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라이브를 마친 도경은 다시 원래하던 카페 일에 매진하였다.
달그락.
쟁반에 한가득 담겨있는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가지고 익숙한 인물들에게 다가가선 도경은 말을 건네며 쟁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여기 니들이 시킨 메뉴다.”
익숙한 인물은 도경의 동생 박소희. 그리고 그녀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전수미 였다.
“와아~! 도경오빠 짱짱짱!”
“이럴 때만 짱이지.”
자신이 건네는 음료와 샌드위치를 본 전수미는 눈을 초롱초롱 거리며 샌드위치를 들어 올려 급하게 한입 베어 물었다.
“맛있다! 언니도 얼른 먹어요.”
“으응...”
전수미가 남은 샌드위치를 앞에 있는 소희에게 건넸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온기가 남아있는 샌드위치를 멍하게 바라 볼 뿐이다.
힐끔.
그리고는 자신의 오빠를 향해 곁눈질로 쳐다보았다. 원래라면 굶어야 했지만 어느 날은 이렇게 허기를 달래는 운수좋은 날도 오는 법.
먹는 것을 앞에 두고 눈치를 보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며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점장님이 서비스로 준 거니까 먹어. 대신 호의에 감사하도록.”
끄덕끄덕!
“응.”
잘 훈련된 강아지같이 도경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샌드위치를 허겁지겁 먹는 소희를 보면서 전수미는 볼을 부풀어 올렸다.
자신이 동경하는 언니의 안쓰러운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다.
“오빠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응 뭐가?”
“먹는 거 가지고 사람 쪼는게 어디 있어요? 우리 연습생들이 얼마나 체력 소모가 심한지 알기는 알아요?”
‘저딴 걸 시키는 오빠나 하란다고 하는 언니나 정말 둘 다 이상해.’
소희가 굶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저 정도일 줄 몰랐던 전수미는 자신의 언니가 생각이상으로 요령 없는 우직한 곰 같다 생각했다.
“헝그리 정신 못 들어 봤어? 뭣하면 너도 한 번 해볼래?”
“그건 구시대적 이야기구요.”
“구시대는 개뿔. 다들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거지. 그리고 정작 당사자인 소희가 가만히 있는 거 안보이니?”
도경의 말처럼 소희는 기특하게도 그가 내준 과제대로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었다.
버스킹으로 번 돈으로만 최소한의 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언니도 뭐라고 해요. 그거 계속하다가 몸만 상한다니까요.”
“수미야. 그게...”
“네, 네!”
‘언니 힘내며 말하세요. 수미가 도와 드릴게요.’
뜸 들이는 소희를 향해 수미는 속으로 그녀를 응원했다.
그녀가 도움을 요청하는 기미만 보여준다면 자신이 이 한몸 희생해 도경을 격퇴할 것이었다.
“이 방법 괜찮은 거 같아.”
“네?”
“요즘. 강사님들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고 특히 보컬 쪽이...”
사실 힘들게 생활하면 할수록 독기 같은 오기가 일어나면서 미세하지만 자신의 노랫소리가 변화하고 있는 것을 소희는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좀 지켜보려고 해.”
그러한 점을 수미에게 설명하면서 소희는 자신의 들고 있는 샌드위치를 집어 먹었다.
“헐. 그럴수가..!”
“봐봐! 짜샤.”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는 언니의 입에서 저런 대답이 나올지 예상 못한 수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동자를 떨고 있었다.
그런 수미를 보며 도경은 조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급작스레 습격 하였다.
와락!
“악! 뭐에요?”
“뭐긴 헤드락이지.”
머리를 조여 오는 강한 압력에 전수미는 비명을 지르지만 도경은 그녀의 고통을 모른 척하고는 주먹을 쥐어 그중 뾰족 튀어나온 부분을 이용해 그녀의 정수리를 빙글빙글 문질렀다.
소스라치는 고통에 전수미는 바둥 거리며 비명 질렀다.
“흐꺄꺅! 아파! 이거 놔요.”
“이 몸을 믿지 못한 벌이다.”
“언니 도와줘요!”
도움을 요청했지만 잠잠한 소희의 모습에 수미는 의아함에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미야 미안...”
힐끔.
“헐!!”
도경의 몫인 샌드위치가 소희의 접시에 올려있는 것을 본 전수미는 전후사정을 알고는 충격 받은 눈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샌드위치 하나에 버림받았어..!”
자신의 시선에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는 소희의 태도에 전수미는 절망하고 말았다.
빙글빙글.
“크하하하.”
“이건 꿈일 거야. 언니가 나를 버릴 리 없잖아...”
버림받은 충격과 정수리부터 깊게 느껴지는 고통에 수미는 두 눈을 감으며 현실을 도피하기 시작한다.
중얼중얼.
“정말 둘다 못말린다니까.”
시끄러운 두 비글들을 무시하며 오랜만에 섭취하는 맛있는 음식물을 꼭꼭 씹어 먹는 음미하는 소희.
그녀는 라이브 바에 있는 이지원과 지성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건 그렇고 정말 저 둘은 대단하네. 자칭 최고라는 오빠가 괜히 저 둘을 뽑은 게 아니였어.’
도경에게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소희는 저 앞에 있는 둘을 보며 투지가 끓어 오른 것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열등감을 지니고 있었다.
‘동생이란 이유로 노래하는 나와는 달라...’
저 둘은 도경에게 당당하게 인정받고 카페에 들어와 일을 하는 입장.
반면 자신은 동생이라는 낙하산 같은 배경으로 이 카페에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의외로 고지식한 성격의 소희로서는 자신의 떳떳하지 못한 입장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하는 중이었다.
“재능도 실력도 그 무엇 하나 내가 저 둘을 이길만한 게 없잖아.‘
기타케이스에 수북이 쌓여있는 지폐를 보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자신이 주말 내내 버스킹 한 액수보다 저 둘이 단 2시간 동안 벌어들이는 돈이 더 컸다.
꿀걱.
“저 돈이면.. 돈까스 정식에 디저트 먹어도 남겠다.”
근래에 식빵이나 라면. 또는 밥에 김치만 먹는 쪼들리는 생활을 해야 했던 소희에게 있어 저 둘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꼬르륵.
맛있는 음식을 생각했더니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다. 분명 샌드위치를 먹었건만 밥심을 원하는 몸은 허기를 표현했다.
“나는 재능이 없는 건가?”
배고픈 현실을 직시하며 소희의 기분이 다운되기 시작한다. 저 둘을 보며 뼈저리게 느꼈다.
실력도 물론 저쪽이 뛰어나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없는 오라같은 무언가가 저 둘에게 있었다.
툭.
“뭐야?”
“분하냐?”
어느새 해롱해롱하고 있는 수미를 뒤에 두고 자신에게 다가온 오빠를 바라보며 소희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볼멘소리를 내었다.
“뭔가 저 둘을 보고 있자니 불공평한 거 같아.”
“불공평?”
“응. 타고난 재능을 이기기 힘들잖아.”
조그만한 체구임에도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있는 짙은 음색을 지닌 이지원.
그녀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스스로 작곡 작사를 싱어송 라이터의 재능까지 엿보인다.
그리고 도경이 데려온 소년 지성준.
곱상한 얼굴을 하면서도 노래 부를 때만큼은 거친 야생마 처럼 생동감 있는 노래를 부르며 묘한 매력으로 청중의 시선을 빼앗는 재능을 지녔다.
그 둘과 비교하면 소희 자신은 뒤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안되지만 자신이 해온 노력이 자꾸 헛수고처럼 느껴졌다.
“분명 저 둘은 재능이 뛰어나지.”
“응?”
“저 둘을 보고 생각한 게 고작 그거야?”
툭!
동생을 향해 어이 없다는 표정을 보이며 도경은 그녀의 머리에 툭하고 손을 얹었다.
“소희야. 상대방에게서 나에게 없는 것을 찾지 말고 저들이 무엇을 품고 있는지를 봐봐. 그리고 나 자신은 무엇을 품을지를 생각해.”
“그게 무슨 뜻이야?”
도경은 자신의 말을 이해 못하는 소희를 보며 조금은 쉽게 풀이해줄 필요성이 있다 느꼈다.
‘여자애가 이리 감성력이 부족하니...’
애매한 것은 잘 알아먹지 못하는 전형적인 이과생의 두뇌를 지닌 그녀에게 가슴을 자극시키는 화법은 아무래도 와 닿지 않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저 둘과 모든 조건이 똑같다 치고 너는 저들과 똑같은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아니겠지.”
저 둘과 자신은 엄연히 다른 인격체이다.
같은 신체조건과 실력을 지니고 같은 노래를 불러도 분명 똑같이 노래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모두 다른 감정과 생각을 지니고 있으니까.”
“그래 네 말대로 사람마다 품고 있는 가치관이나 열망과 욕망은 모두 다르지.”
도경은 라이브바에서 생수를 들이키며 목을 푸는 이지원을 가리켰다.
“저기 지원이는 노래로 만드는 보석이란 예술품 만들려 하는 욕망을 품고 있지. 그래서 남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어 해. 노래를 부를 때 노래를 표현하기 위한 섬세한 전달력이 두드려지는 것은 그것 때문이지. 그리고 저기 성준이는..!”
옆에서 기타를 연습하고 있는 지성준을 보며 도경은 유쾌하게 웃음을 지었는데 그를 향하는 오빠의 친근한 눈빛에 소희는 괜히 성준에게 질투가 솟아오른다.
“녀석은 자유를 품고 있지.”
“자유?”
“노래를 통해 모든 제약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그래서 성준의 노래를 듣다가 모두들 성준을 바라보며 빠져들게 되는 거지.”
“아...!”
도경의 설명을 들은 소희는 성준과 지원을 비교하며 도경이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지 조금씩 감이 잡혀 가고 있었다.
이지원이 노래를 들을 때는 그녀의 음색과 노래의 표현에 감탄하며 계속 노래를 감상하고 싶게 되지만 지성준이 노래를 부를 때는 그의 노래에 동조하며 그가 노래를 부르는 성준 그 자체의 모습을 보고 싶게끔 만들었다.
‘뭔가 알 것 같아..!’
도경의 상세한 비유에 소희는 무언가 깨달았다.
‘노래가 품고 있는 것의 차이인가?’
그 둘의 실력과 재능에 사람들이 시선을 빼앗기고 홀리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품고 있는 노래에 가치에 사람들이 매료되는 것이었다.
말장난 같지만 분명 미세하고 큰 차이가 거기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소희는 어렴풋이 느꼈다.
‘그렇다면 나는?‘
소희는 문득 자신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이 가고 있을 때. 도경의 나지막하지만 선명한 음성이 그녀의 귓가에 들어왔다.
“소희. 너는 무엇을 품고 있니?”
저번에도 비슷한 물음을 받았지만 이번에 받는 물음은 다르게 와 닿는다.
곰곰이 고심하는 소희.
하지만 도경의 물음에 결국 대답을 하지 못했다.
“모르겠어.”
“스타가 되려면 빛을 품고 있어야지.”
“.......”
“노래가 아니어도 좋아. 네가 무엇을 품고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 지만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단이 생기게 되고 애착이 갈 거야. 저 둘과 동일선상에 오르기 위해선 거기서부터 준비를 해야하는 거야.”
간단한 정신론. 하지만 실상은 제일 어려운 것을 알기에 도경은 자기동생의 머리에 한 번 쓸어주며 그녀를 응원하였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너도 재능이 있어.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
“진짜!?”
“네가 해답을 찾는다면 말이지. 그 좋은 머리 내버려 두지 말고 잘 굴려봐라.”
마지막 말을 끝으로 도경은 카페 일을 돕기 위해 두 사람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 둘을 몰래 훔쳐보는 전수미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도경을 보았다.
흘끔.
“프로듀서님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네.‘
자신이 속한 기획사 대표이사이자 총괄프로듀서인 박진용의 지도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수미는 도경의 말이 그의 말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을 알았다.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초일류 프로듀서인 박진용이 항상 하는 말을 도경이 똑같이 말한다.
과연 우연일까?
“에이. 그렇다고 저 오빠가 진용사장님의 수준은 아니겠지.”
피식.
원론적인건 누구나 이야기 할 수 있는 말이다.
수미는 자신의 과한 생각이라 여기며 자신 앞에 무언가 몰두하는 언니를 향해 애교부리기 시작한다.
“언니! 너무해요. 수미 상처받았음. 어떻게 샌드위치에 나를 팔 수 있어요?”
“윽! 떨어져. 사람들이 보잖아.”
“시룬데요~.”
자신이 안기자 바로 정색하며 거부반응을 보이는 소희를 보며 수미는 실실 웃었다.
“뽀뽀해주면 나주지롱-.”
“소름 돋게 할 거야? 빨리 이거 놔!”
“헤헤헤”
말캉말캉.
소희의 살결의 감촉을 느끼며 전수미는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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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링. 퉁!
라이브 바안에서 성준은 기타를 열심히 퉁기고 있었다.
“에이 또 틀렸네.”
“악기 다루는 건 금방 느는 게 아니니까.”
“누나는 기타 얼마나 다뤘어요?”
전에 이지원이 기타다루는 것을 본 성준은 그녀에게 물었다.
“2년 정도 되었나?”
“꽤 걸리네요.”
“속성으로 배우면 1년 정도면 돼. 딱 리듬만 타는 정도지만 말이야.”
“흐음..”
“뭐?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자신의 말에 신음성을 흘리는 성준을 보며 지원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 무언가 곤란한 게 있으면 음악을 먼저 배운 한 선배로서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경이 형 정도로 칠 라면 얼마나 걸릴까요?”
“.......”
두 사람 다 아까 불렀던 「Нit Тhe Road Jаск」에서 도경의 기타연주를 떠올렸다.
두 보컬이 원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면서 보이스에 맞게 강약을 조절하는 완급 조절을 하는 기예는 마치 귀신과도 같았다.
“성준아.”
“네 누나.”
성준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한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건 연주 실력이 문제가 아니야. 그 연주는, 규격외인 감각을 지닌 사람이 하는 연주야. 너도 어렴풋이 느꼈잖아?”
“네...”
“분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오빠는 다 알고 있었어.”
“역시 그렇죠.”
실력에 있어서 서로 자부심을 가진 두 사람. 하지만 전에 노래를 떠올리면 의기소침해지기 졌다.
도경의 기타는 잘치고 못 치는 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적인 문제였다.
상대방의 마음을 귀신같이 파악하는 인외의 감각.
이를 알기에 두 사람 다 모두 헛웃음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 보았다.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야.”
“큭큭. 그러니까요.”
두 사람 다 공통의 화제에 웃음 지으며 고개를 내젓는다.
“그래도 나는 네가 부러워.”
“제가요?”
“응.”
“왜 그런지 몰라도 너 때문에 저 오빠가 의욕을 갖는 게 느껴지거든.”
상대방의 음악에 참견하지 않던 도경이 성준란 존재가 나타나고 나서 부터는 직접 연주를 하고 그를 리드했다.
그것을 보면서 이지원은 성준이 도경에게 특별 취급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항상 감사하죠.”
“응?”
3주간 짧은 시간이지만 성준은 도경이란 사람을 믿고 신뢰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자신을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그가 자신을 향한 보이는 지원과 믿음에 까칠한 성준이라도 마음을 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설마 그 2억이 형이 사고로 받은 보상금일 줄일지 상상도 못했지.’
처음에 단순히 도경이 금수저인 유복한 집이라 2억을 선뜩 내놓은 줄 알았다. 헌데 알고 보니 그 돈은 도경이 교통사고 때 받았던 보상금 이었던 것을 알았다.
“정말로 고맙고 감사한 사람이에요. 도경형은 저한테 있어...”
‘구세주에요.’
지나친 마음일수도 있지만 성준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3년간 식물인간으로 살았던 보상금으로 받은 2억.
그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위해 선뜻 건네는 도경의 행동은 그 누구라도 놀라고 감동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흐음. 그 표정을 보니까 네가 그 오빠에게 단단히 홀리긴 했나 보구나. 역시 우리 소속사에 오는 건 거절 할 거지?”
이지원은 그의 표정을 보고는 한숨의 내쉬었다.
성준의 노래를 듣고 자신의 소속사에 그를 강력 추천했던 이지원은 그에게 데뷔조건의 연습생이라는 자리를 얻어와 그에게 가져왔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거절 이었다.
“네. 도경이 형하고 음악을 같이하기로 했으니까요.”
“에휴. 정말 둘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갑자기 서바이벌 프로그램[K-스타]에 참가한다니 말이야. 나로서는 편한 길 두고 사서 고생 하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단 말이야.”
[K-스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3대 기획사 [JY],[TG],[lSM] 심사위원들의 평가 속에서 우승자를 뽑는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
‘하고 많은 오디션 중에 왜 그곳을 가? 그곳은 변수가 많단 말이야.’
초반에는 시청자들 보다 심사위원들의 강한 입김과 주관성이 작용하는 곳.
심사위원의 입맛대로 실력이 아닌 보이지 않는 잠재력과 매력을 평가하는 곳으로 많은 실력파 참가자들에게는 무덤이라 불리는 [K-스타].
‘한 달도 안 되서 듀오로 참가하다니 너무 무모해.’
“차라리 개인으로 서로 참가하던가. 갑자기 듀오라니... 조금은 무리수 아니야?”
개인의 매력을 보이는 것과 듀오의 매력을 보이는 것은 다른 문제.
1+1은 2같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과연 둘이서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해 얼마큼 가능성과 매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었다.
짧은 시간에 듀오 결성은 분명 많은 오류가 있을 것이며 만만치 않는 고난길이 될게 분명했다.
“하하하. 그래도 저희 둘이면 좋은 성적 얻지 않겠어요?”
“그게..! 에휴 아니다.”
어릴 적이지만 한 번 서바이벌 프로그램 경험이 있는 지원은 겁이 없는 성준을 보며 한마디 할까했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그 현장의 분위기는 거기있는 공기를 직접 느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말로 표현해 봤자 알아먹을 리 없었다.
“직접 겪어봐야 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 [K스타]
다양한 요소로 사람들에게 재미를 제공하던 Tv 프로그램.
하지만 그 실상은 피도 눈물도 존재하지 않는 살벌한 곳 그 자체였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