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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4화 (14/357)

14화

“으우어..!”

눈살을 찌푸리며 신음소리를 내는 도경은 침대에서 뒤척거리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윽! 속 아파.. 카일일 때에는 숙취감이 이 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

원래의 몸으로 숙취를 느끼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두통은 기본이고 숨만 쉬어도 토할 것 같은 구토감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고 보니까 시간이 지금 어떻게 됐지?”

도경은 지금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자신의 스마트폰을 찾기 시작했다.

뒤적뒤적.

휙!

“아!, 귀찮게... 잃어버렸나? 폰은 또 어디로 간 거야?”

아무리 주변을 뒤져보고 샅샅이 훑어도 자신의 폰이 보이질 않자 도경은 힘든 몸을 이끌고 자신의 방 밖으로 나와 거실에 걸려 있는 벽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하였다.

“오후 2시!? 지금이 오후 2시라고? 알람 소리 못 들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아침 9시에 출근인데 오후 2시라니 도경은 경악하면서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 씻기 시작했다.

후다닥.

우당탕탕.

“내가 지구에 오더니 정신이 나갔구나. 시간 약속에 늦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폰은 왜 저기에 있어?”

방에서 허겁지겁 옷을 입고 나온 도경은 뒤늦게 식탁 위에 놓여있는 스마트폰을 발견하고는 신경질을 내었다.

“왜 네가 여기에 있니.”

괜스레 알람을 못 울린 스마트폰을 들어 올리며 원망스러운 소리를 내보지만 깜깜한 액정의 스마트폰은 묵묵부답이었다.

팔랑

“응?”

미처 발견하지 못한 폰 밑에 끼어져 있던 쪽지가 허공에 펄렁이며 식탁에 떨어졌다.

[아들 술 많이 마셨네. 해장하렴.]

힐끔.

떨어진 쪽지 옆으로 간소하게 차려진 아침상.

숙취를 위해 콩나물국이 눈에 들어왔지만 일을 나가봐야 하는 도경은 지금 그 밥을 먹을 수 없었다.

짝!

“어머니 기껏 차려주셨는데 먹지 못하겠네요. 용서하세요.”

미안함에 두 손을 모아 사과하는 도경은 서둘러 현관 문밖으로 달려 나왔다.

타다닥.

“빌어먹을! 하필 스마트폰도 꺼져 있다니. 되는 일이 없어 짜증나!”

정말 자신에게 실망한 표정을 짓고는 욕설을 내뱉는 도경의 행동이 평상시와 달리 조금 과하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카일로 살아왔던 인생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음유시인으로 성공하기 전까지 그는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생계를 유지해야했던 그는 시간과 약속에 대한 강박증이 가지게 된 것이다.

[아침],[점심],[저녁] 종소리에 시계의 시간을 다시 맞춰야 하는 시간이 중구난방인 그런 곳에서 시간약속을 늦는다는 것은 일을 못 하는 것이고 일을 못 하면 밥을 굶게 되는 일이다.

말하자면 생계가 위협받는 문제라는 것이다.

“택시!”

끼이익.

그렇게 시간에 철저히 살아왔던 도경에게 있어 지각이란 그의 자존심과 본능이 용납하지 않는 것이었다.

“돈. 두 배로 드릴 테니 어떻게든 빨리 가주세요.”

“그래? 그럼 꽉 잡아 학생!”

척하면 척! 도경의 반가운 딜(deal)에 택시 운전사는 발에 힘주어 페달을 밟는다.

부우우웅!

---

[은하수의 별(Star)]

덜컥. 딸랑!!

후다닥.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 도경이?”

“오늘은 시급 안 주셔도 됩니다.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문이 열고 후다닥 달려와 자신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도경을 보며 정한수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사과하는 도경을 보며 애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도경이 자신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없었다.

“야, 야. 갑자기 왜 그래? 고개 들어 도경아. 사람들이 쳐다본다.”

“네. 죄송합니다.”

“아니 자꾸 왜 그러냐고 너 뭐 나한테 죄지은 거 있어? 그리고 왜 왔어?”

“네?”

“응? 오늘 쉬기로 한 거 아니었어?”

“!?”

도경 또한 이게 무슨 소리인지 정한수를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하하! 너도 참 골 때린다. 확인도 안 하고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왔다고?”

“에이씨! 웃지 마요.”

“그건 그렇고 너희 어머니 무섭더라.”

“네? 뭔 일 있었어요?”

“어우 말마라.”

사정은 이랬다.

술 취한 도경이 집 화장실에 기절하고 난 후.

소희가 조용한 화장실이 이상하다 여겨 문을 열자 쓰러진 도경을 가족들이 발견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술 취해 쓰러진 것뿐이지만 도경이 전적이 보통이던가? 식물인간이었던 경험이 있는 몸인 만큼 집이 한바탕 난리 난 것은 당연한 수순 이었다

도경의 엄마 서여사가 앰뷸런스를 부르려는 것을 남편 박호찬이 겨우 말렸으니 말 다했다.

시간 덕에 겨우 진정 되었으나 놀란 가슴에 분이 풀리지 않는 서여사는 도경이 일하는 곳의 점장 정한수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따진 것이다.

“어찌나 다소곳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따지시던지 내가 침대 위에서 무릎 꿇고 들었 다니까.”

“아. 그런 일이... 죄송해요. 저희 어머니가 좀 저한테 유별나셔서...”

“마. 죄송할 게 뭐 있어. 오히려 어제 내가 좀 심했지. 혹여나 어머니한테 뭐라 하면 나한테 혼난다. 화내주고 걱정해주는 부모님 있을 때 잘해라.”

“네.”

이미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신 정한수는 애틋한 눈빛으로 도경에게 진심으로 조언했다. 낯선 곳에서 살았던 도경도 그의 말에 심히 공감하는바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그런데 형.”

“응?”

“은근 진국이네요. 생긴 건 깍두기인데 말이에요.”

“이게!”

부웅!

쿵!

“악.”

도경의 머리통에 묵직한 한방을 선사하는 정한수에게 도경은 비명을 질렀다.

“악! 숙취 때문에 머리 아픈데 머리통을 때리면 어떻게요.”

“내가 아픈 거 아니잖아.”

“와...”

도경의 원망 섞인 눈빛을 받은 정한수는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무심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빈속이지?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이런게 심장 쿵쿵 이라는 겁니까? 저는 형님의 특제 마파두부 밥하고 시원한 콩나물국 먹고 싶습니다.”

“앉아서 기다려. 먹고 싶은 음료 있으면 만들어 먹고”

“네! 형님 사랑합니다.”

“시꺼.”

진국의 끝을 보여주는 정한수.

험악한 인상과 달리 사실 사내들 사이에서는 영원한 형님으로 불리는 남자들의 아이돌 같은 존재였다.

---

끽끽. 탁!

“어우. 짜증 나! 아직 토 냄새가 아직까지 나는 것 같아.”

인상을 쓰고 있던 여성의 정체는 박소희.

괄괄한 성격과 달리 깔끔한 것을 좋아하며 비위가 약한 그녀는 어제 일을 떠올리며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려 맡아지지 않는 냄새를 맡는다.

분명 아무런 냄새도 맡지 않아졌을 텐데 인상을 한 번 더 찡그리는 그녀였다.

빠득.

오늘 배운 동작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은 그 붉고 시큼한 액체를 떠올린다.

그것을 퍼 담았던 자신의 손의 감촉을 떠올리자 절로 이에 힘이 들어갔다.

‘용서 못 해! 내 손은 그런 곳에 쓰라고 이는 게 아니란 말이야.’

도경의 몸에 묻은 토사물 건더기를 씻기고 화장실을 대청소한 사람은 바로 그의 동생 박소희였던 것이다.

“엄마도 너무하지 이래 봬도 나도 어린 소녀란 말이야.”

상반신이지만 남자의 몸을 씻기고 토사물을 범벅을 치우다니 그녀의 섬세한 여성력에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

끼이익

쿵!

평상시보다 격한 움직임이었지만 오히려 박력이 느껴지는 그녀의 움직임은 경쾌하기까지 하다.

소근.

“뭐야 재 무섭게 왜 저래?”

“몰라. 기분 나쁜 일 있었나? 그건 그렇고 되게 잘 추네.”

“말 들어보니까 태권도 5단이라고 하더라.”

“진짜? 그러니까 남자도 팰 수 있었던 거구나.”

B반의 연습생들 모두 박소희를 보며 목소리를 죽이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만큼 지금 박소희의 분위기가 흉악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칫! 지가 연습실 전세 냈나. 되게 나대네.”

멈칫.

“지금 뭐라고 했어요?”

평상시라면 무시하며 넘어가겠지만 저조한 기분인 게 뻔히 보이는 자신에게 들으라는 듯이 말하는 것은 조금은 넘겨 들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 소리를 꺼낸 사람은 자신이 불쾌하게 여기는 인물이었다.

“연습실 혼자 전세 냈냐고 그랬는데? 왜?”

“쓰라고 있는 게 연습실 아닌가요?”

소희는 자신의 앞에 있는 소녀를 보며 인상을 굳히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린 선배.”

긴 생머리에 여성스러운 미모를 지닌 그녀의 이름은 성하린. 소희와 같은 청하 고등학교 출신으로 3학년 선배이기도 했다.

“너 춤 잘추는 거 알겠으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보컬 연습이나 하는 게 어때?”

“그러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요. 선배 춤추는 거나 보러 가려 구요.”

“너어!”

성하린과 박소희 관계를 보니 딱 보아도 견원지간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항상 만나면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싸우는 둘.

그 둘을 바라보며 주변의 연습생들은 한 숨을 내쉬었다.

“또 시작이다.”

“저 둘만 모이면 공기가 불편해.”

“응. 그러니까 말이야. 차라리 그냥. 둘 다 빨리 A반으로 갔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저렇게 까지 서로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학교후배가 소속사에 왔다고 관심을 먼저 가지며 다가왔던 성하린 이었다.

다만 타이밍이 나빴다.

2년 전의 박소희는 사람의 호의를 받을 만큼 여유가 없었던 탓이었다.

「짜증 나니까 말 걸지 마세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폭언을 당한 성하린은 그 이후 어떻게든 박소희를 향해 시비를 붙었고 자연스레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심지어 둘은 상성이 좋지 않았다.

여성스러운 미모와 어울리게 섬세한 성격의 지닌 성하린.

반면 보이쉬한 이미지를 지닌 박소희는 독고다이의 성격으로 자잘한데 신경을 쓰지 않는 쿨 한 성격이었다.

[노래]는 성하린. [춤]은 박소희.

대신 성하린은 [춤]이 약하고 박소희는 [노래]가 약했다.

서로의 장단점도 마저도 저리 다른 것을 보면 정말로 세상에는 상극이라는 존재하는구나 하는 연습생들이었다.

쿠쾅!

“소희언니!!!”

“수미?”

숨 막히는 연습실 속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A클래스의 전수미.

냉랭한 공기 속에도 그녀는 여김 없이 정신없는 자신의 활달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박소희를 향해 달려 들었다.

풀썩!

“언니 제가 꼭 이렇게 찾아와야겠어요? 왜 이리 제가 보낸 톡을 확인 안 하는 거에요? 수미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세요?”

“으윽! 떨어져.”

부비 부비.

“싫어요.”

자신의 몸을 더듬거리며 맹렬하게 부 비적 되는 전수미를 어떻게든 떼어놓으려 노력했지만 전수미는 껌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꾸우욱!

“떨어지라니까.”

퍼억!

휘익.

철퍼덕.

“......”

연습생 1년 만에 A반 클래스로 올라간 전수미의 등장도 놀랐지만 수미를 망설이지 않고 걷어차는 박소희의 행동은 더욱 주변을 놀라게 했다.

꽤나 멀리 날아가서 바닥에 포대처럼 엎어진 수미를 바라보며 모두들 동공 지진을 일으키고 있었다.

술렁술렁.

“헐. 걷어찼어.”

“어떻게? 안 움직이는데.”

“저건 좀 심했다.”

“이러다 A 반 애들하고 문제 생기는 거 아니야?”

바닥에 코를 박고 움직이지 않는 수미를 보며 주변 연습생들은 소희에게 시선을 던지자 그녀는 몸을 움찔거리며 당황하였다.

“수미야 괜찮아? 갑자기 달려와서 당황해서 그랬어”

“.......”

아무리 쿨한 성정을 지닌 소희라도 연습생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마지못해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는 수미를 향해 걸어가 말을 걸었다.

벌떡!

“수, 수미야?”

주륵.

“히이잉.”

자신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벌떡 일어나는 수미를 보던 소희는 놀라서 말을 더듬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 설마 지금 우는 거야?”

“언니가 날 걷어찼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수미의 입에서 파멸의전조가 담겨 있는 대사가 흘러나왔다.

“언니 내가 싫죠?”

“아니야. 내가 수미를 왜 싫어해?”

눈가에 눈물방울들을 주렁주렁 달면서 원망 어린 눈초리로 자신을 쳐다보는 수미의 시선에 식은땀 흘리며 당황하는 소희는 황급히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달랬다.

“정말?”

“정말이지 내가 왜 거짓말을 해.”

“그럼 이번 주말 집에 놀러 가도 돼요?”

“응? 왜 그게 그렇게 돼?”

“역시...”

그렁그렁.

‘아차!’

무심결에 자신도 모르게 진심이 튀어나와 버린 자신의 생각에 당황한 소희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래! 놀러 와도 돼. 수미가 오면 언제라도 환영할게!”

슥!

“앗싸! 언니 그럼 이번 주 주말에 봐요.”

“으, 응...”

‘당했어..!’

자신의 확답을 듣자마자 수미가 조금 전에 보였던 눈물방울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 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소희는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헤헤헤. 그럼 전 가볼게요.”

콰당.

“......”

흠칫!

갑자기 난입하고 폭풍처럼 휘젓고 사라진 전수미를 멍하니 구경하고 있던 성하린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박소희를 겨냥해 독설을 날렸다.

“흥 재수 없어. 독고다이할거면 쭉 그러던가. 사람을 등급 매겨서 사귀는 것도 아니고 자기보다 어린아이한테 아양이나 떨고 정말 창피하다. 너희 가족 네가 이러는 거 아니?”

“뭐?”

평상시 보다 더 적의 어린 소리에 소희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홱! 하고 돌리며 외쳤다.

“야! 성하린. 너 작작해라.”

“뭐, 뭐라고? 야~아?, 너~어? 너 지금 막 나가자는 거야?”

“내가 막 나가면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볼까?”

흠칫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소희를 보며 성하린이 흠칫하며 물러섰다.

“내가 처음에 싹수없게 굴었던 거 인정해서 가만히 있으니까 이게 사람을 호구로 보나.”

“뭐 뭐 뭐야!? 다가오지 마! 이 선머슴 같은 계집애야!”

“싫은데?”

박소희의 걸걸한 입담과 살벌함에 성하린의 안색이 점점 핼쑥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덜컥!

“참! 깜빡했어요. 언니. 김미경 선생님이 언니 찾았어요. 선생님 상담실로 찾아가 보세요. 아니다 저랑 같이 가요. 히히히!”

“......”

“......”

다시 연습실에 난입하는 구세주.

김미경 팀장이 자신을 찾는다는 용건을 들은 소희는 고개를 돌려 성하린을 바라보았다.

“운 좋은지 알아요. 선배. 다시는 제 가족가지고 건들지 말아요.”

“......”

쾅!

마지막 경고와 함께 박소희는 등을 돌려 수미를 향해 따라 나섰다.

부들부들.

“용서 못 해..!”

공포가 사라지고 남는 자리에는 수치심과 분노가 성하린의 마음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트레이닝팀 팀장 김미경]

똑똑!

소희는 문앞에 붙어있는 명패를 보며 조심히 문을 향해 노크했다.

“네 누구세요?”

“네. 선생님 저 박소희 인데요. 부르셨다고 해서 왔습니다.”

“아 얼른 들어오렴. 기다렸단다.”

끼익.

허락을 받은 소희는 눈치를 보며 문을 열고 상담실 안으로 들어섰다.

“실례합니다.”

“앉으렴.”

“네.”

“다과라도 줄까?”

“아, 아니요. 월말 평가 앞두고 다이어트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 기특하구나.”

그녀의 말에 김미경은 소희를 향해 기특하다는 듯 미소 지었다.

“좋은 태도야. 이번 월말 평가는 욕심 부리면 부릴수록 너희들에게 좋지. 네가 좋은 결과를 걷었으면 좋겠구나.”

“네. 감사합니다.”

‘욕심 부리면 우리에게 좋다고?’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박소희는 김미경이 말에서 묘한 위화감을 감지했다.

“참.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도경 씨 때문이란다.”

“네? 도경 이라면... 지금 저희 오빠 말씀하시는 거에요?”

“그래.”

어젯밤 자신에게 토사물은 얹어준 오빠의 이름을 이곳에서 듣게 될지 몰랐던 소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저희 오빠는 왜...?”

“너희 오빠인 도경 씨를 우리 회사에 데려오고 싶거든.”

“에-예!?”

예상치도 못한 용건에 소희의 눈의 화등잔하게 커진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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