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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화 (1/357)

1화

프롤로그

와아아아아!

수천 수백만의 군대가 자신의 왕을 그리고 그의 앞에 서 있는 영웅을 보며 함성을 질렀다. 모두들 몸 한군데씩 피로 찌든 붕대를 하고 있었고 이가 빠진 장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랫동안 전투를 벌여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와아아아!

스윽!

뚝!

한 남자가 손을 들어 올리자 거짓말처럼 모두의 함성이 멎었다.

[모두 들어라!]

사내의 목소리가 저 멀리 하늘까지 메아리가 쳤다.

[마지막 전투다. 저기 바로 앞에 미쳐버린 왕 마신 [가우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부모를! 형제를! 친우를! 그리고 이 대륙을 죽게 만든 악의 종주가 말이다.]

스르릉!

사내는 자신의 검집에서 검을 뽑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리며 외쳤다.

[나 아이우스 타이론은 저 하늘과 너희들에게 약속한다. 나는 기필코 저 마신을 처단할 것이며, 대륙을 원래대로 되돌릴 것을 말이다! 그러니 이 전투에서 살아남아라! 내가 약속을 지키는지 아닌지 지켜보란 말이다!]

와아아아!

뿌우우!

“진군하라!”

그의 웅변에 병사들은 마지막 함성을 지르며 땅을 박차며 끝이 보이지 않는 마물들과 괴수들을 향해 진군한다.

“살아남으라니. 잔인한 말을 하는군.”

“카일...”

착잡한 눈으로 진군하는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던 타이론 옆에서 이죽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가온 사내의 손에는 전쟁에 어울리지 않는 기타가 들려있었는데 그만큼 주변 사람들과는 다른 특색을 보이고 있었다.

타이론은 자신의 친우인 카일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카일이란 사내가 자신의 몸을 긁는 시늉을 하며 피식 웃었다.

“낯 간지럽게 뭘 그렇게 봐.”

“미안하다.”

자신의 친구의 장난에도 타이론은 웃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툭!

“어이! 멍청한 임금님아 고개 안 들어?”

자신의 말에 고개를 들어 올린 친구의 얼굴을 본 카일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 저었다.

“〈성화(聖火)의 용사〉 타이론이 울보라는 사실을 누가 알까. 큭큭큭! 임마! 약속이나 제대로 지켜라.”

“.......”

“가!”

타이론은 카일의 맑은 눈빛을 바라보다 이내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을 기다리는 주변의 영웅들을 하나하나 마주 보며 말 위에 올라타 마지막으로 카일을 바라본다.

“얼른 꺼지라고!”

“그래..... 간다!”

이랴!

말을 재촉하는 그의 뒤를 따라 12명의 영웅들이 그의 뒤를 따라 나선다.

주룩!

“후 빌어먹을 놈. 하마터면 놈이 보고 있는 앞에서 눈물을 보일 뻔 했어.”

욱신!

“크윽!”

눈물을 닦던 카일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몸을 숙이며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았다.

“빌어먹을 몸뚱이 마지막이다. 좀만 버텨라!”

터벅. 터벅.

언덕 위에 올라선 카일은 자신의 친구와 수많은 병사들을 내려다보며. 기타 줄을 튕기며 활짝 웃었다.

띠리링!

“내 혼신의 노래다. 귓구멍 열고 잘 들어라. 이 자식들아!!!”

한 명의 영웅이자 음유시인이었던 사내는 자신의 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시작 한다. 그리고 입을 열며 목소리와 함께 신비한 공명을 토해 내었다.

“아아아~!”

파아앗!

카일의 노랫소리와 함께 진군하던 병사들의 몸이 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는데 움직임은 가벼워지고 지쳤던 체력과 부상들은 빠르게 회복 되어가고있었다.

그들의 머릿속에 카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라! 그리고 살아라!]

“우오오오!”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귓가에 울리는 노래의 메시지에 병사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마물들을 향해 나아가 부딪힌다.

콰쾅!

챙 챙 챙!

“카일 최고의 노래였다.”

뒤를 한 번 돌아본 타이론은 자신의 앞에 있는 괴수를 향해 매서운 눈빛을 띠며 큰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모두 쓸어버려!”

쿠쾅쾅!

음유시인 카일의 노래의 시작과 끝으로 대륙의 존망을 건 싸움이 본격적으로 벌여지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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