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끈적한 노래가 나오는 동시에 강소영의 눈빛이 바뀌었다. 순식간에 음악에 몰입한 것이다.
[말해, 말해, 말해 말해봐.
왜 너는 바보처럼 구는 거니?]
강소영 입에서 나왔다고 믿을 수 없는 그녀의 노랫소리.
분명 아직 어린 나이인 강소영인데도 그녀의 목소리에는 남자를 유혹하는 짙은 색이 깔려있었다.
느린 템포지만 매혹적인 그루브가 짙게 부르는 자신의 노래에 그녀는 천천히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네가 하는 짓은 역겨운 짓이야.
그건 나를 머리끝까지 화나게 만들어]
그저 예쁘장하게 단순히 몸을 흔드는 춤이 아니었다.
단순한 웨이브에도 절묘한 군데군데에서 몸을 튕기는 농염한 몸짓을 보이고 있는 춤이었다.
[말해줘, 말해줘, 말해줘, 말해줘
왜 네가 필요하다고 내가 여기에 앉아있는지.]
강소영의 동작을 바라본 도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강소영의 춤을 보며 도경은 순순히 감탄하며 그녀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남자로서 그녀의 유혹적인 춤에 호응하고 만 것이다.
“잘 추잖아?”
“...”
반응을 보인 도경의 옆에 있던 김주희는 평소라면 그의 가벼운 행동에 경고를 하였을 테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내심 도경의 말에 김주희도 동의하기 때문이었다.
[왜 그리 멀리 가야 했는지 나에게 말해봐. 그렇게 멀리 말이야.
Baby 네가 잇는 곳으로 내가 갈게.]
도경도 감탄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야 뻔하였다.
사람들을 유혹하는 춤으로 눈을 사로잡고 끈적이면서도 간드러지는 강소영의 노랫소리는 귀를 사로잡는다.
꿀꺽.
“진짜 예쁘다.”
남성 참가자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었다.
강소영의 매혹적인 모습은 남성에게 치명적이었다.
“와... 대박. 정말 반전이다.”
화끈화끈.
“몸매가 진짜 반전이지...!”
요염하게 움직이는 강소영의 댄스에 눈을 떼지 못하는 그들은 자신들의 얼굴이 붉게 상기된 것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녀의 춤에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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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석에서 강소영의 춤을 바라본 박진용은 놀란 눈으로 앞에 있는 강소영을 바라보았다.
“잘 단련된 육체도 그렇고 춤추는 동작도 그렇고 저거 완전 춤꾼이잖아? 강소영이 춤을 배웠었나?”
단기간에 춤을 배운 사람과 오랫동안 춤을 춰온 사람은 태가 아예 달랐다.
군살 없이 탄력을 유지하고 있는 육체를 지닌 강소영의 단련된 몸은 그녀가 오랫동안 춤을 춰온 몸이라는 사실을 박진용은 알 수 있었다.
휘익!
끽.
스으윽! 툭!
같은 동작의 웨이브를 두 번 시연하는데 둘 다 아예 다른 느낌의 웨이브다.
똑같은 동작이라도 춤추는 동작에 강약의 변화를 줄 줄 아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저 정도의 수준이라면 필시 계산하고 추는 춤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것이리라.
“저게 진짜 모습인가?”
평소 쑥스러워하고 모습이 아니라. 춤꾼의 숨길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소영의 온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노래하는 모습보다 훨씬 매력 있어.”
평상시와 180도 다른 모습에 감탄이 나오는 것도 있었지만 박진용은 개인적으로 그녀가 춤을 추는 모습이 평소 노래 부르는 모습보다 더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느껴져서 보기가 좋았다.
끄덕.
“진용이 네 말대로 저 아이 춤을 즐길 줄 아네.”
박진용이 중얼거린 말을 들은 태현섭은 그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그 또한 춤꾼으로 유명했던 시절이 있었던 인물.
그는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강소영이 추는 동작과 리듬에 맞춰서 고개를 까닥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까닥 까닥.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비둘기처럼 고개를 까닥이는 그의 모습은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야 말로 태현섭이 제일 감탄했을 때 나오는 행동인 것을 박진용은 알고 있었다.
“형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춤이지?”
“어. 개인적으로 진용이 너희 참가자 김주희 춤보다 지금 추는 강소영 춤이 더 좋다. 지금 완전 취향저격 당해버렸네. 와... 진짜 반전이다. 쟤 어쩌면 좋니?”
박진용이 아닌 방송 카메라에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 신경 쓰는 그 태현섭이 유례없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과한 리액션을 보인다.
박진용의 말대로 강소영이 추는 춤은 태현섭의 개인적인 취향 저격이어서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었다.
소근.
“둘은 태현섭 심사위원 바스트샷 여러 각도에서 따도록 해.”
끄덕.
위이잉.
보기 희귀한 그의 리액션의 소중함을 알기에 카메라맨 몇을 태현섭에게 마크하게 한 총괄 Pd는 무대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때쯤이면 시청률이 떨어질 조짐이 보이는데 오히려 오르겠어. 중간 기습 배틀이 저 정도라면 탑10출연을 건 경연 때는 시청률의 상승을 기대해 봐도 되겠어.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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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감탄사를 끌어내고 있는 강소영은 오랜만에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춤을 추자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역시 춤출 때가 가장 기분 좋아.’
자제하고 싶어도 흥이 주체가 안될 정도로 샘솟는다.
그녀는 자신 존재의 아이덴티티의 일부는 분명 춤으로 구성이 되었다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게 이렇게 들끓는 희열감을 느끼는 날은 남을 짓밟고 1등을 쟁취할 때 이외에는 몇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No.1 이야.’
노래의 킬링파트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강소영이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바닥을 쓸었던 몸을 일으켜 여유롭게 앞으로 걸어나간다.
[Oh baby, oh baby, oh baby, oh baby, I'm needing you.]
[오 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나는 네가 필요해]
Oh baby, oh baby, oh baby, oh baby, I'm needing you
[오 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나는 네가 필요해]
Oh baby, oh baby, oh baby, oh baby, I'm needing you
탕! 타당!
바닥을 세게 밟으며 몸을 강하게 위아래로 퉁기는 강소영은 관능적이지만 파워풀하게 격정적인 춤을 추기 시작한다.
“꺄아악”
같은 여자도 소리칠 만큼의 치명적인 섹시함. 당연히 남자들도 말할 것 없이 그녀의 댄스에 열광하였다.
순간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환호성에 강소영의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노래에 훅이나 킬링파트가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폭발적인 춤을 추는 그녀에게 모두들 환호를 안 하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음... 저게 진짜배기였나? 조금 위험 할 거 같은데?”
긁적긁적.
제대로 포텐을 터트리고 있는 강소영을 바라보는 도경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콧잔등을 긁적였다.
솔직히 노래보다 춤이 그녀의 진짜배기 재능이란 생각이 들었다.
“......”
힐끔.
‘역시 많이 놀랐나 보네.’
눈동자가 쉴 새 없이 떨리는 김주희를 보며 도경은 입맛을 다셨다. 자신이야 산전수전 겪은 몸이라 별로 아무렇지 않지만, 자신의 옆에 있는 이 어린 소녀 파트너는 그러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도경에게 좋은 일이 아니었다.
‘잘 춰도 너무 잘 추잖아?’
김주희는 강소영을 보며 복잡한 심정을 느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참가자들 사이에서 댄스 퀸이라 불리기도 했고 자신도 또래 사이에서만큼은 춤만큼은 지지 않는다. 내심 자부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자부심이 깨진 것이다.
미모, 가창력, 작곡실력 이제는 말도 안 되는 댄스 실력까지. 자신과 동갑인데 너무나 차이가 나는 강소영의 기량에 살짝 기가 눌렸다.
[주희야 잘했어. 하지만 자만하지 말고 정진해야 해. 너보다 잘하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면 많이 있으니까 말이야.]
자신의 기획사에 의지하는 선생님의 말씀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당시에는 순순히 대답 했지만 지금 자신이 그때 대답이 진심이었나 싶었다.
“진짜 세상에 너무 잘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머릿속에서는 세상에 자신보다 실력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과 같은 나잇대에서 잘하는 실력자를 직접 눈앞에 본 경험이 없는 김주희는 강소영의 춤을 보며 자신이 선생님의 조언을 지금에서야 제대로 이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꾸욱.
‘분해. 이길 수 있을까?’
다음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김주희의 안색은 점점 부담으로 표정이 굳기 시작한다.
“쫄았냐?”
흠칫.
“네?”
“아니 강소영한테 쫄은 거 같아서.”
째릿.
“쫄았다가 뭐예요. 쫄았다가?”
이 상황에서도 가벼운 말투로 자신에게 말을 거는 도경을 보며 김주희는 그를 향해 도끼눈을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도경의 다른 행동은 다 넘어가 줘도 저런 경우 없는 행동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대박. 나 지금 상처받았어. 걱정해준 사람한테 그 눈빛은 뭐야? 너무하네. 김주희.”
“뭐라구요? 걱정?”
도경의 리액션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누가 봐도 그것은 놀리는 거였지 절대 걱정하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닌 까닭이다.
“진짜인데...”
“어, 어...! 오빠 진짜 울어요?”
그런데 정말로 상처받은 표정으로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고개를 뒤로 돌리는 도경의 모습에 김주희는 정말로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예의 바르고 똑 부러지는 모범생 같은 그녀가 남을 울려본 경험이 있을까. 정말로 당황한 그녀는 도경의 얼굴로 향해 몸을 숙여 그에게 사과를 건네었다.
“오빠 저는, 오빠가 저 놀리려는 줄 알고...!”
씨익.
소근.
“괜찮아. 놀래려고 한 거 맞으니까.”
“.......”
빠지직.
도경의 장난기 어린 웃음에 김주희의 얼굴이 정말로 돌부처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이...”
“응?”
“바보가...!”
순간 도경의 행동에 정말로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 김주희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등을 향해 매섭게 손바닥을 휘둘렀다.
철석!
“아 따가!”
화들짝.
‘내가 무슨 짓을?’
찰진 손맛에 시원히 웃던 김주희는 뒤 늦게 자신의 한 행동에 깜짝 놀라 정신을 퍼뜩 차리고 주위를 살피었다.
다행히도 주변은 강소영의 댄스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휴. 다행이다.”
정말로 놀란 김주희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리고 심호흡을 하며 놀란 가슴을 다독거렸다.
‘처음으로 때려봤어.’
생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에게 손찌검한 자신을 향해 놀란 감정을 느끼며 김주희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야. 너 범생이가 의외로 손이 맵다... 히익!”
콱!
투덜거리려는 도경을 향해 김주희가 발을 들어 올려 도경의 발을 꾹 밟았다.
꾸우욱.
“다시는 그런 장난치지 말아요.”
“야, 야. 발부터 먼저 떼. 내 새끼발가락...! 이러다 나 진짜 춤 못 춘다.”
“대답부터 하세요.”
하필이면 김주희의 뒤꿈치가 밟고 있는 부분이 자신의 가녀리고 취약한 새끼발가락이라니. 도경은 힘도 못 쓰고 백기를 들어 올렸다.
“아, 알았어. 그러니까 제발 좀.”
뭐라고 쏘아주고 싶지만, 일단은 고통에서 벗어나야 하는 도경은 무조건 김주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끄러미.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김주희는 자신이 평소 인격자로 존경하던 아빠의 말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주희야. 사람은 절대 폭력을 휘둘러선 안 된다. 상대를 존중하고 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대화로 서로의 갈등을...]
‘아빠. 아빠 말은 옳으신 말이지만 반만 옳았던 거였어요.’
씨익.
도경이 고통에 잘게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자. 솟아오르는 묘한 청량감을 느끼는 김주희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한테는 대화가 아니라 약간의 체벌이 필요한 거였어요’
슥.
이쯤이면 됐다 싶어 김주희는 힘을 주었던 다리에 힘을 풀고 도경의 발에서 발을 내려놓았다.
“이익, 너어...!”
“왜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눈을 새초롬하게 내리깔고 손 부채질을 하는 김주희를 보며 도경은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도경은 고통에서 벗어나자마자 그녀에게 따지려 들었지만 이내 자신의 행동을 재빨리 멈추었다.
다시 발을 슬그머니 들어 올리려는 그녀의 다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하하. 아니. 슬슬 우리 차례가 된 듯싶다고”
“네!?”
도경의 말에 화들짝 놀란 김주희는 그에게서 시선을 떼고 무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심사위원에게 등을 돌리고 멈춰서 마지막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강소영이 눈에 들어왔다.
“헉.. 헉!”
얼마나 열정적으로 췄는지 땀을 흘리며 숨을 가삐 내쉬는 강소영은 강렬한 시선이으로 도경과 김주희를 바라보았다.
ㄴ
찌릿!
‘어, 어떡하지. 자기 무대 안 보고 무시한 줄 아 나봐...! 이게 다 도경이 오빠 때문이야...!’
무대를 겨루는 경쟁상대가 상대방의 무대를 보지 않는 것은 큰 결례가 될 수 있는 행동. 김주희는 속으로 울상을 지으며 강소영에게 미안함이 담긴 눈빛을 보내었다.
하지만 그런 김주희의 행동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헉, 헉, 후우...!”
빠득.
오랜만에 전력을 다한 춤에 후련하고 상쾌했던 기분이 그새 팍 식고 말았다.
‘두 연놈 다 시시덕거렸다 이거지.’
그녀는 상기된 얼굴을 빠르게 정리하고 취하고 있던 포즈를 풀고 뒤를 돌아 심사위원들을 향해 무대를 마친 인사를 하며 무대를 마치기 시작한다.
짝짝짝짝!
열광적인 그녀의 무대에 모두들 뜨거운 호응을 담아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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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화난 것으로 보였는데...”
마지막 강소영의 눈빛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아 김주희는 발을 동동거렸다.
“하하하.”
“이게 다 오빠 때문인데 지금 웃음이 나와요?”
“어차피 걔 춤 봐 봤자. 너 긴장해서 몸만 굳잖아.”
“아...!”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을 짓고 있는 도경을 향해 김주희가 쏘아붙였지만, 이내 도경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상대에게 그렇게 미안하다면 네가 최선을 다해서 무대를 보여줘.”
‘설마 나를 생각해서 일부러 장난친 건가?’
도경의 말에 김주희는 뒤늦게 놀란 눈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위축되었던 몸과 심리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어? 설마 나한테 반한 거...”
“죽었다 깨어나도 그럴 일은 없거든요?”
“짜식. 진국을 못 알아보네.”
“미안하지만 오빠는 제 타입 아니거든요.”
“괜히 잘해줬어.”
“후후후. 빨리 몸이나 미리 풀어요.”
도경은 입고 있던 자신의 점퍼를 벗으며, 김주희를 향해 투덜거렸고 그녀는 도경의 말에 소소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에 나서기 전 준비하였다.
“저 두 사람 분위기가 좋네.”
“혹시 사귀나?”
“에이 김주희가 훨씬 아깝다.”
“근데 되게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아?”
도경과 김주희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관중석에 앉은 참가자들은 묘하게 시선이 가는 둘을 향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짝!
어수선한 틈을 타 무대를 나선 도경은 크게 박수를 치며 모두의 이목을 자신에게로 모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희 차례가 왔습니다!”
하하하!
와아!
‘차, 창피해.’
스윽.
갑자기 먼저 무대를 나가더니 분위기를 띄우는 도경의 행동에 김주희는 붉게 얼굴을 물들이고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여 무대 앞으로 걸어갔다.
창피해서 그런지 무대를 향한 그녀의 발걸음은 느리기만 하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