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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34화 (34/357)

34화

밀착 오디션 이후. 열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묘한 긴장감이 도는 대기실에서 84명의 2라운드 참가자들은 조용히 인사를 나누며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5명, 6명씩 비슷한 카테고리를 묶어 12개의 조별로 나눠진 참가자들은 겉으로는 웃고 엄살을 떨고 있지만, 상대방들을 서로 탐색하기 여념이 없다.

“......”

하지만 안부도 물어보지 않고 조용하고 살벌한 조가 있었으니 도경과 성준이 속한 조였다.

다른 조에도 긴장감은 돌고 있지만, 이곳은 혹한기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흘깃. 흘깃.

참가자들 모두 그 묘한 기류를 읽었는지 그곳을 향해 시선을 모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곳을 시선을 돌렸다.

“이야. 저긴 진짜 죽음의 조다.”

“살벌한 거 봐...”

수군수군.

“그건 그렇고 방송이랑 달리 되게 존재감이 없네.”

“그러게. 의외로 평범?”

꿈틀!

소리에 민감한 도경이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듣고는 자신의 귀를 후비며 짜증이 나는 표정을 지었다.

이내 도경은 의자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는 모자로 자신의 얼굴을 푹 눌러 썼다.

“하, 귀찮게 시리...”

“왜요 형?”

“사방이 어수선해.”

“어수선 하다고요? 그래도 아직 연습 들어가지 않아 조용한 편 아니에요?”

“그거 말고 주변 분위기 말하는 거다. 너는 지금 우리한테 쏟아지는 시선이 느껴지지 않냐? 무언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여러 감정이 담겨있는 참가자들의 시선과 유독 자신들을 향해 빨간 불빛을 보이며 자신들을 찍고 있는 카메라.

자신 주변의 공기를 옥죄이고 끈적끈적하게 만드는 것 같아 불편했다.

도경이 지적하는 것들은 그런 감각인 것이다.

“그래도 무관심보다 관심이 좋잖아요.”

“이런 관심은 나로선 사양하겠어. 너 그것보다 즐기고 있지?”

“...티 났어요?”

“변태 새끼.”

“헤헤헤. 변태까지야. 솔직히 주목받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이런 압박감을 이겨내면 성취감도 있고, 무엇보다 기분이 좋죠!”

“.......”

성준은 정말로 주변의 시선과 압박을 즐기는 중이었다. 파르르 떨면서 자신의 팔뚝을 쓰다듬을 정도로 성준은 고조된 상태였다.

그에게서 관심과 주목을 이끌고 도전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라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역시 내가 나이가 먹은 건가? 저런 점은 따라가질 못하겠네.’

“젊어서 좋겠다. 우리 막둥이가 혈기가 왕성해. 그러다 새벽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서 팬티 빠는 거 아니나 몰라?”

설레발 치고 있는 성준을 골려 주고 싶은 도경은 그에게 저질스러운 농을 던졌다.

사실 이것을 알아낸 지 얼마 되지 않아 발견한 건데 성준은 이런 부류의 농담에 매우 약했다.

“옛!?”

역시나 도경의 의도한 대로 성준은 그가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화아악.

순식간에 붉어진 얼굴과 새빨간 귀.

화려하게 생긴 것과 달리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살아서 그런지 요즘 애들에게 보기 드문 보수적이고 순수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 성준이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형 진짜 저질!”

“응? 농을 왜 이리 진심으로 받아들여? 너 설마?”

휘이익!

퍽!

“쿠억!”

명치에 강한 충격에 도경은 기침을 터트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어째 너도 소희처럼 이젠 손이 먼저 올라가냐.”

“흥. 형하고 말 섞으면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거든 요.”

“이래서 말이 안 통하는 미개인... 야 무시냐?”

“......”

성준의 단호한 말에 도경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지만, 어느새 성준은 이어폰을 귀에 끼며 음악을 감상하며 눈을 감고 있었다.

스윽.

“큭!”

부들부들.

자신의 어그로를 차단하는 동시에 명백한 무시를 표현하는 성준의 제스쳐에 도경은 분한 표정을 지었다.

먼저 손을 대고 싶지만, 그것은 하수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도경은 자신만의 세계의 철칙을 따르며 팔짱을 끼고 성준을 노려보며 말했다.

“흥! 누가 먼저 말거나 보자. 먼저 말 거는 놈이 지는 거다.”

자신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그의 유치함에 주변에 있던 참가자들은 그를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마이웨이 외길 인생만을 사는 도경의 ‘누가 먼저 말거나’ 게임은 시작 되었다.

--

“쯧!”

‘여유 부린다 이거지?’

도경과 성준을 보며 적의 어린 시선을 보내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도경과 성준 그 둘과 같은 조에 속해있는 강소영이란 여성 참가자였다.

“거슬려...”

그녀는 저 둘에게 안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2주 전에 했던 K스타 첫 방송 때문이었다.

「최강보컬조」

도경, 성준, 그녀가 속해있는 조 이름에 걸맞게 강소영 그녀는 자신의 귀엽고 예쁜 외모와 더불어 훌륭한 노래 실력으로 3명의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는 것에 성공했으며 이에 그녀는 자신이 화젯거리가 될 거라 확신했다.

[K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우승하기 위해서는 첫인상이 매우 중요했고 그래서 만반의 준비를 해서 심사위원들에게 힘겹게 극찬을 받아낸 데 성공한 그녀.

‘그런데 모든 관심과 찬사는 저 둘에게 갔지...!’

빠득!

하지만 같은 1화에서 방송을 탄 저 두 사람 때문에 모든 것이 물거품 되었다.

“자신 있었는데 다 망쳤어.”

1화에 자신이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저 둘에게 빼앗겼다 생각하는 그녀가 그 둘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당연 좋지 않았다.

게다가 랭킹오디션을 저 둘과 붙어야 하는 사실에 그녀는 열흘 동안 미친 듯이 연습을 한 상태다.

헌데 저렇게 여유롭다 못해 태만한 태도라니 짜증이 절로 솟구쳐 올랐다.

“그래 그렇게 여유 부려. 이번에 스포트라이트는 내거니까 말이야.”

강소영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도경과 성준을 바라보며 비웃어 주었다.

이번 무대를 위해서 자신의 [기획사]에서 소속되어있는 유명한 작곡가에게 편곡을 맡겨 곡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까지 것들이 해봤자 프로만큼 하겠어?’

기획사? 그 말은 그녀는 연습생 출신인가 말인가? 그렇다면 그녀는 성준과 도경과 같은 조가 되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일반인 참가자는 일반인 참가자들끼리, 연습생 출신 참가자는 연습생 참가자들끼리.

그것이 K스타 룰. 그런데 그녀는 지금 그 규칙을 어기고 있는 것이었다.

“너희 같은 놈들한테 내가 질 리가 없잖아.”

강소영은 기획사에서 비밀리에 소속되어있는 연습생 그것도 데뷔를 조건으로 앞두고 있는 비장의 카드 같은 존재.

유명한 작곡가와 건넨 곡과 자신의 실력이라면 이번 무대는 압도적인 자신의 승리로 끝을 맞이할 거라 그녀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러니 그녀가 이런 자신감을 가져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너희 둘의 운은 여기서 끝이야.’

강소영은 저 둘이 어쩌다 잭팟을 터트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흔한 케이스다.

처음에는 일반인으로서 칭찬받다가 중간부터 혹평을 받으면서 탑 10전에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조연출 같은 존재들 말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차이였다.

실력과 상관없이 기복이 심한 아마추어 역량의 한계는 이런 곳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흥!”

강소영은 둘에게 시선을 거두고 슬슬 자신만의 워밍업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완벽한 무대. 그리고 그를 위한 스포트라이트 받기 위해서 말이다.

“어우 구역질 나..”

자신들을 노골적으로 노려보며 적의 어린 시선을 보내는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던 도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강소영을 흘깃 바라보곤 혀를 찼다.

“아직 어린데 대체 얼마나 고약한 심성을 가져야 저리 검어지는 거야?”

타르처럼 끈적하게 검게 물든 그녀의 파동을 보며 도경은 혀를 내둘렀다.

저 정도로 검은 파동에 뒤덮여 있다면 김찬미와 달리 구제할 방법이 없는 수준이었다.

[랭킹오디션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들 지금부터 자유롭게 연습하셔도 됩니다. 30분 뒤에 오디션 시작해오니 1조 분 들은 서둘러 준비해 주세요.”

우르르르.

2라운드 랭킹오디션의 시작을 알리자 모두들 서둘러 일어나 연습을 하기 위해서 대기실 밖으로 나간다.

“형 저도 연습하러 다녀올게요. 이번에도 그냥 쉬실 거죠?”

자리에서 일어나 연습할 준비를 하는 성준은 태연히 앉아 있는 도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어. 이 몸 같은 천재야 연습할 필요가 없지.”

“정말 그러다 언제 가는 큰코다쳐요.”

“크크큭! 이 몸이? 한번 다쳐보고 싶네.”

자신과 그룹을 할 때는 합을 맞춰보기 위해 연습이라도 했지만, 이번에는 솔로로 시험받는 도경은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성준은 도경의 그런 태도가 걱정되었다.

“형 실력이야 저는 아는데 시청자들은 모르잖아요. 카메라도 도는데 하는 시늉이라도 해요. 저번 방송처럼 또 날조 당하기 전에 말이에요.”

“하라고 해. 겁 안 나. 첫 방송 못 봤냐? 어차피 이미지 고치기 글렀어.”

“에휴.”

도경의 성격을 알기에 성준은 설득은 포기하고 자신의 연습을 위해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어디 보자 어떤 그림이 좋을까?”

끼익.

의자 3개를 모은 뒤. 그 위에 누운 도경은 천장을 보며 머릿속에 여러 가지 계획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래. 그게 좋겠어.”

도경이 과연 방송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도경 자신만 알 뿐이었다.

--

“참나.. 5년 만에 이런 참가자는 처음이네. 정말로 자고 있네?”

드디어 랭킹오디션이 시작되고 모두들 자유 연습시간에 1분이라도 더 연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도경만은 아까 전 그 대기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쿠울...”

그렇게 맘 편히 자고 있던 도경을 바라보는 제작진은 도경을 향해 손을 뻗으며 그를 흔든다.

흔들흔들.

“박도경씨. 일어나세요.”

“으음.. 네.”

부스스.

얼굴 위에 올린 모자를 치우고 자리에 천천히 일어나는 도경은 몸을 비틀거리며 진행요원을 향해 물었다.

“인터뷰인가요?”

“네.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준비 다 끝나셨나요?”

“네 가죠.”

고개를 까닥이며 도경은 진행요원의 등 뒤를 따라 익숙한 방 안으로 들어간다.

끼익.

“하하하! 반가워요. 도경 씨.”

“하, 나Pd님 오랜만입니다.”

자신을 향해 웃음을 담으며 오버하면서 반기는 나Pd를 보며 도경은 눈매를 좁히며 그를 향해 고개를 까닥거렸다.

‘아직도 건방 떠는구나!’

“표정이 좋지 않은데 컨디션은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저 새끼군!’

서로가 상대방을 향해 적의 어린 시선을 보낸다.

찌리릿.

도경은 나 Pd가 자신을 보며 적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았고 본능적으로 그가 그 날조된 방송영상을 만든 당사자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을 향해 끈적끈적 꿈틀거리는 파동이 느껴지는데 모르려야 모를 수 없었다.

씨익.

주변에 있는 카메라의 붉은 불빛들은 도경을 마치 옥죄이듯 그의 행동 하나하나 화면에 담고 있는데 이번에도 자신이 얼마나 날조될지 생각하자 어이없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래. 니들 꼴리는 대로 마음껏 찍어라.’

도경은 이미 대기실에서부터 카메라는 신경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더욱 과감하게 행동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컨디션이 좋아서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입니다. 하하하.”

그런 도경을 보며 교활한 눈동자가 눈빛을 빛낸다.

“그래요? 다행이네요.”

스르륵.

‘새끼 아주 제 무덤을 파는구나.’

뒤에서 무언의 손짓을 보내는 나Pd. 도경의 얼굴을 확실히 따라는 그만의 수신호에 카메라 감독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도경의 모습을 확실히 모두 담았다.

“그럼 인터뷰 시작해 볼까요?”

대본을 넘기는 나Pd의 표정에 음흉한 미소가 담긴다.

[ Q1.방송이 나간 후 주변 반응이 어떤가요? ]

“노래 잘한다고 다들 칭찬해주셨습니다. 뭐, 2억 이야기로도 시끌벅적 했고요.”

“그게 다인가요? 저희 제작진이 조사하기로 다른 이야기들도 많던데요. 예를 들어 태도 논란 같은 거 말이에요. 힘들지 않았나요?”

꿈틀.

굳이 꺼내도 되지 않는 사실을 꺼내어 인식시키는 나Pd를 보던 도경은 피식 웃었다.

“제가 뭐 남한테 피해를 주거나 했다면 반성하겠지만 그런 게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태도 논란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편집이 문제 있는 거 아닐까요?”

“하하하. 저희가 많이 노력해야겠네요.”

빠직.

서로가 한 방 먹이고 주고받는 대화가 끝나고 두 번째 질문이 도경에게 건네주었다.

[ Q2.참가자들 사이에 도경군한테 잠만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알고 계셨나요? ]

“잠만보요?”

“모두들 연습하고 있을 때조차도 잠만 잔다고 해서 도경 씨에게 붙은 별명입니다.”

“몰랐습니다. 제가 잠자는 걸 좋아해서요. 잠을 평상시 많이 잡니다.”

“그래도 연습도 안 하고 자는 건 조금 위험하지 않나요? 아니면 그만큼 자신 있으신가 봐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네?”

이번에도 도경의 태도를 지적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도경의 태도는 여유롭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했다.

“저 같은 천재는 연습하면 큰일 납니다. 하하하하!”

“......”

도경의 태도에 주변에 있는 제작진들 모두 할 말을 잃을 정도로 도경의 행동은 터무니없었다.

‘저거 눈치가 없는 거야? 아니면 진심 또라이 인 거야?’

‘캐릭터 대박이네.’

‘비호감 캐릭터 1위 등극이다.’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 가시가 들어있음임을 알 텐데도 터무니없는 배짱을 부리는 도경을 보며 모두 혀를 찼다.

‘방송에 이게 어떻게 나갈지 알 텐데? 정말 아무 생각도 없는 녀석이었나?’

“크흐음! 그렇군요.”

나Pd는 서둘러 표정 관리하고 다음 질문을 던졌다.

[ Q3.그룹 레전더리 1화만에 해체되었는데 아쉽지 않나요? ]

“둘 다 우승을 향해 가는 건 같으니까 별로 아쉽지 않습니다. Top10가서 만나면 되지 않겠습니까? 기회가 된다면 K스타 제작진분들이 합동무대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그 말은 Top10 가는 걸 전제하에 이야기하는 건데 너무 이른 말 아닌가요?”

“그 말 압니까?”

“무슨 말 말하는 거죠?”

“될 놈은 된다는 말이요.”

“......”

두 번째 적막.

도경의 대답에 할 말을 잃고만 나Pd는 이젠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이걸 좋아해야 하나? 자기가 알아서 비호감스럽게 행동하네.’

점점 막 나가는 도경의 인터뷰에 나Pd는 날조할 필요도 없이 그냥 그대로 내보내도 도경이 국민 비호감이 되는 건 식은 죽 먹기라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막나가는 도경이 한편으로는 신경 쓰였다.

[ Q4.도경군이 성준 군에게 준 2억의 출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데 대답해줄 수 있나요? ]

“하아. 뭐 별거를 다 인터뷰에서 따려고 하네요. 전에 이미 물어봐서 알지 않나요? 저 감성팔이 별로인데..”

“하하하. 저희야 알아도 시청자분들은 모르니까요.”

빠드득.

나Pd가 이를 갈든 말든 도경은 짜증 나는 표정을 지우지 않고 대답했다.

“2억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될 때 받은 위약금입니다. 대답이 되었나요? 막 이상한 음악 깔지 말아 주세요. 하하하!”

“하하..하...! 참 도경 참가자 난감하네요. 캐릭터 재밌네요. 아주... 재밌어...!”

“그래요? 저는 이 방송이 재밌던데요?”

“하하하.”

파르르.

‘철저하게 망쳐주마.’

거지 동냥해주듯 대답하는 도경을 보며 나Pd의 얼굴이 자신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켰지만, 도경은 싱긋 웃어줄 뿐이었다.

[ Q5.쟁쟁한 참가자들이 있는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조에 속해 있는데 걱정되거나 견제되는 상대방은 없나요? 그리고 아끼는 동생하고 경쟁하게 되는데 어떻습니까? ]

“견제되는 대상이나 걱정되는 거 없고, 성준이와 경쟁이라? 시청자분들 되게 재밌어하겠네요. 좋은 그림 될 거 같네요.”

“하하하..! 인터뷰는 끝났습니다.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꾸벅.

“킥! 감사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한 인사 후. 인터뷰 방을 나온 도경은 시원한 웃음 지었다.

“새끼 열 받은 표정 볼만 하네. 그러게 왜 시비를 걸어? 좋게 인터뷰해 주려고 했더니만 말이야.”

마지막에 똥 씹은 듯한. 나Pd의 얼굴을 떠올리자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Pd의 성질이란 성질을 아슬아슬한 선에서 모두 다 긁고 나온 도경의 얼굴에는 상쾌함만이 가득하다.

“너희들이 자르고 붙여서 날조해봤자. 어차피 내가 노래하는 것은 건들지 못할 거다.”

도경은 뜨거운 감자의 맛이 뭔지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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