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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19화 (19/357)

19화

“카일 일어나!”

“으음..”

카일은 달콤한 잠에서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찌푸리며 그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마무. 좀만 더 자자.”

“오늘 공연이라고 일어나! 드디어 갈고 닦은 우리의 노래를 들려줄 때란 말이야. 잠이 와?”

“아! 진짜!”

벌떡.

자신의 서커스 유랑단 동기인 친구를 바라보며 카일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밤에 하는 공연인데 새벽부터 왜 일어나야 하냐고!”

“카일!”

퍼억!

우당탕.

카일의 당연한 말에 마무는 두꺼운 주먹을 쥐고 그의 얼굴을 강하게 후려쳤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사람들 앞에 보일 우리의 첫 공연이라고! 너는 음유시인으로서 두근거리지 않는 거야? 돌아가신 스승님한테 부끄러운 줄 알아라.”

정말로 인정사정없이 후려친 마무의 주먹에 카일은 자신의 입안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맛에 얼굴을 찌푸렸다.

부르르.

퉷!

철퍽.

입안에 비릿한 것을 끌어모아 뱉어보니. 역시나 붉은피가 섞인 침이 바닥에 뱉어졌다.

아침부터 피를 보게 된 상황에 분노하는 카일은 스프링처럼 몸을 튕기며 자리에 일어났다.

벌떡!

“이! 열혈바보가!”

휙!

퍼억!

비호처럼 마무를 향해 쏘아진 카일은 힘 조절따위 신경 쓰지 않고 전력으로 그를 발로 걷어찼다.

“꾸엑!”

데구르르.

그의 멋진 드롭킥에 공중에 붕 뜬 마무는 멀리 날아 바닥을 여러 차례 굴렀다.

벌떡!

“하하하! 그래 그 기세야 카일!!!”

“진짜. 너 짜증나!”

“형이라고 불러.”

“꺼져.”

“하하하. 얼른 준비하고 나와 카일!”

“하아 피곤해...”

단순한 열혈바보 마무. 삶에 찌들어있는 애늙은이 카일.

절대로 맞지 않는 성격의 상극인 둘.

하지만 유랑단 안에서 같은 스승 밑에서 기예를 배우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고 덕분에 현재 둘은 음유시인으로 같이 일하게 되었다.

노래는 마무. 작곡과 작사 그리고 연주는 카일이 맡는 분담제 형태로 두 사람은 공연을 하기 시작한다.

“와아아아! 최고다.”

짝짝짝!

성격이 안 맞는 것과 반대로 둘의 실력은 서로에게 맞는 환상의 파트너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과 인기를 얻게 되었다.

둘의 머리색을 따서 지은 호칭.

[「붉은황금」 카일과 마무.]

시간은 지나 이제는 이명까지 얻을 정도로 명성을 얻은 둘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무가 카일에게 물었다.

“카일 너는 꿈이 뭐냐?”

“꿈? 돈 잘 벌고 배따시고 등 따신 거? 덤으로 이쁜 마누라 만나면 금상천화지.”

“바보자식!”

퍼억!

“아악!”

익숙하지만 언제나 갑작스러운 마무의 전력을 실은 주먹질. 카일은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이 몸의 파트너가 그런 쪼잔 한 꿈을 가지고 있다니 부끄럽다!”

“뭐 어쩌라고 이 미친놈아!”

퍽!

“쿠억! 하하하하!”

“하.. 저 빌어먹을 놈.”

미친 듯이 웃고 있는 마무를 보며 카일은 인상을 구겼다. 세상에 이런 열혈바보를 탄생시킨 세계가 원망스러울 정도다.

“진짜 친구만 아니었어도...!”

정말 어떤말로 표현 못할 피곤한 인간상.

하지만 이 세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처음으로 얻은 사람도 이 열혈바보 마무였다.

“나는 대륙을 떵떵 울리는 전설적인 음유시인이 될 거다!”

“그래그래.”

“남 이야기처럼 듣지 마. 카일! 내 파트너인 너도 당연히 나와 같이 전설적인 최고의 음유시인 되는 거다!”

“하아? 내가 왜?”

하루 벌어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런 대단한 존재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거야 열혈바보인 마무니 그렇다 치지만 자신까지 엮는 그의 발언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나는 그딴 것에...!”

“걱정 하지마. 너는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져 이 내가 보증한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그런...”

“사나이의 꿈에 초치지 마라 카일!”

퍼억!

또 다시 예상 못한 타이밍에 날아오는 마무의 주먹.

주륵.

카일의 코에서 결국 새빨간 피가 흘러나온다. 코에 나오는 붉은 혈흔에 카일의 이성이 결국은 끊어졌다.

“이, 무식한 놈아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

퍽퍽퍽!

맞은 것에 부아가 치밀어 오른 카일이 마무를 후두려 패기 시작한다.

몸을 웅크리고 일방적으로 맞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무는 뭐가 좋은지 웃음 지었다.

“하하하하하! 우리 둘이면 할 수 있어.”

허무맹랑한 마무의 말에 카일은 비웃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둘을 둘러싸고 있는 유명세는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환호하는 사람들과 귀족들의 열렬한 구애.

사방 군데에서 그 둘을 원하는 곳은 점점 많아져 갔고 덩달아 둘의 명성은 하늘높이 뻗어가는 것이었다.

「붉은황금」 카일과 마무의 인기는 어느새 지구에 있는 슈퍼스타같이 굉장한 환호와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아아아~!”

마무의 뒤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카일은 자신의 친구를 보며 그가 정말로 별 같은 존재라 생각했다. 사실 지금의 결과물은 단세포에다 열혈바보인 마무가 일구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륙을 떵떵 떨치는 음유시인이 될테다!]

두근두근.

마무의 외침이 머릿속에 울려 퍼지며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놓는 것을 느끼며 카일은 중얼거렸다.

“정말로 저 녀석이라면 가능할지도 몰라.”

하늘에 떠있는 별을 동경하듯 모두가 그를 보며 환호를 보내고 희망을 품으며 웃음 짓는다.

“녀석은 눈부신 빛을 발하는 별이야.”

티격태격 되고 툴툴 거렸지만 마무의 제 1호 팬은 어느새 카일의 것이었다.

그의 존재에 매료되고 그와 같은 꿈을 어느새 가슴속에 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라면 할 수 있어!”

와아아아!

환호하는 관중들 사이로 자신의 존재를 환하게 내뿜는 마무를 보며 나지막이 카일은 중얼거렸다.

그렇게 꿈을 향해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즐거운 나날이 이어졌다. 지독한 현실을 마주하기 전까지 말이다.

바글바글.

“죄인 마무는 들어라! 첫 째 귀족의 영애를 겁탈하고 임신시킨 죄! 그럼에도 그대를 사랑하는 영애가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대에게 기회를 주었음에도 그를 저버리고 영지를 탈출하려던 그대의 두 번째 죄는 매우 몰지각하고 무겁다. 이를 인정하는가?”

“......”

피투성이가 된 채로 단두대 앞에 묶여있는 마무의 상태는 처참했다.

언제나 반짝거렸던 눈동자는 흐리멍덩하였고, 그의 사내답게 잘생긴 얼굴은 난도질당해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누가 봐도 과한 고문이었다.

“마무...!”

빠드득.

자신의 친구의 처참한 몰골에 이를 갈며 카일은 뿌연 눈물을 흘리었다.

여러 일들을 겪었지만 이 순간만큼 자신의 무력감에 치를 떨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죄를 인정하는가?”

“크..크크큭!”

스윽.

고개를 숙였던 마무가 얼굴을 들어 올렸다.

“좆까! 이 몸은 그런 추잡한 일 따위 하지 않는다. 진실은 네놈들이 모시는 창녀에게나 물어 보거라. 퉷!”

“이놈이 끝까지!!”

퍼억!

“큭!”

자신의 얼굴에 피고름이 섞인 침을 내뱉는 마무를 향해 발로 걷어찬 사내는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천한 더러운 놈에게는 죽음만이 답이지.”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리며 옆에 처형자한테 신호를 보냈다.

“시행해라!”

“마무!!!”

단두대의 날이 떨어지기 직전 마무는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친구를 바라보며 웃었다.

“꿈을 이루기로 약속했는데.. 미안하다. 그 꿈 너 혼자 가야겠다 카일.”

휘이익!

“마무 형!”

“하하하하! 그래 동생아! 이형은 잘 놀다 간다.”

자신의 마지막 외침을 듣고 마무는 뭐가 웃긴지 죽음 앞에서도 박장대소 지었다.

스겅!

데구르르.

“아아아악-!”

자신의 첫 친구이자 꿈이었던 별이 떨어지는 날. 카일은 진심으로 절망하며 비명을 지른다.

이후 카일은 수많은 피를 보게 된다.

--

“으아아악!”

벌떡!

“꺄아아악!”

“언니!! 수미 무서워요.”

침대에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지르는 도경.

덩달아 그를 깨우기 위해 그의 방에 들어왔던 두 소녀도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았다.

“헉! 헉! 헉!”

“쿨럭!쿨럭!”

거친 호흡과 목매인 기침을 터트리며 주변을 살피는 도경의 눈에는 뿌연 눈물이 맺혀 있었다.

“꿈이구나...”

“오, 오빠 괜찮아? 왜 그래?”

“도경오빠 울어요? 되게 안 좋은 꿈을 꿨나 보다.”

눈물을 흘리며 넋 나간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의 오빠를 보며 소희는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고 그의 옆에 전수미는 도경의 눈물을 보며 중얼거렸다.

“소희랑 수미? 너희 둘이 또 여기에 왜 있어?”

악몽을 꿔서 그런지 도경의 말에는 날이 서 있었다. 당황한 둘은 도경에게 서둘러 설명했다.

“엄마랑 교회 갈 시간 되면 깨워달라고 했잖아 기억 안나?”

“교회? 아... 맞다.”

좀 전에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깐시간이 남아 잠을 청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도경은 고개를 흔들어 몽롱한 정신을 깨웠다.

“옷 갈아입게 밖에 나가줘.”

“자,잠깐..!”

“나가라고.”

둘을 서둘러 방밖으로 밀어낸 도경은 방문을 닫았다.

철컥!

“후우...!”

털썩.

“예전이었으면 악몽 같은 거 꾸지 않았을 텐데 짜증나...”

축축하게 젖은 자신의 옷을 들추며 도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의 몸을 벗어나 초인의 육신을 지닌 예전이었다면 이런 나약한 정신을 침투하는 악몽 따위는 절대로 꾸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네.”

하지만 오랜만에 자신의 꿈에 나타난 친구의 얼굴이 조금은 반갑기도 하였다.

“마무...”

이세계에서 사귄 자신의 첫 친구를 떠올리며 도경은 한없이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며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

차안 속에서 가벼운 허밍을 내뱉으며 신난 기분을 표현하는 전수미를 보며 도경은 골치 아픈 표정을 지으며 소희에게 속삭였다.

“흠흠~흠!”

“재는 이젠 주말마다 우리 집에 사는 거니?”

“모, 몰라. 오지 말라고 하면 울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

저번 주. 한 번 오고 나서부터 주말마다 자연스레 박소희의 방에서 머무는 전수미를 향해 도경이 불편함을 내비쳤지만 의외로 박소희가 그녀를 옹호한다.

“그래도 버스킹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단 말이야.”

“그러셔요?”

찌릿!

“이게 누구 때문인데.”

도경의 말 따라. 모든 생활을 버스킹으로 버는 돈으로 버티고 있는 소희는 자신의 오빠를 노려보았다.

“아직은 기운이 쌩쌩하네.”

“흥.”

“몰래 뭐 먹고 있는 거 아니지?”

퍼억!

대답도 안하고 자신의 옆구리에 정권을 먹이는 도생을 보며 도경은 피식 웃었다.

“아직 멀었구만.”

“뭐가?”

“아냐.”

‘이곳은 너무 살기가 좋아.’

아직 때릴 기운이 있다는 것은 쓸데없는 기운이 남아있다는 증거.

도경은 아직 소희가 갈 길이 멀다 생각했다.

소희는 분명 자신이 말 한대로 버스킹으로 자신이 번 돈으로 생활하며 착실하게 굶주림을 실천하고 있었지만 도경이 보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굶주림과는 조금 동 떨어져 있었다.

도경이 원하는 굶주림이란 빵 한 조각으로 서로를 물고 뜯는 흉포한 굶주림이었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곧 한계가 다가오겠지.’

그래도 사람은 빵만 먹고 살수 없는 존재.

언젠가는 자신의 여동생이 한계를 마주 칠거라 예상하며 도경은 여유롭게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부우웅.

“소희야 수미야 여기서 내리면 되겠다. 끝까지 데려다 주고 싶지만 가는 길이 반대쪽에 있어서 엄마가 미안해.”

“아니에요. 여기서 전철 타면 얼마 안 걸려요.”

“다녀올게 엄마.”

“그래. 소희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다이어트다 뭐다 해서 집 밥도 안 먹고 조금 걱정이 되는 구나.”

뜨금.

몸매 관리해야 한다고 집에서 바나나 1개 식빵 한 쪼가리로 끼니를 때우는 소희를 보며 아들만 애지중지하는 서여사라도 딸이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자신의 엄마 서여사 옆에서 뜨금하고 있던 도경은 잠시 소희와 눈동자가 마주쳤다.

소희는 도경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잘난 오빠가 알아서 챙겨주겠지.”

“도경이? 도경이가 왜?”

“하하하. 그럼 오빠인 내가 소희 챙겨줘야지.”

덜컥!

서둘러 밖으로 나온 도경은 소희와 전수미가 나올 차문을 직접 열어 주었다.

“소희 얼른 버스킹하러 잘 다녀오렴. 굶어죽지 않으려면 말이야?”

“흥! 두고 봐.”

뒷말은 나지막하게 흐리는 도경을 보며 소희는 인상을 구기며 그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차 주었다.

쿵!

“악!”

“가자 수미야.”

“네 언니...! 흥! 쌤통이다.”

아파하는 도경을 향해 두 소녀는 혀를 내밀며 쌤통이다라는 표정으로 그를 지나쳤다.

“저것들이..!”

소희의 옆에서 붙고 나서부터 수미도 점점 과격해지는 사태에 도경은 두 왈가닥들을 향해 이를 갈다가 무언가를 깨닫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내 옆에 있는 것들은 대체 왜 손부터 나가는 고릴라 들인 거냐.”

자신이 맞는 이유 중 리액션이 찰진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도경은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부우웅-!.

“흠흠!”

“엄마도 콧노래를 부르고 뭐 즐거운 일 있어요?”

“응?”

“조금 들떠 보여서 말이에요.”

“우리 아들하고 같이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일 자체가 기쁘고 신나는 일이지.”

교회 가는 중에 운전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는 서여사를 보며 도경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거짓말. 저번 주보다 더 신나게 보이는데요?”

“헤헤. 엄마가 조금 티가 났지. 아들?”

“네 아주 많이요.”

‘이런 파장을 모를 수가 없지.’

서여사의 기쁘게 떨리는 파장 속에 신남과 기쁨이 공존하며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가만히 있어도 느껴질 정도다.

콘서트 앞전에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의 파장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이다.

경건하게 기도 드려야 하는 교회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었다.

“가보면 알아. 아들. 오늘은 그 아이가 찬송가를 부르는 날이거든.”

“그 아이요?”

“우리 교회의 자랑스러운 마스코트지. 저번 주에는 사정이 있어서 쉬었지만 이번부터 나온다고 하니까 한번 들어보렴. 젊은 애들이 좋아하니 너도 많이 좋아 할 거란다.”

“아...”

서여사의 말에 도경은 절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교회에서 도경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이 사람들의 광기가 섞인 기도와 거북할 정도로 느끼한 찬송가 노래였다.

찬송을 부르는 이들의 태반의 감정이 자아도취식의 노래를 부르기에 도경으로서는 너무 듣기 힘들었다.

‘오늘도 속이 울렁거리겠군.’

못 들어주겠네 하는 문제를 넘어서는 감각 이었다.

비위가 버텨내기 힘든 것이다.

파장을 느끼는 도경의 힘은 이런 부분에서는 매우 스트레스를 받게 만들었다.

웅성웅성.

“늦어 버렸구나. 얼른 자리에 앉자.”

“덩말로 사람이 많네요.”

교회에 앉은 많은 사람들을 보며 도경은 젊은이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앙심 때문이 아니라 놀러 왔구만.’

젊은 애들은 딱 봐도 이 교회의 마스코트를 보기 위해 온 것이라는 것을 안 도경은 조금은 마스코트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마스코트가 대단은 한가 보네?”

아이돌 노래나 락스타 노래를 듣기위한 것이 아니라 찬송가를 듣기 위해 젊은 애들이 이렇게 까지 오다니 마스코트가 부르는 노래가 궁금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찬송가를 부를 사람들은 아직 이구나.’

이정도로 사람을 홀리는 존재라면 한 눈에 보아도 눈에 띌 것이 분명하다.

조금은 자신의 괴로움을 덜어주는 사람이길 빌며 도경은 자신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토할 거 같아. 이곳 사람들의 욕망은 복잡한 만큼 강렬해.”

가식과 그 아래로 눌러져 있는 강렬한 욕망이 담긴 파동들은 현기증마저 느낄 정도였다.

파아앗!

“어?”

찐득하고 어지러운 파장 속에 상쾌한 파장 하나가 주변 공기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한다.

“이건!”

벌떡!

“도경아?”

검은 구정물을 깨끗이 정화시키듯 강렬한 파장에 도경은 놀라 자리에 일어섰다. 옆에 서여사가 놀래서 그의 이름을 부르지만 도경은 신경 쓰지 않고 닫혀 있는 문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드륵.

도경이 뚫어지게 보고 있는 문은 찬송가를 부르는 성가대들이 등장하는 문.

일반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여서 들릴 리 없는 문 열리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도경은 집중하고 있었다.

드르르륵!

저벅저벅

뚫어지게 쳐다보던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파아앗!

“아아...!”

문에서 나온 성가대의 사람들이 정해진 자리에 앉을 때 도경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마무...!”

성가대 인원 중 도경은 한 소년을 향해서 이세계의 첫 친구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분명 남자답고 호쾌하게 생긴 마무와 다른 곱상하게 생긴 생김새지만 도경은 그 소년을 보면서 마무를 느꼈다.

마무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는 파장을 느끼는 능력은 지니고 있지 않았지만 도경은 확신했다.

저 소년이 간직하고 있는 파장은 마무의 것이라고 말이다.

“......”

도경은 오늘 꾸었던 꿈을 떠올리며 떨리는 눈빛으로 앞에 있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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