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 속 댕댕이가 되었다-39화 (39/51)

〈 39화 〉 38. 첫 싸움

* * *

[으…으아아악!!!]

내가 자고 있는 사이를 틈타 몰래 식량을 빼돌리던 조무래기 녀석

나는 그 녀석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들어 녀석의 목덜미를 물었다.

그러자 그 소란을 듣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는 다른 녀석들.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상자를 부수는 소리에도 꿈쩍 않던 녀석들이 고양이 울음소리에 일어나고 있었다.

[자… 잠깐!!!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그러고는 자신의 따까리를 물고 있는 나를 보고는 깜짝 놀라 나에게 달려오는 제키.

아직 잠에 덜 깬 것인지 비몽사몽해 보이기는 했지만 빠르게 나에게 달려왔다.

그러고는 그 속도 그대로 나에게 박치기를 하려는 것인지 속도를 줄이지 않는 녀석.

아무래도 꽤나 화가 난 모양이다

[퉷!!!]

[아악!!!]

물론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입에 물고 있던 따까리 녀석을 나에게 달려오는 녀석에게 집어 던졌다.

그 충격으로 입에 물고 있던 식량을 놓쳐버린 따까리 녀석은 그대로 녀석의 위에서 기절한 것인 것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제키는 그렇게 입에서 떨어진 식량을 보고는 상황을 이해한 것인지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봤지? 나는 분명 경고 했어, 그걸 어긴건 그 녀석이고. 불만 있어?]

[…아니, 미안하다]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위에서 기절한 녀석을 끌고는 다시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렇게 납득한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무리를 건든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인지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따라 나를 향해 경계태세를 세우기 시작한 녀석들

‘하아… 귀찮네…’

결국 이렇게 되지 않기를 바랬건만… 결국에는 완전히 적대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 이 방안에 있는 무리는 제키와 나, 이렇게 둘

그렇게 방의 중심을 두고 서로의 영역이 나눠졌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단순 무력만 따졌을 때는 제키 쪽에 비해 우리 쪽이 확실하게 위에 있었지만 이건 그렇게 쉽게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가지고 있는 물자와 무력은 이쪽이 위, 하지만 숫자는 저쪽의 위

무리 대 무리로 봤을 때 숫자가 같는 위력은 결코 작지 않았다.

[베르님…]

[괜찮아… 어쩌면 언젠가는 이렇게 됐을거야]

그것을 꼬미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나를 걱정해 주었다.

지금까지는 내 힘에 쫄은 것인지 그저 텃새 수준으로 끝나왔던 녀석들과 나의 크고 작은 충돌들

하지만… 오히려 지난 하루간 나의 힘을 제대로 봐왔던 탓일까?

저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뿜어 대는 적의는 오히려 첫날보다 첫날 무리전체가 나에게 덤볐을 때보다도 오히려 더 강한 것 같았다.

‘귀찮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고 있자니 매우 격렬하게 미래에게 되돌아가고 싶어졌다.

***

“진짜로 그렇게 할거야?”

“뭐… 일단 이대로 밖으로 나갈 수는 없잖아”

이제 남은 식량은 고작해야 일주일치

베르가 없기에 몇일 정도는 아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미래씨가 쓰러지는 바람에 생각보다 물자가 부족해져 버렸다.

밖으로는 함부로 나갈 수 없는 상황

이제 우리가 남은 물자를 파밍 할 수 있는 곳은 우리 집 위로 있는 10층의 집들 뿐이었다.

다행히 예전에 베르가 조사했던 바로는 이제 이 동에 다른 생존자나 좀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기에 딱히 위험한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았다.

“일단… 아래쪽은 그녀석이 전부 헤집어 놔 버렸으니…”

나는 일단 그녀석이 들어가지 않은 미래씨의 옆집으로 향했다.

그러자 활짝 열려 있는 미래씨의 집문

나는 그것을 애써 무시한 채 옆집의 문을 열기 위해 애썼다.

처음으로 만져보는 아파트의 문고리

경험도, 요령도 없이 그저 공구통 하나를 가지고 한시간동안 끙끙대고 나서야 겨우겨우 문을 열 수 있었다.

“하아…. 이것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만…”

그렇게 겨우 들어간 주인 없는 집

지난 한달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았기 때문인지 집안은 먼지로 가득했다.

나는 일단 바로 주방으로 달려가 통조림이나 햄이 있을 만한 천장들을 살펴보았다.

“찾았다!!!”

다행히 통조림은 그리 많이 있지는 않았지만 꽤나 많은 양의 라면들이 나의 위로 쏟아졌다.

첫번째 집부터 예상외의 수확

나는 일단 미리 챙겨온 가방안에 그것들을 욱여 넣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두리야!!! 이것좀 가져다 놔봐!!!”

“어…응!!!”

내가 꽤나 많은 양의 식량을 가져오자 당황 한 두리의 표정을 보니 꽤나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된 나의 파밍

아마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두 집 정도는 더 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꽤나 많네?”

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옆집을 열기위해 준비하고 있자 나를 향해 다가오는 두리

미래씨는 괜찮은 것인가 물어보니 다행히 이제는 열도 내리고 편히 자고 있다고 했다.

철컥…철컥…

“좋아 열렸다!!!”

맨처음의 경험 덕분일까? 왠지 이번에는 꽤나 빠르게 문의 자물쇠를 여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이번에도 한목 두둑히 챙길 수 있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다.

“으아아악!!!!”

그러고는 그와 동시에 나의 입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소리

나는 반사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다가 넘어져 버리는 바람에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무… 무슨…”

두리도 나와 함께 집 안을 본 것인지 나처럼 엉덩방아를 찧지는 않았지만 멍하니 말을 더듬고 있었다.

“크르륵…”

그러자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크르륵거리며 팔을 휘젓기 시작한 ‘그것’

하지만 그런 몸놀림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손톱과 이빨은 우리에게 닿지 않았다.

마치 자살이라도 한 것 마냥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녀석.

하지만 그 밧줄은 혼자서 맨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견고하게 묶여 있었다.

저 좀비 아래에서 썩어가고 있는 시체의 주인이 겨우 묶어 놓은 것 같았다.

“저거… 묶여 있는거지?”

“응… 그런 것 같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좀비인 것은 변함이 없었기에 나와 두리는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졍 시켜야만 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그래… 알았어”

설마 지금까지 계속 지내오던 곳의 바로 옆집에 좀비 한 마리가 있었다는 사실에 나는 일단 집으로 돌아와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서, 어떡할래?”

“일단… 지금 저대로 둘 수는 없지, 저 좀비를 어떻게 잡거나, 문을 막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돼”

“그럼…”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우리 셋으로는 평범한 좀비 한 마리도 제대로 상대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 문을 막아 버리기에는 이미 공구들을 이용해 완전히 분해해버린 상황.

저걸 다시 완벽하게 조립하는 것은 마구잡이로 분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이다.

“결국 저걸 잡는 수 밖에 없는 건가…”

다행히 지금 저 집에 있는 좀비는 목이 묶여 있는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상황

하지만 그 마저도 언제 끊어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움직여야만 한다.

두리도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 이미 한손에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는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나도 두리도 지금까지 계속 집안에만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가까이에서 좀비를 본 것은 처음이라 우리 둘 다 몸에 잔뜩 힘을 주고는 긴장해 있었다.

“좋아… 일단 가보자고…”

“한방, 딱 한방이면 충분하니까”

그렇게 다시 한번 옆집으로 향한 나와 두리

그곳에 있는 좀비 녀석은 아직도 온몸을 뒤흔들며 묶여 있는 밧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그러자 처음 봤을 때만 하더라도 단단하게 튼튼하게 매달려 있는 것만 같았던 밧줄은 얼마 가지 않아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처럼 출렁이고 있었다.

“제길… 두리야!!!”

“좋아… 스윙이라면 자신 있다고”

퍽!!!

그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급해져 그대로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하는 나와 두리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녀석을 죽이기 위해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녀석의 머리를 부수었다.

그러나 부수어도 부수어도 계속해서 재생하는 녀석의 머리

단 한번에 박살을 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좀비의 머리를 한방에 완전히 박살내 버리기에는 우리의 힘이 너무 부족했다.

“하아…하아…”

“제대로 하고 있는거 맞아?”

“닥…쳐…”

몇 번이고 온 힘을 다해 풍스윙을 날리자 빠르게 지쳐버린 나와 두리

그러나 그런 행동이 무색하게도 우리가 이렇게 쉬고 있는 잠시동안의 시간에도 좀비의 머리는 조금씩 재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점점 재생하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일까?

‘좀비가… 이렇게 강한 놈이었단 말이야?’

때려도 때려도 죽기는 커녕 계속해서 재생해가는 녀석의 맷집이 징그러운 것을 넘어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그렇게 묶여 있는 좀비 놈의 머리가 완전히 곤죽이 되어 나와 두리가 가져온 무기가 피범벅이 될 때 쯤에서야 겨우 재생을 멈추고는 그 자리에서 마치 녹아 내리는 것 마냥 죽어가는 녀석

얼굴이 완전히 뭉개진 바람에 제대로 된 신음 소리도 내지 못하고 죽어버린 녀석을 본 순간, 우리 지금까지의 긴장이 한번에 풀리며 그 상태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아 버리고 말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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