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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1화 (11/357)

11화

쭈빗,쭈빗.

“도경아 진짜 라이브로 방송 할 거야?”

“뭘 걱정하는지 알겠는데 괜찮다니까요.”

“휴. 그럼 시작한다.”

“네 저쪽에 앉으면 되나요?”

도경의 말에 최정훈은 고개를 마지못해 끄덕이며 그에게 손을 들어올렸다.

“3,2,1 시작했어. 도경아.”

“아 시작 했어요? 알았어요. 네. 저는 안녕하지 못하지만 여러분에겐 안녕하다해야 겠죠?”

도경이 최정훈의 신호에 그가 들고 있는 캠코더를 향해 장난을 담아 성의 없게 손을 흔들었다.

[어 뭐지 지금 이거 라이브임?]

[라이브다.]

[이게 뭐라고 라이브를 하냐?]

[사과방송 하려나 보다!]

[사과 방송 치고는 표정이 너무 밝지 않냐?]

최정훈에게 부탁해서 지금 도경이 벌이고 있는 일은 생방송 라이브 방송이었다.

“다들 갑자기 웬 라이브 방송이냐 할 겁니다. 궁금하시죠?”

‘도경씨 대체 뭘 어쩌려고?’

최정훈은 캠코더를 들면서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현재 자신의 유브 페이지에는 방송하고 있는 화면 옆에 떠있는 채팅창에는 도경을 향한 욕으로 도배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저 새끼 관심종자 ㅇㅈ?]

[나댄다. 재 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진정 합시다. 어디 뭐라 지껄이는지 봅시다.]

[뭔가 팝콘을 챙겨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꿀잼!]

최정훈의 표정을 읽은 도경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왜요? 욕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으응.”

“하하하. 진짜 손가락 터는 새끼들 어이가 없다니까요.”

(도경아! 이거 다 들려.)

“뭐요? 아 오케이. 제대로 할게요.”

도경의 말에 최정훈은 경악하며 손사래를 치며 그에게 입모양을 보이며 조심하라 알렸다.

[지금 저 새끼 우리보고 손가락 턴다 지껄였음?]

[와 개 어의 없네. 아가리 죽빵 맥이고 싶다.]

[윗 분 어의를 왜 찾으심? ㅋㅋㅋㅋ]

[아ㅋㅋㅋ 어의에서 빵 터짐.]

[개xx 죽여 버린다!]

[어그로 제대로 끌었네.]

[누가 저 새끼 집 주소 모르냐? 내가 가서 현피 떠준다.]

[오오! 뜨면 인증 좀]

도경의 말에 빠르게 뜨면서 아래로 내려가는 수많은 채팅 포격에 최정훈은 식은땀을 흘렸다.

“아 다름이 아니라 열심히 손가락을 놀리는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입니다.”

게슴츠레 눈을 뜨며 실실 미소를 짓고 있는 과장된 도경의 행동은 시청자들을 조롱하는 듯하여 누가 봐도 얄미워 보였다.

“제일 많은 말들이 재는 뭔데 입을 터냐? 음알못이 나댄다. 노래는 부를 줄 아냐등 저에 대한 불만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근데 여러분 그거 알아요?”

[뭐지? 진짜 얄밉다.]

[11111],[22222]....[7777777]

[관심종자네.]

[못생긴 얼굴 말고 카페 여신보고 싶다.]

[니가 내 여자친구를 왜 보려 하냐? 뒤질래?]

[허언증. 즐. ^^;]

[헐! 즐 이래? 아재임? 아재고추서요?]

[씹xxx!]

모두가 도경의 관종 짓에 집중하는 한 편 자신들만의 딴 짓을 할 때.

도경이 진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 진짜 노래 잘 불러요. 쿨럭!(찌질한 병x)들아.”

욕하는 부분에 작은 기침을 섞었지만 오히려 그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모두의 신경이 쏠렸다.

[ㅋㅋㅋㅋㅋ 지금 뭐라고 했음? 내가 잘못 들었나? 찌질이라 하지 않았음?]

[작게 말해서 잘 안 들렸음.]

[나 들었음! 저 새끼 우리한테 지금 욕했음!]

[저거 미친놈이네.]

[어그로 지대로다.]

[노래 잘 부른다는데?]

[노래 해봐라!]

[말투 왜 저러냐? 오글거림. 중2병인 듯.]

”뭐 지금쯤 여러분들의 반응이 예상이 갑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저 도경의 [배틀 코너!] 아 이게 뭐냐고요? 연습생분 중 제 심사에 납득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나온다면 제가 직접 연습생 분이 부른 곡을 그 분 앞에서 시연 하겠습니다. 어때요? 네. 일종의 가벼운 노래 배틀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젠 흥미가 조금 동하시나요? 그러니 손가락 털 시간에 그냥 직접 찾아오세요. 내가 상대해 드릴게.“

씨익!

도경의 패기로운 모습에 흥미가 동한 시청자들은 욕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거 예능이야? 무언가 재미있는 느낌이 솔솔 풍기네.]

[뭐야 재밌겠다.]

[이거 사실은 피디가 기획한 방송 아님?]

[뭔가 설계느낌인데?]

[사실 진짜 고수면 대박 이겠다. ㄲㄲㄲ.]

서로들 채팅으로 바삐 생각을 교환하고 있을 때. 도경은 그들을 기다려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미 자신이 말하고 싶은 이야기도 끝났겠다. 방송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쿨럭! (닥치고 봐. 병x들아.) 하하하. 미세먼지 떄문에 기침이 나오네. 이 동영상 널리 퍼트려 주시고 페이지 구독과 추천 부탁드릴게요. 그럼 이만 안녕히들...쿨럭! 쿨럭! (x이나 쳐라xx들아)”

기침소리와 함께 욕을 섞으며 시청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도경은 카메라 밖으로 사라진다.

[뭐임? 지금 우리 빅 엿 먹은거임?]

[뭐지 이 빡치는 기분은? 욕도 별로 안 했는데 방송 본 것 중에 제일 기분 나쁘다.]

[도발 람머스급. 타고났네.]

[재 원래 저렇게 간사하게 생겼었음?]

카일로서 서커스단에 구른 경력만 10년이 넘었다.

관중들의 호응은 물론 격분을 이끌어내는 것쯤은 도경에게 있어 식은 죽 먹기였다.

“......”

“......”

“......”

멀리서 도경의 어이없다 못해 미쳤나 싶은 만행을 보고 있던 한수,찬미,정훈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왜요? 재들은 저정도 해줘야. 불타 올라요.”

“...야! 이 미친놈아!...”

왜 그르냐는 듯 처다 보는 도경을 향해 정한수가 손에 쥐고 있던 행주를 그에게 던졌다.

철퍽!

“에이 씨!”

축축한 행주가 도경의 얼굴에 찰지게 명중했다.

--

바글바글.

점심시간. 「은하수 별」 카페에 벌여지는 기이한 오디션을 보기위해 사람들이 점심시간을 빌어 많이 몰려와 있었다.

조그마한 밴드 콘서트 장처럼 사람들이 빙 둘러서 오디션이 벌여지는 곳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팍팍한 사회생활에 찌들어 있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돋고 있었다.

“긴장 많이 했네요. 불합격입니다. 다음에 공부해서 도전해주세요.”

“우-.”

“아! 여러분들 점점 참견이 심해지네요. 이거 콘서트가 아니라 면접이라니까요. 어느 세상이 면접 보는데 야유를 받습니까?”

“하하하하.”

“공짜로 재밌는 거 보고 있으면 입 다물고 봐주시면 됩니다. 가게 매상 많이 올려주신 분들은 사랑합니다.”

많은 사람들 속에 도경은 마이크를 들고 예능방송 Mc처럼 능숙한 진행을 선보이고 있었다.

사실 온라인에서 도경에 대한 분위기는 나빴지만 실제 현장 속에서의 사람들의 호응은 나쁘지 않았다.

간간히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경의 재밌는 입담은 재미를 주면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린 나이의 연습생들이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어른들에게 큰 자극과 활기를 가져다주니 청중들에게 나쁠 게 하나 없는 것이다.

간혹 자극적인 행동과 욕설을 내뱉는 도경에게 눈살을 찌푸리는 부분도 있었으나 이상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사람들은 도경에게 홀린 듯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자! 다음 도전자 와주세요.”

“화이팅!”

연습생 하나가 주변의 사람들의 시선에 살짝 움츠리며 도경의 앞으로 나왔다.

그를 보며 주변의 있던 청중들은 연습생을 응원하면서도 도경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떨어트리는 거 아니야? 뽑을 마음은 있는거냐!”

“옳소!”

“그러게요. 슬슬 저도 나와 줬으면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인재가 없어요. 없어.”

하하하하!

“네가 무슨 소속사 사장이냐?”

생각보다 공격적인 질문들이 많아지고 있었지만 도경은 대수롭지 않게 장난으로 응수했다.

“왜 저한테 그럽니까? 연습생들을 키운 소속 엔터테인먼트한테 뭐라 하셔야죠! 너무 하십니다. 다들.”

“하하하하.”

도경의 넉살에 다시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많은 사람들이 도경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저처럼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행동하는 도경의 대한 밉지 않는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자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다음 오디션을 봐야 하니까요.”

그의 말에 청중들은 곧바로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콘서트나 무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지금 이 풍경을 눈이 이채를 띄고 살폈을 것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도경의 공간 장악력이 눈에 뛰기 때문이다.

“도경이 레크레이션 자격증 같은 거 땄나? 되게 진행 잘하는데?”

한산할 때는 몰랐는데 지금처럼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으니 도경의 새로운 모습에 정한수는 도경을 진행에 감탄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찬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도경을 바라본다.

“저거 진짜 대단한 거에요. 도경오빠 대체 뭐하는 사람이에요?”

“응? 그냥 사회를 잘 보는 거 아니야?”

김찬미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모습에 정한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의 행동에 의아해 했다.

“그런 게 아니라...”

연기자 지망생인 찬미는 도경이 보이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었다.

‘평상시와 완전 다른 모습으로 연기하는데도 자연 스럽잖아. 진짜 저 오빠 정체가 뭐야?’

연습생조차 너무나 가까운 사람들과 시선에 긴장하는데 도경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활보고 있었다. 그것뿐 만이라면 이리 놀라지 않는다.

처음 강압적이고 압도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180도 다른 사람처럼 웃긴 예능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도경에게 김찬미는 감탄하는 것이다.

“분명 연기를 배운 사람이야.”

김찬미는 도경이 저 앞에서 일종의 연기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상황에 따라서 도경은 몸짓, 목소리톤, 움직이는 타이밍 등을 필요에 따라 변화시켜 다채롭게 자신의 모습을 홱홱 바꾸고 있었는데, 이게 일반적으로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닌 것을 김찬미는 잘 알고 있었다.

‘연습생들이 계속 도경오빠에게 말리는 것도 저 능력 때문이겠지.’

사람은 주변의 흘러가는 상황이나 분위기를 쉽게 거스르지 못한다.

사람에겐 주변 환경을 살피며 거기에 적응하려고 하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곳의 분위기는 도경이 중심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러니 주변사람들이나 연습생들이 도경에게 휘말리는 것이다.

“마치 독무대잖아.”

도경 혼자 판을 짜고 진행하는 독무대를 연상하는 김찬미는 그에게서 시선을 때지 못했다.

“자! 그럼 시작해 봅시다!”

“와아아아!”

“하하하.”

도경의 과장된 언행에 모두가 웃으면서도 크게 호응한다.

“하하하. 도경이가 저리 웃긴지 진짜 처음 알았다니까.”

“대단해.”

의도적인 행동하고 확실하게 결실을 거두는 도경의 수완에 김찬미는 도경을 보며 하나의 존재를 떠올린다.

‘광대’

김찬미는 도경을 보면서 자신의 연기자로서의 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 배운 사람인 것 확실해. 한 번 물어봐야지.’

반짝!

청순한 얼굴과 다르게 김찬미는 연기자 지망생답게 연기에대한 욕심과 향상심이 매우 높았는데 지금 그녀의 시선에 도경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도경을 붙잡고 한참을 그에 대해서 물어볼게 분명했다.

“응?”

연습생의 노래를 듣고 있던 도경은 자신이 지배한 영역에서 흐름을 일그러트리는 파장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어라 찬미잖아? 헤에. 단순한 연기자 지망생은 아니었나 보네.‘

평상시에 고요하게 호수처럼 잠겨있던 파동과 달리 그녀의 몸속에 있는 거칠게 들끓고 있는 파동을 느끼며 도경은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자신을 향해 호승심을 끓어 올리고 있는 김찬미가 귀엽게 느껴지는 도경이었다.

“아아~.”

“그만 불합격 입니다.”

“네?”

“위축되어 있는 노래는 별로 안 좋아 합니다. 본인도 알고 있으시죠?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연습 많이 하세요.”

푹.

도경의 말에 연습생은 고개를 푹 숙이며 자리에서 벗어났다.

“다음!”

얄짤 없는 도경의 심사.

불쌍한 연습생의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 질만 한 광경인데도 주변은 자연스럽게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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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불합격!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큰일 났습니다. 가뜩이나 요즘 인터넷에서 욕도 먹는데 이러다가 노이즈 마케팅이다 하며 죽어라 욕하겠네요. 그래도 저 억울합니다. 지금 보다시피 연습생들 모두 제 말에 납득하며 물러났습니다. 다들 보셨죠?”

도경의 푸념에 짓궂은 회사원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도경을 향해 소리친다.

“아니 못 봤는데? 연습생들이 불쌍하다.”

“와 거기 회사원 아저씨 너무하시네. 저 진짜 억울합니다. 그리고 아저씨! 점심시간 끝나가는 데 얼른 회사일이나 하러 가시죠. 꼴통상사 밑으로 얼른 돌아가셔야죠. 휴식은 끝났습니다.”

“하하하하.”

도경의 정말 억울한 표정과 회사원을 향한 악담에 모두들 웃었다.

“여러분 좀 만 기다립시다. 언젠간 합격자가 나오겠지요. 저도 모두도 납득할만한 합격자를 뽑을 것을 제가 약속하겠습니다! 기호 1번 저 박도경만 믿고 따라 오십시오.”

“와아아!”

“그런데 어쩝니까. 지금 면접에 응시하는 연습생이 없네요. 다들 이젠 해산하셔야 할 듯싶습니다.”

“우우우.”

“다들 일 안합니까?”

“우! 너라도 노래해라!”

“하하. 제 노래들으면 다들 카페에 나가지 못하고 회사 지각할 겁니다.”

“우우우우! 그럴 일은 없다.”

도경을 향해 쏟아지는 야유.

다들 자신의 일자리를 돌아가기 마지막 전에 도경을 향해 스트레스도 풀 겸.

최대한으로 그를 골려주고 싶은 마음에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그에게 노래하라고 분위기를 몰아가기 시작한다.

“노래해! 노래해!”

“아니, 이 사람들이!”

딸랑!

“......!”

모두의 외침속 카페 안으로 검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내려왔다.

씨익.

“저기...”

흰 피부에 유독 붉게 보이는 입술. 인형같이 외모를 지닌 소녀는 도경과 주변을 바라보며 웃었다.

“오디션 보러 왔는데요.”

“와아아! 나이스 타이밍.”

“마지막 이것만 보고 가면 되겠다.”

모두가 그녀의 등장에 기뻐하지만 도경은 묘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 보았다.

‘재밌는 애가 또 늘었네.’

“다들 진정들 하시고! 그래요 거기 이쁜 아이는 이름이 뭐야?”

가냘픈 작은 몸인데도 기운이 당찬 것을 느끼며 도경이 그녀를 향해 이름을 물었다.

“이지원이라고 해요.”

“오오! 여기 지원양에게 되게 좋은 기운이 느껴지네요. 뭔가 느낌이 좋은 걸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죠. 여러분?”

도경의 너스레에 모두가 그를 재촉하였다.

“시간 없다! 빨리 시작해라!”

“이쁘다고 수작 거는 거 봐라. 추잡하다!”

“와 진짜! 저를 어떻게 보고!? 진짜 느낌이 좋다니까요? 촉하면 저 박도경 아닙니까?”

억울함을 호소하며 도경은 앞에 있는 소녀 이지원을 보며 눈빛을 빛냈다.

“이지원씨. 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잘할 수 있죠?”

“네!”

과장되게 묻는 도경을 향해 이지원은 힘찬 리액션을 보여주며 밝음 웃음을 환하게 지으며 대답한다.

“오!, 정말 이번에 느낌 좋은데?”

“그러게요. 저 아이 분위기가 되게 잘 부를 것 같네요.”

오디션 4일째.

여태껏 여러 지원자를 본 둘은 저 이지원이라는 작은 소녀가 왠지 무엇을 보여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저기!”

“네 지원양. 뭐 묻고 싶은 게 있나요?”

“그게 아니라요.”

“오빠 무서운 사람 아니에요. 편히 말해 봐요.”

“우우우.”

귀엽게 말끝을 흐리는 연습생 소녀를 향해 도경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수작질을 하자 주변에서 다시 도경을 향한 야유가 터져 나온다.

번뜩!

그 와중에 서있던 소녀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다 눈빛을 빛내며 도경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가 다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말이다.

“제가 부를 노래가 듀엣곡이라서 그러는데 같이 불러 주시겠어요?”

“어?”

“저랑 같이 듀엣곡 불러 주세요!”

씨익.

처음으로 당황하는 도경의 모습에 모두가 열광하기 시작한다.

와아아!

“여자애 센스 좋다. 드디어 박도경이 노래한다!”

“어디 얼마나 잘 부르나 보자!”

‘이것 봐라?’

이지원이라는 소녀의 행동이 의도적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도경은 그녀를 향해 눈을 마주쳤다.

“해주실 거죠?”

“당돌해.”

자신의 무대에서 주도권을 빼앗은 첫 도전자의 물음에 도경은 대답하지 않고 행동으로 응답한다.

스윽.

척!

마이크를 들어올리는 도경을 향해 주변의 공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와아아!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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