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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45화 (45/357)

45화

“이제 무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서로 솔직해지죠.”

“뭐, 뭐라고?”

뒷담 화를 한 사람이 보통이라면 사과해야 하는 순간에 성준은 오히려 막 나가며 대형폭탄을 터트린다.

“솔직히 누나 저 싫어하잖아요. 저도 지금 말하지만 누나 같은 타입 맘에 들지 않거든요.”

강소영도 보통의 심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성준 또한 마찬가지.

도경 때문에 요즘 유순한 동생처럼 보였지만 성준의 출신 성분을 따지자면 그의 본성은 사나운 성격의 야생동물에 가까웠다.

씰룩.

“성준이 너 조금 피해의식 있는 거 아니니?”

“글쎄요. 누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피해의식 가지고 있다고?”

씨익.

자신이 첫 직격탄을 던졌을 때.

강소영의 입가 끝부분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자신이 분명 목격했는데도 저리 발뺌하다니.

끝까지 자기의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강소영을 향해 성준은 비웃어 주었다.

“끝까지 그렇게 내숭 떨 거 에요? 이번 무대 상대가 만만치 않은 거 잘 알고 있잖아요.”

“.......”

이번 K스타 시즌에 세 손가락에 꽂는 실력을 지녔다.

극찬을 들은 프로가수출신의 [새넌]과 팝 발라드로 도경 다음으로 박진용 심사위원을 울컥하게 만든 감성강자 [제이].

두 여성참가자의 실력은 성준이 말한 것처럼 어디 하나 만만한 구석이 없는 강력한 팀이었다.

“프로로 활동했던 새넌이란 누나도 체면 안 차리고 독기 품고 달려드는데 제발 정신 좀 차려요. 내숭 좀 그만 떨란 말이에요. 달콤한 듀엣곡을 원했으면, 저 말고 다른 사람 고르지 그랬어요.”

성준의 말 한마디.

그 한 마디에 표정이 굳던 강소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었다.

“그럼. 어쩌라고? 빌어먹을 거지새끼야. 나도 네가 그렇게 근본 없는 무식한 놈인 줄 알았으며 너랑 팀 안 했어.”

짜증나는 표정으로 성준을 향해 거침없이 모욕의 언사를 퍼붓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멈추지 않는 폭주 기관차 같았다.

‘이런 형편없는 놈이 감히 주제도 모르고...!?’

강소영은 알량한 재주 말고는 쥐뿔도 없고 근본이 천박한 놈에게 더는 자신을 욕보이게 둬선 안 된다 생각했다.

“입만 털지 말고 그럼 네가 원하는 선곡 노래를 가져오던가! 느낌이 별로라고? 네가 그리 대단해? 뭐가 된 것처럼 시 건방 떨지 마. 가난뱅이 고아주제에!”

“언니! 말이 심하잖...!”

자신의 친구를 향해 폭언을 쏟는 언니를 향해 미진은 처음으로 그녀를 향해 반기를 들었지만 강소영에게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었다.

휙!

짜악!

“넌 닥치고 있어! 죽여 버리기 전에!”

“악!”

털썩!

“미진아, 이게!?”

거칠게 따귀를 맞고 쓰러지는 자신의 친구 미진이를 보며 성준의 두 눈에 분노가 깃들었다.

“네가 뭔데 내 친구를 때려!”

휘익.

짝!

“......!”

긴 머리를 허공에 흩날리며 홱 하고 고개가 돌아간 강소영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자신의 뺨에 손을 올렸다.

부르르.

천천히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되돌린 그녀는 죽일 듯한 살벌한 눈빛으로 성준을 노려보았다.

“지, 지금 네가 날 때렸어?”

“그래 때렸다. 어쩔래? 노래 선곡? 그거 배운 거 많은 네가 다 알아서 한다고 맡아놓고 왜 나한테 지랄이야 지랄은?”

“너, 너!!! 정말 막 나가자는 거야?”

“그러게 왜 애꿎은 애 뺨을 때려!? 이, 사갈 같은 년아!”

“사, 사갈 같은 년?”

평생을 남들에게 떠받치며 받고 사랑받기만 했던 강소영은 성준에게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욕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심보가 고약하다고 하더라도 상류층으로 곱게 자란 화초.

밑바닥에서 거칠게 자라온 성준에게 입담으로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뭐 틀린 말 했어? 그리고 미진이 한 번만 더 괴롭혀봐. 그 잘난 얼굴 긁어 버릴 테니까.”

흠칫.

성준의 시정잡배 같은 협박에 흠칫하던 강소영은 자신이 그에게 겁을 먹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끼고는 이내 그를 독하게 쏘아보며 축객령을 내렸다.

“이익. 내가 네 까짓 것 말을 들을 거 같아!? 이래서 천한 놈들하고는 말을 섞으면 안 돼. 당장 내 집에서 꺼져!”

“네, 네. 천한 놈은 당장 꺼져드리지요. 아예 각자 노래만 파트 나눠서 연습하도록 하죠? 나도 이제는 애매하게 생긴 그쪽 얼굴 보고 싶지 않네요.”

“당장 꺼져! 당장 꺼지라고!!”

좀 더 그녀의 속을 긁고 싶었으나 성준도 이 이상은 나가면 조절이 안 될 거 같아 그녀를 매섭게 쏘아보며 바닥에 쓰러진 미진을 일으킨 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

“미안해. 미진아. 내가 좀 더 참았어야 했는데...”

“으응. 아니야. 난 괜찮으니까 어서 가봐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게.”

“진짜 미안해... 내일 학교에서 보자.”

“응”

자신의 친구에 미안함을 뒤로하고 성준은 연습실에 걸아가 자신의 짐을 챙기고 넓은 저택 밖으로 나왔다.

끼이익 쿠당!

철컥

“거지에 고아 새끼라고...?”

퉷!

저택 밖으로 나온 철문에서 문 잠그는 소리를 들은 성준은 뒤 돌아 저택의 거대한 문을 노려 보면서 그곳을 향해 침을 내뱉으며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

“흥! 이젠 알아서 해라. 나는 내 마음껏 노래 부를 거니 후회나 하지 마라.”

성준은 차라리 상대 팀이 아니라 강소영을 짓밟기로 마음먹었다. 호흡?, 배려? 그딴 생각은 이젠 아예 집어 치워버린 지 오래였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노래를 부를 것이고 나머지는 그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었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노래를 못 따라온다면?

“그럼 둘 중 하나만 살아남겠지.”

번뜩.

팀 미션.

상대보다 자신의 파트너가 적이 될 것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성준은 오랜만에 독기 품은 얼굴로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끼아아악!”

와장창!

성준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은 굴욕과 수치심에 강소영은 연습실 안에서 비싼 도구들을 닥치는 대로 깨부수며 화를 풀고 있었다.

씩씩!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머릿속 가득 성준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강소영은 자신에 손에 쥐어진 악보를 구기며 바닥에 던졌다.

풀썩.

소파 위에 앉은 그녀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자신의 흐트러진 머리와 옷소매들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툭툭.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온 강소영.

방금 전에 미친년 마냥 발광하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는 말끔한 상태로 돌아왔는데 방금 전 화낸 감정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비인간적인 모습마저 느껴져서 소름끼칠 정도였다.

툭, 툭!

“칫. 이 사람은 조금 성가시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어. 확실히 하려면 이 사람의 힘이 필요해.”

삑.

뚜르르르.

강소영은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띄운 후. 몇 번 망설이다 통화 버튼을 눌러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철컥!

[여보세요? 소영이 네가 웬일이냐?]

“아, 안녕하세요 차 프로듀서님. 늦은 시간 죄송해요.”

[괜찮다. 전에 네가 한 짓으로 꽤 재미를 봤으니 말이야. 아버지는 안녕하시고? 그때 일 감사하다고 말 드리렴.]

“네...”

안부를 묻는 인사인데 강소영의 낯빛이 굳었다.

[그래 이번에도 오디션 편곡에 관한 것 때문이냐?]

“네. 이번 파트너와 문제가 있었어요.”

[흐음...]

“.......”

꿀꺽.

천하의 강소영도 이 사람 침묵 앞에서는 떨리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파트너가 혹시 저번 라운드에서 너를 제쳤던 녀석이냐?]

“네.”

[클클. 흥미가 가는구나.]

두근두근.

저번에 강소영이 극찬을 받았던 아델의 노래를 편곡한 작곡가 차현식.

그저 기획사에 속한 작곡가일 뿐인데 강소영의 태도는 긴장으로 굳어져 있었다.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 줄 몰랐지.’

처음에는 단순히 기획사에 소속 되어있는 노련한 작곡가인 줄 알았다.

그렇기에 만만히 보고 저번 라운드 불렀던 아델의 노래를 자신이 편곡했다 거짓말한 강소영 이었는데 그것은 명백히 실수였다.

그 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차현식 작곡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앞에 찾아와 본 모습을 드러내며 그녀를 협박했기 때문이다.

(재밌는 짓을 했더구나. 편곡이지만 감히 차현식이 손 본 곡을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자기 걸로 주장하다니 말이야. 이쪽 세계에서 쫓겨나고 싶은가 보지?)

덜덜덜.

--

‘그땐 정말 놀랬지...’

차현식과 첫 만남을 떠올리면 강소영은 아직도 몸이 떨려왔다.

오디션 투척용 곡의 작곡가가 실상은 기획사 사장도 쩔쩔매는 실세. 그리고 음악계의 작곡가들 사이에서 야왕(夜王) 같은 존재인 것을 알았을 때. 강소영은 자신의 가수라는 꿈을 잃을까 봐 그때만큼은 진심으로 두려워했다.

[좋지. 네가 원하는 노래를 골라서 편곡해 주마.]

“정말요? 감사합니다. 차 프로듀서님.”

[대신에 너희 아버지에게 한 가지 일을 부탁할 게 있는데 말이다.]

이런 것은 척하면 척이었다.

강소영은 그가 건네는 말의 의미를 빠르게 알아 듣고 적극적으로 호응 하였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는 아버지가 들어 주실 거에요. 어떤 일인지 말씀 해주시면 한 번 여쭤 볼게요. 참! 곡의 편곡출처는 그럼 저로 해도 될까요?”

[클클클. 상관없다. 그래 어떤 곡을 원하느냐?]

“당연히...”

야심한 시간.

두 사람의 모종의 거래가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

며칠 후.

〈은하수 별〉

딸랑-.

“저 왔어요.”

“아 도경이 왔냐?”

이제는 카페보다는 연습실이라고 해도 어울릴 정도로 익숙한 공간에 도경은 문을 열고 내려왔다.

“아이고야. 두야. 쟤 또 있네.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어요?”

“아아아~, 아아 후우~!”

도경은 마이크를 들고서 열창을 하고있는 성준을 바라보며 자신의 미간을 꾹꾹 눌렀다.

“글쎄다. 지금 2시간 째?”

“휴우...”

‘진짜 뭐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네.’

며칠 전부터 카페에서만 죽치고 있더니 이제는 이번 팀미션 라운드의 곡인지 한 노래만 냅다 죽어라 파는 성준을 보며 도경은 골치가 아파 왔다.

“대체 듀엣곡을 왜 혼자서 연습하는데...”

“아아”

여성의 노랫소리가 들리지만 그것은 라이브가 아닌 디지털로 녹음된 음원 파일.

그 녹음 본에 맞춰서 성준은 듀엣 곡을 혼자서 연습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노래는 혼자 연습한다고 될 게 아닌건 줄 다 알고 있을 텐데. 멍청한 것들!’

팀인데도 불구하고 각자 당일 날 녹음한 파일을 보내고 그걸로만 연습하는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하고있는 성준과 강소영의 행태에 한숨이 나왔다.

“그건 그렇고 정말 거지같게 편곡해 놨네.”

무엇보다 도경은 성준이 부르고 있는 노래의 편곡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아아~!”

“성준아 그만해!‘

“헉헉. 형 언제 왔어요.”

“조금 전에 왔다 멍청한 놈아.”

상당히 지쳐 보이는 성준을 보며 도경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있는 생수통을 쥐어 그에게 건네었다.

만져보니 따듯한 물이 담겨있는 생수통.

“이젠 좀 연습량 줄여. 그러다 목 나간다.”

따뜻한 물을 챙겨 먹을 정도로 성준의 컨디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챈 도경은 그의 목을 걱정하였다.

“헤헤헤. 저도 안 그래도 마침 좀 쉬려고 했어요.”

“휴... 웃지 마. 정든다.”

성준의 미련함에 뭐라 한 마디 쏘아붙여 주고 싶었지만 이미 이러한 선택을 내린 그의 판단을 도경은 존중해 주기로 했다.

소년이지만 남자로서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일을 벌인 것이니 형으로서는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할 만하냐?”

“뭐, 후반 부분이 문제죠.”

“듀엣곡이라 생각해야 할지 경쟁곡 이라 생각해야 할지...! 진짜 이걸 그 애가 편곡했다고?”

“그렇지 않겠어요?”

[When you believe]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그녀가 며칠 전에 보내 온 노래의 정체는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2명의 디바가 부른 듀엣곡.

「When you believe」.

이 곡은 디바 전용으로 만들어진 노래인 만큼 곡 구석구석 난해한 난이도를 지닌 노래였다.

초반에는 서로의 솔로로 각자의 감정선을 겨루고, 중반에는 기술을, 후반에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애드리브를 겨룬다.

듀엣곡이지만 동시에 서로의 기량을 비교하고 겨루는 경쟁곡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곡의 파트 분배마저 철저히 50대50으로 나눌 정도였으니.

당시 두 명의 디바들의 라이벌 의식과 신경전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부문이었다.

“골 때리네.”

여성.

그것도 디바에게 맞춰진 난이도 있는 곡.

화룡점정으로 강소영이 직접 편곡작업까지 해서 들고 온 이 노래는 정말로 최악이라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도 정말 열 받을 정도의 노골적인 편곡이었지...”

편곡구성 곳곳에 아예 성준을 향해 개목걸이를 채우겠다는 의도가 깔린 장치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곡은 좋잖아요.”

속편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자조가 담긴 성준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네 말대로 곡은 좋지. 강소영에게는 말이야...”

원곡보다 더욱 더 여성의 섬세하고 호소력 짙은 곡으로 편곡한 강소영 버전의 「When you believe」.

“뭐. 선곡은 제가 그쪽한테 맡겼으니까 달게 받아야죠.”

“죽어도 자존심이라는 거냐?”

“하하하.”

둘이 훌륭하게 노래를 소화를 해내도, 망쳐도 결과는 강소영을 돋보이게 만든 편곡 구성.

이는 쉽게 말해서 강소영의 마음에 따라 성준의 결과가 좌지우지 되는 노래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도 중반까지는 자신 있어요. 그리고 노래 애드리브가 있는 후반부분만 커버가 가능하다면..!”

불끈!

“이번 라운드의 승리는 제거니까요. 제대로 한 방 먹여줄 생각이에요!”

이런 악조건에서도 강소영을 향한 성준의 투지는 놀라울 정도였다.

상대방이 작정하고 파트너를 따돌리려는 애드리브를 따라잡을 생각을 하다니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어휴. 네 말대로 된다면 강소영 걔는 수치심에 얼굴도 못 들 걸? 근데 그게 쉽나?”

일부러 따돌리려는 상대방을 붙잡는 것. 그것은 성준이 당당하게 말하는 것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성준이 강소영보다 1단계 아니, 2단계는 기량이 높아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준이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그거죠!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힘들게 연습하는 보람이 있는 거죠.”

“꼴통새끼.”

“헤헤헤.”

자신의 말을 듣고는 오히려 불타오르는 투지를 보이는 성준을 보며 도경은 성준도 자신처럼 상대방의 예상을 깨고 크게 한 방을 먹이는 걸 즐기는 또라이 기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형.. 그래서 그런데 한 가지 부탁해도 되요?”

“뭔데?”

“제 애드리브 특훈 상대가 돼주세요.”

“......”

갑작스러운 부탁.

하지만 이글이글 타오르는 성준의 두 눈에 도경은 결국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명색이 형인데 이 정도는 도와줘야 체면이 섰다.

“강소영한테 제대로 한 방 못 먹이기만 해봐라...”

“그 말은 해준다는 거죠?”

“그래. 그것도 제대로 도와줄게. 그쪽에서 하는 꼬락서니는 나도 너무 맘에 안 드니까 말이야.”

“앗싸!”

밝은 얼굴로 기뻐하는 성준.

그런데 상황이 되게 재밌게 되어 가고 있었다.

당사자들 모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론 적으로 보았을 때 둘의 경쟁 구도에 제3의 인물들이 끼어 든 것이나 다름없는 까닭이다.

[박도경,지성준] VS [차현식 프로듀서. 강소영]

강소영은 뒤엔 차현식 있었고, 성준의 뒤에는 도경이 자리 잡고 있는 경쟁구도.

자신들이 모르는 인연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게 모르게 엮이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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