이 떠올랐다.
[주거지화 되었습니다. 7일에 한번 같은 양의 코인이 빠져나갑니다. 주거지를 유지할 코인이 부족하면 주거지화 해제됩니다.]
안내창을 읽고 코인에 대한 걱정이 없는 강혁은 대충 안내창을 치워내고 상점창을 열고 말했다.
"내일부터 사냥을 하려면 장비들이 필요하니 사도록 하지, 돈은 충분하니 각자 총기와 전술조끼, 권총집과 권총을 사서 정비하고 탄창과 총알은 지금 내가 더 사도록 하지, 총기는 5.56미리 탄이 들어가는 총기로 해야 탄창과 총알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겠지"
강혁의 말에 공손히 대답하는 셋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강혁은 뒷 머리를 쓰다듬었다.
'친구나 또래, 친한 사람이 없었다 보니 말하는 게 굉장히 어색하군, 이건 앞으로 조금씩 고쳐가야겠어'
200만 코인 이상의 코인이 남아 있으니 걱정하지 않고 60발 탄창 50개와 총알 1만 발을 구입하였다. 탄창과 총알의 가격도 115,000코인 정도이니 셋이 장비를 구입 못할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셋 모두 강혁의 장비를 확인한 것인지 같은 형태의 성장형의 M4A1을 구입하고 전술조끼와 권총과 권총집도 같은 모델로 구입하였다.
같은 장비를 구입 한 셋을 보고 미소 지은 강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굳이 같은 모델의 장비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말이야, 마음에 드는 모델로 지금이라도 바꿔도 괞찬아"
강혁의 말에 셋 모두 미소를 짓고 고개를 저었고 강찬이 대표해서 말했다.
"같은 모델로 구입하면 관리가 편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구입한 것입니다. 저희를 신경 써 주신 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강찬의 말에 뒷 머리를 쓰다듬던 강혁의 배에서 거대한 고동 소리가 들렸다.
꾸르르르륵~~
강혁의 뱃고동 소리를 들은 미나가 자리에 벌떡 일어나 예쁜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저녘식사를 준비할게요, 코인을 사용해도 괞찬을까요?"
미나가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며 그 미소를 따라서 미소를 지은 강혁이 대답하였다.
'참 신기한 미소군, 보고 있는 나도 미소 짓게 되는 미소라니 말이야'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재료를 구매할 때에는 나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괞찬아"
강혁의 말에 공손히 대답한 미나 부엌으로 가서 상점창에서 식재료를 구매하고 도마와 칼을 꺼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입맛을 다신 강혁이 남아 있는 둘을 보며 말했다.
"그럼 너희들 게임은 할 줄 알아?"
언젠가 친구가, 친해진 사람이 생긴다면 같이 해 보고 싶었던 것 1위인 게임, 자신을 거부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따르려 하는 셋의 모습을 보자 자연스럽게 게임이 떠올랐다.
"알려 주시면 열심히 보겠습니다. 캡틴"
강찬의 결의에 찬 힘찬 대답에 옅은 미소를 지은 강혁이 뒷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좋아, 위층에서 게임기를 가지고 올게"
강혁이 게임기를 가지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인혜와 강찬도 벌떡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고 군기가 바짝 든 특공대의 병아리을 떠올린 강혁은 다시 한 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따라오지 말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가져올게"
이층의 방에 올라온 강혁은 게임기의 선을 정리해서 일층의 거실로 내려왔다.
게임기를 설치하고 막 게임을 하려고 할 때에 미나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식사준비 다 됐어요, 다들 와서 식사하세요~"
아쉬운 마음에 잠시 게임이 실행되고 있는 화면을 쳐다보던 강혁이 입맛을 다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게임은 식사하고 하도록 하지"
강혁의 말에 다른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둘은 강혁을 따라서 주방의 식탁에 다가가 강혁의 뒤편에 섰다.
자리에 앉지 않고 자기 뒤에서 호위를 하듯 서 있는 셋을 본 강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배가 고프지 않은 거야? 왜 뒤에 서 있지?"
강혁의 말에 인혜가 대답했다.
"저희는 캡틴의 식사가 끝나면 하도록 하겠습니다. 맘편히 식사해 주세요"
인혜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강혁이 고개를 저으며 뒤돌아앉아 셋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너희를 안드로이드, 로봇으로써 쓰고 버릴 존재들로 생각하지 않을 거야, 나는 가족이 없이 살아왔어, 특이체질 때문에 사람들과 한 번도 친하게 어울려 본 적도 없지, 그래서 너희들로 부터 시작할 거야. 친한 관계로도 가족과도 같은 관계로도, 그 보다도 깊이 이해하고 서로를 위 할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 말이야"
이러한 낯 부끄러운 말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자신과 식사를 하지 않고 노예라도 된 것처럼, 사용인 그 이상은 될 수 없다는 것 같은 선을 긋 는 듯한 셋에 모습에 울컥하여 말하였다.
강혁의 말에 생각을 정리하는 듯한 인혜와 강찬과는 다르게 미나는 눈물부터 또르르 떨어뜨며 강혁에게 다가왔다.
"나의 캡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희는 오기 전에 교육을 받았어요, 인격 없는 존재로써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요. 사실 저는 감수성이 너무 커버려서 걱정을 많이햇어요. 그러한 환경 속에서 저 라는 존재가 존속할 수 있을지 말이에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미나의 말에 고민하고 있던 인혜 고개를 끄덕이다가 말했다.
"나의 캡틴이라니, 우리의 캡틴..."
인혜의 말을 끊고 강찬이 함지막한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우리의 캡틴이지! 우리를 정말 가족으로써 대해 줄 멋있는 우리캡틴!"
자기 말이 끊긴 것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던 인혜도 미소를 지었다.
갑작스레 밀어닥치는 감정의 홍수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강혁은 멍해져서 영화라도 보듯 셋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서서히 차오르는 기분 좋은 감정에 평소보다 짙은 미소를 지은 강혁이 말하였다.
"그래, 그러니 우리 앞으로 사양하고 그러지 말고 감정이든 생각이든 같이 터 놓고 이야기하며 정말 가족처럼 지내자, 그리고 배고프다 얼릉 와서 앉아, 같이 식사하자"
강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둘이 식탁을 차지하고 미나가 밥을 더 퍼서 각자의 앞에 내려놓았다.
"잘 먹겠습니다."
강혁의 선창으로 다 같이 잘 먹겠다는 말하며 식사를 하였다.
식사하는 중에는 떠들어 본 적이 없던 강혁은 방금 한 말이 무색하게 말없이 밥을 먹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에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식사하는 중에는 식사만 해서 말이야"
강혁의 말에 셋이 미소를 지었고 미나가 말했다.
"내가 한 음식이니까 아마 엄청 맛있을 거야!, 그러니까 말을 할 생각도 나지 않을 꺼라는 말인 거지!"
미나의 말에 미소를 띄운 강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식의 맛이 정말 좋아, 대단한 미각이라는 스킬을 얻고 나서 웬만한 음식들은 전부 맛없게 느껴졌는데 미나가 끓여 준 김치찌개는 정말 끝내줘서 걱정도 말도 같이 날아간 것 같아"
강혁의 말에 미나가 꿀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강혁을 바라보았다.
"정말 멋있는 칭찬이에요, 캡틴"
미나의 말에 옅은 미소로 대답해 준 강혁 일행은 말하지 않고도 즐거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친 강혁은 강찬을 데리고 게임기를 연결 해 놓은 거실의 티비 앞으로 갔다.
네 명이서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찾았다. 게임의 내용은 주사위를 굴려서 땅을 사고 누군가 산 땅 위에 올라가면 통행증을 내면서 누가 가장 돈을 많이 모았는지를 겨루는 게임이다.
"캡틴, 디저트 음료는 뭐를 좋아해요?"
게임을 실행시키고 있으니 주방에서 디저트를 만들고 있던 미나가 다가와 물어보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좋을 것 같군"
강혁의 말에 이쁘게 미소 지은 미나가 공손히 대답하고 주방으로 돌아갔다.
주방으로 들어가는 미나를 무심결에 지켜보던 강혁은 주방에서 인혜와 미나가 같이 디저트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디저트가 다 될 때까지 주방을 바라보고 있자 묵묵히 기다리던 강찬이 일어나서 다 만들어진 디저트를 가지고 같이 거실로 돌아왔다.
커피 한 모금 마신 강혁은 모두에게 게임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고 게임을 시작했다.
"음, 너희들이 봐준다고 더 재밌지 않아"
벌써 3판째 이기고 있지만 봐주고 있다는 것이 너무 눈에 보여서 전혀 재밌지 않은 게임하였다.
"죄송해요~, 저희도 모르게 캡틴을 이길 수 있도록 움직이게 되어서요"
죄송하다고 말하는 이을 앞에 두고 짜증도 화도 낼 수가 없어서 머쓱하게 뒷머리를 쓰다듬은 강혁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래, 저절로 그렇게 된다니 경쟁하는 게임 말고 협동으로 할 수 있는 게임해야겠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내일 사냥을 끝내고 나서는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하자"
강혁의 말에 죄송한 듯한 미소를 지은 셋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같이 협동할 수 있는 게임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슴다."
강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혁은 게임을 종료하고 일어나 모두를 데리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방을 정해주면서 일층 보다는 비교적 안전할 수 있는 이층에서 강혁은 강찬과 같이 사용하려고 하였지만 강찬이 캡틴은 편히 혼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여 그러라고 하였다.
아랫층에 3개의 방이 있기에 셋 모두 아랫층의 방을 선택하였다. 미나는 부엌과 가까운 방을 강찬은 누군가 처들어온다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가운데 방을 인혜는 약품을 만들기 시작하면 냄새가 방에 베기지 않게 가장 끝쪽의 방을 택하였다.
방은 정해졌지만 집안에 침대는 2개 뿐이기에 일단 오늘 밤은 미나와 인혜가 같이 잠을 자고 강혁과 강찬이 같이 자기로 했다.
한 침대에 누군가와 자본 적이 없던 강혁은 어색함에 한참을 뒤척이다가 기절하듯이 잠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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