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59화 (59/357)

59화

언제나 지루하고 닭장처럼 느껴졌던 학교.

모두가 빛나는 학창시절을 보내는 교실 속에 꿈도 희망도 없는 암울한 미래만을 생각하던 학생은 어느 순간부터 180도 바뀌어 있었다.

죽어있던 그의 눈은 이제는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생기를 눈가에 띄고 있었다.

“흥흥흥!”

‘앞으로 1시간만 참으면 수업이 끝난다.’

근질근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꾸만 솟아오르는 자신의 에너지에 성준은 드물게 학교에서 웃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시간만 지나면 성준은 자신이 꿈꿔오고 동경해 왔던 기획사에 가서 노래를 연습하고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 [Tg]기획사에 들어갈 줄이야.”

비록 오디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임시로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지만 평소 자신이 동경해왔던 기획사에 들어가 훈련을 받는다는 것은 성준에게 있어 의미가 매우 큰일 이었다.

[Tg]기획사

그룹 내 일류 아티스트들끼리 작사 작곡을 하는 기획사로 처음은 힙합과 흑인음악을 기반으로 출발한 레이블 기획사에서 어느 순간 세계적인 스타를 배출하며 빅히트를 치고 나서는 압도적인 연예계 전방에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괴물기획사로 성장하게 된 곳이었다.

[개성적인 아티스트를 위한 소속사.]

외모와 비쥬얼만 보는 다른 소속사와 달리 실력과 개성을 중요시 여기는 기획사로 스타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성준뿐만 아니라 모두들 가고 싶은 장소로 [TG]기획사를 뽑았다.

‘되게 화려한 곳이었지.’

거대한 [TG]기획사의 사옥을 떠올리며 성준은 자신이 동경했던 장소를 누볐던 소중한 경험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아티스트들을 위한 최첨단 기기와 깔끔하고 넓은 연습실과 말로만 유명했던 TG 기획사의 구내식당.

화려한 치장을 한 트레이너들과 아티스트들이 지나가는 풍경은 지금 떠올려도 생생하고 황홀했다.

“헤헤헤.”

[TG]기획사를 겪은 지 아직 단 하루 밖에 되지 않았지만 K스타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 언제였나 하고 묻는다면 성준은 바로 어제라고 대답할 정도로 좋은 경험을 했다 진심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떠올려 본 유익한 시간이었던 까닭이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지. 나의 가치를 확인 할 수 있었어.”

그런 대단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일류 아티스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그들에게 몰래 받은 명함만 하더라도 열장이 넘었다.

바보가 아니라면 자기 자신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일.

성준은 자신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실력과 자격이 있다는 것에 행복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행복해.”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행복이었다.

꿈이 꿈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쟁취하고, 자신의 힘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과 자유가 성준은 미친 듯이 좋았다.

중얼.

“나는 높이 올라 갈 거야.”

성준은 자신 안에서의 목표를 중얼 거리며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매일같이 위를 향해 올라갈 것을 다짐하는 성준이지만 그 다짐은 매번 하면 할수록 성준은 새롭게 느끼고 있었다.

목표를 향해 끊이지 않는 성준의 향승심이 그리 만드는 것이었다.

무대 위에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와 사랑을 몸소 받고 있지만 아직 그에게는 한 참 모자랐다.

그에게 있어 K스타는 걸음을 딛게 해주는 기회이자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은 우승.’

성준은 바보가 아니었다.

자신의 가치를 이해하고 확인했고 주변을 살필 줄도 아는 눈치도 있다.

현재 자신의 주변의 분위기가 이정도로 상승세까지 왔다면 K스타에서 우승을 노려볼만 하다 성준은 예상하고 있었다.

시끌시끌.

주변에서 자신에게 다가오고 싶지만 다가오지 못하는 학교 애들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지 가늠이 갔다.

‘그건 그렇고 진짜 짜증나네.’

나름 최선의 선에서 반응을 하고 있었지만 학교라는 장소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성준에게 너무나 짜증나는 문제였다.

일반적인 학생이라면 좋아하고 으쓱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성준이 어디 일방적인 평범한 학생이던가? 성준이 가난한 학생의 신분으로 지내왔던 학교는 솔직히 그에게 있어 별로 좋지 못한 공간이었다.

“Tv방송에 하나 나왔을 뿐인데 이렇게 바뀐 태도라니. 정말 웃기지도 않아.”

가난한 학생은 학교가 그리 썩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 차별을 직접적으로 받는 것은 아니지만 겉 돌고, 배척당하고, 이내 무시당하기 쉬운 존재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성준도 이와 다르지 않았고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성준이 행복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 해서 학교라는 장소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없이 기분 나쁘게 만들기도 하였다.

“구역질 나.”

거의 1년간 말도 걸지 않았던 학급 친구들이 말을 걸지 않나. 교회행사 덕에 자신을 항상 불성실한 학생으로 무시하기만 하던 교사들이 싸인을 받아가며 칭찬을 하지 않나.

그들의 태도의 변화는 통쾌하거나 기분이 좋다기보다 오히려 가식적인 것을 보는 듯 하여 기분이 좋지 않았다.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불신마저 생길 것 같은 감정에 들 정도여서 성준이 학교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꽤 상당했다.

“그래도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참자.”

현재 성준은 졸업을 앞두고 중학교3학년.

앞으로 5일 만 버티면 겨울방학이고 그 후. 중학교3학년인 성준은 곧바로 이 지긋한 학교의 졸업이다.

방학과 동시에 탑10에 입성하기 위해 맹훈련을 할 예정인 성준은 요 5일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요즘 미진이랑 자주 못 봤구나.”

문득 떠오른 자신의 친구.

5일 뒤면 겨울방학으로 유일한 친구인 미진과 자주 못 만난 것을 떠올린 성준은 그녀에 대해서 걱정하기 시작했다.

강소영과 함께 팀 미션을 한 이후부터 행동이 묘하게 달랐던 자신의 친구가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혹. 강소영한테 해코지 당하는 건 아니겠지?”

분명 이점에 대해서 괜찮다 확인 받았지만, 강소영의 독한 성격을 아는 성준으로서는 항상 자신의 관계 때문에 그녀가 괜히 피해 입을까 걱정 할 수밖에 없었고 요즘 들어 묘한 그녀의 태도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중이었다.

연락을 하지만 예전에 비해 뜸한 편이었고 얼굴 보는 것도 힘들어지니 괜스레 거리감이 생긴 것 같은 기분에 성준은 생각난 김에 미진에게 연락하기로 결정했다.

스윽.

성준은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그녀에게 톡을 보내었다.

따다다다닥.

[미진아. 오늘 학교 끝나고 카페에서 볼래?]

[오늘?]

톡을 보내고 얼마 안 있어 미진으로부터 답장이 곧바로 왔다. 내심 자신이 괜히 과민반응 보인 게 아닐까 싶은 성준은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그래. 미진이가 그렇게 의리 없는 얘일 리가 없지.”

[ㅇㅇ. 요즘 주변 시선 때문에 자주 못 만났잖아. 나 기획사에서 약속시간까지 조금 시간이 비는데 볼 수 있어?]

[응. 좋아. 마침 잘 됐다. 나도 할 이야기가 있었는데.]

“응?”

그녀의 톡에 고개를 갸웃거린 성준은 미진이 자신에게 할 이야기가 뭘까 생각해 보았지만 생각나는 게 없어 물었다.

따다닥.

[할 이야기?]

[으응.]

그녀가 직접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다니 성준에게 있어 희귀한 일이었지만 성준은 .

[아, 수업 시작했다. 그럼. 방과 후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 보자.]

[ㅇㅋㅇㅋ.]

내심 지금 여기서 할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공부하는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카페에서 듣기로 한 성준이다.

드르륵.

“자자! 수업 시작한다. 다들 자리에 앉아.”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성준이 머무르고 있던 반에도 마지막 수업을 하러온 선생님이 들어왔고 다들 수업을 받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1시간 남은 학교 수업에 성준은 하품을 하며 익숙하게 책상 위에 자리 잡고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한다.

한쪽 팔은 앞으로 내밀어 얼굴을 베고 한쪽 팔은 살짝 얼굴을 가려 잠자는데 최적의 잠자는 자세.

어차피 기말고사시험도 끝나고 영화를 보거나 시답지 않은 수업. 그 속에서 성준은 최적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쿠울.

모든 준비를 마친 성준은 빠르게 수마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누가 잠만보 도경의 동생 아니랄 까봐. 어느 장소에서는 성준 또한 수면으로 시간을 잘 보내는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

딸랑.

“여기도 오랜만이네.”

마지막 수업을 마친 성준은 미진과의 약속장소인 카페에 도착했다.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아서 미진과 자주 놀러왔던 아지트 같은 카페였는데 오랜만에 오니 새삼스레 반가웠다.

“음. 아무래도 내가 먼저 왔나 보네.”

카페 내부에 있던 사람을 훑은 성준은 카페에 자신이 먼저 온 것은 깨닫고는 2층위로 올라가 창가 근처에 자리를 잡은 다음 카운터 앞에 나가 자신의 메뉴를 시키기 시작한다.

“아메리카노하고 자몽티 아이스로 하나씩 주시고 쵸코 브레드 하나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브레드 때문에 조금 시간 걸리니 자리에 앉아서 진동 벨이 울릴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성준군.”

찡긋.

“어?”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윙크를 하는 카페 여주인을 보며 성준은 당황하였다. 그런 그의 표정이 웃기던지 여주인은 그를 향해 웃음을 터트렸다.

“호호호. 너무 당황한다. 성준 학생 덕분에 K스타 잘 보고 있어요. 응원하고 있으니 우승까지 힘내세요.”

“아 감사합니다.”

꾸벅.

설마 이곳에 있는 여주인까지 K스타를 통해 자신을 알 줄을 몰랐던 성준은 그녀의 응원에 뒤늦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카페 여주인은 의외로 어리버리한 성준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그에게 진동 벨을 건네었다.

“이런 아줌마가 주책 부렸네. 성준학생 얼른 올라가요. 특별히 서비스 많이 해줄 테니 기대해요. 호호.”

“......”

진동 벨을 받아들인 성준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2층의 자리에 올라 자리에 앉았다.

풀썩.

“놀래라. 설마 여기 사장님이 나를 아실 줄이야.”

설마하니 이곳 카페 주인까지 자신을 알지 몰랐던 성준은 한숨을 내쉬며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하아. 역시나 익숙해지지가 않네.”

남의 관심과 호감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성준은 이와 같이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팬들을 만날 때면 항상 놀라곤 했다.

워낙에 열악하게 자라온 환경 덕분일까.

타인들이 스스럼없이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행동들은 성준에게 너무나도 낯 설어서 고맙기도 하면서도 불편한 게 그가 느끼는 심정이었다.

우르르.

“낄낄낄.”

“음?”

미진을 기다리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카페 2층 안으로 불청객이 찾아와 주위를 시끄럽게 만들기 시작한다.

딱 봐도 질이 좋아 보이지 않는 학생들 이었다.

갸웃.

“저건. 산한고등학교 학생이 왜 이곳까지 온 거지?”

산한고등학교는 이곳에서 1시간 정도 꽤나 멀리 떨어져있는 학교인데 그런 곳에서 5명의 남학생들이 이 카페에 온 것은 조금 의아하다 생각하며 조금은 좋지않은 느낌이 들었다.

힐끔. 힐끔.

역시나 이런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 지.

껄렁껄렁한 태도로 시끄럽게 굴던 고등학생들이 성준을 향해 시선을 보내오고 있었다. 이에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성준이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왠지 귀찮아 질 것 같은데 자리를 뜰까?’

저런 류의 유형과 엮이면 좋은 일이 없는 것을 알고 있는 성준은 괜히 일이 생길까 싶어 천천히 자리에 일어났다.

스윽.

과민반응일수도 있겠지만 성준 자신의 감이 좋지 않으니 굳이 그 감을 거부할 이유는 없어서 카페의 자리를 옮기기로 결정 내린 것이다.

드르르.

평상시에 신경도 쓰지 않을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 생각한 성준은 의자위에 놓았던 가방을 들어 올리려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행동을 멈추었다.

“성준아. 미안 내가 좀 늦었지. 많이 기다렸어?”

움찔.

“어? 아니야. 별로 안 기다렸어.”

자리를 옮기려는 타이밍.

하필 그 순간에 기다리고 있었던 미진이 2층위로 올라와 그가 있는 자리를 향해 다가온 것이었다.

“미안. 선생님하고 잠깐 상담하느라...”

털썩.

헐레벌떡 다가와 자신이 잡은 자리에 앉는 미진이를 보며 성준은 자리를 옮기려는 것을 멈추고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여기 오기위해 뛰었는지 지쳐서 헐떡이는 미진이한테 자리를 옮기자고 애기하기엔 조금 그랬기 때문이다.

“안 뛰어도 되는데... 목마르지? 메뉴 미리 시켰으니 좀 있다가 마실 거 나올 거니 조금만 참아.”

“아, 얼마야?”

“됐어. 네가 너한테 얻어먹은 게 얼마인데. 이번엔 내가 살게.”

“으응. 고마워.”

아직도 유지되는 시선에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성준은 그들이 이내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릴 거라 생각하며 무시하고 미진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헤에-. 저거 지성준 깔따구인가?”

“깔따구치고는 못 생기지 않았냐?”

“속궁합이 좋은가 보지 낄낄낄.”

“어린것들이 까졌네. 킥.”

하지만 얼마 못가서 이야기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생들의 조롱과 지저분한 음담패설의 대화들이 성준과 미진의 귀에 들려왔기 때문이다.

찌릿.

당연히 한 성깔하는 성준은 본능적으로 그들을 향해 표정을 찌푸리며 노려봤다. 그런 성준의 눈빛을 본 고등학생중 하나가 그를 보며 이죽거렸다.

“뭐. 씨발. 그렇게 야리면 어쩔 건데?”

“저게...”

“성준아 참아.”

꽈악.

“...!”

이유도 없는 명백한 시비에 성준은 따지러 자리에 일어나려 했지만 자신을 말리는 손길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너 방송도 나가야 되는데 싸움 벌여서 어쩌려고 그냥 자리나 옮기자.”

“.......”

하나도 틀린 말이 없는 그녀의 말에 성준은 잠시 침묵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리 옮기는 게 좋겠다.”

“으응. 잘 생각했어.”

두 사람 다 안색을 굳힌 표정으로 짐을 들고 일어나 자리에 벗어나려 했지만 앞을 막는 불청객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뭡니까?”

“왜? K스타 지성준씨 어딜 가시게~?”

앞을 막아선 불청객은 5명의 고교생. 그들은 성준과 강미진을 에워싸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다.

한 남학생이 성준의 어깨위에 손을 올리며 다독이며 이죽 거렸다.

“남자가 되어서 그렇게 야렸으면 멀쩡히 갈 생각을 하면 안 돼지. 잠시 엉아들하고 이야기 좀 나눌까?”

“할 얘기 없는데요? 비켜!”

툭!

그 남학생의 손을 떨쳐낸 성준은 옆에 있던 강미지의 손을 붙잡고 자리를 그들이 에워싼 틈을 뚫고 걸어간다.

“이 새끼가 우리가 너한테 할 말 있다고 했잖아!”

휘익!

“!?”

걸어가는 성준의 어깨를 홱 잡아챈 남학생은 그를 향해 자신의 주먹을 날렸다.

퍼억!

우당탕탕!

“꺄앗!”

난데없는 폭력에 미진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주먹을 맞은 성준은 자리에 쓰러졌다.

“병신이 듣던 대로 싸가지가 좆나 없네.”

“......”

갑작스러운 주먹질.

주르륵.

성준은 자신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면서 잠시. 이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 어찌할지 고민했다.

“애비, 애미 없이 자란 놈들이 다 그렇지. 아무리 틀딱 충들이 손자 키우려 해도 부모만큼 제대로 못 키운다니까. 이래서 늙으면 죽어야 돼.”

“킥킥킥킥!”

빠직.

참을 수 없는 모욕.

그들의 대화를 들은 성준은 눈빛을 빛내며 자리에 일어났다.

‘어쩐지 일이 잘 풀린다 했다.’

씨익.

“새끼 돌았나. 쪼개? 지금 웃음이 나와?”

익숙한 적의와 멸시.

스스럼없는 호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황하며 불편해 했지만, 이런 시비와 억울한 일에 익숙한 성준은 자신도 모르게 웃는다.

“그래 새끼야. 너희 같은 새끼들은 언제나 똑같아서 웃음밖에 안 나와!”

휘익.

퍽!!!

“크악!”

성준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학생을 향해 분노가 담긴 자신의 주먹을 그들을 향해 휘두르며 소리 질렀다.

“이 새끼가!?”

자신의 친구들이 맞자 남은 4명의 친구들이 벌떼처럼 홀로 서있는 성준을 향해 덮치기 시작한다.

우당탕탕!

퍽퍽퍽!

“꺄아악.”

카페 안은 싸움으로 어느새 난장판이 되기 시작한다.

(다음 화에서 계속)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