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32화
* * *
"지금 나가기는 그런데 집안에서 같이 돌아다니는 걸로 해도 대신해도 될까?"
"좋아여!,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여!"
"예, 저와 같이 내려 가서 사체분해 작업을 도와주시겠어요?"
인혜와 홍화의 얘기에 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데이트가 될수 있는가 하고 생각하였지만 다행이라 여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인혜와 같이 갔다 올게"
강혁의 말에 홍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네에! 인혜 언니와의 데이트가 끝나면 제 방에 와주세여"
"그래"
귀엽게 느껴지는 홍화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인혜와 함께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실에 내려와 가장 첫 번째로 연구하려는 골렘형 보스좀비 한 마리를 꺼내어 놓자 지하실의 공간이 가득 찼다.
"이거 공간이 비좁군"
"네 있다가 강현에게 지하실 공간좀 넓혀달라고 하려고요"
"지금 하지 않고?"
"지금은 캡틴과 알콩달콩해야지요"
"알콩달콩이라"
"후후후, 일단 알콩달콩은 잠시 미뤄두고 저 좀비보스를 해체해서 무엇으로 피부 표면에 저런 신기한 물질을 만들어 냈는지 확인해 보아요"
고개를 끄덕이고 언제인가 사두었던 군용대검을 꺼내어 피부각질을 벗겨냈다.
"음~ 성분 자체는 일반 돌인데 특이한 성분 하나 덕분에 이렇게 단단해졌네요"
"벌써 성분 하나를 발견했으니 연구거리가 하나 생겼군"
"맞아요 역시 캡틴이세요"
"음? 나는 표피를 깎아내었을 뿐이다만"
"후후후, 그것도 맞지만요 이제 저 좀비를 해체해서 초능이 무엇으로부터 나왔는지도 확인해야지요"
"음, 해체는 내가 하고 있을 테니 성분을 분석하고 있어"
"그럴게요"
인혜가 강현이 만들어 준 연구도구를 가지고 성분을 분석하였다. 30분간 해체를 하여 조각조각 나눈 강혁은 인혜의 근처에 앉아 성분 조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벌써 해체작업 끝나셨어요?, 흐음~ 저는 이제부터 작업을 해야 해서 기다리면 저녘이 될거예요"
"그런가, 그래도 30분만 더 앉아 있다가 가지"
"후후후, 쪽!"
인혜의 옆자리에 앉던 강혁은 갑작스러운 볼뽀뽀에 놀란 고양이 마냥 벌떡 일어나 훌쩍 물러났다.
"어머?! 후후후 안 잡아먹어요. 감염치료를 위한 뽀뽀였어요"
"음? 감염치료에 꼭 뽀뽀를 해야 하는 건가?"
인혜가 다른 사람들의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뽀뽀하는 모습을 상상한 강혁은 살짝 기분이 나빠져서 목소리가 약간 올라갔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아니, 아니야 인혜의 뽀뽀가 기분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감염치료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뽀뽀하는 모습이 상상돼서 그것이 기분 나빴던 거야"
꾸벅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하는 인혜의 모습에 당황한 강혁이 손까지 휘져어 가며 빠르게 변명하였다.
"아~ 다행이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건드려도 되지만 저의 손이 좀비 피로 물들어서 뽀뽀로 옅게 올라오는 감염증상을 치료했어요"
"그렇군, 음음 다행이야"
"후후후, 이제 저는 충분하니 홍화에게 가주세요"
인혜의 말에 잠시 눈을 바라보던 강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홍화의 방으로 향했다.
강혁이 나가고 나서 얼굴이 토마토보다 빨갛게 변한 인혜가 실험실에 배치된 수도로 손과 얼굴을 씻어 내었다.
'나보다 더 긴장한 채로 담담한 척하는 모습이라니'
긴장한 것을 알아채고 인혜의 눈을 바라보았던 강혁은 피식 옅은 미소를 짓고 홍화의 방 앞에 도착했다.
똑똑!
"네에! 드러오세여!"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자 컴퓨터를 5대에 9개나 되는 모니터가 3.3.3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설치 되어 강혁으로써는 알아볼수 없는 컴퓨터 용어로 도배되어있었다.
"이건 놀랍군"
"아! 캡틴, 오셨어여"
열심히 타자를 놀리며 무엇인가하고 있던 홍화가 아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그래, 무슨 작업하고있나?"
"한국의 전산을 해킹해서 주민등록을 만들 방법과 현생에 가서 돈을 얻을 방법과 통신체제 와 위성을 해킹하고 있었어여"
"음? 한번에 그 많은 일하고 있다는 건가?"
"그럼여!, 이 정도는 쉬워여"
"전혀 쉬워 보이지 않는 작업인데?"
"아하하, 이미 10번 넘게 작업을 했지만 혹시 몰라서 시뮬레션을 하는거라 정말 쉬워여"
"그래... 아, 혹시 무전기를 만들수 있나?"
"우음... 체제는 알고 있지만 만드는 것은 강현에게 말해야 할 거에여"
"그렇군, 그럼 그건 있다가 강현까지 불러서 물어 보기로 하고 여기에서 나는 무엇을 할까?"
강혁의 말에 하던 작업을 마무리하고 손을 놓은 홍화가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했다.
"그러네여, 전산적인 작업은 제가 해야지여 그럼 캡틴은 저를 무릎에 앉혀주세여"
"응?"
의문을 표하는 강혁의 모습을 신경 쓰지 않고 홍화가 자기 자리를 팡팡 두드리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떴다.
그 모습에 같이 고개를 갸웃하던 강혁은 엉금엉금 홍화가 앉아 있던 자리에 가서 양반다리하고 앉았다.
양반다리를 한 강혁의 다리에 주인을 좋아하는 개냥이 마냥 몸을 뒹굴며 자리를 잡고는 다시 키보드를 배위에 올려 두고 고개만 모니터에 고정하고 작업을 다시했다.
그 모습을 보고 몸을 굳이고 있던 강혁이 인터넷에서 보았던 주인의 다리에 올라와 갸릉 갸릉 거리던 고양이를 떠올리고 옅게미소를 지으며 홍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캬르릉~"
정말 고양이 같은 목소리를 내어 흠칫 몸이 굳었지만 그런 강혁의 몸 상태를 알아차린 홍화가 눈을 마주치고 아주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는 모습에 긴장을 풀고 편하게 작업하는 모습을 구경하였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취한 강혁이 꾸벅 꾸벅 졸자 홍화가 키보드를 옆에 조용히 내려놓고 몸을 말아서 강혁이 앞으로 엎어져 잘수 있도록 하였다.
그자세로 깜빡 잠이 들었다가 일어난 강혁이 엎드려서 잠에들어 굳은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다가 앞으로 또르르 굴러서 컴퓨터를 향하는 홍화를 얼른 퍼 담듯 들어 올렸다.
흔들거림에 눈을 뜬 홍화과 자기 상태를 확인하고 눈을 반짝였다.
"공주님 안기에여, 이제 어떻할 건가여?"
홍화의 물음에 옅은 미소를 지은 강혁이 홍화를 똑바로 세워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강현을 불러서 아까 전 만들려고 했던 물건들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넹~, 전술형 홀로그램이 달려 있는 이어폰 형식의 무전기랑 홀로그램 식 빔프로였었지여?"
"응? 나는 무전기만 말한 것 같은데?"
"아하하, 꿈을 꿨나 봐여"
"그래도 방금 말한 것들이 가능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은데?"
"아하, 현재의 전자제품 기술로는 아직 불가능하지만 강현은 가능하지 않으까 싶은데여"
홍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혁이 강현을 부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혁이 방 밖으로 나가자 부끄러워진 홍화가 얼굴에 부채질을 하다가 이불에 푹하고 얼굴을 박아 넣었다.
그렇게 얼굴을 식히고 강혁이 강현을 데리고 들어오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전술형 홀로그램이 달려 있는 이어폰 형식의 무전기랑 홀로그램 식 빔프로 만들수 있나?"
"크하하하!! 물론입니다! 안 그래도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 그럼 홍화와 상의해서 인원수에 맞게 무전기를 만들고 빔프로젝트는 회의용으로 하나만 있으면 될 것같아"
"옙!"
속닥속닥 서로 전문용어를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강혁으로써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뒷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강현이 바라보았다.
"이렇게 하려고 하는 어떻습니까?!"
"응?, 나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어"
"그렇습니까?! 음... 아! 홀로그램식 전술도는 안구에 직접 전달해서 눈앞을 가리지 않고 보이려고 합니다! 또 무전기는 대략 10km밖까지 전달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인공위성까지 해킹해서 저희의 소유로 만들면! 어디에서든 전화기처럼 사용 가능할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건, 굉장하군 하지만 직접 투사라면 위험하지는 않나?"
"크하하하! 전혀! 위험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저의 능력입니다!"
"오오~ 강현이 멋디당!"
짝짝짝!
"크하하하하! 내가 쫌! 한다!"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강혁이 둘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있다가 저녘식사가 끝나고 만든 물건을 보여 줘"
"옙!"
"네엥~"
기분 좋은 느낌을 받으며 거실로 나온 강혁은 강찬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캡틴, 저녘시간까지 대련한판 부탁 드림다"
"응? 갑자기?"
"오늘 종일 쉬고 있었더니 몸이 굳는 느낌임다"
강찬과 비슷한 감각을 이전에 느꼈던 강혁은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련은 가볍게, 그러고 보니 나무로 만든 단검이 있던가?"
"강현에게 두 개만 만들어 달라고 해서 집 마당으로 나가겠슴다"
"그래, 마당에서 기다리지"
먼저 집 앞의 넓은 마당에 나온 강혁은 강찬이 오기전에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캡틴, 여기 받아왔슴다"
"음, 뚝딱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밸런스가 절묘하군"
"저도 스트레칭 좀 하겠슴다"
강찬이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단검을 휘두르며 감각을 익힌 강혁이 스트레칭을 마친 강찬에게 손을 까딱이며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혁의 신호에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한 강찬이 자세를 잡으며 야수같은 기세를 풍겨내며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쉬쉬쉭! 탁! 타아악!
빠르게 들어오는 찌르기를 기감을 통해 미래시까지 적용되어 다음 찌를곳까지 알게 된 강혁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찌르기를 피하다가 찔러오는 단검을 쳐 내고 그 반동으로 흔들리는 손목을 베어 내는 속도 그대로 단검을 들어 올려 목주변에 단검의 날을 들이대며 한판 끝냈다.
"졌슴다, 이렇게 간단히 제압될 줄은 몰랐슴다"
"이제부터는 지도대련을 하도록 하지, 죽일 각오로 오도록"
"옙!"
강찬은 살기가 형상화 되어 보일 정도로 날카로운 기세로 달려들었고 강혁은 미래시를 통해 빤히 보이기에 가볍게 피해 내며 빈틈을 쿡 찌르며 조언 해주었다.
"어머? 대련인 거죠?"
미나의 목소리에 훌쩍 뒤로 물러난 강찬이 벅차오르는 숨을 가다듬기 위해 등을 꼿꼿이 세우고 숨을 가늘고 길게 들이쉬고 뱉었다.
"그럼, 당연히 대련이지"
"강찬이 죽일 듯이 덤벼서 깜짝 놀랐어요, 아 참! 식사하세요"
"잠시 욕실에 들렸다가 가지"
빠르게 숨을 고른 강찬과 집안에 들어가 각자 욕실로 흩어져 5분 만에 땀을 씻어 내고 식탁에 가서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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