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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유시인 현대로 귀환하다-75화 (75/357)

75화

“으아악. 뭐야?”

쿠웅!

어두운 밤길. 자신의 차에 부딪히며 붕 떠올라 자신의 차 뒤로 날아가는 사람을 보며 운전석에 앉아있던 남성은 깜짝 놀라 차를 급격히 정차했다.

끼이익!

“아 씨발...!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나타 난 거야?”

분명 시야를 확인하고 페달을 밟았건만 갑자기 귀신처럼 나타난 인물에게 욕을 내뱉은 중년남성은 백미러로 서둘러 도로 위를 확인하였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젠장!”

철컥!

결국, 차 안에서 문을 열고 내린 중년인은 트렁크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자신이 친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어!?”

분명 사람이 놓여 있어야할 자리.

차에 치인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한 바닥에 아무런 흔적조차 없어 중년인은 의아한 음성을 입 밖으로 내며 차 앞으로 가서 보닛을 확인한다.

“깨끗하잖아? 분명 사람을 쳤는데... 설마?”

오싹.

어두운 밤길, 시야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체 모를 인형. 부딪힌 흔적조차 존재하지 않는 깨끗한 보닛에 그는 자신의 등골이 오싹 이는 것을 느꼈다.

“귀신?”

급격히 창백해진 중년인은 서둘러 주변을 살피다 차 안으로 후다닥 뛰어들었다. 이 알 수 없는 상황 속에 어서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부우웅.

“으으으. 요즘 기가 허하더니. 귀신을 만났네.”

중년남성의 직업은 기자.

직업상 특징으로 주변 사람들과 동료들에게 귀신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접한 경험이 있어 지금과 같은 경험이 더욱더 소름 끼쳤다.

“미안하지만 귀신이 아니라서 말이야.”

흠칫.

“누, 누구?”

정신없이 정면으로만 향해 자동차를 몰고 있던 중년인은 자신의 차 안 뒤에서 들려오는 낯선 남성의 목소리에 흠칫했다.

꾸욱!

“켁!”

“나? 당신에게 볼일이 있는 사람이지.”

서둘러 뒤를 바라보려 했지만 억센 팔이 중년남성의 목을 옥죄어서 그는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당신 서기문 기자 맞지?”

“네, 네 맞습니다. 저한테 왜 그러시는 겁니까?”

“별거 아니고...”

‘대체 어떤 놈이야?’

흘깃.

룸미러 자신의 목을 움켜쥔 남성을 보려 했지만. 검은 군모 아래로 검붉은 머리카락 말고는 마스크로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역시 기자라 그런가? 눈알 돌리는 속도가 빠르네”

꾸우욱!

“크헥.”

사내는 중년인의 조르고 있던 목을 조르고 그의 귀에다 속삭이기 시작한다.

“자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스으윽.

“수, 숨 좀 쉬게... 숨 좀...! 헉헉.”

탁탁탁!

목을 조여오는 압박감 덕분에 공기의 유입이 원할 치 못한 중년인은 점차 흐려지는 자신의 의식을 느끼며 운전대에 한 손을 떼고 목을 옥죄는 팔을 붙잡으며 빌었다.

꾸욱.

“말. 들어.”

‘으으. 이 미친놈아 이러다 둘 다 죽는다고...!’

부우우웅!

운전대를 잡는 팔에는 절로 힘이 들어가지만, 그 반면 급격히 흐려지는 의식.

운전하는 와중 분명 위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연한 사내의 태도에 중년인은 어이가 없는 동시에 더욱 두려움에 빠지기 시작했다.

소근.

‘뭐!?“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는 그의 귓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인다.

소근.

“이틀 후에 있을 지성준에 대한 기사를 전부 내려.”

우우웅.

속삭이는 목소리 그런데 묘한 이명이 중년인의 머릿속을 파고 들어오면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진다.

“말을 듣지 않는다면 온몸에 끔찍한 통증이 느껴질 거야.”

[파동 각인]

「머릿속의 메아리」

“으으으.”

끼이익.

중년인은 급격히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고 핸들을 꺾어 도로 가외에 있는 갓길에 차를 급격히 정차했다.

스르륵.

“쿨럭쿨럭!”

동시에 목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사라지자 중년남성은 자신의 목을 붙잡고 기침을 터트렸다. 어느 정도 자신의 몸에 공기가 들어오자 선명해진 의식에 그는 지금의 상황을 파악했다.

“헉헉! 당신, 대체...!”

홱!

정말로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생각한 중년인은 생존욕구가 섞인 화를 내며 뒤로 고개를 돌렸다.

“.......”

“어, 어디로 갔지?”

서둘러 자리에 차 밖으로 내려 보지만 그 어디에도 자신의 목을 옥죄었던 손 주인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게, 정말 무슨 일이지? 정말 내가 귀신에게 홀렸나?”

중년인은 멍한 시선으로 어둠 속을 바라보다 자신의 목에 손을 올리며 시큰거리는 목을 만지며 조금 전 그 상황은 분명 현실이라는 확신했다.

“앗.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우선 지성준에 대한 기사를 내려야 해.”

[성준에 대한 기사를 내려라]

갑자기 자신이 써놓은 기사를 내린다는 자연스럽지 못한 생각에도, 그 어떤 위화감이나 의문점 하나 표현하지 않는 중년인의 행동은 너무나도 이상했다.

--

끼익.

“후우.. 앞으로 7명 남았나?”

뒷골목.

가로등 불빛을 의지하며 품속에 꺼낸 종이에다 붉은 선을 그은 도경은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Am 12시 30.

이미 자정을 넘어 새벽을 바라보는 시간. 도경은 시간을 확인하며 혀를 찼다.

“정말로 시간이 빠듯하겠군.”

앞으로 24시간 안에 남은 7명을 찾아갈 생각에 절로 이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이번만큼은 도경에게도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리스트에 남아있는 다음 목표들을 보면서 도경은 짜증나는 것을 느꼈다.

“대체 이렇게 치안이 좋아도 되는 거냐?”

각종 CCTV와 자동차에 붙어있는 블랙박스. 밤인데도 낮 같은 거리. 밤손님을 자처하기에는 너무나도 거슬리는 환경.

자신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신고만 골백번 먹고 수배당했을 것이었다.

“이번에는 최한나 기자인가? 위치는... 역삼? 에이 씨.”

지금 도경이 와있는 곳은 인천. 최한나라는 기자가 있는 거주지와 일하는 곳은 역삼. 꽤나 먼 거리에 절로 욕이 나온다.

이쪽저쪽을 다니며 미행과 잠복. 사람을 급습하는 일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쯧! 이게 무슨 개고생이야.”

벌떡.

피잉.

“아...”

걸음을 서둘러 옮기려는 도경의 몸에 이상 신호가 울려 퍼졌다. 머리를 찌르는 두통과 밀려오는 현기증.

여태 파동 각인을 남발한 대가였다.

“진작 호흡법을 좀 꾸준히 해 놓을걸.”

도경의 잘못이 아니었다.

설마 그가 지구에 와서 이렇게 능력을 많이 사용할지 알았겠는가.

이능을 마음껏 사용하려면 자기 자신을 단련시켜야 하는데 아직은 몸의 회복에 힘을 소모해야 했으니 솔직히 단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택시!”

두통과 현기증이 멎을 때까지 잠시 가만히 서서 휴식을 취한 도경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골목을 나와 도로에 손을 뻗어 택시를 잡기 시작한다.

하지만 곧바로 잡히지 않는 택시. 마음이 급한 도경은 손가락 두 개를 뻗어 크게 흔들며 따블을 시전한다.

‘우... 모양 안 나와.’

현기증이 아닌 이번에는 자존심에 상처받아 인상을 쓰는 도경.

예전에 말을 타고 초원을 위풍당당하게 누볐던 때를 떠올리자니 괜스레 속이 쓰리다.

“이번 일이 끝나면 기필코 운전면허 딴다.”

나약한 육체이든 운전면허이든 이번 사건을 통해 도경은 자신에게 필요한 게 많다는 것을 느꼈다.

‘너무 퍼져있었어...’

안락함에 너무 빈둥거려 왔던 게 조금은 후회가 되는 것이다.

“택시! 에이 씨...”

마음은 급한데 잡히지 않는 택시에 도경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택시기사는 그런 도경을 흘깃 보고는 다시 지나친다.

“......”

정말로 되는 것 하나 없는 도경의 다사다난함에 심각해야 하는 상황은 웃픈 상황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를 멀리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도경을 바라보는 한 차가운 인상의 미인은 그를 향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었다.

“정말로 택시가 안 잡히는 이유를 모르는 건가? 최소한 마스크라도 벗고 택시를 잡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일색으로 강도나 다름없는 복장을 하고 있으니 이 늦은 밤 택시가 잡힐 리가 없다.

‘왜 강인 오라버님이 저자를 보러 오라고 한지 알겠어.’

도경을 은밀히 관찰하라는 조직의 수장이자 자신의 의남매를 맺은 김강인의 명령에 처음에는 의아해했지만, 도경이 보이는 행보를 보면 볼수록 절로 그 이유가 납득이 갔다.

‘능력도 그렇고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야.’

기이할 정도로 신체 능력과 거침없는 행보. 어떨 때는 치밀하고 또 한편으로는 지금처럼 어벙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대상들을 암습하는 사람은 지금 도경이란 인물로서 처음 목격하였다.

“저런 식으로 주먹구구식으로 24시간 안에 해결할지 모르겠어.”

도경이 왜 저런 행보를 하는지 대략적인 배경 상황을 설명 들은 그녀는 과연 그가 저런 방법으로 자기 뜻을 이룰지 궁금해졌다.

“네 말이 맞아. 나도 지금 똥줄이 타는 상황이지.”

화들짝.

“!?”

‘설마?’

자신의 뒤에서 들여오는 목소리에 경악한 그녀는 서둘러 바닥을 박차고 등 뒤를 선점한 인물과 거리를 벌렸다.

“안녕?”

“......!”

‘어느새 이곳까지?’

전봇대와 건물블록에 가려서 잠시 안 보였지만, 분명 도경과 그녀 자신과의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을 터.

이렇게 단숨에 거리를 좁혀오다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어.’

처음에는 호기심과 특이하다는 생각에서 이제는 경악스러운 감정을 느낀 그녀는 도경을 향해 경계의 눈빛을 보내었다.

“성난 고양이 같네. 놀란 표정이 귀여워.”

쿠웅.

“윽!?”

도경의 말에 말로 형용 못 할 살기를 느낀 그녀는 일순 몸이 마비되고 말았다.

“참 신기하지? 일반인들은 그저 몸을 한번 떠는 정도로 끝나는데 너희들은 숨을 쉬지 못할 정도니 말이야. 살기를 느끼는 감각이 예민한 게 꼭 그리 좋지만은 않아 안 그래?”

“으으으...”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살기!?’

도경의 말을 들은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일반인이 살기에 둔감한 건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선을 넘어가면 그들도 살기에 겁을 집어먹는다.

그런데 이건?

정도가 해도 해도 심하다.

‘온몸이 핏속에 잠겨있는 느낌이다.’

저벅저벅.

“나는 내 뒤를 밟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이건 김강인이 서로 간의 약조를 어긴 거로 알아도 될까?”

흠칫!

‘저런 인물이 오라버니에게 척을 지게 둘 순 없다.’

자신의 뒤에 김강인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도경의 말에 그녀는 속으로 침음성을 흘리며 머릿속으로 자신의 오라버니에게 자신이 폐가 되면 안된 다란 생각을 떠올렸다.

“김강인? 누굴 이야기하는지 모르겠군.”

“잡아떼시겠다?”

스윽.

소매에 단검을 꺼내 들은 그녀는 도경을 노려보다 자세를 취하였다. 전후 사정을 떠나서 자신의 오라버니에게 적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도경을 저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그녀의 자세를 본 도경은 그녀를 보다 비웃으며 손짓으로 도발했다.

“와봐.”

“!”

파앙!

도경의 일부러 보인 빈틈 덕분에 옥죄이던 살기가 풀리자마자 그녀는 수년간 쌓아왔던 본능이 시키는 데로 몸을 움직이며 도경을 향해 달려 들었다.

순식간에 도경의 품속을 파고드는 쾌속한 전진.

휘익.

공격 가능한 거리에 도달하자마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도경의 심장을 향해 단검을 내찌른다.

터엉!

“너무 노골적이야.”

“!?”

분명 손으로 쳤을 뿐인데 단검을 들고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던 자신의 팔이 허공으로 맥없이 튕겨 나갔다.

“치잇.”

부웅.

튕기는 팔에 곧바로 몸을 회전시킨 그녀는 빠르게 한 바퀴 몸을 회전시켜 다시

도경을 향해 단검을 내뻗는다.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자세를 수습한 그녀는 다시 한번 도경을 공격한다.

휘익

팟!

휘휙. 휙!

간결하고 낭비 없는 움직임. 단검을 왼손 오른손으로 빠르게 교차하며 다양하게 공격하지만, 도경의 몸에 닿지 않는다.

도경의 표정은 여유로웠고 여인의 표정에는 초조함이 감돌았다.

‘이대로는 안 돼. 그렇다면..!’

휘익!

그러던 순간 그녀는 단검을 도경의 얼굴을 향해 집어 던졌고 도경은 고개를 돌려 재빨리 피했다.

철컥.

“총!?”

“......!”

끼이익.

단검을 집어던진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소음기가 부착된 총. 그녀는 도경을 향해 그것을 겨누며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너희들 너무 극단적이야!”

“!?”

휙!

총을 확인하자마자 도경의 눈빛이 바뀜과 동시에 그의 몸놀림이 변화한다.

발끝에 힘을 주고 바닥을 튕긴 도경의 몸이 잔상이 일 정도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철컥!

푸슉!

카가가각!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었지만 발사된 총알은 허공을 가르며 도경이 사라지고 없는 바닥에 박히고 말았다.

“어디에?”

믿을 수 없는 몸놀림. 점멸한 듯 사라진 도경 덕분에 그녀는 놀란 눈으로 주변을 훑으며 사라진 도경을 찾는다.

덥석!

“악!”

하지만 이내 자신의 총을 붙잡는 그의 손길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대체 어떻게 살아오면 총부터 다짜고짜 뽑아 드냐?”

‘이번에도 기척을 놓쳤다고?’

자신의 총을 잡는 우악스러운 손길에 경악한 그녀는 본능적으로 방아쇠를 당기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꽈악.

꽈지직!

도경의 손에서 구겨지는 총.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놀란 그녀는 도경을 바라보려 했지만 자신의 목을 움켜잡고 그대로 들어 올려 바닥을 내려찍는 그의 거친 손속에 뜻을 이룰 수 없었다.

부우웅.

쾅!

시멘트 바닥에 망설임 없이 여인을 꽂아 내리는 도경. 덕분에 큰 충격량을 받은 그녀는 숨조차 내뱉지 못하고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도경은 신경 쓰지 않는다.

“으윽!”

바닥에 쓰러진 그녀를 바라보며 도경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한탄 조로 말하였다.

“대체 대한민국에서 총은 어떻게 구한 거야? 원래 이리 흔한 물건이 아니잖아. 김강인이라는 작작도 그렇고 너희들은 초면에 총을 뽑는 게 인사법이냐.”

“할 말 없어 죽여.”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참, 충신 났다 났어. 김강인 그 양반한테 뭐라 안 할 테니까. 이야기나 좀 나누자고.”

자신의 죽음을 무감각하게 입에 담는 그녀를 보며 도경은 피식 웃었다.

[죽음을 도외시한 충성]

현대인 지구에서는 참 시대착오적인 인물이지만 자신에게는 익숙한 유형의 사람이라 반가움에 웃음이 나왔다.

“이야기?”

총을 쏜 자신에게 이야기라니 너무나도 태연한 그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 그녀는 도경을 향해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뭐, 너를 놀라게 하는 용도로 살기를 피어올린 내 잘못도 있고 하니. 이번 일은 넘어가지 대신 너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할까 해.”

“제안?”

툭.

“아아. 저거 좀 타고 싶은데 말이야.”

‘저건?’

도경은 어디론가 손가락을 가리켰는데 그가 가리키는 곳에는 자신의 평소 몰고 다니는 애마인 가와사키 W800이 보였다.

“이번 일은 너도 곤란하잖아? 대신에 오늘 네가 하루 동안은 내 운전기사가 되어줘야겠어.”

도경의 말에 그녀는 자신의 미행을 가만 놔두다가 갑자기 그가 자신에게 접근한 이유를 뒤늦게 깨달았다.

“택시 대신에 나를....”

의기양양한 도경의 얼굴을 바라본 그녀는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내셨다.

분명 무시무시한 살기를 품고 있는 두려운 사람인데도 한심하게 바라보는 자신이 있었다.

움찔.

“어, 어쩔 수 없잖아. 택시들이 갑절을 불러도 그냥 지나간단 말이다!”

그녀의 눈빛을 느낀 도경이 움찔하며 변명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도경을 향해 짜게 식은 시선을 보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지. 내 이름이야 이미 알거고 그쪽은 이름이 어떻게 되지?”

도경의 말에 그녀는 자신의 옷 무새를 다듬으며 덤덤히 자신의 이름을 말하였다.

“아현. 백아현이라 합니다.”

“그럼 잘 부탁해 아현씨.”

빠직.

다방 커피를 타는 아가씨들처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도경을 보며 아현은 도경을 향해 새로운 한 줄 정보를 하나 추가하였다.

‘한심한데 사람을 열 받게 만드는 인물.’

(다음 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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