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의 구원자-35화 (35/52)

〈 35화 〉 35화

* * *

홍화가 폭주기관차 같은 운전으로 굉장한 속도로 차를 몰아 첫 번째 사냥터에 도착한 강혁일행은 화물칸에 앉아 있는 인원 모두 안색이 파리 해졌다.

"서스펜션을 화물칸에도 더 추가해야... 우욱"

강하가 말을 하다가 파리해진 얼굴로 구토를 참아내었다.

"홍화 좀 더 천천히 운전 하도록해, 좀비를 전혀 못쏘겠어"

"예엡!"

강혁의 지시에 속도를 확 줄이며 화물칸 뒤를 보고 있던 인혜의 몸이 뒤로 쏠리며 등받이 없는 의자 덕에 데굴데굴 굴러서 전방을 주시하는 강혁의 뒤를 덮쳤다.

기감으로 인혜가 굴러오는 것을 알고 있던 강혁이 빠르게 뒤돌아 굴러오는 인혜를 받아 냈다.

"괞찬나?"

인혜를 받아내고 똑바로 세워준 강혁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인혜의 눈을 바라보며 걱정스레 물어 보았다.

"아니이요... 우욱"

대답을 하다말고 급히 입을 막은 인혜가 후다닥 화물칸의 뒤로 뛰어가 난간을 붙잡는 것을 보고 강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홍화 잠시 차세워 다들 전투할 상황이 아닌 것같다"

"네엡"

끼이익!

급 브레이크를 밟아버리는 홍화로 인해 다시 한 번 굴러오는 인혜를 받아낸 강혁이 안아서 등을 토닥여 주었다.

"잠시 쉬어간다. 다들 속 좀 다스리고 다시 출발한다."

강혁의 지시에 힘없는 소리로 대답을 한 일행은 자리에 주저앉아 작게 숨을 몰아쉬며 속을 다스렸다.

속이 괞찬아졌는지 눈을 반짝이며 강혁을 바라본 인혜가 말없이 허리를 감싸 안는 것을 느끼고 당황한 듯 멈칫하고 서 있다가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살짝 붉어진 얼굴을 확인한 강혁이 피식 옅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속은 괞찬아 졌나?"

강혁의 물음에 붉어진 얼굴을 안 보이려고 가슴에 묻었던 얼굴이 조금 더 붉어지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군"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등을 두드리던 강혁의 눈에 붉은색 잔상으로 트럭이 뒤집히는 영상이 보였다.

"젠장, 하차! 피해!"

인혜를 끌어안은 자세 그대로 강혁이 먼저 뛰어 내리고 일행 모두 빠른 속도로 차에서 내려 강혁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트럭이 뒤집히며 땅을 뚫고 거대한 두더지 같은 형태의 좀비가 나타났다.

"뀨와아앜!"

"하아?! 뀨와?"

박력 넘치게 등장한 모습과는 다르게 너무 귀여운 목소리를 들은 강하가 인상쓰며 한껏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트럭이 뒤집혀서 열 받은 건가?'

강혁의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잔뜩 인상을 구긴 강하가 지체 없이 총을 들고 좀비의 머리에 연사했다.

팅팅팅팅! 파파파파파팟!

총알을 팅겨내며 느린속도로 달려오려던 두더지 좀비가 총탄을 버티지 못하고 옆으로 넘어 갔다.

"느리네... 그렇..?"

흥미롭게 좀비를 바라보던 미나가 고개를 저으며 실망한 듯 말하며 고개를 돌리다가 강혁에게 안겨 있는 인혜를 바라보며 말을 멈췄다.

강혁과 인혜를 번갈아 보던 미나가 팔을 쫙 뻗으며 강혁을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집에 가면 저도 안아주세요"

"아앗! 저도여!"

옆에서 보던 홍화까지 손을 번쩍 들며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강혁이 끌어안고 있는 인혜의 어깨를 톡톡 두들겨 풀게 하고 남성진에게 지시하여 같이 트럭을 일으켜세웠다.

"강하 트럭 살펴보고 이상 없으면 다시 출발하자"

"예,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강하가 트럭에 다가가 전체를 둘러 보고 엔진까지 살펴보고 말했다.

"강현, 여기 좀 수리해 줘, 자동수리에 맡기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

"오! 알겠어!"

강현이 트럭에 손을 대고 번쩍 거리자 긁힌 상처까지 모두 사라졌다.

"수리 다됐습니다!"

"그래, 다들 탑승!"

잠깐의 위험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트럭에 탑승하여 사냥을 하기 위해 출발하였다.

"우회전 후 전방 100m 골렘형 보스좀비 출현"

일반좀비만 잡으며 순조롭게 사냥터를 돌고 인혜가 운전을 하고 강혁이 보조석에 앉아 브리핑을 하는 도중 저녁 두 번째 보스가 타났다.

"전방 100m 보스좀비, 잠시 정차 후 사냥하고 다시 출발한다 다들 하차"

강혁의 지시에 다들 차에서 내려 보스좀비의 눈을 노리고 사격을 하였다.

팅팅팅팅!

눈가를 향해 사격했지만 한 발도 제대로 맞는 총탄이 없이 모두 튕겨 내며 골렘형 좀비가 달려오는 것을 본 인혜가 말했다.

쿵! 쿠우웅! 쿠우웅!

"30m 쯤 다가오면 제가 챙겨 온 암모니아 물폭탄을 던져서 표피를 녹이고 사살하죠"

인혜의 말에 다들 인벤토리에서 물폭탄을 꺼내어 손에 쥐고 사거리에 다가올 때까지 던져자세를 취하고 기다렸다.

치이이익!

"크아아아앜!"

일제히 던진 물폭탄이 골렘형 좀비의 머리와 몸 등에 맞아 터지며 하얀가스가 올라오며 표피가 빠르게 녹아렸다.

"다시 사겨ㄱ, 엎드려!"

골렘의 모습을 보고 다시 사격지시를 내리려던 강혁의 눈에 강현의 머리가 붕뜨며 날아가는 붉은색 잔상이 보였다.

쉬이익! 샤악!

강현의 머리 위로 온몸이 검은색인 좀비가 칼날같은 팔이 스쳐 지나가고 다리밑에 생겨난 그림자로 사라졌다.

"엎드린 상태로 사격, 검은 놈은 내가 맡는다"

강혁의 지시에 지체하지 않고 골렘의 머리를 향해 사격했다.

표피가 모두 녹아내린 골렘형 좀비의 머리가 허무하게 터져 나가고 강혁의 그림자를 통해 다시 빠져나오는 좀비를 붉은 잔상으로 확인한 강혁 잔상이 일치하기 기다리며 내려찍을 준비를 했다.

쉬이익! 파칵!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좀비를 내려찍고 자기 다리를 베려는 잔상을 보고 빠르게 뒤로 물러나던 강혁은 뒤를 확인하지 못하고 다리가 걸려 넘어질뻔하며 자세를 잡다가 빠른 속도로 다시 그림자를 통해 빠져나온 좀비를 확인하지 못하고 왼쪽 다리를 베였다.

"크으읔!"

왼발이 바닥에 툭하고 떨어지고 왼편으로 넘어지며 오른쪽에 차고 있는 권총을 꺼내 들어 검은 좀비의 머리에 사격했다.

팅팅팅팅!

골렘좀비를 잡아내고 강혁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리던 일행 모두 다리가 잘려져 넘어지는 모습을 확인하며 눈을 크게 뜨다가 다시 검 같은 팔을 들어올리는 검은 좀비를 보고 빠르게 사격자세를 취했지만 늦었다.

권총 사격에도 꿈쩍하지 않고 팔을 들어올리는 검은 좀비를 본 강혁은 몸을 옆으로 굴렸다.

샥!

바닥에 찍힌 칼날이 두부를 가르듯 바닥을 베어 내고 강혁을 바라보려 얼굴을 들어올리다 일행들의 일제 사격에 몇 발 팅겨내지 못하고 온몸이 너덜너덜 해지며 죽었다.

"캡틴!!"

모든 일행이 큰 소리를 내며 강혁에게 달려왔다.

인혜가 인벤토리를 열어 응급도구를 꺼내 피가 철철흐르는 다리를 지혈과 응급처치를 빠르게 마쳤다.

바닥에 구르고 있는 강혁의 다리는 미나가 챙겨서 눈물이 주륵주륵 흐르는 얼굴로 인혜를 바라보았다.

"어떡하지, 어떡해"

"걱정 마"

인혜도 상당히 놀랐지만 의사다운 침착한 표정으로 미나를 진정시키고 다리를 받아들어 인벤토리에 집어넣며 얼이 빠져 있는 일행에게 지시를 내렸다.

"정신 차려!, 강현, 강찬! 캡틴 조심히 들어서 화물칸에 옮기고 강하는 운전준비! 다들 빨리 올라타! 수술을 하려면 집에 가야해!"

인혜의 큰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지시에 맞춰서 빠르게 움직인 일행 모두 트럭에 올라타고 강하가 난폭하지만 심하게 덜컹거리지 않는 안정적인, 운전의 달인다운 실력으로 트럭을 몰아 집으로 향했다.

"캡틴, 괞찬아요?"

눈물이 주륵주륵 흐르는 얼굴로 강혁의 손을 꼭 잡고 미나가 하는 말에 강혁이 옅은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생각 보다는 아프지 않아"

강혁의 말에 인혜가 잘려 나간 다리에 응급처치를 다시 하며 말했다.

"마취했으니 안 아픈거예요, 움직이지 마세요"

상처에 들어간 먼지나 모래들을 소독약으로 닦아내고 상처에 박혀 있는 이물질을 움직이는 차안에서 능숙하게 핀셋으로 제거하며 인혜가 말했다.

"흑흑! 꺼이! 꺼이! 캐앱틴!"

홍화가 왼쪽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숨도 잘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서럽게 엉엉 울었다.

"홍화야, 나 안 죽었어"

"으아앙!"

홍화의 울음소리에 왼손을 들어 등을 토닥이던 강혁이 주위를 둘러보니 강현이 홍화처럼 꺽꺽 거리며 울지는 않았지만 두 눈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으음... 나 안죽었다 다들 그만울어"

화물칸에 있는 일행 중 유일하게 침착한 인혜에게 일행들을 말려 달라고 말하려 고개를 들어 보니 응급처치를 하며 흐르는 눈물을 열심히 닦아내며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거 곤란하면서 이상할 정도로 기쁘군'

일행을 말릴 방법이 없음을 안 강혁이 고개를 다시 바닥에 대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하늘이 참 맑군"

"흑흑흑! 그런 말 하면 꼭 죽을 것 같잖아요"

미나의 말에 강혁이 옅은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미래시가 자기 행동결과까지는 보여 주지 않는군, 좋은 걸 알았어'

너무나 덤덤한 얼굴로 덤덤하게 생각을 하는 강혁을 바라보며 미나가 차츰 안정을 되찾고 강혁의 머리를 들어 자기 허벅지에 올려놓았다.

하늘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은 강혁은 자기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푹신한 감각에 눈을 번쩍 떴다.

허벅지에 강혁의 머리를 올리고 바라보고 있던 미나가 번쩍 떠지는 눈에 깜짝 놀라 굳었다가 빠르게 풀어지며 말했다.

"바닥에 머리대고 있으면 아프잖아요~, 집에 도착할때까지만 이렇게 가세요"

"음, 그러지"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