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화
은은한 조명 위로 담담히 한땀 한땀 기타 줄을 퉁겨 올리는 도경.
그 모습은 연습실에서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어 그리 대단치 보이지 않는다.
띵띵.
“아직 반주 가지고는 어떤 노래를 부를지 모르겠다.”
“흐음...”
도경이 말한 노래의 제목을 들은 심사위원들은 호기심이 서린 눈빛으로 도경을 보았다.
레미제라블이야 진작 유명한 뮤지컬 영화지만, 그 영화 속 안에 수록된 노래는 수십 곡. 도경이 어떤 곡을 택해서 부를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너는 듣고 있는가?)
소근.
“음?”
너무나도 조용한 반주 속에 도경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울린다. 아니 울리기보다 속삭임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듣기도 힘든 너무 작은 목소리였다.
[분노한 민중의 노래.
살 수 없다고 외치는 소리.]
“어. 개사했네?”
이제 무엇을 부를지 윤곽이 잡히는 도경의 노래에 갑자기 한글로 이루어진 목소리에 박진용이 눈가에 이채를 발했다.
“직접 편곡을 했나보구나.”
반주부터 묘하게 바뀌고 가사까지 손댄 흔적이 보이자 박진용은 도경이 정말로 많은 준비를 하고 왔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그에 대한 감탄보다 오히려 도경에 대해서 우려가 담겨있는 감정이 머물러 있었다.
“곡을 새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을 텐데 과연 허락한 게 잘한걸 까...”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허락해 주십시오.]
느닷없이 전화로 기존에 준비한 무대를 포기하고 다른 노래를 부르겠다고 부탁해 오던 도경의 목소리를 떠올린 박진용은 그를 향해 복잡한 심경을 느꼈었다.
경솔하게 사고를 친 도경에게 실망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의 찬란한 재능이 대중 앞에서 손가락질당하며 난도질당할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쁜 녀석이 아닌데...”
박진용은 도경에게 춤을 가르치고 같이 함께 춤을 추었던 즐거운 시간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온종일 연습실 안에서 배웠던 춤을 반복하면서도 얼굴 만면에 웃음을 머금으며 춤을 추었던 도경의 모습이 떠올랐다.
절대로 심성이 나쁜 사람이 보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도경과 함께했던 한 달이라는 시간은 박진용에게 도경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주었다.
“정말... 괜찮은 녀석이라고...”
오만방자한 게 아니라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던 것이었고, 과장된 행동들과 지나친 언사들은 천성적으로 주변사람의 시선과 반응을 즐기기 위한 그의 특유의 기질(똘기)이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말을 걸지 않으면 오히려 조용한 편에 속하는 것이 도경이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바뀌는 존재.’
생각해 보면 그랬다.
도경이란 참가자는 주변이 보이는 반응과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여 왔다. 강하게 누르면 강하게 튀고 주변에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등을 밀어주었다.
도경이 K 스타에 참가한 이유가 성준을 위해서라는 것을 들었을 때는 세상에 이렇게 이상한 놈이 있구나 싶었다.
그렇기에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지금의 무대를 도경이 원하는 데로 허락해 준 것이다.
쿵!
“여기서 없어지기엔 아까운 녀석이라고!”
‘진용이 녀석이 사람 일로 화를 내는 건 드문 일인데 정이 많이 들었나 본데?’
박진용의 분한 목소리에 옆에 있던 태현섭이 그를 향해 놀란 눈빛을 보내었다.
“그렇게 매력이 있는 녀석이었나?”
태현섭은 새삼스러운 눈빛으로 지금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도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분명 실력은 뛰어난 건 인정하지만 아무리 봐도 매력적이거나 자신의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박진용이 저 정도로 화를 낼 정도로 도경에게 빠진 것은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되었다.
‘뭔가... 뭔가 다르다...!’
태현섭이 박진용에게 놀라고 있을 때. 이수민 심사위원은 도경을 바라보면서 묘한 위화감에 신경이 자꾸 곤두선다.
붉은 머리 말고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도경임이 분명한데 자신이 여태껏 봐왔던 도경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 계속 들었다.
“무언가 달라.”
이수민의 중얼거림 속에서 도경은 묵묵히 자신의 노래가사를 모두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나의 목소리
다시는 살 수 없다고 외치는 목소리.]
속삭임은 중얼거림으로 중얼거림은 그들에게 고하는 목소리로 어느새 도경의 목소리가 무대 밖으로 스멀스멀 퍼지기 시작한다.
씨익.
이수민 사장이 예상한 대로 지금의 도경은 여태 보여주었던 자신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심장박동이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도경이 기타연주를 위해 잠깐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려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웃음을 보였다.
해맑은 미소가 아닌 싸늘한 미소. 도경은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조소했다.
따당!
[모두 함께 싸우자! 누가 나와 함께 싸우나?
오래 누릴 세상. 자! 나와 싸우자.]
기타를 영화 속에 나오는 북소리처럼 튕기며 도경은 모두에게 소리 높였다. 도경의 목소리는 웅장하여 모두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한다.
쿵쿵! 쿵!
그의 목소리에 모두가 도경을 향해 이목을 집중한다.
[정의가 기다린다.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목소리가.]
“이거 노래가 원래 이랬나?”
“야 가사 잘 들어봐 지금 이거 우리에게 하는 소리 같지 않아?”
“쉿 조용해 봐.”
민중들의 분노한 마음을 표현한 뮤지컬 노래.
그런데 도경이 그 노래를 부르자 노래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분명 분노를 표현한 것은 맞는데 그 분노가 민중의 분노인 것인지 개인의 분노인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장박동 요동쳐 북소리 울릴 때.
생명 받쳐서 깃발 세워 전진하라.
살아도 죽어서도 앞을 향해 전진하라
저 순교의 피로 너를 물 들이리라.]
웅장해야 하고 심장이 뛰어야 하는 부분에서 도경의 노랫소리는 오히려 가볍고 유쾌하다. 마치 대중을 비웃는 것처럼 말이다.
“저, 저거 지금 대놓고 시비 붙는 거지?”
“.......”
방청석에 있는 사람들은 긴가민가하지만 3명의 심사위원은 도경이 개사한 가사와 노랫소리에 담겨있는 감정을 듣고는 도경이 현재의 노래에 자신의 말을 녹여 넣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절레절레.
“정말... 엉망진창이네.”
“......”
메시지를 담는 것은 좋지만 원곡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기승전결이 있는 곡을 멋대로 자르고 붙여 가벼워지고 무게감이 사라져 버렸다.
시시껄렁한 경박한 곡이었다. 2분가량이 흘렀는데도 밋밋한 장난같이 형편없는 편곡에 심사위원들은 당황한다.
‘내가 느꼈던 기분은 착각이었나?’
평소와 다른 도경의 모습에 무언가 나올 거 같았는데 알고 보니까. 꽝을 뽑은 거 같은 느낌이다. 기대감은 식었고 이수민 심사위원의 얼굴에는 싸늘한 기운이 맴돌았다.
“하긴 기대한 내가 멍청이지. 자신의 감정도 못 다루는 철부지한테 뭘 기대한 거야.”
자신이 왜 긴장하고 혹시나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살 수 없다는 외치는 소리.
심장이 뛰어.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러 밝은 아침이 오리라.]
띠리링
“!?”
[One Day more]-내일이면
?
[One day more!]
“멜로디가 바뀌었어! 지금 시점에 매쉬업이라고?”
기행.
한량처럼 한 곡으로 투덜거리듯 2분간의 노래를 부르고 갑작스레 다른 노래에 매쉬업 이라니 정말 터무니없었다. 게다가 너무 무식했다.
매쉬업이란 자연스럽게 두 곡을 연결하는 것인데 도경은 그냥 툭 노래를 끊고 다른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이것은 편곡이라고도 매쉬업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곡 구성에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도경의 노래를 듣고 있던 관중들도 모두가 수군거릴 정도였다.
[하루 더
또 하루, 또 하나의 운명
이 끝나지 않은 고난의 길
나의 죄를 아는 듯한 이 사람들이
곧 들이 닥치겠구나
하루 더.]
뻔뻔스러운 사람을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의 도경이 보이는 행동을 참고하면 뻔뻔함이 뭔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시비를 붙이듯 투덜거렸던 노래를 방금 전에 불러놓고 갑자기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툭 노래를 이어붙이더니 갑작스레 다른 감정선으로 노래를 부른다.
회환과 체념이 섞인 넋두리.
갑자기 기승전결 없이 확 바뀌는 도경의 감정선은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인처럼 괴팍하고 종잡을 수 없었다.
“도대체!?”
[오늘까지 난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어.]
감정선도 들쭉날쭉 괴팍하고 변덕스러운데 곡의 멜로디나 구성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노래 구성이란 듣는 사람을 생각하며 불러야 하는데 도경의 곡 구성은 그런 배려심이 없었다.
원곡을 찢고, 붙이고 스크래치 내며 서로 다른 부분을 최소의 마감 질도 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곡을 부른다.
꿀걱.
“뭐지 미친놈인가? 무슨 곡을 저따위로 만드냐?”
방청객 중 작곡에 관련된 일을 하던 사람은 도경이 만들어가는 노래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차며 할 말을 잇지 못했다.
울퉁불퉁하고 조악한 도경의 결과물에 어이가 없어서 그런 것이었다.
멜로디도 가사도 제멋대로 뜯어서 덕지덕지 이어붙인 도경의 노래는 흉악한 프랑켄슈타인을 보는 듯하였다.
자신처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도경이 부르는 노래가 정말로 두서가 없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오싹.
“그런데... 그런데 대체 왜!? 저 노래에 귀를 못 떼겠는 거야!”
너무 제멋대로인 도경의 노래에 휘둘리고 가슴을 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조악한 결과물이 확실한데도 왜 자신은 그의 목소리에 가슴이 뛰는지 너무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 자존심 상하잖아 이거...”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면서도 도경의 목소리에 귀를 떼지 못하는 사내는 입술을 질끈 깨문다.
두근두근.
사내가 분함을 느끼고 있든 말든 도경의 노래는 사람들의 가슴을 쥐어짜고 있었다.
꽈아악.
넋두리는 어느새 가슴 아픈 후회와 회안으로 변해 있었다.
애절한 그 감성으로 사람들을 혼란케 하는 도경의 노래는 듣는 사람의 가슴을 강제로 열어 재끼고 심장을 움켜잡는 마력을 띄고 있었다.
[하루 더.]
[나 혼자만의 하루 더]
[그와 상관없는 하루 더]
[지금이 바로 그때, 여기가 바로 그 날]
[One day more!]
[One day more!]
두근두근.
엉망진창인 멜로디와 제멋대로 내뱉는 가사를 내뱉는 도경의 노래가 듣는 사람들의 심장을 두드리며 혈액을 쥐어짰다.
두두두두.
지금 도경은 원초적인 힘으로 자신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강제로 고조시키고 절정으로 이끌어 가고 있었다.
[내일이면 우리는 멀리 가리]
[내일이 심판의 날]
[내일이면 우리는 알게 되리]
[하늘에 우리의 신이 준비한 것을]
“으, 으으...”
이것은 폭력과도 같았다.
듣는 당사자들은 받아들인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절정을 맞이하게 하는 것이니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도경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가슴이 진탕되는 것을 느끼며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도경은 일방적으로 [One Day more] 노래의 끝을 달려간다.
[하루 새벽 더!
하루 더!
하루만 더!]
“아아...!”
미친 듯이 내뻗어지는 도경의 웅장한 고음에 모두가 강제로 카타르시스를 맞이하였다.
“아아아~.”
“.......”
도경의 고음이 끝을 고하고 있을 때. 아무도 어떤 말도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도경의 노래에 혹사당해서 그럴 힘조차 없어 보였다.
“이, 이게...!”
“...도경아.”
“........”
심사위원이라 관중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평생을 노래를 들어왔지만 이런 기형적인 노래는 처음이다.
아니 자신들이 들은 게 노래가 맞나 싶었다.
2곡을 합한 매쉬업인데, 매쉬업이 아니었고 분명 원곡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색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흔적조차 남아있지 기괴한 돌연변이 곡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방청객의 반응을 목격하며 도경을 보며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규격 외의 괴물.’
태현섭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고, 박진용은 이 의외의 상황에 걱정했던 도경을 향해 이제는 당혹스러운 눈초리를 보냈고, 이수민 심사위원은 침묵하고 있지만, 그녀의 눈은 쉴 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후우...”
툭.
자신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의 감정을 모두 쥐어 짜낸 도경은 호흡을 고르며 기타를 자신의 의자 옆에 살포시 기대어 내려놓았다.
그러고선 자신의 정면의 앞에 있는 모두를 눈에 담으며 웃음 지었다.
씩.
남자인데 요염한 미소에 모두가 도경을 향해 홀린 듯 바라본다.
“아, 악마.”
그렇게 미친놈 마냥 여러 감정선을 오가면서 열창했는데 땀 한 방울마저 흘리지 않는 비인간적인 모습에 방청객 중 하나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수수하고 평범한 인상 속에 숨겨져 있는 도경의 난폭한 카리스마에 모두들 숨을 죽였다.
스르륵
툭!
“!?”
모두가 시간이 얼어붙은 듯 멈춰있는 세계.
도경은 유유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앞에 있는 마이크를 들어 올렸다.
“어어......”
“자, 잠깐만.”
“서, 설마 저 녀석...!”
모두의 놀람과 경악 속에 도경은 설마 하는 3번 째 노래를 불렀다.
[지나가 버린 옛날 나는 꿈을 꾸었어요.]
“3번째 노래의 매쉬업 이라고!?”
무대 뒤에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음향감독은 경악한 표정으로 설마 하는 눈빛을 담아 도경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되먹은 녀석이야...!?”
태연하게 노래를 이어가는 도경의 모습에 이제는 소름을 넘어서 두려움이 들 정도이다.
‘모두가 저 녀석에게 홀렸다.’
갑자기 다시 시작하는 도경의 제멋대로인 노래에 짜증 낼만 한데도 사람들은 다시 도경에게 강제로 귀를 내주었다.
부르르.
“하하... 저런 녀석한테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저 정도의 악마적인 능력이라면 이성이고 현실이고 나발이고 생각할 필요 없단 생각이 들었다.
저런 녀석에게 현실을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인생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라고 설교했던 자신을 떠올린 감독은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져 나온다.
[그때는 희망이 가득하고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었죠]
‘게다가 저 녀석 악취미잖아.’
전의 엉망진창인 두 곡과 다르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멀쩡한 노래였다.
이게 뭔가 싶었다.
맛없는 것을 억지로 떠먹여서 배를 다 채워놓게 만들어 놓고 인제 와서 제대로 된 음식을 대접하다니 이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나 다름없었다.
“으으으...”
다들 녹초가 된 상태임에도 도경이 부르는 노래에 모두가 좀비처럼 침음성을 흘리며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레미제라블〉
[I Dreamed a Dream]
도경의 레미제라블의 3번째 매쉬업 곡.
영화에서도 가장 슬프고 매우 애절한 곡이었다.
‘불쌍한 사람들아. 격이라는 게 뭔지. 너희들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똑똑히 보여줄게.’
무대 위.
도경은 이곳에 있는 모두와 카메라 너머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힘을 그리고 자기가 누군가인지 제대로 각인시킬 생각이었다.
기이잉.
도경은 자신의 내부 속에서 잠들어 있던 힘을 서서히 일으키기 시작한다.
[사랑은 결코 죽지 않으리라 꿈꾸었고
신은 자비로울 거라고 꿈꾸었어요.]
무반주.
오로지 도경의 목소리와 마이크 하나밖에 없다.
파아앗!
도경의 마력이 듬뿍 담긴 목소리가 세상을 향해 울려 퍼진다.
“아아~!”
‘이게 바로 나다.’
모두에게 처음으로 드러내는 도경의 진심은 너무나도 지독하였다
(다음 화에서 계속)